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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쌀 한 섬 값을 줘야 살 수 있었던 접부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37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겨울에 부채 선물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 너는 아직 나이 어리니 어찌 능히 알겠느냐만 / 한밤중 서로 생각에 불이 나게 되면 / 무더운 여름 6월(음력)의 염천보다 더 뜨거우리라.” 위는 조선 중기 문인 임제(林悌)의 시입니다. 지금이야 선풍기나 에어컨으로 여름을 나지만 옛사람들은 부채가 여름을 나는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그 부채는 모양 따라 방구부채(둥근부채)와 접부채로 나뉩니다. 먼저 방구부채는 부채살에 비단이나 종이를 붙여 만든 둥근 모양의 부채로 단선 또는 원선이라고도 합니다. 방구부채에는 태극 무늬가 그려진 태극선, 오동잎처럼 생긴 오엽선, 왕의 행차에 쓰이던 파초선, 부채의 모양이 연잎과 같은 연엽선, 부채 바닥을 ‘X’ 모양으로 나누어 위와 아래는 붉은색, 왼쪽은 노란색, 오른쪽은 파란색을 칠하고 가운데는 태극무늬를 넣는 까치선, 공작선 등이 유명하지요.

 

또 접부채는 접었다 폈다 할 수 있어서 그렇게 부르는데, 접어서 쥐고 다니기 간편한 부채라는 뜻의 쥘부채, 거듭 접는다는 의미의 접첩선 또는 합죽선 등으로 불립니다. 접부채의 종류에는 꼭지를 스님의 머리처럼 동그랗게 만든 부채인 승두선(僧頭扇), 바깥쪽에 마디가 있는 대를 사용한 부채인 죽절선, 부채살도 많고 퍼짐이 반원 모양으로 넓게 퍼지는 부채인 광변선, 외각선, 삼대선, 사두선 등이 있습니다. 옛날 접부채는 쌀 한 섬 값은 치러야 샀다고 합니다. 부채에 사용하는 대나무와 한지는 모두 ‘음(陰)’의 기운을 갖고 있기에 옛 선비들은 부채를 ‘첩’이라 부르며 갖은 치장을 하고 애지중지했다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