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볼가심 [뜻] 2)볼의 안쪽인 입속을 겨우 가실 만큼 아주 적은 먹거리로 배고픔에서 벗어남.[보기월] 아마도 하루에 한 차례볼가심을 할 수 있으면 살이 절로 빠질 것입니다. 어제는 날이 춥다고 하더니 참으로 추웠습니다. 날씨 기별을 듣고 옷을 챙겨 입었는데 장갑을 잊고 나가서 손은 좀 시렸습니다. 강고뿔이 널러 퍼져 돌아다닌다고 하더니 우리 배곳 아이들도 많이 걸렸다고 합니다. 배곳에 못 온 아이들이 많습니다. 저도 목이 칼칼한 느낌이 드는데 몸을 따뜻하게 해야겠습니다.작은 글씨를 여러 날 동안 봤더니 눈이 마뜩잖았습니다. 제 눈을 보고 토끼눈 같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쉬면서 하고 싶었지만 얼른 돌려 줘야 새로 고쳐서 내야 할 때가 안쳐 와서 그럴 수도 없었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서 그렇게라도 하고 나니 마음은 좋았습니다.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름 난 사람이 살을 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스스로 많이 뺐다고 하는데 보는 사람은 빠진 것 같지 않다는 말을 하며 한바탕 웃었습니다. 살이 찌는 까닭은 먹는 것보다 적게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압니다. 많이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본치 [뜻] 남의 눈에 띄는 품(태도)이나 겉모습(모양)[보기월] 남들이 볼 때본치는 얼마 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해 보면 만만치 않습니다. 난이(영재) 마침보람을 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한 해 동안 남들이 쉬거나 다른 일을 할 때 빠짐없이 나와 생각과 느낌을 나눠 준 열매를 거두는 자리였습니다. 늘 그렇듯이 제가 생각한 만큼의 열매는 아니지만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크기의 열매를 거두었을 것입니다. 그 열매를 밑거름으로 해서 더 크고 넓은 배움터로 나아갈 것이라 믿습니다.그곳을 다녀와서는 줄곧 꼲은말(평어)을 모아 놓은 종이를 보는 일을 했습니다. 남들이 볼 때본치는 얼마 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해 보면 만만치 않습니다. 글자 크기가 작아서 죽 읽기만 하는 것도 눈이 아프고 틀린 곳을 고치는 데 적지 않은 때새가 걸렸습니다. 일거리를 나누고 울력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잘 알지만 일에 쫓겨서 그걸 못하는 게 많이 안타깝습니다.누구나 무슨 일을 하든 일의 끝에는 꼭 다시 살피고 매조지는 버릇을 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나 한 사람의 부끄러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래야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본데 [뜻] 보아서 배운 모든 것(예의범절, 솜씨, 앎)[보기월] 예의범절, 매너와 같은 말을 써야 할 때 '본데'를 떠올려 쓰면 좋겠습니다.배곳에서 들봄달(2월)은 헤어지는 달입니다. 아이들과 헤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함께 지냈던 여러 사람들과 갈리어 떨어져야 하는 달입니다. 여느 해와 달리 올해는 일찍 갈 곳을 알려줘서 마음이 더욱 어수선합니다.저도 사는 곳 가까이로 오게 되었습니다. 가깝지 않은 길을 날마다 오갈 때는 얼른 집 가까이로 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마음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둘레 분들이 잘 됐다고 인사를 해 주시는 게 고마우면서도 이제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섭섭하기도 하네요.또 새로운 분들을 만나 함께할 채비를 조금씩 해야겠습니다. 마음도 챙겨야 하고 짐도 챙겨야 합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께서 자주 하시던 말씀이 갑자기 떠 올랐습니다. 어디가서든지본데없다는 말은 안 듣도록 조심하라는 말씀 말입니다. 만남 못지않게 헤어짐도 아름다울 수 있도록 잘해야겠습니다.갑자기 바람이 차가워집니다.'본데'가 보아서 배운 모든 것을 뜻하는 말이라면 앞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짱 [뜻] 제 나름으로 꿋꿋하게 가진 생각 또는 마음 속으로 앞 일을 잘 헤아리는 생각[보기월] 무슨 일이든보짱이 없이는 해 나가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서 몸을 깨우고 아침을 먹다보면 나가는 때는 여느 날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게 사람 마음인가 봅니다. 몸을 깨우고 밥을 먹으려면 좀 더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을 말이지요.