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자하다 [뜻] 됨됨이가 팔팔하여 참을성이 없다(성미가 급하다)[보기월] 수레를 모는 걸 보면발자한사람들이 많습니다. 지난 이레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일이 있어서 바쁘게 보냈습니다. 이레끝에는 가시집 모임이 있어서 다른 곳에 다녀왔습니다. 배움자리가 끝나자마자 나섰지만 길 위에 가득 찬 수레 때문에 언제 닿을 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막히는 길로 가는 것보다 둘러 가더라도 안 막히는 길로 가자는 생각에 길을 잡았습니다. 제 생각대로 길은 막히지 않았지만 새로 길이 난 곳도 있고, 길을 새로 내느라 곳곳이 길을 바꿔 놓아서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수레를 모는 걸 보면발자한사람들이 많습니다.수레를 몰고 밖에 나갈 때면 드는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릴 때는 더 그렇습니다. 온 차례대로 하나씩 가면 더 쉽고 빠를 텐데 서로 먼저 가겠다고 하다가 일을 내서 다른 많은 사람들의 길까지 막는 것을 꼭 봅니다. 됨됨이는 타고 나는 것이기는 하지만 잘 갈고 닦으면 바꿀 수도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이레를 여는 날입니다. 해야 할 일도 많고 챙길 일이 많겠지만좀 느긋한 마음으로 지내면 좋겠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씨 [뜻] 길을 걸을 때 발걸음을 옮겨 놓는 모습[보기월] 사람의발씨만 봐도 그 사람의 몸이 어떤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어제 손겪이는 아주 잘 마쳤습니다. 모두 울력해서 채비를 해서 그런지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거둔 열매를 다른 배곳들과 나누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모자라고 아쉬웠던 것들을 채우는 일도 해야 할 것입니다.갑자기 일이 나서 뒷풀이 자리에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아쉽고 미안했습니다.애쓴 모든 분들께 큰 손뼉을 쳐 드립니다. 일을 보고 늦게 집으로 오는 길에 이것저것 생각을 할 게 있어서 좀 걸었습니다. 밤도 늦었지만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다니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등 뒤에 있는 불빛에 걷고 있는 제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봐도 발씨에 힘이 없어 보였습니다.사람의발씨만 봐도 그 사람의 몸이 어떤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지쳐있는 제 몸을 보듯이 아주 힘이 없어 보였지요.^^ 오늘은 둘레에 계신 분들의 발씨를 눈여겨 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마다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분의 몸은 어떨지 미루어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발씨'를 북녘에서는 ' 2)발을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뺌 [뜻] 맡았던 일에 책임을 지지않고 빠짐. 또는 그렇게 하려고 하는 말(변명)[보기월]발뺌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싶을 만큼 바쁜 날이 이어집니다. 이 이레(이번주)는 하루도 빠지는 날이 없이 일이 꽉 찼습니다.발뺌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싶을 만큼 바쁜 날이 이어집니다.배곳 밖에서 하는 배움자리가 넷이나 되었는데 끝내 하나는 쉬기로 했습니다. 그냥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 가운데 어제 다른 일이 하나 더 났지만 그건 기분 좋은 일이랍니다. 토박이말 갈배움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기별을 듣고하동에 있는 이병주 문학관에서토박이말 배움자리를 마련했다고 와서 도움을 달라는 것이었지요. 저는 다른 일이 있어서 갈 수 없어 다른 분이 가시기로 했습니다. 토박이말의 종요로움을 알고 더 많은 아이들에게 그걸 가르치고자 한다는 말씀을 듣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신문과 방송에서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여러 가지 기별을 듣고 봤다는 말씀을 듣고신문과 방송의 힘을 새삼 느꼈습니다. 오늘은 저희 배곳에 많은 손님들이 오시는 날입니다. 그동안 울력해서 해 온 일들의 열매를 보이고 더 나은 길을 찾자는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샅 [뜻]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발새[보기월] 발샅에 땀이 나도록 부지런히 다녀서 일을 얼른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일을 맡아 온 것이 있어서 새벽까지 슬기틀과 씨름을 했더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눈을 감았다가 떴다고 생각했는데 마음 먹었던 때보다는 늦게 일어났습니다. 마음이 바빴지만 아침을 챙겨 먹은 다음 씻고 집을 나설 때는 여느 때보다 일렀습니다. 