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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속에도 신사를 세우는 일본인들

[맛 있는 일본이야기 225 ]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신사의 나라 일본에는 몇 개의 신사가 있는 것일까? 한 통계에 따르면 대략 8만개가 있다고 한다. 이 숫자는 언뜻 피부에 와 닿지 않지만 서울에 한집 건너 교회가 있는 것만큼 많은 숫자다. 지상에도 모자라 바다 속에도 신사를 만들었는데 바로 해저신사(海底神社)다. 치바현 타테야마(千葉 館山) 앞바다에는 해난사고를 막기 위해 지역 유지가 돈을 내 1997년 7월 완성한 신사가 있다.

해마다 연말에는 이곳 도리이(鳥居, 신성한 구역임을 나타내는 문)에 시메카자리(しめ飾り, 정초에 신사나 집 대문에 다는 금줄에 해당하는 장식)를 바꿔 다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시메카자리 교체 모습을 요미우리 방송에서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그 동영상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일본인들이 신사를 사랑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신사는 일본인의 삶 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그 무엇임을 새삼 느껴본다. 일본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강보에 쌓아 신사 참배를 하고 3살, 5살, 7살에도 시치고상이라하여 신사 참배를 한다. 이 풍습은 어느 집이건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치루며 집집마다 사진을 찍어 앨범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인생의 최고 통과의례인 결혼식도 신사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인들은 말한다. 출생과 성장 결혼식 따위의 좋은 일은 신사가 담당하고 장례와 제사 같은 궂은일(일테면)은 불교의식에 주로 맡긴다고 말이다.

   
 
   
▲ 요미우리 방송에서는 해저신사에서 시메카자리 바꾸는 장면을 방영했다.(12월 28일)

일본은 지난 28일 토요일부터 새해 5일 일요일까지 장장 9일 연휴에 들어 가 있다. 양력설을 세는 일본은 설날에도 신사참배를 한다. 하츠모우데(初詣)라고 하는 정초 신사참배에 참여하는 일본인들은 한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9,939만 명(2013년 총인구 약 1억2천7백만 명)이라니 엄청난 숫자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신사(神社)와 함께 하다가 죽어가는 일본인들이기에 바다 속에도 신사를 만들고 도리이를 세워 거기에 지상에서처럼 시메카자리를 걸어두는 것이리라. 신사 이야기만 나오면 한국인들은 심한 알레르기 환자처럼 예민해진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일제강점기 강제로 신사 참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최근 아베 수상이 당당한 발걸음으로 야스쿠니 참배 하는 모습은 지워지지 않는 상처다. 새해에는 제발 이런 파렴치한 정치가들의 모습을 보지 않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