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서울, 경기지방에 전승되어오는 경제(京制) 평시조와 충청지방의 내포제(內浦制)는 말 붙임의 형태가 서로 달라 비교가 된다는 이야기를 악보를 통해 확인하였다. 지난주에 살펴본 바와 같이 양 제(制)는 부분부분, 가사 붙이는 박의 위치가 서로 다른 곳이 몇 군데 있다. 예를 들면 <소 치는> 부분, 종장의 제1각, “재넘어” 부분, 종장의 제2각 “사래 긴 밭을” 부분 등이다. 양자의 비교를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내포제 시조에서 말 붙임은 비교적 가사의 뜻이 명료하게 전달되도록 붙여 발음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양 제의 또 다른 점은 높은음을 세청(細淸)창법으로 처리한다는 점이다. 세청 창법이란 곧 가성창법, 다시 말해 속소리 창법이다. 가령, 고음(高音)을 육성으로 낼 수 없을 때 변통의 방법인 속소리로 부르는 형태를 말한다. 일종의 변화창법을 구사하는 것인데, 경제 평시조창에서는 이러한 창법이 활용되는 것이다. 곧 높은 음을 속소리로 처리한다는 말이다. 그 대표적인 부분이 중장의 제2각 ‘아희 놈은’을 노래하는 부분과 종장 제1각의 ‘재 넘어’부분이다. <보례1> 평시조 종장의 제1각 위 악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서울, 경기지방에 전승되어오는 경제(京制)와 충청지방의 내포제(內浦制) 평시조는 “노고지리”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점, 경제는 낮은음으로 떨어진 다음 곧바로 제자리로 올라가지만, 내포제는 그대로 낮게 처리하는 점, 밑에서 위로 쳐들고 올라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또 다른 점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떨어진 음을 서울, 경기지방의 시조처럼, 곧바로 위로 쳐들고 올라가지 않는 진행은 양반의 고장, 충청지역의 특징을 그대로 들어내 보이고있는 듯하다. 빠른 속도로 굴곡을 넣어 부르는 서민들의 민요보다는 변화 선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그러면서도 속도가 느긋한 시조창을 선호해 온 충청의 특징을 그대로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선율의 다양한 변화보다는 비교적 단순하게 처리하는 진행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결정적인 차이점으로는 가사 붙이는 박의 위치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아래의 <악보 1>은 평시조 “동창이 밝았느냐”의 중장이 시작되는 <소 치는> 부분이다. 경제와 내포제 공히 “소 치는” 3글자를 5박에 붙이는데, 이 부분의 말 붙이는 형태를 비교해 보면, 현저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시조시의 연원과 시조창이 불리기 시작한 시기, 여러 유파가 생겨나면서 최초의 단일 곡을 <평시조>로 부르고 있다는 이야기와 시조창은 박자가 느리고, 3음 중심의 계면조 음악이며 요성(搖聲)과 역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노래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주에는 서울, 경기지방에 전승되어오는 ‘경제(京制)시조와 각 지방의 시조, 특히 충청지방의 내포제(內浦制)시조와의 비교를 통해 서로 다르게 표출하는 음악적 특징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큰 틀에서 보면 각 지방의 시조는 형식이나 창법에서 대체로 비슷하다고 하겠으나, 자세히 들어보면 차이를 보이는 서로 다른 특징들을 발견하게 된다. 부분적이기는 하나, 첫째는 가락의 진행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고 둘째는 가사, 곧 노랫말을 붙이는 박이라든가 그 위치가 서로 다르며 셋째는 요성(搖聲), 곧 떠는소리를 비롯하여 다양한 시김새의 형태가 비교된다. 그리고 넷째는 창법이나 발음법, 끝내는 박, 등에서 부분적인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지방마다 말이 다르듯 생활환경이나 풍속, 성격, 기호, 등이 서로 달라서 자연스럽게 토착화되어 오늘에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충남 부여에서 열린 2021년도 정례 강습회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보존회는 회원들의 공개발표회도 열고 있어서 활성화되고 있다는 이야기, 이날 발표는 평시조를 비롯하여, 사설, 여창지름, 남창지름, 반각, 중허리, 엮음지름 등을 선보였다는 이야기, 시조창은 고악보에 보이는 <경제(京制)의 평시조(平時調)>가 원형으로 보이고, <향제시조>는 그 지방의 환경이나 풍속, 성격, 기호에 따라 토착화되면서 지방의 특징을 지니고 전승되어 온다는 이야기, 충청의 내포제, 전라의 완제, 경상의 영제를 비롯하여 더 세분된 형태 등이 있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일찍이 이병기는 시조시의 연원을 신라로 올라가 향가(鄕歌) 가운데서 시조의 형식과 유사한 것이 있었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안랑은 불가(佛歌)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하였고, 정래동은 한시(漢詩)의 번역 중에서 발견한 시형(詩形)이라고 하였다. 