아침 바람이 많이 차가웠습니다. 지리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많은 날은 어김없이 춥습니다. 머리카락이 흩어지고 바지 위로 찬바람이 느껴집니다. 들봄임을 알리는 기별을 여기저기서 봤습니다. 좋은 일이 많이 있었으면 따뜻한 햇볕과 같이 기쁜 일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말로 할 수도 있고 우리 글로 적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적은 사람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네 가지 철은 어김없이 가고 오면서 바뀌는데 사람 생각과 마음은 참 잘 안 바뀝니다. 생각과 마음을 바꿀 일이 있으면 되는데 그런 일을 만들기가 쉽지 않네요. 무슨 일이든보짱이 없이는 해 나가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저도 토박이말 살리는 일을 하면서 그 무엇보다 단단한보짱은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자기 [뜻] 1)바다 속에 들어가서 조개, 미역 따위의 바다몬(해물)을 따는 일을 하는 사람[보기월] 보고 들은 것은 '해녀' 밖에 없는데 어찌 '보자기'라는 말을 알고 쓸 수가 있겠습니까?또 바쁘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어느새 오늘이 들봄(입춘)입니다. 일을 하다보면 언제 이렇게 때새가 흘렀는지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어제도 두 가지 일을 하고 나니 집에 가야 할 때가 되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들은 얼른 갔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말입니다.^^얼숲(페이스) 구경을 하다가 본 글 가운데 우리 땅이름이 일본에게 억눌려 지낼 때 제멋대로 아무렇게나 바뀐 이야기를 하면서 바꾸자고 한 것을 봤습니다. 저로서는 참 반가운 기별이었지요. 저마다의 자리에서 저마다 알고 있거나 새로 알게 된 것 가운데 바로 잡아야 할 것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바로 잡으려고 힘과 슬기를 모으는 것이 마땅합니다.그런데 눈, 귀, 입에 익은 것들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기에 머뭇거리고 망설이곤 합니다. 힘을 들이고 애를 써야 하지만 옳고 바른 일이면 참고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한국문화신문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암보암 [뜻] 이모저모 살펴보아 짐작할 수 있는 겉모양[보기월] 보암보암으로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았는데 해 보니 아니네요.봄이 오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춥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지냅니다. 따뜻한 바람도 가자마자 틀어 보지만 그리 따뜻한 줄 모릅니다. 배움해끝이라 아이들이 붕 떠서 다니는 게 눈에 보입니다. 여러 가지로 새로운 것을 겪어 보게 하려고 마음을 쓰지만 아이들 마음에는 썩 들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래저래 마음을 쓴 저만 좀 멋쩍게 되었구요.^^갈친이들은 갈친이들대로 바쁜 날들이 이어집니다. 챙기고 갈무리해야 할 일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저도 여러 가지 일을 쌓여 있습니다. 배곳 일은 말할 것도 없고 '토박이말바라기' 둘째 발표, 토의 일도 있고, 올해 토박이말 갈배움도 챙겨야 합니다.보암보암으로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았는데 해 보니 아니네요. 생각과 달리 일이 조금씩 밀리고 있습니다. 얼른 해 달라는 일부터 하나씩 매조지어 나가야겠습니다.'보암보암'은 몇 해 앞에 맛보여 드린 적이 있는 말이며 흔히 '보암보암에', '보암보암으로' 꼴로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송하다 [뜻] 2)솜털 따위의 작고 보드라운 것이 돋아 있다.[보기월] 보송한 아기의 머릿결을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공차기에서 우리나라가 이기는 것을 보고 싶었는데 아깝게 져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온 힘을 다해 준 우리 공차미들에게 큰 손뼉을 쳐 주었습니다. 다음에 더 멋진 모습을 보여 줄 거라는 믿음도 생겼습니다.날씨도 춥고 할 일도 있었지만 도움을 바라는 곳이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다른 집 아이들도 다 온다고 해서 두어 달 앞에 태어난 아기를 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안 왔더군요.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본 지는 좀 돼서 보고 싶었습니다.