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박이말] 두리 [뜻]일몬의 가장자리나 바깥 언저리=둘레[보기월]'둘레'와 비슷한 뜻을 가진 '두리'를 자주 쓸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온나라가 좋은 일보다는 궂은 기별로 시끄러운 요즘입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겠지만 위에서 또는 앞에서 이끄는 사람들이 좀 더 낮은 곳, 아래를 살폈으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가 이렇게 토박이말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을 보고 힘을 주시는 분들이 하시는 말씀 가운데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는 먹고 살기 바빠서 잘 못 챙기며 사는데 선생님이 앞장서 해 주시니 보기 좋다. 앞으로 더 힘을 내서 잘 해달라는 말씀 말입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우리 삶이 곧 말이고 말을 하지 않고 살 수가 없는데 그 말을 챙기지 못하고 산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기도 합니다. 마음 먹기에 따라 저마다 있는 자리에서 쓰고 있는 말을 누구보다 잘 챙기며 살 수가 있는데 말이지요. 오늘 맛보시는 '두리'라는 말을 말광에서 찾아보면 '표준대백과사전'에는 '둘레의 잘못'이라고 하고 있고 '한국어 대사전'에는 '둘레의 방언(함북)'이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두리'라는 말이 홀로 잘 쓰이지 않지만 '둘레'와
[오늘 토박이말] 두루치기 [뜻]한 가지 몬(물건)을 여기저기 두루 씀. 또는 그런 몬.[보기월] 토박이말이 두루치기가 되는 날이 얼른 오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춥다고 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으면 볕은 참 따스하고 좋습니다. 그래서 바람을 막아주는 곳에 앉아서 해바라기를 하면 딱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리저리 둘레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좋은 누리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라 밖으로 나들이를 간 사람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바로 알 수도 있고, 나라 안 곳곳에서 무얼 하는지 알게 되기도 합니다. 다들 부지런한 분들이십니다. 사람은 한뉘 배움에 끝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저마다 사는 곳이 배움터요가는 곳마다 배움터라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배움 자리가 많이 열리는데 몰라서 못 가는 곳이 많아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어제도 저는 몰라서 가지 못했는데 아는 사람이 그곳에 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들이 삼아 온 나라를 돌며 좋은 것을 배우기도 하는 게 참 부러웠습니다. 저도 이참에는 못 했지만 꼭 해 보고 싶은 일입니다. 이렇게 사는 이야기와 함께 토박이말을 맛보여 드리는 일을 하는 제게 많은 분들이 기운 나는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
[뜻]빨래나 설거지를 해서 더럽혀진 물=오수, 하수[보기월]된물도 따지고 보면 그리 더러운 것도 아닌데 사람 마음이 그렇게 여기는 것입니다. 날씨가 많이 추웠던 지난 밤새 잘 주무셨습니까? 곳에 따라 더 추운 곳과 조금 덜 추운 곳이 있었을 텐데 춥다는 말만 들어도 추운 때라 다들 춥다고 느끼셨을 겁니다. 따뜻한 집이 있어 고마워 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루도 빠꼼한 날이 없다는 말이 요즘 저를 보고 하는 말인 듯 합니다. 좀 쉬고 싶은데 쉴 수가 없습니다. 남들은 쉬는 날이 많아서 좋겠다고 속도 모르는 말을 자주 합니다. 알고 보면 쉬는 날이 거의 없는데 말이지요. 이리저리 불려 다니고 안친 일들을 하나씩 하다보니 요즘은 집안 일도 못 도와줍니다. 아내도 여러 가지로 바쁜데 제가 좀 나눠 하면 좋은데 말입니다. 오늘은 모처럼 아내와 아이들이 먼저 저마다 일을 보러 나가고 제가 뒤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안 하던 설거지를 제가 했습니다. 얼른 하고 나가야겠다는 마음에 서둘다가 된물이 튀어 옷이 젖고 말았습니다. 된물에 옷이 젖어 차가운 느낌과 함께 말로 다할 수 없는 찜찜함까지 더해졌습니다. 설거지를 마칠 때가지 좋지 않은 기분이 이어졌는데 설거지