다른 때보다 일찍 집을 나선 까닭은 아침에 아이들 배곳 오는 길을 제가 지키는 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들과 어르신 지킴이들께서 지키고 계신 곳에 가서 함께 아이들을 챙기는 것이지요. 추울 것 같아서 옷을 하나 더 입고 나갔는데 생각보다는 덜 추웠습니다. 찬바람에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말고는 어려움 없이 잘 마치고 들어왔습니다. 다른 날보다는 배움이 적어서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챙길 게 많았습니다. 알릴 거리도 있고, 모레 손님을 맞을 채비도 해야 했습니다. 낮밥을 먹자마자 하나씩 챙겨서 했습니다. 발샅에 땀이 나도록 부지런히 다녀서 일을 얼른 끝낼 수 있었습니다. 여럿이 챙긴다고 챙겼는데 모자라거나 빠진 것이 없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보이다 [뜻] 1)재주나 품은 뜻을 자랑하느라 일부러 드러내 보이다.[보기월] 앞으로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일들은 발보여서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말입니다. 어제는 배움이 끝나자마자 일이 있어 배곳을 나와야 해서 아침부터 혼자 수레를 타고 갔습니다. 아무래도 때를 맞추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풀어져서 조금 늦게 집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여느 때보다 수레가 많아서 진주를 벗어나는 데 많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곳과 일터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오가는 길에 들이는 돈과 힘이 굉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을 하러 가는 사람들이 만나서 제 수레를 타고 갔습니다. 오며 가며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기름값에 길삯을 모두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을 하러 가서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이야기를 듣고 고치는 일을 했습니다. 무슨 까닭인지 모르지만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습니다. 까닭을 모르니 낫게 할 수도 없었습니다. 일을 해 놓고 저녁을 먹어야 해서 배도 고팠습니다. 밥을 먹으니 배고픔은 가셨는데 머리 아픈 것은 가시지를 않았습니다.늦도록 일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밭다 [뜻] 1)때(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붙잡아 쓰는 재주가 있다.[보기월] 그럴 때는 좀 발밭게 일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아쉬워 할 때가 많습니다. 하루도 빠꼼한 날이 없이 다니느라 제대로 쉬지를 못 합니다. 하지만 문득 잘 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 기운이 빠집니다. 안팎으로 바쁘게 다니면서 둘레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해야 할 일을 하느라 하고 싶은 일을 더 하지 못해 좋은 때를 놓치고 나면 다 그만 두고 싶을 때도 있지요.그럴 때는 좀 발밭게 일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아쉬워 할 때가 많습니다. 누가 그러더라구요 남한테 좋은 말만 듣고 살 수는 없으니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옆을 보지 말고 앞만 보고 가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마음을 굳게 먹고 지내다가도 안 좋은 말을 듣거나 싫어하는 낯빛을 보게 되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함께 길을 가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더욱 마음을 다잡고 힘을 내야 할 때라는 것도 잘 알면서 말이지요. 시골집에 갔다가 발갛게 익은 감을 실컷 보고 왔습니다. 서리를 맞은 잎이 다 떨어지고 제대로 익은 빛깔을 한 감들이 주렁주렁 예쁘게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밤발밤 [뜻]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걷는 모양[보기월] 발밤발밤 걸어가도 3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었지만 추워서 수레를 타고 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을 조이는 일을 맞은 사람들에게 날씨까지 추워서 더 떨렸을 것입니다. 오로지 이 날만 보고 책과 씨름했는데 낯선 풀거리들이 많아서 힘이 들었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저희 집안에도 세 아이가 같은 풀거리를 보고 왔는데 한 만큼 아는 것은 다 잘 풀었길 빌고 있습니다. 그래서 뜻한 곳에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그 아이들의 아이들은 이런 되잖은 꼲기를 보지 않고도 가고 싶은 배곳에 가서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득 안고 토박이말바라기 갈친이 모임을 갔습니다. 늘 모이던 곳은 추워서 앉을 수가 없어서 먼저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따뜻한 밥을 배불리 먹고 마실 것을 마시면서 배우기로 했지요. 발밤발밤 걸어가도 3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었지만 추워서 수레를 타고 갔습니다. 아기를 가진 사람이 있어서 먹는 것도 더 마음이 쓰였습니다.어제 배운 것은 '턱'과 아랑곳한 말들이었습니다. '주걱턱', '제비턱'과 같은 턱매를 나타내는 말도 있었
