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영유아 도서출판 ‘두두스토리’가 인도네시아 출판 그룹 쉬라 미디어(Shira Media)와 감정 교육 그림책 세트 《우리 아이 마음 테라피》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쉬라 미디어는 《우리 아이 마음 테라피》가 감정별로 따뜻한 이야기로 구성돼 있어 아이의 감정 인지와 공감 능력 발달에 효과적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두두스토리에 협업을 제안했다. 출간 이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나라밖 아동 도서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으며, 자카르타에서 대한상공회의소(KCCI)가 주최하는 한국 어린이날 행사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우리 아이 마음 테라피》는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감정 그림책 꾸러미다. 화남ㆍ슬픔ㆍ무서움ㆍ기쁨ㆍ부끄러움ㆍ걱정 등 아이가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주제로, 일상에서 마주하는 상황을 아이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로 풀어내 정서 발달과 공감 능력 향상에 이바지한다. 정우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육아 지도가 포함돼 있어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교육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두두스토리는 감정 교육은 전 세계 부모의 공통된 고민이자 주요 관심사라며, 이번 판권 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정산리 연가 - 정태춘 “나라구 왜 한 때 좋은 날들이야 없었을라구” 앞 산 진달래에 뒷산 뻐꾸기 애절한데 강물 반짝이며 봄날은 간다 언제적 청춘이냐, 언제적 사랑이냐 강물 소리 없이 봄날은 간다 1960년에 나온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는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명곡이이란 평가를 받는다. 당시 으뜸으로 손꼽히는 작곡가 박춘석과 천재적인 가창력을 지닌 백설희의 만남이 이뤄낸 기적같은 작품으로 발매 직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서양 관현악과 국악적 요소를 절묘하게 조화시켜 음악 평론가들 사이에서 이 곡이 한국 대중음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곡의 가사는 인생의 무상함과 시간의 흐름을 담았다고 해석된다. 가사에 담긴 '봄'이라는 계절은 단순히 자연의 봄이 아닌, 인생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것으로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가고, 우리는 그 흐름 속에서 각자의 봄을 맞이하고 또 보낸다. 그런데 한국의 대표적인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가수 정태춘이 최근 낸 ‘집중호우 사이’라는 음반에 수록된 <정산리 연가>는 이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정태춘의 <봄날은 간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역사는 삼인칭이다. 실록에 나오는 역사는 사관이 제3자의 시각으로 써 내려간 역사다. 주인공이 어떤 생각과 행동을 했는지, 사관이 보고 판단하여 해석을 덧붙인 기록이다. 자연히 실제 인물의 의도나 생각과는 다른 관점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지은이 김응규가 쓴 일인칭 역사서, 《내가, 그다》는 ‘일인칭으로 읽는 조선 역사’라는 부제답게 역사 속 인물을 각자의 시점에서 보여준다. 태종, 정도전, 원경왕후, 단종, 조광조, 중종, 광해군, 소현세자, 사도세자, 정조까지 열 명의 인물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확실히 일인칭으로 보는 역사는 박진감이 넘친다. 속마음을 환히 들여다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비록 어느 정도 허구가 필연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소설식 구조이긴 하지만, 그만큼 어떤 마음으로 역사적 인물이 행동했을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인물 열 명의 이야기가 모두 흥미롭지만, 최근 사극으로도 방영되어 인기를 끌었던 원경왕후의 이야기가 특히 눈길을 끈다. 