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깨다 [뜻] 2)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번거롭거나 거북하고 괴롭다.[보기월] 그 분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힘들어 마음이보깬다는 말을 했습니다. 배움쉼을 끝내고 만난 사람들의 얼굴이 밝고 환했습니다. 아이들도 잘 쉬고 왔는지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이렇게 만나 웃으며 인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릅니다. 가기 싫지 않은 곳인 배곳(학교), 보기 싫지 않은 사람이라서 말입니다.기별나무(위키트리)가 만들어진지 다섯 돌이 되었다고 잔치를 한다는 기별을 보았습니다. 기별나무가 싹을 틔울 때 저도 그곳에 '토박이말 맛보기' 씨앗을 심었으니 '토박이말 맛보기'나무도 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기별나무에서 챙겨 주셔서 많은 분들께 토박이말 맛을 보여 드릴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써 온 날, 달, 해를 생각해 볼 때 토박이말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그만큼 늘어나지는 않은 게 참일입니다. 저와 이야기를 나눈 어떤 분의 말씀처럼 많은 분들이 시큰둥해 하시지요. 그 분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힘들어 마음이보깬다는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머지 않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진주 토박이말교육학회(토박이말바라기, 으뜸빛 김수업)의 두 번째 모임이 2월 14일 진주교육청지원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진주토박이말바라기는 지난 해 8월 12일 경상남도진주교육지원청(교육장 유병주) 도움으로 첫 발표회를 가진 이래 외래어와 한자말에 주눅들어가는 우리말 살리기를 위한 실천을 말없이 꾸준히 해오고 있는 학회다. 이번 모임에서는 지난해 한 해동안의 활동과 올 한 해 동안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예정이며 주중식(한국글쓰기연구회장) 회장의 특강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염시열(우리말달력연구소장) 소장의 학습지도안과 달력이야기 등 여러발표와 함께 풍류연구소의 북춤 공연도 있다.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금자리 [뜻] 2)지내기에 매우 포근하고 아늑한 곳을 빗대어 이르는 말[보기월] 저마다 좋은 짝을 만나보금자리를 만들어구순하게 지내길 빌고 빌어야겠습니다.이레끝 겨레말살리는이들(겨살이)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제대로 된 겨레말 말집을 만들겠다는 한마음으로 모인 분들이 그동안 하신 일들을 들으면서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저는 생각지도 못한 말들을 붙들어 살피고 가려서 아이들과 나눌 수를 찾으려고 힘을 쓰신 이야기가 저를 그렇게 만들었습니다.저마다 선 자리가 다르니 힘에 맞추고 걸음걸이에 맞춰 조금씩 앞으로 갈 수 있도록해야겠습니다. 한밭에서 겨살이 모임을 마치자마자 한걸음에 달려서 진주로 내려왔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꽃배곳(초등학교) 마침보람(졸업장)을 준 아이들이 저를 만나자고 한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열 세 살 어린이였던 사람들이 곧 서른을 바라보는 어른이 되어 와 있었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많은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벌써 짝을 만나 아이들의 아빠가 된 사람, 얼마 앞에 짝을 만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든든했습니다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굿 [뜻] 2)그물이 가라앉지 않도록 벼릿줄에 듬성듬성 매는 가벼운 몬=뜸[보기월] 마음이 그래서 그랬는지 제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보굿이 있었던가 봅니다. 생각지도 않은 일 때문에 가슴 아픈 날이었습니다. 제가 간수를 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지만 여러 날 해 놓은 일이 담긴 것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새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남한테 말을 하기도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도 아파서 바람을 쐬러 갔습니다.일이야 새로 하면 되지만 그 안에 들어 있던 다른 것들까지 없어져서 더 안타까웠습니다.