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의사는 일반적으로 진맥해서 병증을 파악한다. 지금은 양방의 소견도 참고하지만 본래 한의학의 변증(辨證) 방법은 ‘망문문절(望聞問切)’이다. 곧 보고, 듣고, 묻고, 만져서 이루어내며 그 가운데 진맥은 만지는 것 중의 하나다. 실제로 이러한 여러 가지를 참고하고 종합해서 판별하는데 이러한 변증의 시작은 망(望), 곧 보는 것부터다. 보는 것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형상(形相)’이라 하고 이를 깊이 파고들어서 체계적으로 정립한 것으로 ‘형상학(形相學’), ‘골상학(骨相學)’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의사들이 안색을 살펴 기운의 허실과 청탁을 살피는데, 경륜을 가진 연로한 한의사들이 흔히 말하는 ‘혈색이 좋아졌다’, “안색이 밝아졌다‘라고 표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곧 얼굴을 보고 대강의 건강을 유추할 수 있게 되는데 이때 혈색(血色)이라 표현하는 혈(血)이 진짜 피의 색인 것이다. 혈액의 색깔이 피부에 투영되어 고스란히 외부에 노출되고 특히 얼굴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므로 얼굴의 혈색으로 건강상태를 파악하되 실질적으로는 얼굴의 색을 살펴서 혈액의 건강상태를 유추하는 것이다. 혈색을 좌우하는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이를 크게 분류하면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방에서 몸의 노폐물을 없애는 방법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은 한의학의 출발과 더불어 시작된 고유한 방법이다. 한의학의 토대가 되는 《황제내경(黃帝內經)》의 ‘한토하(汗吐下) 삼법’에서 유래한 것으로 상한론에서 3종류의 승기탕(承氣湯)을 사용하여 숙변을 비롯한 조시(燥屎), 사기(邪氣)의 울체 등을 치료하며 한하(寒下), 온하(溫下), 준하(峻下), 완하(緩下) 등의 여러 하법(下法-설사시키는 법)을 응용하였다. 이러한 치료의 한 방법이었던 하법은 점점 발달하면서 건강 증진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발달하였다. 1. 도창법 이러한 한토하의 방법이 발전하여 하나의 법으로 승화시킨 것으로 ‘도창법’이 있다. 도창법이란 장과 위의 찌꺼기를 싹 씻어내는 비법으로 음식에 심하게 상한 일은 없어도 몸 안에 머물러 있는 담(痰,疲)과 어혈(瘀血)이 조금씩 몰려서 여러 달이 되면 비위(脾胃)가 깨끗하지 못하게 되고 소화 작용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여 여러 성인병과 만성질환 등이 드러날 때 활용하였다. 도창법은 쇠고기를 졸여서 만든 하천고(霞天膏) 또는 자기 소변을 이용한 윤회주(輪廻酒)를 사용한다. 소고기를 사용한 하천고의 처방은 쇠고기의 영양분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의학이란 학문을 돌아볼 때 뼈대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동양 학문의 토대인 음양오행(陰陽五行)에서 출발하여 정신과 육체를 함께 말하는 ‘정기신(精氣神)’의 논리와 더불어 인체는 소우주(小宇宙)란 전제 아래 이루어지는 인체관(人體觀)을 완성하였다. 이러한 튼실한 바탕이 있기에 현대의 발달된 과학과 의료 기술에서도 한의학의 존재가 필요하고 필요한 의학적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인체는 소우주라는 언어에 대하여 다양한 해석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완전(完全)함에 대한 근거가 된다. 이는 인체는 스스로 건강한 삶을 위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곧 일정한 세포단위에서 시작하여 외부의 활동에 이르는 생리 리듬, 지구에서 존재하기 위하여 적당하고 일정한 체온과 내부 장부조직의 구조와 기능의 완비 등등 현대에도 미처 밝히지 못하는 치밀한 설계로 이루어진 존재인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삶은 이러한 본디 완전함을 방해하는 요소만 없다면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이때 본디 완전함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우리는 자생력(自生力)이라 하고 방해하는 요소를 노폐물(老廢物)이라 정의하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지난해 봄에 폐결핵의 후유증과 해결책을 알아보는 글을 내보인 적이 있다. 나름 충실한 글이라 자부하였는데 최근에 일상생활이 곤란할 정도로 극도의 폐결핵 후유증을 호소하는 두 명의 환자분을 진료하면서 이전 글이 미흡했다고 자각하게 되어 다시 한번 얘기해보려 한다. 우리가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체는 비상사태가 되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에 따라 생체리듬이 깨지고 여러 장부에 짐이 되고 손상이 이루어진다. 