또한 김태준은 고려조의 한문 악장에 대하여 생긴 별곡이 파괴되어 장가(長歌)와 단가(短歌)로 구분되는 과정에서 단가가 시조로 분화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여하튼 시조시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까지는 성남의 경기소리꾼, 방영기 명창에 관한 이야기를 해 왔다. 어려서부터 춤과 노래 부르기에 뛰어나 이창배, 정득만, 김옥심 등, 서울의 명창들을 찾아다니며 소리공부를 해 왔고, 30여년 만에 전국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고, 그 기념으로 매해 <우리소리를 찾아서>라는 개인 발표회를 열어오고 있다는 이야기, 그는 <이무술 집터다지는 소리>, <판교 쌍용 거 줄다리기놀이>를 발굴, 재현하였고, 앞으로도 <숯골 축제>를 비롯한 성남지역의 전통소리나 놀이를 발굴, 전승해 나갈 계획이란 이야기를 했다. 또 방영기는 경기권 음악의 남성 소리꾼으로는 흔치 않은 공력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으며 전문예술인으로는 흔치 않게 성남시의원, 경기도의원 등을 역임하며 성남아트센터, 문화예술의 발전기금 조성, 시립국악단의 창단, 등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봉사하였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충남 부여에서 열린 2021년도 정례 강습회에 관한 이야기가 되겠다. 동 시조보존회는 강습을 개회함에 앞서 언제부터인가 회원들의 정례발표회를 열고 있다. 이번 강습회에도 김연소 예능보유자를 비롯하여,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이무술 집터다지는 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방영기의 소리인생 50주년 기념 공연에서도 이 소리는 각광을 받았다는 이야기, 큰 돌을 높이 들었다, 놓았다 하며 땅을 다지는 중노동의 힘든 과정을 소리를 주고받으며 이겨 냈다는 이야기, 그러나 현대화의 물결은 이러한 노동요도 잊게 했고, 가정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고사와 덕담의 민속놀이도 단절시켜 버렸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성남시는 2017년, <이무술 집터다지는 소리>를 향토문화재 제15호로 지정하여 보존하고 있다. 방영기 명창의 말이다. “우리 고장에는 앞으로 더 발굴해야 할 소리들이 남아 있습니다. 중부면에서는 <숯골 축제>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것은 산에서 나무를 베어 내릴 때 하는 소리이고요. 대왕면에서는 봉화를 올리는 민속놀이를 만들 예정인데, 이것은 천림산에 있는 봉화터에서 과거에 봉화를 올리던 장면을 놀이로 재현해 보는 것입니다. 또한 탄천과 관련된 것으로 과거에는 저수지가 없어서 농사를 지으려면 보를 막아야 했는데, 이에서 착안한 <보막이 놀이>도 만들 예정입니다.” 기타, 천연두로 3달 사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판교 널다리 쌍용 거 줄다리기>의 발굴과 재현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농촌이 하루아침에 현대화되는 환경속에서, 이와 같은 옛 민속놀음이 온전하게 보존되기 쉽지 않은데, 방영기 명창과 같은 토박이 소리꾼들의 참여와 봉사로 재현되고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이무술 집터다지는 소리>에 관한 이야기다. 글쓴이는 방영기 명창의 소리인생 50주년 기념 공연에 다음과 같은 축사를 보낸 바 있다. “이날, 우리가 관심 있게 지켜볼 순서는 <이무술 집터 다지는소리>다. ‘이무술’은 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二梅洞)의 옛 이름이며 이 지역에 전승되고 있는 향토색이 짙은 민속놀이의 하나다. ‘지경다지는 소리’는 여러 일꾼들이 큰 돌을 높이 들었다, 놓았다 하며 땅을 다지는 소리인데, 중노동의 힘든 과정을 잊고 작업성과를 올리려면 반드시 조건이 있다. 그 조건이란 장단에 맞추어 불러야 한다는 점이다. 