원경왕후와 태종 이방원은 조선판 ‘부부의 세계’라 할 만큼 애증으로 점철된 세월을 보냈다. (p.61) 1382년, 혼기를 넘었음에도 불안은 없었다. 평균 15세면 결혼하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철쭉꽃 - 한밝 김리박 봄이면 내 마음 철쭉꽃 바다이고 등에는 날개 돋아 하늘을 올려 주니 에루화 내 믿고장은 그렇게도 아름답네 봄이 되면 우리는 흐드러지게 피어 꽃보라를 일으키는 꽃들 속에서 꽃멀미를 하며 보낸다. 특히 두견새가 피를 토한 자국에서 꽃이 피었다고 하여 ‘두견화(杜鵑花)’라고도 하는 진달래는 우리 겨레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꽃이다. 그런데 이제 진달래의 시절은 가고 철쭉이 흐드러질 때다. 특히 온 나라 곳곳에서는 경남 산청군 황매산철쭉제, 충북 단양군 소백산철쭉제, 강원 정선군 두위봉 철쭉제, 전북 남원시 바래봉철쭉제, 전남 화순군 백아산철쭉제, 제주도 한라산철쭉제, 서울 중계동 불암산철쭉제 등 철쭉제로 화려한 잔치가 펼쳐진다. 다만 꽃 모양이 비슷한 진달래와 철쭉은 어떻게 구분할까?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고 잎은 나중에 나오지만 철쭉은 꽃과 잎이 같이 나온다. 진달래는 볕이 잘 드는 양지에서 자라는데 키가 2~3미터 정도지만, 철쭉은 응달에서 자라며 키가 3~5미터 정도로 크다. 또 진달래는 4월에 철쭉은 주로 5월에 핀다. 특히 옛 사람들은 화전을 부치거나 술을 담가먹는 ‘진달래’는 ‘참꽃’이라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새싹 위에 또롱또롱 봄비가 찾아왔어요. 봄나들이 가자고 또로롱또로롱 봄비가 놀러 왔어요. 어서어서 자라라고 쭈욱쭈욱 봄비가 내리고 있어요. 서현이 봄비는 조롱조롱 할머니 봄비는 대롱대롱” – 42쪽 ‘봄비 1’ 가운데 - “하얀 꽃, 노란 꽃 봄 속에 파묻혀서 색깔 꽃놀이하다 배고픈 서현에게 ‘서현아, 뭐가 먹고 싶니? 묻자마자 ‘까만 국수’, 까만 국수 무얼까 곰곰이 생각하니 국수에도 색깔들이 하얀색, 노란색... 우리는 짜장면 집으로 룰루랄라” - 54쪽, ‘까만 국수’ 가운데 - 이는 정현경 작가의 동시집 《세 살배기의 말 몸살-세 살에게 배우다》에 나오는 노랫말이다. 분홍빛 표지에 새싹을 그린 꽃잎을 아로새긴 동시집을 손수 들고 연구소를 찾은 정현경 작가를 지난 4월 15일 만났다. 진주의병장 정한용의 증손녀로 태어난 정현경 작가는 의병장 할아버지의 삶을 다룬 《바람은 썩지 않는다》(전 2권, 2019, 2023)를 썼으며 시집 《우화의 날갯짓》(2029)을 쓴 탄탄한 실력을 지닌 수필가자 시인이다. 그가 돌아간 뒤 앙증맞은 동시집을 열어 보았다. “손주 돌봐 달라는 딸의 요청에 난 별 고민 없이 승낙했다. 세 남매를 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경영의 신(神)! 호암 이병철은 굴지의 대기업 삼성그룹을 일으키고 길러낸 장본인으로, 한국 경영사는 물론이고 세계 경영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크고, 많고, 강한 것’을 뜻하는 ‘삼(三)’과 ‘밝고 높고 영원히 깨끗이 빛난다’라는 뜻의 ‘성(星)’을 합친 ‘삼성’을 창업했을 1938년만 해도, 삼성이 이와 같은 지구촌 대기업이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병철은 ‘사업보국’을 기치로 이를 차근차근 이뤄냈다. 설탕과 옷 등의 수입을 대체하기 위해 ‘제일제당’과 ‘제일모직’을 세우고, 1960년대는 금융과 전자산업을, 1970년대에는 중화학공업을 일궈냈다. 그리고 1982년 세운 ‘삼성반도체통신’은 오늘날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는 삼성반도체가 되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기획으로 조준상이 글을 쓰고 만화를 그려 호암 이병철의 생애를 재미있게 보여주는 이 책, 《재계의 거목 호암 이병철》은 삼성 창업주의 생애를 짧은 시간에 잘 파악할 수 있는 책이다.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어디서 태어났는지,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어떤 실패를 겪고 어떻게 재기했는지는 잘 모를 법한 이병철의 생애를 살펴볼 수 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곡우(穀雨) - 류병구 요 며칠 새 온통 벚꽃에 눈들을 파는 사이, 고약한 황사에 데어 봄이 좀 눌었다 좁다란 가마니 속에서 긴 잠을 잔 씨나락이 졸음을 문 채, 솔가지 틈새로 늦봄 간을 본다 진달래가 참꽃을 흉내 내는 개꽃한테 온 산을 비워 주고 느릿느릿 퇴거짐을 꾸린다 내일은 24절기 여섯째며, 봄 절기의 마지막 ‘곡우’다. “곡우(穀雨)는 봄비(春雨)가 내려 백곡(百穀)을 기름지게 한다.”