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대끼다 [뜻] 1)사람이나 일에 시달려 크게 괴로움을 겪다.[보기월] 말씀을 들어 보니 마흔 해 가까이부대끼신일이 없이 고마운 일만 가득하셨습니다. 또 한 분이 물러나시는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자주 느끼는 것이지만 옛날과 견주어서 떠나시는 분이나 보내는 분들이 자리를 한결 밝게 만듭니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거의 보기 힘들고 좋은 말과 함께 노래가 넘치는 때가 많으니 말입니다. 마지막 인사말씀을 하시면서 지난 날들을 돌이켜 들려주셨습니다.말씀을 들어 보니 마흔 해 가까이부대끼신일이 없이 고마운 일만 가득하셨습니다.그리고 제가 나온 배곳(학교)에도 제가 들어가기 앞에 계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무엇보다 토박이말 갈배움의 종요로움을 똑똑히 헤아리시고 토박이말을 더욱 널리 퍼뜨리고 알리는 데 앞장서 주셨기에 고마운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모임 이름으로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은 패를 만들어 드렸답니다. 유병주 교육장님 고맙습니다. 새로운 삶의 수레를 타고 즐겁게 지내시길 빌겠습니다.^^떠나시는 그 자리에 새로 오시는 분도 아는 분이라서 올해 토박이말 갈배움을 펼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실 거라 믿습니다. '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꾸미 [뜻] 찹쌀가루, 밀가루 따위를 반죽하여 둥글넓적하게 빚어 지진 떡.[보기월] 달콤한 밭소가 들어 있는 따끈한부꾸미가 생각났습니다. 어제도 두 곳을 오가며 일을 했습니다. 오라고 한 곳은 없었지만 할 일이 있으니 몸이 절로 움직였습니다. 자리를 옮기는 길에 동무를 만나 낮밥을 같이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할 수 있었습니다. 두 해가 넘도록 낮밥을 같이 먹은 게 언제인지도 까마득하더군요. 이제 일터가 가까워서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지 싶습니다. 짐을 챙겨서 싸고 보니 짐이 그리 적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맡아 하던 일도 다른 사람에게 넘겨 주고 그야말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왔습니다. 큰 잘못은 없었지만 이런저런 걱정을 끼치기도 했는데 막상 떠나오려니 죄송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겹쳤습니다. 더 잘하지 못해서 말입니다. 집에 오자마자 큰애가 사달라고 노래를 부르던 발수레를 사러 갔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비싼 것들이 좋아 보였지만 아이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알록달록 빛깔을 입힌 발수레가 참 예뻐서 저도 하나 갖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알맞은 값에 아이 마음에 드는 발수레를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다듯하다 [뜻] 몸에 열이 나서 불이 달듯 하게 몹시 뜨겁다.[보기월] 부다듯하다싶을 때에도 몸이 절로 이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바쁘게 하루를 보냅니다. 두 쪽에서 비슷한 일을 맡아서 둘 다 하려니 몸도 마음도 바쁩니다. 하지 않던 것을 가르치는 길(교육과정)에 넣으려니 더 그렇습니다. 새롭게 토박이말 맛을 보게 될 아이들이 반겨 줄 배움종이까지 바쁘게 만들었습니다. 어제 케이비에스진주 라디오에 토박이말교육학회 '토박이말바라기'를 알리는 기별을 들었다며 반갑게 이야기를 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래서 방송의 힘이 세다고 하나 봅니다. 조금씩 우리 모임이 하는 일과 보람을 보고 들은 사람들이 토박이말을 살리는 데 힘과 슬기를 보태 주실 분들이 늘어날 거라는 믿음도 커졌습니다. 꽃배곳(초등학교) 배움책(교과서)에 한자를 나란히 적을 거라는 말이 나온 뒤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래서는 안 되는 까닭을 꼼꼼하게 짚어 주어서 시원했습니다. 다만 이런 다툼을 넘어서 힘과 슬기를 모아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까지 나아갔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그런 저의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닐다 [뜻] 가까이 따르며 붙임성 있게 굴다[보기월] 저를부니는아이들이 많아지도록 더욱 힘을 써야겠습니다. 또 한 분이 아름답게 물러나시는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마흔 해가 넘도록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살피는 일을 쉼 없이 해 오신 것이 참으로 우러러 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손뼉을 받으며 웃으시는 모습이 참 보기도 좋았습니다. 