[뜻]말을 종작없이 지껄이다[보기월]말을 되숭대숭해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얻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한결 차가워진 날씨와 함께 궂은 기별이 쏟아져 사람들의 기분을 가라앉게 하고 있습니다. 날짐승강고뿔(조류독감)에 낱사람알거리새나감(개인정보유출)으로 걱정과 한숨이 가득합니다. 날짐승강고뿔도 많은 사람들이 옮겨 다니는 설날을 앞두고 일어나 더 걱정이라고 합니다. 까닭도 모르고 죽어갈 수 많은 날짐승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더 답답해집니다. 그 일도 그렇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알거리가 새나간 일도 작은 일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빼내간 알거리로 다른 나쁜 일을 하고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래저래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하니 걱정을 넘어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쓸데없이 많은 알거리를 모으는 일도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고 말렸지요. 그런데 간수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을 왜 그리 모아서 이리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이 터지고 나면 고개를 숙이고 몇 사람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일이 끝나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말을 되숭대숭해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얻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허리를 굽혀 죄송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돼지떡 [뜻] 무엇인지 모를 몬들이 뒤섞여 범벅이 되어 지저분함을 빗대어 이르는 말[보기월] 이름난 분의 책상이 돼지떡처럼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눈이 온 곳이 많다고 하는데 제가 있는 곳은 비가 내렸습니다. 아직 제대로 눈 구경을 못 해서 그런지 눈이 왔으면 했는데 제 바람과는 많이 다릅니다. 이레끝(주말)에는 가기로 해 놓고 겨를이 나지 않아 하지 못한 나들이를 갔다왔습니다. 멀리 갈 수가 없어서 가까운 곳으로 다녀왔습니다. 울산 장생포 고래 박물관에 가서 고래와 아랑곳한 많은 것들을 봤습니다. 구경을 온 많은 사람 구경과 함께 말입니다. 아이들이 꼭 먹어 보고 싶어한 고래 고기 맛도 보고 봤는데 값과 견주어 그렇게 맛이 있다는 느낌은 없었답니다. 그 다음 간 곳은 외솔 최현배 선생님 기념관이었습니다. 태어나신 집터에 그렇게 예쁜 집을 다시 짓고 여러 가지 볼거리를 만들어 둔 것이 참 좋았습니다. 문을 닫을 때를 얼마 남겨 두지 않고 가서 구경을 못 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일을 보시는 분이 사분사분하셔서 구경을 잘 할 수 있었습니다. 닫았던 문까지 열어서 구경을 시
[뜻] 자갈이나 돌이 많은 길에 이빨처럼 뾰족하게 나온 돌 조각[보기월] 길을 걷다가 돌니에 차인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어제는 아침부터 짜인 일을 하려고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갈친이 모임이 있어 창원으로 달려갔습니다. 토박이말 익힘책을 새로 고치고 있는데 함께 일을 하는 분들이 모여 생각을 모아 보기로 했었거든요. 이참에 새로 들어 오신 분이 같이 하기로 해서 더 기쁜 마음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맡고 있는 배해(학년) 배움책을 살펴서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고르는 일을 먼저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배움종이(학습지)를 고치고 보태려고 마음을 먹고 있지요. 좋은 마음으로 스스로 나선 일이라 조금은 덜 힘들 거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점심을 먹고는 창녕으로 가서 여러 갈친이 분들을 뵙고 왔습니다. 가서 토박이말 배움터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 길지 않은 때새에 꼼꼼하게 말씀드리지는 못 해도 그렇게 많은 분들께 토박이말 이야기를 할 자리가 자주 오는 게 아니라서 고마운 마음에 달려갔습니다. 짧은 이야기였는데도 좋게 들어 주시고 마음 써 좋은 말씀을 해 주신 분들이 계셔서 더욱 힘이 났습니다. 몸은 힘들지만 그런 보
