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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본은 선거에 당선되면 도미를 치켜들까?

[맛 있는 일본이야기 223]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일본 사람들이 생선을 좋아하는 것은 섬나라라는 지리적인 까닭도 작용하겠지만 하고 많은 물고기 가운데 유달리 대접을 받는 생선이 있는데 다름 아닌 도미가 그 녀석이다. 일본말로 도미는 ‘타이’라고 하는데 이 생선이 특급 대우를 받는 것은 순전히 그 이름 때문이다.

‘이름이 어쨋기에?’ 하는 궁금증이 일겠지만 그 까닭을 설명하려면 일본말로 ‘고맙다’ 또는 ‘축하한다’라는 말을 알아야 이해가 갈 것이다. ‘아리가타이(고맙다), ‘메데타이(축하한다)’에 ’타이’라는 발음이 들어가는 바람에 ‘타이(도미)’ 란 녀석은 별 노력 없이 귀한 생선 취급을 받으니 되게 운도 좋은 녀석이다.

도미라는 생선은 칠복신(七福神) 신앙에서 상업번성을 관장하는 에비스신(惠比壽神)의 낚시 줄을 타고 있는가 하면 신도(神道)에서도 귀한 몸이다. 뿐만 아니라 관혼상제에서도 도미는 빼놓을 수 없는 물고기다. 그것뿐인가! 각종 선거에서 입후보자가 당선되면 생중계 텔레비전 보도에서 종종 퍼덕거리고 있는 큼지막한 도미를 당선자가 높이 치켜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래서 도미는 일본인들에게 거의 신앙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식용으로도 일찌감치 사랑받아서인지 유적지에서 도미 뼈가 발굴되기도 한다. 또한 이 녀석은 에도시대 쇼군가(將軍家)에서 즐겨 먹었으며 도미의 한자를 대위(大位)라고 부르기도 했다.

양력설을 쇠는 일본은 곧 새해 설음식을 집집마다 마련하는데 이때도 새우와 함께 도미는 빼놓을 수 없는 생선이다. 새우와 도미는 재수가 좋고 운수대통하라는 뜻의 연상물[緣起物]로 쓰이는 것이다. 일본문화에서 새우와 도미가 대접받는 것을 보니 재미나다. 한국에도 이러한 뜻을 지닌 생선이 없을까 생각 해본다.
 

<속담에 등장하는 도미>
* 쿠삿테모도미(腐っても鯛) : 우리말로는 썩어도 준치라고 번역한다. 
* 에비데타이오츠루(海老で鯛を釣る) : 새우로 도미를 낚다.

   
▲ 일본에서 선거에 당선되오 도미를 번쩍 들어올리는 모습(위), 혼인예식 중 폐백 때에도 도미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