이제 또 다른 삶의 수레에 옮겨 타셔서 기쁘게 살아가시길 빌어드렸습니다. 그 자리를 끝까지 하지 못하고 다음 달부터 일하게 될 새로운 배곳에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함께 지낼 분들을 만나 인사를 하고 또 맡아 할 일을 받았습니다. 새로운 만남과 함께 일거리가 쏟아졌습니다. 바쁜 날들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더 많은 아이들과 토박이말 갈배움을 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아이들 삶 속으로 토박이말들이 깃들도록 힘을 쓸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아이들과 더 가깝게 지내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요. 저를부니는아이들이 많아지도록 더욱 힘을 써야겠습니다.'부닐다'와 비슷한 뜻을 가진 '다부닐다'는 여러 해 앞에 맛보여 드린 적이 있습니다. '다부닐다'가 '바싹 붙어서 붙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각 [뜻] 다시마, 김, 깻잎 따위에 찹쌀풀을 발라 말렸다가 기름에 튀긴 건건이(반찬)[보기월] 여러 가지 건건이 가운데 김부각이 제 입에 딱 맞았습니다.설은 잘 쇠셨습니까? 저도 잘 쇠고 왔습니다. 설 다음날 큰애가 아파서 잠을 설친 것 말고는 걱정 없이 잘 지냈습니다. 잇쉼(연휴) 마지막날을 뜻 깊게 보냈습니다. 미처 인사 드리지 못한 분들께 서둘러 인사를 드리고 와서는 집가심을 했습니다. 콩켸팥켸가 되어 있던 책상을 깔끔하게 치웠습니다. 버릴 것들을 가려서 버리고 갈무리할 것은 챙겨 넣고 나니 기분까지 맑아졌습니다.저녁밥은 가시집에 가서 먹었습니다. 큰애가 아픈 바람에 밥도 한 끼 같이 먹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었는데 그런 제 마음이 가 닿았던가 봅니다. 설날 장만했던 먹거리에 가시언니가 사 온 과메기까지 입맛을 당겼습니다. 여러 가지 건건이 가운데 김부각이 제 입에 딱 맞았습니다. 늘 그렇지만 그렇게 배가 부를 때까지 먹고 배를 두드리며 뒤늦게 뉘우쳤습니다. 참아야 했다고 말입니다.^^'부각'하면 생각나는 게 '튀각'입니다. 둘 다 기름에 튀긴 것이지만 '부각'은 '찹쌀옷'을 발라 튀긴 것이고 '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기 [뜻] 누리(세상) 일에 어둡고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북숭이[보기월]바쁜 걸로 치면 안 바쁜 사람이 없을 텐데 참 저 밖에 모르는부기같이 보였습니다.언제부터 왔는지 모를 비가 내려 땅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언제부터 내렸는지 알겠지만 저한테는 도둑비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소리도 없이 내려서 오는 줄도 모르고 나갔다가 수레까지 가면서 비를 맞고 가야했습니다.비가 오면 수레도 여느때보다 많아서 배곳 가는 길이 오래 걸립니다. 집에서 나서기도 좀 늦게 나섰지만 아니나 다를까 길에는 수레가 많았습니다. 저는 네쪽을 살피며 천천히 가는데 무엇이 그리 바쁜지 불쑥 끼어들었다가 나갔다가를 되풀이하더니 길을 바꿔서 이러저리 오가는 수레가 보였습니다.저러다 일을 내지 싶을 만큼 좋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 수레를 본 사람들은 모두가 언짢았을 겁니다. 바쁜 걸로 치면 안 바쁜 사람이 없을 텐데 참 저 밖에 모르는부기같이 보였습니다. 못 배워서 또는 몰라서 그런 것이라면 헤아려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레를 몰고 다닐 나이라면 그건 아니겠지요.좋은 말은 아니지만 그렇게 누리(세상) 일에 어둡고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볼메다 [뜻] 말소리나 낯빛에 성난 게 드러나 있다.[보기월] 하지만 일이 끝난 뒤에볼멘소리를 하거나 얼굴을 붉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토박이말바라기' 둘째 발표 토의를 잘 마쳤습니다. 신나는 북춤으로 모임을 연 다음 세 분의 좋은 말씀을 듣고 모임이 더 나아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좋은 말씀을 들려주신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자리를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고마움의 인사를 올립니다. 다만 멋진 춤과 값진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이 보고 들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좀 남았습니다.저보다 더 아쉬움이 크신 분들도 계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이 끝난 뒤에볼멘소리를 하거나 얼굴을 붉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걸 다들 잘 아시기에 더 많은 분들이 오실 수 있도록 날도 잘 잡고 더욱 널리 알리자고 다짐했습니다. 