크게 볼 때 감기와 최근의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의 감염이 있고, 상한 음식물을 먹었을 때 발생하는 장염과 호흡기로는 폐결핵과 같은 세균 감염이 있다. 대부분 감염질환은 급성으로 3~4일 이내에 해소되거나 만성으로 전환되어도 3주에서 3개월을 넘지 않는다. 그러나 폐결핵만은 가볍게 치료되어도 6달, 길면 1년이 넘도록 인체가 결핵균과 치열한 전쟁을 해야 겨우 승리하는 것이다. 곧 인체의 입장에서 6달 이상을 결핵치료약의 원조(援助)를 받으며 생사(生死)를 건 치열한 전투를 하는 셈이다. 그러므로 6달 이상 이루어진 전쟁으로 전쟁터가 되었던 폐(肺)는 엄청남 물리적 손상을 입게 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하여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은 보통 삶의 3분의 1을 수면으로 보낸다. 이러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 우리나라 현대인들의 삶에서 어느 순간 낯설게 다가오면서 여러 가지 파국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교 후반부만 되어도 8시간 수면이 힘든 사회적 환경을 가지게 되었고, 중고생은 8시간을 자면 공부 안 하고 노는 아이로 치부되었으며, 중장년의 경우 8시간을 충분히 자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러한 수면이 중년까지는 충분히 자야 하는데 시간이 아까워 다른 일을 하느라 자지 못했다면, 중년의 어느 시점부터는 잘 수 있고 자고 싶은데도 잠을 못 이루는 상태가 된다. 결국 보편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한국인은 하늘이 부여해준 삶의 1/3에 이르는 수면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보내게 되며 놓친 시간만큼 반대급부의 여러 가지 고초를 겪게 된다. 인생을 90살까지 산다면 30년을 자면서 보내게 되는데 너무 길지 않나 생각할 수 있지만 자지 않으면 육체와 정신의 피로를 해소하지 못하고 생체리듬을 유지할 수 없어서 인간에게 충분한 수면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수면 시간을 획득하지 못했을 경우 젊음과 건강이 유지될 때는 어찌어찌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 몸의 여러 장부와 조직은 일정한 구조와 기능이 있는데 우리 목의 연구개 부위는 좀 더 특수한 구조와 기능이 있다. 목의 연구개 부위는 호흡을 통해 공기가 통하는 호흡기 통로이면서 음식이 지나가는 소화기의 통로도 되는 이중적인 기능을 지닌 구조인 것이다. 이는 호흡의 양면성에 기인하게 되는데 우리는 호흡을 통하여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어 인체에 필요한 가스교환을 하는 동시에 발성(發聲)까지 하게 된 것에 연유한다. 곧 호흡이 순수한 가스교환만이 목적이라면 호흡기 통로와 소화기 통로를 완전히 분리해도 된다. 그러나 발성까지 고려하면 발성은 허파꽈리(폐포)의 폐활량에서 출발하여 성대를 거쳐 음식의 통로인 입을 통하여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소리는 호흡기와 소화기 통로를 모두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호흡기 통로와 소화기 통로의 교차하는 곳을 조절하는 기관으로 연구개가 존재한다. 연구개를 조절함으로써 입을 통해 들어간 음식은 식도로 넘어가고, 코를 통해 유입된 공기는 기관지로 흘러 들어간다. 그런데 연구개 조절이 잘 안 되어 음식이 기관지로 유입되면 기관지는 음식물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음식이라는 이물질에 대한 물리적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추위와 더불어 본격적인 겨울이 되었다. 어릴 적 시골생활을 할 때 겨울이 되면 양볼이 빨개져서 콧물을 줄줄 흘렸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래서인지 현재 한의사가 되어서도 겨울이 되면 물코 비염이라는 환절기 질환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서 감기에 걸려서 콧물이 나기도 하지만 감기와 상관없이 맑은 콧물이 줄줄 흘러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흔히 말하는 물코비염(겨울비염)이다.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가 코의 점막을 마비시켜 겨울 추운 날씨에 심신이 움츠러들면서 코는 빨개지고, 콧물이 많아지고 입과 코에서는 하얀 김이 나오기 시작한다. 더 심해지면 코에서 수돗물이 나오듯 점성이 없는 맑은 콧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으로 들어오면 바로 회복되지만 지속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것은 쌀쌀한 공기가 코에서 충분히 가온, 가습 되지 못한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다. 