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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절이나 신사에 있는 에마(繪馬) 풍습

[맛있는 일본이야기 203]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일본의 절이나 신사(紳士)에 가면 작은 나무판에 소원을 적어 걸어 둔 것을 보게 되는데 이를 “에마(繪馬)”라고 한다. 에마는 개인의 소원을 적어 거는 소형에마와 여러 사람(단체)의 소원을 거는 대형에마가 있다.  

≪속일본기(續日本紀)≫에 보면 절이나 신사에 살아있는 말을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신메(神馬,しんめ)라고 하는데 말은 비싸기 때문에 보통사람들은 바치기 어려웠다. 한편 절이나 신사에서도 말을 시주로 받는 경우에는 관리가 어려워 말 대신에 나무나 종이 또는 흙으로 빚은 말 형상의 시주를 대신 받게 되었다. 지금과 같은 에마(繪馬)가 등장한 것은 헤이안시대(平安時代,794-1185) 때부터이다.

   
▲ 헤이안신궁, 청수사, 후시미나리대사에 걸린 에마들(왼쪽부터 시계방향)

그러던 것이 무로마치시대(室町時代, 1336-1573)가 되면 나무판 뒤의 그림을 말(馬)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습을 그리게 되는데 교토의 후시미이나리신사(伏見稻荷大社)의 경우에는 여우를 그리기도 했다. 그 뒤 오다노부나가와 풍신수길 시대인 안도모모야마시대(安土桃山時代,1573-1603)가 되면 저명한 화가들이 본격적으로 에마 작업에 합세하게 된다. 서로 경쟁적으로 그린 에마는 에마당(繪馬堂)을 건립하여 전시 했는데 에마당이란 오늘날의 미술관과 같은 구실을 했다.

이후 에도시대(江戶時代, 1603-1868)가 되면 가내안전(家內安全) 상업번성과 같은 현실적인 소원을 비는 풍습이 서민들 사이에 확산되어 오늘날과 같이 개인의 소원을 적는 형태로 자리 잡게 되었다. 현재 절이나 신사에서 파는 “에마” 값은 보통 500엔(우리 돈 약 5,600원 정도) 전후이다. 요즈음은 청수사 같은 유명한 절에 가보면 영어나 중국어, 한국어로 소원을 적은 것들도 눈에 띈다. 관광객들이 재미삼아 자신들의 소원을 빌고 있는데 나라와 인종을 초월하여 공통된 소원을 보면 “건강, 결혼, 부귀, 승진, 합격” 같은 것들이다.

지난 주 교토에 갔을 때 후시미이나리대사와 청수사 그리고 헤이안 신궁의 에마를 사진으로 찍어왔다. 사진을 보면서 일본의 절이나 신사의 에마풍습을 함께 이해하는 것도 좋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