날씨는 흐렸지만 앞이 탁 트인 바다를 보며 차가운 바람을 맞으니 좀 시원해졌습니다. 겨울 바닷바람이 저를 보고 얼을 차리라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마음을 추스리며 바다 구경을 했습니다. 갈매기도 날고 고깃배들도 오가는 게 보였습니다.배 하나가 제가 서 있는 곳 바로 앞에 서더니 뭔가를 건져 올렸습니다. 뭔가 했는데 바로 그물이었습니다. 마음이 그래서 그랬는지 제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보굿이 있었던가 봅니다. 눈 앞에서 그물을 올리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여러 가지 물고기가 걸려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좋은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볕뉘 [뜻] 3)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보살핌이나 돌봄[보기월] 하지만 늘 누군가의볕뉘가 있기에 더 큰 어려움 없이 산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아침부터 흐리던 날씨는 낮밥을 먹을 무렵 비를 뿌렸습니다. 눈다운 눈을 구경하지 못한 아이가 또 비가 오네.라며 비받이를 들고 나갔습니다. 진주어린이 책집에서 아이들을 만나 우리말 겨루기와 토박이말 딱지를 갖고 놀며 토박이말을 배웠습니다. 때새가 짧게 느껴지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하니 기분도 좋고 기운도 났습니다.몇 해 앞에 모시고 일을 같이 하셨던 분이 그림잔치(개인전시회)를 여시는 곳에 갔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쁜 마음으로 손뼉을 쳐 주러 오셨더군요. '매화'를 벼름소로 그린 그림들로 가득찬 그곳에는 매화 내음이 물씬 나는 듯이 느껴졌습니다.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어 좋기도 했습니다. 함께 지낼 때는 잘 모르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참 많은 도움을 주고받으며 산다는 것을 말입니다. 저마다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게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늘 누군가의볕뉘가 있기에 더 큰 어려움 없이 산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볕뉘'는 '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벼슬덤 [뜻] 벼슬아치가 그 자리의 힘으로 챙기거나 얻는 돈이나 몬(물건)[보기월] 예나 요즘이나 벼슬하는 사람들이벼슬덤을 어떻게 하느냐가 큰 풀거리입니다. 한추위(대한)이 지나갔으니 이제 겨울도 끝자락을 보이는가 봅니다. 철모르는 진달래와 개나리가 피었다는 기별을 들었는데 이제 제대로 필 때가 머지 않았습니다.철모르게 피었다 지는 꽃같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한 사람이 제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해서 말밥에 오른 걸 봤습니다. 어렵게 오른 자리일 텐데 그렇게 옷을 벗는 걸 보면 안타깝습니다. 예나 요즘이나 벼슬하는 사람들이벼슬덤을 어떻게 하느냐가 큰 풀거리입니다.자리에 오르거나 앉는 것만으로도 힘이 생기고 또 때로는 그 힘으로 돈까지 챙기는 일을 하다보면 저마다 해야 할 참 구실을 잊기 쉽습니다. 그걸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손가락질을 받기도 하고 남들이 우러러 보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벼슬덤'이 '벼슬로 얻는 덤'이니 벼슬은 아니더라도 저마다 일터에서의 '자리'에 따라 얻는 '덤'을 '자리덤'이라고 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벼슬덤'이든 '자리덤'이든 슬기롭게 잘 갈무리하도록 마음을 써야
[한국문화신문=리창수 기자] 마산 도서관(관장 이학헌)에서는 지난 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동안 토박이말교육학회인 '토박이말바라기(으뜸빛 김수업)'와 함께 '사랑한다 우리말 우리글'이란 주제로 겨울 책읽기 배움터(독서교실)을 열었다.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거슬리게 하는 좋지 않는 기별들이 많은 요즘 초등학교 4학년 마흔 명의 아이들은 말이 단순하게 우리의 생각과 느낌을 주고받는 연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나 사물을 좋게 할 수도 있고 나쁘게 할 수도 있는 엄청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부터 배움을 시작했다. 