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이름도 없이 얼굴도 없이 간토에 묻힌 사람은 누구 그 누구일까 그 누구일까 눈물에 젖어 핏물에 젖어 강물에 떠내려간 사람들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했네 아기가 죽고 어미가 죽고 아기가 죽고 이름도 없이 얼굴도 없이 아라카와강에 떠내려간 사람 영화 상영 중에 '이등병의 편지'를 작사ㆍ작곡하여 노래를 부른 가수 김현성의 구슬픈 노래 '그날, 1923'이 흘러나온다. 이름도 없이, 얼굴도 없이 관동에 묻힌 사람은 눈물에 젖어, 핏물에 젖어, 강물에 떠내려간 사람들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했다고 울부짖는다. 1923 간토대학살> 영화 곳곳에 나오는 주제가는 가수 김현성이 전부 작사작곡한 노래다. 김현성의 간토학살 음반이 곧 나올 예정이란다.시사회장에서 사람들은 조용히 오열한다. ‘위키백과’에는 <간토대학살>을 “간토대학살(關東大虐殺) 혹은 관동 대학살은 1923년 일본 도쿄도 등을 포함한 간토 지방에서 발생한 간토대지진 당시 혼란의 와중에서 일본 민간인과 군경에 의하여 조선인을 대상으로 벌어진 무차별적인 대량 학살 사건이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關東大地震朝鮮人虐殺事件) 또는 '1923년 조선인 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5월 3일 아침 9시 49분. 중국의 해변도시 칭다오(靑島)의 지모(即墨)체육관에서 독특한 기네스북 도전이 펼쳐졌다. 도전 종목은 '최대 규모 세계 양금 연주'다. 기네스69년 역사의 세계적인 도전에서 '양금' 관련 기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전자 대표는 류웨닝(刘月宁) 중앙음악원 교수와 중국 악기 협회 양금 예술 전문위원회다. 425명의 도전자가 모인 이 현장에는 한국ㆍ이란ㆍ중국ㆍ유럽(동유럽ㆍ서유럽)ㆍ인도ㆍ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ㆍ일본ㆍ홍콩ㆍ마카오ㆍ대만 등 12개국이 참여하였다. 도전곡은 중국의 유명 작곡가 류하오(劉灏)가 작곡한 신곡 '양금성송화합(扬琴聲颂和合)'이다. 각 나라의 양금연주자들은 청년 지휘자 마수(馬帅)의 지휘 아래 5분 20초 동안 연주하였다. 기네스북 인증관은 즉석에서 "도전 성공"을 선언하고 류웨닝(刘月宁) 교수에게 인증서를 수여했다. 이번 도전에 한국이 참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 양금 협회의 윤은화 회장을 선두로 5명의 연주자가 함께하였다. 기네스 도전 일정 말고도 세계 양금 축제 개막 공연과 윤은화 회장의 학술토론회가 진행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제1회 세계양금 대회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2017년 6월 프랑스 경매회사 타장의 경매에 대나무쪽에 글을 새긴 조선시대 죽책(竹冊) 한 점이 나왔습니다. 프랑스인 소장자가 제시한 경매 시작 가격은 1,000유로(약 132만 원). 소장자도, 경매회사도 별 값어치가 없는 고미술품이나 생활용품 정도로 생각했다는 얘기입니다. 당시 소장자는 죽책에 “조선시대 혼례 때 사용한 물건”이라는 설명을 달았다고 하지요. 하지만,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죽책을 판독해 본 결과 1866년 병인양요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곧 조선왕실 유물이었습니다. 재단은 문화재청과 협의해 “소중한 왕실 문화재이니, 한국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라고 프랑스 정부에 경매 중지를 요청했고 프랑스 정부가 다행히 경매 중지를 지시했지요. 재단은 소장자와 값을 협의해 죽책을 16만 유로(약 2억 1,000여만 원)로 조정했으며, 경매 수수료와 운송비 등을 합해 약 2억 5,000만 원에 죽책을 들여왔고 이듬해인 2018년 서울 세종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됐는데 6면짜리로, 6면을 모두 펼친 너비는 102㎝이고 높이는 25㎝입니다. 이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은 병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이팝나무 - 양광모 어머니, 밥은 잘 드시는지요 그곳의 식사 물리시거든 잠시라도 한 번만 다녀가 주세요 한솥 가득 흰쌀밥 지었는데 식기 전에 먹어라, 말해주시던 그 목소리 들리질 않아 올해도 이팝나무 아래 허기가 집니다 아무래도 저 꽃잎이 당신 얼굴만 같아 올해도 이팝나무 아래 그리움이 됩니다 내일은 24절기 가운데 일곱째 입하(立夏)다. 입하는 '여름(夏)에 든다(入)'라는 뜻으로 푸르름이 온통 뫼(산)와 가람(강)을 뒤덮어 여름이 다가옴을 알리는 절기다. 입하 때 산과 들에 가보면 하얗고 탐스러운 이팝나무꽃을 본다. 