보송한아기의 머릿결을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오랜만에 몸을 좀 놀렸습니다. 새로운 일을 벌이는 데 가서 나무도 심고 깔판도 만들고 했습니다. 모레가 들봄(입춘)이라고 하지만 나무를 심기에는 좀 이르지 않은가 싶었지만 나무를 심는 동안 따뜻한 볕살을 받으며 땀을 흘리며 생각을 바꾸게 되더라구요. 땅 속에서부터 봄이 오는 게 느껴졌다고 할까요?^^'보송하다'는 1)물기가 없고 보드랍다'는 뜻도 있습니다. 센말은 '뽀송하다'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비리 [뜻] 몹시 아니꼽게 느껴질 만큼 지나치게 아끼는 사람[보기월] 아이들 말처럼 하늘님이 계신다면 하늘님은보비리같다.는 말도 재미있게 쓸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비가 내렸습니다. 몸으로 느끼는 날씨는 눈이 내릴만도 한데 끝내 비가 떨어졌습니다. 올겨울 눈다운 눈 구경을 못한 아이들은 하늘이 짜도 너무 짜서 밉다는 말까지 합니다. 어느 동네는 지겨울 만큼 내려 주고 우리 동네는 한 차례도 안 내려주느냐면서 말이지요.아이들 말처럼 하늘님이 계신다면 '하늘님은보비리같다는 말도 재미있게 쓸 수 있겠습니다. 아침에 배곳으로 오는 길에 보니 높은 뫼에는 하얗게 눈이 내렸더라구요. 말 그대로 '눈뫼'였지요. 눈뫼 허웅 선생님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본 허웅 선생님은 머리카락이 모두 하얗게 되어서 눈이 내린 뫼처럼 보였었지요. 낮은 뫼에 눈이 내리지 않듯이 높은 뫼, 든든한 뫼와 같은 분이셨습니다. 이제 구름이 걷히고 해가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봄이 우리 곁으로 오고 있나봅니다. '보비리'는 '구두쇠', '굳짜'와 같이 지나치게 아끼는 사람을 두고 쓸 수 있는 말이며, '인색하다'는 말을 써야 할 때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보미 [뜻] 입쌀이나 좁쌀에 물을 넉넉히 붓고 푹 끓여 체에 걸러 낸 걸쭉한 먹거리.[보기월] 이를 뽑고 솜을 물고 있는 아이를 보며보미를 만들어 먹여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날씨가 어제보다 추울 거라는 기별을 듣고 단단히 입고 집을 나섰는데 그리 많이 춥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껴입고 가길 잘했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해야 할 일이 두 가지 있었는데 다 하고 오리라 생각을 하고 일을 했으나 끝내 다 하지는 못하고 배곳을 나와야 했습니다. 딸아이가 이가 마뜩잖다고 해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아침에 밥을 먹다가 이에서 피가 났는데 많이 흔들린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이를 갈려고 새 이가 나는 거라 생각은 들었지만 제가 안 봤으니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이 보는 집 문을 닫기 앞에 가야 해서 마음이 바쁜데 길이 막혀서 얼른 갈 수가 없었습니다. 서둘러 가서 이를 빼고는 선걸음에 돌아왔습니다. 이를 뽑고 솜을 물고 있는 아이를 보며보미를 만들어 먹여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고기를 먹고 싶다고 해서 먹고 싶은 걸로 시켜 먹었습니다.^^아픈 사람한테 밥이나 누룽지를 삶아 먹이곤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늬 [뜻] 밤이나 도토리 따위의 속에 있는 얇고 떫은맛이 나는 속껍질[보기월] 보늬가 덜 벗겨졌는지 밤이 조금 떫었지만 단맛이 더 많아 맛있었습니다. 아침에는 포근하다 싶었던 날씨가 날이 저물면서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집 안에 있어도 으슬으슬 춥다는 느낌이 들어서 옷을 껴입게 되더라구요.낮에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갈무리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둘째 발표 토의에 모시는 글을 여러 곳에 올리고 보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발 벗고 나서서 함께해 줄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곧 힘과 슬기를 보태주실 분들이 줄을 이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을 때까지 기다리는데 입이 심심해서 여기저기 뒤지다 보니 구석에 밤 몇 톨이 보였습니다. 칼을 찾아 밤을 재빨리 깎아서 입에 넣었습니다.보늬가 덜 벗겨졌는지 밤이 조금 떫었지만 단맛이 더 많아 맛있었습니다. 조금 말라서 물기가 적어 더 달게 느껴졌나 봅니다.요즘에는 '보늬'를 그냥 속껍질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잘 안 쓰니 그렇게 되었다고 하지만 챙겨서 가르치고 배우면 쓸 말을 버리려고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아래와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