라고 하여 붙여진 말인데 곡우 무렵이면 못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하여 본격적으로, 농사철로 접어든다. “곡우에 모든 곡물은 잠이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와 같은 농사와 관련한 다양한 속담이 전한다. 옛날에는 곡우 무렵에 못자리할 준비로 볍씨를 담그는데 볍씨를 담은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두었다. 밖에 나가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볼 수 없게 하였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랬다. 볍씨를 담그면 항아리에 금줄을 쳐놓고 고사를 올린다.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세월호 11년 - 그날을 기억합니다 - 허홍구 2014년 4월 16일이었지요. 벌써 11주기를 맞는 날 아침입니다. 애간장 녹이던 슬픔과 아픔을 기억하십니까? 무너져 내리던 가슴 분통 터지던 가슴 아직도 아픕니다. 슬픔에 젖어 넋을 잃고 바라보던 바다 잊을 수 없는 그날을 기억하시나요? 말과 글로 할 수 있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끝없이 이어지는 국가재난은 누구의 책임입니까? 이윤보다 안전을 외쳤지만, 한 철 매미 소리처럼 들리고 어이없는 사고가 되풀이되는 위험 속에 우리가 있습니다. 역사는 반드시 진실을 기억할 것입니다. 벌할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그날의 아픔을 되새기며 희생된 영혼의 안식을 빕니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최우성 작가의 《사진으로 본 한국의 108산사》 2권이 출간되었다. 이번 2권은 2018년 1권 출간 이래 7년 만이다. 1권 출간 때 다짐한 ‘2년에 1권씩 완성’이라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던 것은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없었던 원인이 있었던 데다가 사진집 작업이 단순한 절 안팎의 풍경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우성 작가는 말한다. “108곳의 절을 사진으로 찍어 사진집을 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예를 들면 온통 연등을 걸어놓아 대웅전 등 전각을 찍을 수 없어 연등이 내려진 뒤에 다시 찾아가기도 했고, 어떤 절은 눈이 흰눈이 쌓인 아름다운 모습을 찍고 싶어서 갔지만,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안전상의 문제로 절 진입을 포기한 적도 있었다. 이렇게 전국에 있는 절 600~700곳의 풍경을 렌즈에 담았지만, 단순한 풍경의 기록이 아니라 각 절마다 특징을 잘 드러내는 한편, 부처님의 가피를 표현하고자 하는 충분한 계획과 끈질긴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라서 작업 기간이 길어졌다.” 숱한 절 순례를 하면서 사진을 찍어온 최우성 작가에게는 일반인들이 갖지 않은 특이점이 엿보이는 대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박물관은 살아있다! 한때 인기를 얻었던 영화 제목처럼, 이 책을 읽노라면 유물 하나하나가 살아서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 든다. 먼지가 쌓여 있던, 멀게만 느껴졌던 유물들이 다시금 빛을 얻어 ‘그때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평 설악면 작은 책방 ‘북유럽’에서 일하는 지은이 이재영이 쓴 책, 《박물관을 걸으며 생각한 것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유물 42점을 하나씩 살펴본 감상 수필을 묶어 편집한 책이다. 지은이가 우리 유물을 이리 보고, 저리 보며 나눈 소중한 대화의 기록이다. 책에 소개된 42점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네 가지 유물은 ‘정리자’, ‘청동 투구’, ‘경주 향리 김지원의 딸 묘지명’, ‘김수항, 김창협 간찰첩’이다. 지은이가 길어 올린 이 유물들의 매력을 함께 살펴보자. # 정리자 정조는 궁인들의 단정하지 못한 옷매무새를 지적하기도 하고,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잔소리할 만큼 철두철미한 성향이 있었다. 그의 이런 성격을 보여주듯, 을묘년 수원화성에 간 ‘을묘원행’을 기록한 정리의궤를 인쇄하기 위해 만든 금속활자 ‘정리자’는 글씨체가 반듯하고 빈틈없다. (p.72) 조선시대 ‘정리(整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