요즘은 도심의 가로수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팝나무란 이름은 입하 무렵 꽃이 피기 때문에 ‘입하목(立夏木)’이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또 이밥은 하얀 쌀밥을 뜻하는데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가 '정전제(井田制)'를 시행하여 일반 백성들도 쌀밥을 먹게 되었고, 그래서 백성들이 이 쌀밥을 '이성계가 준 밥'이란 뜻으로 '이밥'이라 불렀는데 이것이 변하여 이팝나무가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실제 흐드러진 이팝나무꽃을 보면 마치 쌀밥(이밥)을 고봉으로 담아 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보이기도 한다. 예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백성이 좋지 않다면 이를 행할 수 없다. 그러나 농작물의 잘되고 못된 것을 가서 자세히 관찰하고 조사할 때 각기 제 주장대로 고집하여 공정성을 잃은 것이 자못 많았고, 또 간사한 아전들이 잔꾀를 써서 부유한 자를 좋게 하고 빈한한 자를 괴롭히고 있어, 내 심히 우려하고 있노라.” 위는 《세종실록》 12년 7월 5일 치 기록입니다. 세종임금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백성이 싫다면 이를 행할 수 없다고 합니다. 지도자의 생각이 만능이 아닐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었으며, 임금이라도 맘대로 정책을 시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벼슬아치들이 공정성을 잃어 양반과 부자만 좋게 하고 가난한 백성을 괴롭히고 있음도 꿰뚫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새종은 들판을 지나갈 때면 일산(日傘, 양산)과 부채를 쓰지 않았으며 말을 타고 가다가 농부를 만나면 말에서 내려 걸어갔음은 물론 농사가 잘되지 않았다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아파 점심을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세종은 공법이라는 세제개혁을 시행하기에 앞서 직접 경기도 장단현 들판을 답사하기도 할 정도로 백성사랑에 철저했던 세종임금이지요. 이달 15일은 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024년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여 충청북도 진천군 영수사(靈水寺) 소장 보물 <진천 영수사 영산회 괘불탱>(아래 영수사 괘불)을 소개하는“영산(靈山)의 모임-진천 영수사 괘불(24.5.1.~10.13.)”을 연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괘불전은 사찰 소장 괘불의 문화적 값어치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2006년부터 선보여 온 전시로 올해로 열아홉 번째를 맞이한다. 가장 오래된 괘불 가운데 하나, 보물 <영수사 괘불> 괘불(掛佛)은 죽은 자의 영혼이 부처의 정토에 태어나기를 기원하는 천도재(薦度齋)와 같은 불교의식에 쓰인 불화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끝난 17세기 이후 불교의식이 활발하게 열리면서 본격적으로 제작되었다. 1653년(효종 4)에 제작된 <영수사 괘불>은 현전하는 괘불 117점 가운데 조성시기가 이른 괘불로 값어치가 크다.(도1) 괘불 화면 아래쪽에 다양한 인물군이 등장하는데, 이는 18세기 이후 정형화된 괘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요소로 이른 시기 괘불의 양상을 보여준다. 가장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괘불 <영수사 괘불>은 전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직무대리 윤도식)은 2024년 4월 30일(화)부터 7월 15일(월)까지 기획전시실 2에서 특별전 《아버지》를 연다. 가정의 달을 기려 마련된 특별전으로 ‘아버지의 가족 사랑’을 주제로 한 전시다. 전시에는 일반 시민 100여 명이 참여하여 사연과 사진, 이야기, 물건 등을 공개하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나눈다. 