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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고서점가 간다(神田)를 가다

[맛 있는 일본이야기 235]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책향기에 빠져 사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을 것이다. 오래된 책과 헌책방은 그 개념이 다르다. 쉽게 말하면 오래된 책은 비싼 책이 많고 헌책이란 교과서 같은 일반 단행본류를 떠 올리게 한다. 일본 도쿄에는 이 둘을 다 겸비한 오래된 서점가가 있는데 간다진보쵸(神田神保町)에 있는 고서점가가 그곳이다.

흔히 간다(神田) 서점가라고도 부르는 이곳을 동경 유학시절 글쓴이는 시간 날 때마다 들르곤 했다. 하루 종일 책 구경을 하며 지내도 질리지 않는 곳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사람이라도 싼 책은 10 엔짜리부터 좀 비싸다고 해도 1천 엔 정도면 사고 싶었던 책을 손에 쥘 수 있어 부담이 적다.

책이란 비싸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필요로 하는 책을 만났을 때 기쁜 것이기에 나는 쓸쓸할 때나 우울할 때, 기쁠 때나 심심할 때 등 틈만 나면 이곳 서점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좋은 책을 발견하고는 밤새도록 독서 삼매경에 빠지곤 했다.

   
▲ 도쿄 간다(神田) 고서점가 모습

우리나라에도 청계천일대에 헌책방가가 있긴 하나 일본 간다의 고서적 거리와는 좀 다르다. 우리의 청계천은 교과서나 철지난 소설, 기타류가 많고 오히려 값나가는 고서적은 인사동에 몰려있다. 일본의 고서점가는 이 둘이 서로 섞여 있는 느낌이다. 간다 고서점가에는  3~400년 된 고서들도 많은데 그 값이란 몇 십만 엔에서부터 몇 백만 엔씩 하는 것도 있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할 때도 많다.

일본의 유명한 고서적 거리인 ‘간다지역’은 명치10년(1880) 때부터 이 지역 일대에 들어선 명치대학, 중앙대학, 일본대학, 전수대학의 영향이 크며 그 역사는 130여년에 이른다. 고서점가 하면 왠지 옛 시절의 향수어린 추억의 거리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간다의 고서적가는 문학, 철학, 사회과학, 연극. 자연과학, 예술, 양서(洋書), 문고본(文庫本) 등 전문분야로 나뉘어져 있는 게 특징이다.

간다에는 책방이 모두 200여 개가 있는데 이 가운데 110개가 고서점이다. 가히 일본 최대의 서점가라고 할 수 있는 간다 고서적가에서는 해마다 가을에 고서적축제(古書市神田古本祭)를 열어 일본인의 책사랑 정신을 더욱 공고히 해주고 있다. 2014년에는 고서적축제가 55회째 열릴 예정이며 대개 10월 말에서 11초에 연다. 구태여 가을 고서점 축제 때가 아니더라도 동경을 찾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시간을 만들어 책향기 가득한 간다 고서점가를 천천히 걸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