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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다문화 출신을 돕는 “쵸후물레모임”

[맛 있는 일본이야기 246]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함께 1박 2일로 떠나온 아하메드 군으로부터 배운 말은 ‘쇼코랑’이라는 말이다. 아라비아 말로 ‘고맙다’는 말이라고 한다. 아랍어를 쓰는 그가 평소에는 무척 먼 나라 사람이라고 느꼈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아주 가까워졌다. 아하메드 뿐만이 아니라 중국, 한국, 미얀마, 인도, 태국에서 온 유학생들과도 교류의 시간을 가지면서 나는 멀리 떨어져 있는 그들의 나라가 바로 내 고향집과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가장 값진 것은 바로 그들과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 -싱가폴 유학생 람슨메이 씨의 ‘1박 2일 유학생 교류를 다녀와서’ -

일본에는 수많은 나라에서 온 젊은이들이 싱가폴 유학생 람슨메이 씨처럼 저마다의 꿈을 갖고 유학 생활을 하고 있다. 낯설고 물선 나라에서 사는 일이 어디 한두 가지 어려움이 있겠는가만 가장 큰 어려움을 든다면 고향이 그리운 ‘향수병’일 것이다. 그러한 유학생들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비록 유학생이지만 일본 내에서 당당한 한사람의 인격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다양한 보살핌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쵸후물레모임(調布ムルレの會)’ 사람들이다.

 

   
▲ ‘쵸후물레모임(調布ムルレの會)’ 의 한국과 교류 모습


쵸후(調布)라는 말은 도쿄 인근의 도시 이름이고 ‘물레’라는 말은 한국말로 실을 잣는 도구를 일컫는다. 지금으로부터 35년 전인 1979년 9월에 설립한 “쵸후물레모임”은 각 나라에서 와 있는 유학생들을 포함한 일본 안의 마이노리티(소수자)들이 차별 받지 않고 평화롭게 일본에서 살아 갈 수 있도록 보살피는 일을 해오고 있는데 특히 재일동포를 위해서 깊은 애정을 갖고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쵸후물레모임 (대표, 大久保和子)의 관계자인 반나이무네오(坂内宗男) 씨로부터 얼마 전 글쓴이는 한통의 국제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즉슨 지난 3월 8일 도쿄 고려박물관에서 글쓴이가 강연한 “항일여성독립운동가를 말한다”라는 특강에 참여하여 많은 감명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쵸후시민(調布市民)들을 위해서 다시 한 번 해줄 수 없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선뜻 그러마라고 대답을 했다.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지만 일본의 역사 교과서에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식민지조선에서의 여성독립운동가의 활약상에 대해 듣고 싶어 하는 그들을 위해 기꺼이 달려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 반나이 대표는 쵸후시시민회관 강좌로 10월 7일 <식민지시대에 있어서 독립운동가와 여성들>이라는 주제로 시민강좌를 마련한다는 소식을 보내왔다.

 

   
▲ ‘쵸후물레모임(調布ムルレの會)’ 회보


“국제화 시대에 걸 맞는 일본의 역할과 일본 내 소수자들을 보살펴 차별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구현한다는 목표”를 내건 쵸후물레모임(調布ムルレの會)은 올해로 35년의 역사를 지닌 순수한 시민들의 모임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차별받는 외국인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고 시간을 내어 인류 공생(共生)의 길을 모색하는 오오쿠보 (大久保和子)대표와 회원들에게 큰 응원의 손뼉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