인후와 기관지에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면 인후부에 가래가 생기고 기관지가 부담받아 기침하게 된다. 아침저녁에만 조금 기침을 한다면 생활을 관리하면서 지켜봐도 되지만 낮이나 잠잘 때도 기침을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의 삶에서 인연(因緣)이라는 말은 한 몸과 같다고 생각하게 된다. 인생의 진로를 한의사의 삶으로 정하고 한의대에 진학하는데 결정적으로 인연이 된 단어가 있다. 바로 정기신(精氣神) 삼보(三寶)이다. 대학을 선택하기 위하여 당시 종로서적에 있는 한의학서적을 훑어보는 과정에서 그 단어가 마음에 쑥 파고들어 왔다. 이때 피상적으로 알게 된 정기신(精氣神)이 한의학을 공부하는 토대가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진료와 치료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문화신문에 건강 칼럼을 올리면서 되도록 쉬우면서도 현대에 사용하는 일상용어로 풀어서 설명하려고 노력하지만, 한방에서 사용하는 고유 명사만은 그대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그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는 일이 빈번하다.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고유 명사가 정기신(精氣神)과 수승화강(水升火降)이었건 것같다. 아울러 단전(丹田)이란 용어도 어쩔 수 없이 자주 사용하는데 단전이라는 말만 하면 구체적인 현상이 관념적 설명으로 바뀌는 듯하여 아쉽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되도록 단전(丹田)과 정기신(精氣神)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글을 쓰고, 진료할 때도 말을 안 하려 하지만, 이것이 한의학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코로나19로 세상의 구조가 바뀌어 가는 것을 실감하면서, 우리 몸에서 기초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들여다보게 된다. 과학과 의학이 발달한 요즈음에도 티끌보다도 작아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에 전 인류가 전전긍긍하고 딱히 물리치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장 기초적인 보건 수칙인 마스크와 손 씻기, 거리 두기로 코로나19의 재난 상황을 이겨내려 노력하고 스스로 면역력에 기대어 치유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는 건강이라는 것, 면역력이란 것이 무엇일까?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약이 없으면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한다. 종종 떠오르던 생각이지만 이렇듯 치료약이 없는 유행병이 도지면서, ‘사람의 건강은 알고 있는 상식을 지키고 실천하는 것이 처음이자 끝’이구나라고 다시금 느끼면서 건강이란 어떠한 것이고 어떻게 하면 건강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건강이란 신체적ㆍ정신적ㆍ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 세계보건기구(WHO)의 헌장에는 “건강이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ㆍ정신적ㆍ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의대에 입학하고 한의학의 개론을 배울 때 듣는 한의학의 핵심 가운데 큰 개념이 [인체는 소우주]라는 문구였다. 이 말을 받아들이기 위해 흔히 말하는 ‘견강부회(牽强附會)’와 ‘아전인수(我田引水)’의 기술을 활용하여 겨우 이해한 기억이 있다. 한의사로서 세월이 30년이 되다 보니 어느 순간 한의학 개론에 언급되었던 내용들이 하나둘씩 나에게도 체화된 것을 느끼게 된다. 어찌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것, 당연한 것들이 건강을 위해서는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건강을 위한 기본이 여러 가지 존재하는데 그 핵심은 자신의 존재를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과 외부와 얼마나 원만하게 소통하는가 하는 데에 있다. 소통의 첫째는 ‘호흡’이다. 내 몸에 필요한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고 더불어 자연지기(自然之氣)를 흡입하고 이산화탄소와 탁기(濁氣)를 배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호흡을 원활하게 하여 여유를 갖는 것이 건강의 기초가 된다. 이렇게 심페기능이 뛰어난 사람들은 호흡기 질환에 대해서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소통의 두 번째는 ‘음식물의 섭취’다. 우리 몸은 외부로부터 음식물을 섭취해서 영양을 취해야만 내 몸을 유지하고 활동할 수 있는 에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