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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잔치(다나바타마츠리)로 들썩이는 일본의 거리

[맛 있느일본 이야기 251]

[그린경제/얼레빗=이윤옥 기자]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아베정권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30일, 도쿄 시부야역 주변에서 칠석 장식물을 세우고 행인들에게 평화의 소원을 적은 메시지를 단사쿠(短冊, 소원종이)에 써달라는 이벤트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북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손뼉을 치면서 ‘집단적 자위권 인정은 미국의 전쟁에 참가하는 것, 그 누구도 전쟁으로 죽임을 당하고 싶지 않다’ 와 같은 말을 확성기를 통해 행인들에게 호소했다. 소원종이에 ‘마음으로부터 미소를’ 이라고 쓴 시부야쿠에 사는 회사원 요나코 씨(古林沙子, 33살)는 ‘미소는 평화에 이르는 길이다. 전쟁이 아닌 대화로 해결 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라고 했다”

이는 6월 30일치 마이니찌신문(每日新聞)이 보도한 기사다. 곧 다가올 칠석행사로 일본거리는 지금 형형색색 장식물로 물들어 가고 있다. 백화점이나 상점가는 물론이고 역전이나 동네 골목길까지 사사(笹)라고 부르는 가는 대나무 가지를 세우고 거기에 알록달록한 소원종이를 적어 매단다. 우리가 세월호 참사로 숨진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노란 리본에 위로의 말을 적어 주렁주렁 내걸듯 일본은 해마다 칠석날이면 소원종이를 쓰고 칠석행사를 다채롭게 펼친다. 이를 다나바타마츠리(七夕祭り, 칠석잔치)라고 한다.


   
▲ 온통 칠석 장식으로 물드는 다나바타마츠리(七夕祭り, 칠석잔치)

소원종이에 소원을 적는 일로 소원이 이뤄진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원래 칠석행사는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지만 명치시대 이후 양력만을 쓰는 일본은 칠석잔치를 양력으로 치른다. 칠석행사의 일본 쪽 기록에는 《고사기, 712년》에 ‘다나바타(多那婆多)’라는 말로 소개된 것이 처음으로 지금은 ‘七夕(다나바타)’로 쓰고 있다. 일본의 칠석 풍습은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부터 궁중에서 명절로 지냈으며 에도시대(江戶時代, 1603-1868)에 이르러 서민들도 칠석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전역에서 칠석잔치를 벌이지만 단연 으뜸인 곳은 센다이칠석잔치(仙台七夕祭)를 꼽을 수 있는데 공식적인 참여자만 203만 명(2013년 집계)에 이를 정도로 유명하다.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칠석잔치로는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의 쇼난히라츠카칠석잔치(湘南ひらつか七夕祭)다. 이밖에도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칠석잔치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칠석잔치에 빼놓을 수 없는 소원종이인 단사쿠는 보통 5색으로 되어 있는데 녹, 홍, 황, 백, 흑색은 음양오행설에 나오는 색이다. 칠석을 전후해 일본 거리는 형형색색의 소원 종이로 눈부신데 더욱이 밤이 되면 화려한 불빛과 조화를 이뤄 환상적인 연출을 하는 곳이 많다.

 

   
▲ 다나바타마츠리(七夕祭り, 칠석잔치) 홍보물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이때 시민들은 아이 손을 잡고 집 가까운 곳에 마련한 칠석잔치에 참석하여 잠시나마 더위를 잊고 이웃과 담소하는 시간을 갖는다. 다나바타마츠리(七夕祭り)는 말하자면 이웃과의 소통의 행사이며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상을 올리는 철이기도 하니 일거양득인 셈이다. 우리는 사라진 칠석행사가 일본 전역에 걸쳐 치러지는 것을 보면 확실히 일본은 ‘마츠리(축제)의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