이 소리는 경기 중부지역의 음악적 토리와 특색있는 선율이 그 가치를 높여온 소리제지만, 안타깝게도 이 지역의 현대화는 신명을 북돋우던 노동요도 잊게 했고, 가정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소리 공부 30년에 전국대회에서 대통령상을 거머쥔 방영기 명창의 이야기를 하였다. 수상했을 때의 결심으로 해마다 개인발표회를 열어 오고 있는데, 지난해는 국악입문 50돌이었으나 감염병 확산으로 무관중 영상 공연을 하였다는 이야기, 2009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선소리 산타령의 전수교육조교로 선정되어 그 보급과 확산에 전력하고 있다는 이야기, 성남이라는 지역사회에서 전통놀이를 발굴하였고, 공연 작품으로 재구성하여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이번 주에는 <판교 널다리 쌍용 거 줄다리기>의 발굴과 재현에 관한 이야기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이 종목은 현재 성남의 대표적인 공연 작품으로 재구성하여 많은 시민의 관심을 받는 작품이 되었다. 우선, <판교 널다리 쌍용 거 줄다리기>라는 긴 이름의 놀이는 정월 대보름날, 널다리 마을(판교동)에서 행해졌던 민속놀이의 하나다. 이름이 긴 놀이, 그 뜻부터 풀어보도록 한다. 지금 판교(板橋)신도시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일대에 조성된 계획도시로 대도시의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기능을 분담하고 있지만, 첨단과학이나, 또는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방영기는 춤과 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춤은 한영숙, 소리는 이창배 명인을 비롯하여 당대 내로라하는 명창들에게 배웠다는 이야기, 1991년 경기국악제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을 받은 이후, 1999년 제6회 전국민요경창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방영기는 본격적으로 소리 공부를 시작한 지 꼭 30년 만에 그것도 산타령을 불러 전국대회에서 대통령상을 거머쥔 것이다. 대한제국 말기 박춘재는 고종 앞에서 산타령을 불러 총애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지만, 방영기는 산타령으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일반인들은 소리 공부 30년 만에 대통령상을 받은 것이 뭐 그리 대단하냐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나, 속을 아는 사람들은 그 상이 얼마나 힘든 노력의 대가요, 결정인가를 알고 있다. 왜냐하면 대통령상을 걸고 열리는 경서도 소리 대회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여기서 경서도 민요란 말은 경기소리와 서도소리를 함께 가리키는 말이다. 중부지방, 곧 서울ㆍ경기ㆍ인천ㆍ충북ㆍ충남의 북부지방, 강원도의 서남부 지방을 포함하는 중부지역의 소리를 흔히 경기소리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방영기 명창의 국악입문 50돌을 기념하여 영상으로 제작된 공연 내용을 소개하였다. <산타령>의 <놀량>을 독창으로 불러 선소리꾼으로의 공력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는 이야기, 성남의 명창들과 함께 경, 서도민요를 흐드러지게 불러 주었다는 이야기, 지경다지기 소리는 방영기 명창이 발굴한 작품으로 경기 중부지역의 음악적 토리와 특색있는 선율로 짜여져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방영기의 고향은 경기도 성남, 분당구 이매동이다. 5대째 200여 년을 한자리에서 살아온 뿌리 깊은 집안의 2남 8녀 가운데 장남이다. 10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랐는데, 어린 시절을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지금과는 달리 이때만 해도 아들로 태어난 것은 집안의 경사로 여겼던 시절이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말할 것도 없었고, 성장과정에서 조부, 조모님의 사랑도 하늘만큼 높았고 바다처럼 깊었지요. 그런데 저는 어려서부터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이 너무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춤과 소리를 배우겠다고 하자, 가문의 종손이 춤꾼이 되려고 하고, 소리꾼이 무슨 말이냐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