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전부전 [뜻]남의 바쁜 일됨새(사정)은 돌보지 않고 제 하고 싶은 일에만 서두르는 꼴[보기월] 그럴수록 서로가부전부전제 것만 챙긴다는 말은 듣지 않도록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꽃샘추위가 누그러질 거라고 하더니 어제 밤까지 찬바람이 불어서 쌀랑했습니다. 일찍 핀 꽃들이 참 많이 놀랐을 것입니다. 그런데 꽃들도 다 채비를 하고 나왔는지 제가 걱정하는 것과 달리 끄떡없이 추위와 맞서고 있었습니다. 조금만 힘들어도 주저앉거나 그만 두는 우리 사람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듯 합니다. 우리가 사는 것을 가만히 보면 다들 저마다의 자리에서 참 바쁘게들 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옆에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할 겨를도 없이 일에 파묻혀 지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옆 사람을 챙기지 못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그럴수록 서로가부전부전제 것만 챙긴다는 말은 듣지 않도록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어제도 했던 말이지만 같은 때 같은 곳에서 일을 하거나 배우게 된 옆 사람들을 내 삶의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겪게 되는 일들 가운데 고마워 할 것들이 훨씬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선물이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아 [뜻] 억울하고 답답하여 성나는 마음(노엽거나 분한 마음)[보기월]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때처럼 지내면부아를 낼 일도 없을 것입니다. 만남은 선물이다. 제가 만남에 새기는 뜻이라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늘 하는 말입니다. 엊그제 지난해 배움을 함께했던 아이들이 기별을 해 왔습니다. 참 마음인지 알 수는 없지만 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가깝지 않은 길을 오가느라 몸은 좀 더 힘들었지만 마음은 좋게 지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자주 웃으며 사이좋게 지낼 수 있어서 더 좋았었지요. 여러 아이들 말 가운데 토박이말을 배운 게 가장 재미있고 좋았다는 이야기가 꽃샘추위를 녹일 만큼 제 마음을 더 따뜻하게 해 주었습니다. 제게 또 하나의 선물같은 한마디였습니다.^^어제도 안친 일들을 뒤로 하고 하하호호 웃으며 즐겁게 공밀치기를 했습니다.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서 땀을 흘리며 웃는 게 몸에도 좋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공과 함께 한바탕 입과 몸으로 서로 웃음을 만들다 보면 어느새 끝낼 때가 되어 아쉽기도 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때처럼 지내면부아를 낼 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이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시다 [뜻] (그릇 따위를)물로 깨끗이 씻다.[보기월] 이처럼 물을 마신 뒤 물그릇은 바로부시는게 좋습니다. 꽃샘추위가 매섭습니다. 눈이 온 곳도 있다고 하고 제가 있는 곳도 여섯 해만에 온봄달(3월)에 이렇게 추운 거라고 하더라구요. 따뜻한 바람이 안 나와 많이 추울까 걱정을 하고 갔는데 옷을 껴입고 가서 그런지 견딜만 했습니다. 지난 이레 겨울 옷을 다 넣고 봄 옷을 꺼내 놓았다는 분들이 있었는데 다시 꺼내 입으셨겠지요? 이럴 때 고뿔 걸리기 쉬우니 잘 챙겨 입으세요. 어제 '꽃샘추위'가 무슨 뜻이냐고 묻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만날 때마다 토박이말 이야기를 하니 절로 말에 마음이 가는 모양이었습니다. '요즘 같이 꽃이 필 무렵에 찾아 온 추위를 이르는 말로 꽃이 피는 걸 시샘하는 추위'라는 뜻이라고 하니 많이 놀라워 했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달라질 거라 믿습니다. 요즘은 늘 그렇지만 어제도 아침부터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제가 만드는 일도 있지만 해 달라는 일까지 더해 즐거운 울음을 울고 있다고 할까요? 그게 다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일이니 말입니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 저녁밥을 챙겨 먹이