또한 아버지 정약용의 마음을 담은 하피(첩霞帔)帖과 아버지 김교철(金敎哲)이 1934년 아이를 위해 천 명의 글자를 받아 만든 천인천자문(千人千字文) 등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소장품과 자료 등 150여 점을 소개한다. □ “나 때는 안 그랬는데, 요즘 아빠들은 다르다” 요즘 아빠들은 가사와 육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은 54,240명으로, 전년보다 28.5%(12,043명) 늘었으며, 전체 휴직자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남성의 육아휴직 문화가 확산하고, 저출산 해결 방안 가운데 하나로 꼽히게 되면서 정부에서는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요즘 젊은 세대는 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1790년(정조 14년) 정조의 명으로 규장각 검서관인 실학자 이덕무, 박제가와 장용영 소속 장교이자 무인인 백동수 등이 군사의 무예훈련을 위하여 펴낸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가 있습니다. 이 책은 《무예통지》ㆍ《무예도보》ㆍ《무예보》라고도 하며, 임금의 명으로 만들어졌다고 하여 《어제무예도보통지(御製武藝圖譜通志)》 또는 《어정무예도보통지(御定武藝圖譜通志)》라고도 불립니다. 목판본으로 4권 4책의 한문본에 1권의 언해본(한글 해석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부분은 서문에 해당하는 것으로 무예도보통지를 만든 정조의 뜻이 실려있지요. 임진왜란 뒤 선조 때 곤봉(棍棒)ㆍ장창(長槍) 등 여섯 가지 기예를 다룬 《무예제보》가 편찬되었으며, 영조 때에는 여기에 죽장창(竹長槍)ㆍ예도(銳刀) 등 12기를 더하여 《무예신보》를 펴냈고, 다시 마상(馬上)ㆍ격구(擊球) 등 6기를 더하여 도합 24기로 된 《무예도보통지》를 만든 것입니다. 《무예도보통지》는 조선군의 교육용 교본이었던 만큼 사본들이 역사적 사료치고는 온전하게 많이 남아있는데 2017년 북한이 먼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올렸습니다. 남한에서는 2019년에 《전통군영무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완 성 - 나태주 집에 밥이 있어도 나는 아내 없으면 밥 안 먹는 사람 내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아내는 서울 딸네 집에도 못 가는 사람 우리는 이렇게 함께 살면서 반편이 인간으로 완성되고 말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절제와 담백함으로 빚어내 순백의 빛깔과 둥근 조형미가 아름다운 조선백자 달항아리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큰 항아리를 한 번에 굽에서부터 몸체, 어깨, 아가리까지 물레로 성형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따로 만들어 붙였다. 이렇게 붙이면 붙인 부분이 굽는 과정에서 갈라지거나 틀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완전한 원형을 이루기가 어렵다. 따라서 달항아리는 살짝 이지러져 비대칭의 대칭을 이루며,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원형이라고 모두 같은 대칭의 원형이 아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김현정 학예사는 “이러한 형태는 고요하기만 한 듯한 달항아리에 미세한 움직임과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마치 실제 달과 같이 둥글고 자연스럽고 또 넉넉한 느낌을 준다. 분명 담박한 선으로 표현된 부정형의 정형을 보여주는 달항아리의 형태는 어디에도 없는 조선만의 형태다.”라고 말한다. 실로 조형미의 극치라는 평가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2015년 극장가에는 판소리 여섯 마당을 정리한 신재효와 최초의 여성 소리꾼 진채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이종필 감독의 <도리화가>가 상영되었습니다. 지금이야 많은 여성 소리꾼을 만날 수 있지만 그때는 여성 소리꾼이란 상상할 수가 없었지요. 신재효는 어렵게 진채선을 제자로 받아들여 으뜸 명창으로 키웠는데 진채선은 고종 때 경회루 낙성연에서 뛰어난 소리를 보여 대원군의 총애를 받았다고 합니다. 전라북도 고창군 모양성 앞에는 신재효(申在孝, 1812~1884)를 기리기 위한 동리국악당(桐里國樂堂)이 세워져 있습니다. 신재효는 판소리 여섯 마당 곧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 〈변강쇠타령〉의 체계를 잡아 작품화했기에 이 여섯 마당은 온전히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특히 신재효는 자신의 집을 ‘동리정사(桐里精舍)’라고 이름을 붙이고 소리청을 만들었으며 이 소리청에 소리꾼들을 불러들여 많은 소리꾼을 키워냈고, 소리꾼들이 먹고 자는 일, 때로는 그들 가정의 생활비까지도 대주었다고 전합니다. 그는 또 유달리 인정이 많아 가난한 사람을 잘 도와주었고 아무리 천한 사람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