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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받을 용기>를 일본인은 가질 수 있을까?

[맛있는 일본이야기 280]

[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왜 당신은 늘 그 모양일까?
왜 당신은 열등감을 극복 못하는 것일까?
왜 당신은 행복을 실감 못하는 것일까?
왜 당신은 과거에 함몰되는 것일까?

이는 한국에서 《미움 받을 용기, 원제 ‘嫌われる勇氣’》라는 책으로 출간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일본판 책 광고 문구이다. 우리들은 매 순간 남으로부터 “미움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 미움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인정받고 싶고 더 나가서는 사랑받고 싶어 하는 삶을 추구하며 산다. 그러나 그것은 말같이 쉬운 일이 아니다.

주변으로부터 사랑 받고 싶어 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미움 받지 않고 사는 일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미움 받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늘 몸과 마음을 긴장해야 한다. 주변인을 의식해야 하는 것이다. 때로는 얼굴표정서부터 말투, 옷차림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삶의 태도에서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꾸밈’이 필요하고 이러한 꾸밈 때문에 우리는 늘 불필요한 에너지를 써야한다. 바로 이러한 점을 《미움 받을 용기》에서는 과감히 청산하라고 한다.

 

   
▲ 《미움 받을 용기》로 한국에서 번역된 책의 일본 베스트셀러 <‘嫌われる勇氣>

일본의 2,3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책이라고 “일본경제신문”(2014. 8. 26)은 소개하면서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가 제창한 ‘아들러 심리학’을 통해 인간관계의 고민을 명쾌히 해결하여 <미움 받을 용기>를 통해 자신만의 인생을 구가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일종의 심리 처세술인 이 책을 쓴 사람은 ‘알프레드 아들러’ 전공자인 기시미이치로(岸見一郞) 씨의 책을 열심히 읽은 올해 41살의 작가 코가후미타케(古賀史健) 씨다. 그는 말한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나는 서점에서 기시미 선생의 <아들러심리학입문>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그 이후 줄곧 선생과 함께 아들러 심리학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책을 내고 싶었다. 이번에 그 바람이 이뤄져 《미움 받을 용기》를 함께 내게 되어 매우 기쁘다.” 책은 두 사람의 공저로 작년에 나왔으며 올해 1월 9일 현재 63만부가 팔린 책이다.

“일본경제신문”에서는 2,30대 젊은 여성층에게 이 책이 인기가 있다고 말했지만 이러한 책은 ‘젊은 층’의 일본인들에게는 인기몰이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전통적인 일본 사회란 ‘남을 의식’하는 것이 기본정서인지라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에게 ‘남을 의식하지 말고 내키는 대로 살아라.’ 같은 말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그러나 젊은 층은 다르다. “내 인생은 내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알프레드 아들러를 전공한 한국의 학자도 많을 텐데 유독 일본이 이것을 가지고 책을 만들어 힛트 치는 것을 보면 분명 한국인과 다른 정서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일본의 젊은 여성들이 이제 알프레드 아들러가 말한 대로 ‘남의 눈치 안보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 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