다음 모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게 될 거라 믿습니다. '볼메다'는 '볼+메다'의 짜임입니다. '메다'가 '뚫려 있거나 비어 있는 곳이 막히거나 채워지다', '가득 차다'라는 뜻이 있으므로 '볼이 채워졌다, 볼이 찼다'의 뜻이라고 볼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볼맞다 [뜻]1) 함께 일할 때에 생각, 수(방법) 따위가 서로 잘 맞다.[보기월] 떠나는 분들과 남는 분들이 모두볼맞는분들을 만나서 즐거운 한 해를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어느덧 한 해가 다 흘러갔습니다. 아이들의 배움해가 끝나는 날이자 엿배움해 아이들이 마침보람을 받는 날입니다. 참 많은 것들을 주고 싶어서 안달복달 바쁘게 지냈는데 아이들 가슴에 무엇이 남았을까 생각해 보니 쓴웃음이 나옵니다.이곳으로 오면서 하고 싶은 것이 많았습니다. 많은 배움이들과 갈친이들 마음에 토박이말 씨앗을 뿌려서 토박이말 숲을 만들고 싶었지요. 씨를 뿌리긴 뿌렸는데 얼마나 싹을 틔웠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모두 말라 죽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지 않았길 빌지만 말입니다.^^낯선 말을 늘어 놓고 틈만 나면 토박이말 이야기를 한 제가 못마땅했던 분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앞날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랬으려니 하고 널리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이제 두 이레가 지나면 떠날 사람은 떠나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과 새로운 배움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떠나는 분들과 남는 분들이 모두볼맞는분들을 만나서 즐거운 한 해를 보내시
[한국문화신문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볼만장만 [뜻] 보기만 하고 끼어들지 않는 것을 뜻하는 말[보기월] 이렇게 퍼지는 강고뿔을볼만장만해서는 안 되지 싶습니다.강고뿔한테 아주 진 것은 아닌가 봅니다. 어제 푹 쉬어서 그런지 코가 좀 맹맹하고 머리가 띵한 것 말고는 견딜만 했습니다. 무엇보다 안친 일이 많아서 아플 겨를도 없긴 없었습니다.^^아침에 배곳 오는 길에도 아이들이 강고뿔에 걸려서 배곳에 못 온다는 기별을 잇달아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퍼지는 강고뿔을볼만장만해서는 안 되지 싶습니다. 이제 이틀만 더 나오면 배곳이 쉬기는 하지만 퍼져 나가는 빠르기가 무섭습니다.다른 사람에게 옮길까 걱정이 되어서 안 오는 아이들도 있지만 걸린 줄도 모르고 있다가 옆에 사람한테 옮겨 놓은 뒤에 들어간 아이들도 있다고 하니 좀 마뜩잖은 아이들을 잘 살펴야겠습니다. 어버이들께서 일을 나가고 아이들만 둘 수가 없어서 배곳에 보내는 집도 있습니다. 돈도 벌어야 하지만 식구들을 잘 건사하며 살 수 있는 길을 찾아 보면 좋겠습니다.'볼만장만'은 '강 건너 불 구경하는 것'을 떠올리면 딱 맞을 것입니다. 눈에 보이긴 하는데 내 알 바 아니라며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본숭만숭 [뜻] 보고도 못 본체 또는 건성으로 보는 체만 하는 것을 나타내는 말[보기월] 그런데 몸이 마뜩잖아서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본숭만숭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강고뿔이 널리 퍼졌다고 하는 기별이 온 나라를 덮었습니다. 한 반에 대여섯이 안 나왔다는 이야기, 병실이 모자란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저도 어제 아침 자고 일어났는데 목이 칼칼한 한 것이 마뜩잖다 싶어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고 했는데 낮밥을 먹고 나니 좀 더했습니다. 좋은 말씀을 해 주시는 분도 계셨고 오랜만에 만난 동무와 이야기도 더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몸이 마뜩잖아서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본숭만숭하고 집으로 왔습니다.집에 와서 밥을 먹고 도라지에 생강까지 먹고는 일찍 누웠습니다. 푹 자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니 목은 한결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머리는 조금 무겁고 아직 코는 마뜩잖답니다. 낮동안 좀 더 챙겨 먹고 나면 났겠지요?'본숭만숭'은 '본체만체', '본척만척'과 비슷한 말이면서도 '건성으로 보는 체만한다는' 쪽에서는 다른 말입니다. 아이들이 이럴 때가 많지만 어른들도 '본숭만숭' 했기 때문에 놓치는 일들도 많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