[그린경제/ 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만스럽다 [뜻] 두려워하거나 삼가는 품이 없이 꽤 버릇없다(버릇없이 구는 데가 있다). [보기월] 그렇게 같이 있는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발만스러운 아이를 봐주는 게 쉽지 않습니다. 어제는 아침과 달리 일을 마칠 무렵 날씨는 많이 추웠습니다. 같이 나오면서 이제 겨울옷을 꺼내 입을 때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저는 벌써 입었지만 말입니다. 아침에 살짝 내린 비가 추위를 불렀나 봅니다. 오늘 아침도 쌀쌀하지만 바람이 없어서 한결 낫습니다.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지 배곳 안의 날씨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바깥 날씨와 닮았습니다. 서로 높여 주고 챙겨 주면서 포근하게 지내면 좋으련만 크고 작은 궂은 일이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널뛰듯 하는 기분에 좋을 때는 그저 헤헤거리다가 기분 나쁘다고 아무렇게나 말하고 움직이는 바람에 둘레 사람들 낯을 붉히게 하지요. 그렇게 같이 있는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발만스러운 아이를 봐주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잘 되지 않아서 서로의 마음을 할퀴는 걸 가끔 봅니다. 아이들 마음도 살피고 어루만져 주어야 하지만 그런 아이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반지빠르다 [뜻]1) 말이나 짓이 얄미울 만큼 재빠르고 약삭빠르다.[보기월] 제 입에 들어가는 것만 반지빠르게 챙기는 건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좀 더 쌀쌀해서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습니다. 그래도 얇은 긴 옷 하나만 입고 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 아이를 보니 제가 오히려 더 춥게 느껴졌습니다. 걱정이 되어서 미리 이야기를 했었는데도 많은 아이들이 막대과자를 사 와서 서로 주고받느라 아침부터 배곳은 많이 시끄러웠습니다. 가방에 가득 막대과자를 들고 다니는 아이도 있었고 그걸 얻어 먹으려고 따라 다니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도 보기 좋지 않았지만 곳곳에 과자 부스러기와 곽이 어질러져 있어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습니다. 가래떡을 들고 온 아이는 없었지만 쓸데 없다며 막대과자를 하나도 사지 않았다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또래인데도 그렇게 생각이 다른 아이도 있습니다. 둘레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고제 입에 들어가는 것만 반지빠르게 챙기는 건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쓰는 돈은 아까워 하지 않고 남을 돕는 데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아끼는 사람들이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발 [뜻] 새로 든 나쁜 버릇(관례)[보기월] 그렇게 과자를 팔려고 만든 것이 발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틀 동안 쉬지 않고 다닌 탓인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일어나 바로 나가지 못하고 따뜻한 이불의 꾐에 빠졌던 것이지요.^^ 지난 닷날 있었던 한마당 잔치로 들떴던 기분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는지 아이들까지 배움에 마음을 쓰지 못해서 속을 좀 끓였습니다. 뜬풀 같은 아이들 마음을 붙들어 볼 생각에 꺼낸 막대과자 이야기는 안 꺼내는 게 나았을 뻔 했습니다. 해마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과자를 주고받으며 먹고는 쓰레기를 온 배곳에 버리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깊은 뜻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날짜와 과자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과자를 만든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해마다 이 날이 되면 온 나라가 그렇게 생긴 과자로 뒤덮힌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그렇게 과자를 팔려고 만든 것이 발이 되어 버렸습니다. 과자를 사려고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이나 어른이나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더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