이어진 자리에서는 온 누리의 많은 사람들이 뛰어난 글자라고 추어올리는 한글이 어떤 점에서 뛰어난 것인지 알아보고, 그런 뛰어난 한글이 그만큼 뛰어난 우리말 토박이말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고 우리말과 글을 마음껏 자랑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다음에는 우리말과 아랑곳한 여러 가지 풀거리(문제)를 풀면서 우리말 힘 겨루기를 하면서 선물도 받고 미처 몰랐던 우리말을 배워 보는 자리를 가졌다. 이어진 토박이말 놀이 마당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기도 했고 즐거운 한바탕 잔치와 같은 자리였다. 토박이말 딱지 놀이, 토박이말 찾기 놀이에 이어 '토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벼리다 [뜻] 2)(마음, 생각, 뜻을) 가다듬고 단단하게 또는 세게 하다[보기월]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토박이말을 생각하는 마음을벼릴수를 찾고 있습니다. 어제 새벽에 내린 비를 본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멀리 가서 동무들을 만나고 오는 길에 봤습니다. 집에서 주무신 분들은 비가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침 하늘은 그랬습니다. 낮에 바람이 불지 않을 때 햇살이 참 포근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날이 저물면서 바람이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추운 날씨만큼 요즘 부쩍 잦아진 듯한 궂은 기별들이 마뜩잖은 분들은 많을 것입니다. 저마다 혼자 있을 때는 그렇지 않은 듯 해도 여럿이 모이면 걱정하는 말을 한입으로 하는 걸 듣곤 합니다. 그리고 나름의 풀 수를 이것저것 내 놓기도 합니다. 다들 옳은 말이기는 하지만 저는 좀 다른 쪽에서 생각해 봅니다. 한 묶음처럼 이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모두가 우리가 하는 거칠고 나쁜 말들과 아랑곳한 일들입니다. 잘못을 나무라고 꾸짖는 것도 해야하지만 바로잡을 수를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일을 바로잡으려고 한다면 그 어떤 것보다 우리가 곱고 바른 말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벼르다 [뜻] (어떤 잣대에 따라)여러 몫으로 나누다.[보기월] 그런데 떡국이 어찌나 많은지 여러 그릇으로별러주고도 남았답니다. 지난 여름에는 싹슬바람 때문에 못 만났고꼭 한 해만에 동무들 모임을 했습니다. 훌쩍 자란 아이들은 밖에서 보면 몰라보게 된 아이도 있었고 아예 따라 오지 않은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벌써 어른들을 따라 다니기 싫어하는 나이가 된 것이기도 하고 배움이 바빠서 못 온 아이도 있더군요.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한 뒤 저마다 식구들끼리 한옥마을 구경과 함께 사람 구경을 했습니다. 참 많은 사람들이 와서 놀랐고 두 해만에 달라진 마을 모습에 또 놀랐습니다. 먹거리 가게가 참 많이 늘었고 사람들은 줄을 서서 사 먹더라구요. 맛있는 한정식으로 저녁밥을 먹고 밤시장 구경까지 잘하고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다음 날에 아이들은 한지를 만들어 보고 종이 그릇 만들기를 하면서 아주 즐거워했습니다. 마치고 낮밥은 전주 비빔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쇠고기회를 넣은 비빔밥은 싸고 참 맛있었습니다. 비빕밥을 못 먹는 사람들은 떡국을 시켰는데 곰국으로 끓여서 맛이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떡국이 어찌나 많은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벼락불 [뜻]2) 몹시 사납고 세게 하라고 하는 말(명령)을 빗대어 이르는 말.[보기월] 토박이말을 챙기라고벼락불을 내려주실 힘이 있는 분이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사랑한다 우리말 우리글' 배움자리 셋째 만남을 하고 왔습니다. 토박이말 딱지, 토박이말 찾기, 토박이말누리 풀그림을 갖고 놀면서 토박이말과 가까워지도록 했습니다. 태어나 처음보는 말들이지만 아이들은 거리낌없이 맛도 보고 신 나게 잘 놀았습니다.이처럼 아이들과 토박이말 갈배움을 해 보면 아이들은 참 잘도 받아들이고 또 좋아합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토박이말 갈배움의 앞날이 밝다는 것을 똑똑히 느낄 수 있어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함께 힘과 슬기를 보태 줄 어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과 더불어 더 많은 아이들에게 토박이말을 맛보여 주고 토박이말로 놀기도 하면서 나날살이에서 쓸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언제 온 나라 사람들이 토박이말을 쓰게 만들 수 있겠냐며 비웃는 사람도 만났고, 그만하라는 말까지 듣기도 했습니다.토박이말을 챙기라고벼락불을 내려주실 힘이 있는 분이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