[한국문화신문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리다 [뜻] 2)여러 가지 틀(기계)을 제 마음대로 다루고 움직이게 하다.(=조종하다)[보기월] '조종하다', '운전하다'는 말을 써야 할 때 '부리다'도 떠올려 써 봅시다. 배움이들과 함께 다짐한 것을 지키려고 힘을 쓰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잘 잤다.입니다. 나를 누구보다 사랑해야 할 사람이 '나'라는 것을 늘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나다움, 사람다움, 우리다움, 아름다움과 같이 '다움'을 찾아 다지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토박이말이 그런 여러 가지 다움의 밑바탕이라는 굳은 믿음을 갖고 말입니다. 우리말은 그 어떤 것보다 값진 것이라 값을 매길 수가 없을 만큼의 값어치가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제대로 챙겨 가르치고 배우지는 않은 채 앞뒤가 안 맞게 살고 있는 우리입니다. 우리말 가운데 가장 우리말다운 말은 '토박이말'입니다. 그런 말을 넉넉하게 배우고 익혀 쓰면서 살 수 있도록 해 주면 막힘 없이 사이좋게 살 수가 있을 것입니다. 말이 삶이기에 삶을 보면 말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말을 잃으면 얼을 삶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조종한다', '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리나케 [뜻]몹시 서둘러서 또는 아주 빨리[보기월] 한참 뒤에 냄새를 맡고부리나케달려 갔지만 이미 국물은 다 쫄아 있었습니다. 닷날 맛보여 드린 '부르걷다'를 보시고 그 말과 비슷한 짜임의 말이 더 있는지 묻는 분이 계셨습니다. 이제 맛보는 것을 넘어 다른 말과 잇는 데까지 가신 분을 만나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부르짖다'도 있고, '부르돋다'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봄이라 부르돋는 새싹들을 많이 볼 수 있겠네요.라는 월을 지어 보내주셨습니다. 참 뿌듯했습니다. ^^ 일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이레끝을 아이들과 함께 보냈습니다. 아들과 함께 뒷메에도 오르고 시원한 봄바람을 맞으며 발수레도 타면서 땀을 흘렸습니다. 안 움직이다가 좀 많이 움직여서 그런지 몸이 좀 힘들다고 하더군요. 몇 해 만에 바깥 일이 없는 이레끝을 자주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는 늦게 일어나 아침을 건너 뛰고 낮밥을 바로 먹었습니다. 국에 불을 켜 놓고 슬기틀 앞에 앉아서 할 일을 챙기다가 국 얹어 놓은 것을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한참 뒤에 냄새를 맡고부리나케달려 갔지만 이미 국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르걷다 [뜻] 2)어떤 일에 온 힘을 다해(적극) 나서다.[보기월] 앞으로 토박이말 살리는 일에부르걷고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맑은 하늘에 뜬 밝은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달집이 다 타도록 달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구름 아닌 구름 같은 것이 달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곳에서 달집을 지었더라구요.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는 것을 보고 알았습니다. 그렇게 올해 한보름 달집 태우기는 끝이 났습니다. 새나(동진) 아이들과 만난 뒤 나흘을 보내면서 지난해 참고을 진주에서 토박이말 갈배움의 열매를 참 많이 거두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갈친이님들은 말할 것도 없고 배움이들도 여러 차례 토박이말을 듣거나 봤다는 이야기를 하고 토박이말을 낯설어 한다거나 싫어하는 사람을 볼 수가 없습니다. 말이 삶이고 삶을 배우는 자리에 말이 가운데 서야한다는 것을 아이들은 마땅하게 받아들여 주었습니다. 새나 아이들과의 토박이말 갈배움이 잘 이루어질 거라는 믿음이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앞으로 토박이말을 살리는 일에부르걷고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우리 아이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럼 [뜻] 한보름날 깨물어 먹는 딱딱한 열매들(땅콩, 호두, 잣, 밤, 은행 따위)을 통틀어 이르는 말.[보기월] 한보름날부럼을 먹어야 이도 튼튼하고 부스럼도 안 난다고 합니다. 어제 저녁 집에 가니 다 식지 않은 국과 나물이 마루에 있었습니다. 저희집 우렁각시인 가시어머니께서 다녀가셨던 것입니다. 한보름이라고 부럼까지 함께 챙겨 주셨습니다. 한보름날부럼을 먹어야 이도 튼튼하고 부스럼도 안 난다고 합니다. 딱딱한 열매들을 깨물어 먹을 수 있을 만큼 이도 튼튼해야 하고 그런 몸에 좋은 열매들을 먹어 몸도 튼튼하게 한 우리 웃어른들의 슬기를 엿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저희 집 식구들은 아침에 부럼 깨물기를 하고 나물과 귀밝이술도 먹었습니다. 