[오늘 토박이말] 독장수셈 [뜻] 실속없이 허황되게 하는 셈, 또는 헛수고로 애만 씀[보기월] 이제까지 제가 해 온 일이 독장수셈은 아니었던가 봅니다. 꼬박 하루를 누워 있다가 기운을 차리고 보니 해야 할 일도 많고 저를 찾는 분들이 많아서 바쁘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몸이 좋지 않았다는 어제 글을 보고 걱정이 되어 주신 기별, 내야 할 것을 내 달라는 기별, 하던 일에 보태서 일을 더 해 달라는 기별, 하고 있는 일을 마무리 하자는 기별 따위가 많이도 왔습니다. 집을 나서서 꽃등으로 배곳에 가서 인사를 하고 토박이말 갈배움 거리를 챙겨서 진주교육지원청 김광수 재정과장님을 뵈러 갔습니다. 토박이말을 널리 알리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 주시고 제 뒤를 든든히 받쳐주시는 분이시랍니다. 제가 못 했던 일들을 해 주시기도 하고 생각지도 않았던 일까지 알아서 해 주셔서 제가 참으로 고맙게 생각하는 분이십니다.이런 날이 오는 걸 보면 이제까지 제가 해 온 일이 독장수셈은 아니었던가 봅니다. 어제는 올해 진주교육지원청 특색사업인 토박이말 가르치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을 나누고, 좀 더 짜임새 있게 일을 할 수 있게 모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배곳 안에 있는 분들과 밖에
[뜻] 갔다가 머무를 사이 없이 바로 돌아오다[보기월] 필리핀에서 돌아오자마자 시골 집에 도다녀오고 다음날 일찍 모임이 있어 창원에 다녀왔습니다. 사나흘 더위와 추위를 갑자기 바꿔 느끼다보니 몸이 견디기 어려웠나 봅니다. 필리핀에서 돌아오자마자 시골 집에 도다녀오고 다음날 일찍 모임이 있어 창원에 다녀왔습니다. 좀 쉬고 싶었지만 미리 짜인 일이라 미룰 수도 없어서 그랬는데 몸살을 하는지 자면서 앓는 소리를 하고 그랬다고 합니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려웠지만 만남이 있어서 억지로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하는 데 식은 땀이 나고 얼굴이 하얗게 되면서 몸이 축 늘어지는 것이었습니다. 한 숨 더 자고 일어나면 나을까 싶어 다시 누웠는데 다시 일어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만남을 미루고 쉬었습니다. 먹는 것도 잊고 죽은 듯이 잠을 자고 일어났지만 머리가 묵직하고 몸이 뻣뻣한 것이 낫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았습니다. 일하러 갔던 아내가 돌아와 챙겨주는 저녁을 먹고 또 꿈을 꾸듯 잠이 들었는데 허리가 아파 잠을 깨고 보니 머리가 조금 맑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몸은 좀 뻐근하지만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이 이렇게 글을 쓰는 것입니다. 몸도 안 좋은 데 좀
[오늘 토박이말] 덩둘하다 [뜻] 어리둥절하고 멍하다/매우 둔하고 어리석다 [보기월] 나라밖 나들이 때문인지 아직도 몸과 마음이 덩둘한 느낌입니다. 사나흘 짧은 옷을 입고 다니다가 돌아와 보니 얼음이 얼만큼 추운 날씨로 바뀌어 있습니다. 나라밖 나들이 때문인지 아직도 몸과 마음이 덩둘한 느낌입니다. 덜 추울 때 나가서 그런지 더운 날씨에 참 잘도 견딘다 싶었는데 더운 데 있다가 추운 곳으로 오니 몸이 더 힘든가 봅니다. 필리핀에서 갈모임(학회) 있어 다녀왔습니다. 다른 나라에 가서 그 나라 사람들과 갈모임을 하기로 하고 처음 열린 것이었기에 더욱 뜻이 깊었습니다. 한바람과 땅울림으로 어려움이 겹친 나라에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생각할 때는 적은 거라 여겼는데 받는 사람들한테는 적은 게 아니었다고 해서 놀라웠습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갈모임로 더욱 커지고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 마음을 쓰고 우리말을 배우고 싶어하는 그곳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듣보고 알게 되어 뿌듯했습니다. 밥, 옷, 집 같은 그곳만의 빛깔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길잡이(가이드)와 만나 토박이말이 얼마나 종요로운 것인지 이야기를 나
[뜻] 됨됨이가 털털하고 걸걸하여 꼼꼼하지 못하다.[보기월] 제가 데설궂어 그런 거라 탓을 할 수도 없답니다. 겨울이라 하기엔 참 포근한 날이 이어졌습니다. 어제 한낮에 수레 안은 덥게 느껴질 만큼 참 따스했지요. 오늘 비나 눈이 오고 나면 올 겨울들어 가장 추워질 거라고 하니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습니다. 어제와 그제 이틀은 여러 갈친이들을 만나 토박이말 갈배움과 아랑곳한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만난 적이 있는 분들은 다시 만나 반가웠고, 처음 본 분들은 처음 만나 반가웠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나름대로 힘과 마음을 썼지만 그렇게 많은 갈친이들께 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다시 주어지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좀 더 꼼꼼하게 챙기고 좀 더 쉽고 재미있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제가 데설궂어 그런 거라 탓을 할 수도 없답니다. 여러 갈친이들께서바다와 같이 넓은 마음으로 좋게 봐 주셨으면 좋겠고,모자란 말이지만 제 말을 듣고 토박이말을 알리고 살리는 일을 함께하실 분들이 많아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첫술에 배가 부를 수가 없겠지요? 이틀동안 제가 뿌린 토박이말 씨앗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