바빠서 또는 미처 챙기지 못해서 먹지 못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요즘이야 다들 잘 먹어서 부럼을 깨물지 않았다고 덧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여느 때 여러 가지를 섞어 지은 밥을 해서 먹기도 하니 말입니니다. 다만 이런 날 오랜 옛날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런 삶버릇들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마음을 써야 하겠다는 생각은 하게 됩니다. 배곳을 오가는 길 여기저기 달집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룻 [뜻] 무더기로 놓인 몬(물건)의 부피[보기월] 부룻이 제법 컸던 짐 속의 몬들이 다 제 자리를 찾아 들어가고 나니 한결 깨끗해졌습니다. 어제 집을 나올 무렵에는 비였는데 배곳에 오는 길에 진눈깨비로 바뀌더니 둘째 배움을 마칠 무렵에는 함박눈처럼 펑펑 내렸습니다. 아이들은 반가워서 소리를 지르고 밖으로 뛰어나가 눈을 맞기도 하면서 좋아했습니다. 겨우내 그렇게 눈다운 눈을 보고 싶다고 할 때는 안 오더니 봄이 오는 걸 보더니 샘이 났는가 봅니다.어제 날씨를 보면서 그제 날씨는 새내기를 맞으라고 하늘이 준 선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아침 아이들을 맞을 채비를 하려고 좀 일찍 갔습니다. 아이들이 쓸 책상과 걸상을 깨끗이 닦았습니다. 먼지 없이 깨끗한 자리에 앉히고 싶어서 말이지요. 아이들은 모르고 앉았지만 닦아 놓은 데 앉은 아이들이 더 밝아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제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 주고 많이 웃어 주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마음을 써서 도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낮밥을 먹고는 갖다 놓고 풀지 못했던 짐을 좀 풀었습니다.부룻이 제법 컸던 짐 속의 몬들이 다
[오늘 토박이말]부라퀴 [뜻]1)몹시 야물고 암팡스러운 사람[보기월]그리고 누군가에게 좋은 뜻으로 '부라퀴'라는 말을 들을 사람들이 많이 나오길 마음 속으로 빌었습니다. 그제 밤처럼 차갑지는 않았지만 아침 바람이 조금 차가워서 어제 새내기들이 추울까 봐 걱정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햇살이 퍼지고 나니 봄을 느낄 수 있게 해 줬습니다. 얼었던 땅이 녹는 걸 보니 제 마음까지 녹는 듯 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병아리처럼 옹기종기 모인 아이들이 얼마나 귀엽든지요. 새로운 만남과 새로운 다짐들을 많이 했을 겁니다. 저도 새로 맡은 일들을 하느라 아침부터 좀 바빴습니다. 한배움이(대학생)들과 만남까지 있어서 하루를 이틀처럼 보냈습니다. 무슨 까닭인지 삐딱하게 보고 삐딱하게 말하는 한 사람을 만난 것 말고는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이어진 스물 여덟 사람의 선물과 같은 만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좋은 열매를 많이 거둘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모으기로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좋은 뜻으로 '부라퀴'라는 말을 들을 사람들이 많이 나오길 마음 속으로 빌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토박이말을 맛보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곳저곳으로 부지런히 토박이말을 나른 보람인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루 [뜻] 쉽게 또는 한참에 없애지 않고 오래 가도록 늘여서[보기월] 모두가 오늘 같은 날은 먹거리를부루먹듯이 마음들을부루먹었으면 좋겠습니다. 밝날(일요일)이자 삼일절이었던 어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쉬는 날이 아니었는데 태극기를 단 집이 많이 없었습니다. 한쪽에서는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자고 하고, 한쪽에서는 그런 말을 하는 것을 거북해 합니다. 다들 나라를 위한다고 말은 하는데 누구의 나라를 말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을 알뜰히 살아야 하는 것도 좋지만 내 아이가 살아갈 올제(내일)를 생각하며 살았으면 합니다. 새로운 날이 밝았습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온나라 배곳이 새로운 배때(학기)를 여는 날입니다. 저는 새 배곳으로 꽃등 나가는 날이라 여느 날보다 늦게 잤는데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만남에 설레고 새로운 다짐들이 넘쳐 날 것입니다. 모두가 오늘 같은 날은 먹거리를부루먹듯이 마음들을부루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먹은 마음들이 배때가 끝날 때까지 갈 수 있게 말입니다. 오늘부터 토박이말 맛을 볼 사람들이 엄청 많아집니다. 제 어깨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