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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나라 팔아 100년간 호의호식한 재산 100% 환수하라

친일파 이해승 후손의 재산환수 반환소송 판결을 보고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무슨 소리를 해보았자
그들이 지른 제암리의 불은
이제 와서 끌 수 없고
교회 안에 모였던
스물 여덟 명의 형제를 살려 낼 수 없다

 왜병 중위가 이끄는
악마의 한 떼거리가 어진 백성을
교회당 안에 몰아넣고
난사했다 살해했다   -박목월 ‘제암리 참살’ 가운데서-

 “해방 직후 친일재산을 환수했더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을 그냥 놔두는 바람에 친일파나 그 후손들이 백 년 동안 이미 재산을 불리고 또 불렸다. 이번 환수되는 것도 이미 그들이 팔아먹고 남은 일부일 뿐이다. 이제라도 철저한 조사를 거쳐 모든 친일재산을 환수해야만 한다.”

 위는 7일 ‘친일파 이해승의 손자가 낸 재산환수 반환소송 사건’의 국가 일부 승소 판결에 대한 이항증 광복회 경북지부장(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국무령 이상룡 선생의 후손)의 말이다. “100년간 나라 팔아먹은 돈으로 부를 누린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산환수 ” 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찌 이항증 선생 혼자만의 외침이랴!

 국난의 시기에 재산을 다 털고 목숨까지 바쳐 나라를 지켜낸 사람들이 있는 가하면 이번 재판에서처럼 조상이 나라 팔아먹은 돈으로 수백, 수천억 원을 주무르며 아무런 죄의식 없이 평생을 호화호식 한 사람들이 있다.

   
▲ 그새 잊었는가 1 (종로의 만세 시위 모습)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박대준)는 7일 국가가 이해승의 손자 이 아무개(75)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이 씨는 국가에 228억2400여만 원을 반환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독립투사가 아니라도 양식 있는 국민이라면 이러한 ‘일부승소 판결’에 불만이 나올 수 있다. 100% 환수에 그동안 호의호식한 부분까지 더 물려야 한다고 주장할 사람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일부라도 ‘승소 판결’을 내렸다는 점이다.

   
▲ 그새 잊었는가 2 (만주의 만세 시위 운동)

 친일재산 문제는 돈의 문제를 떠난 양심의 문제라고 본다. 조상이 남겨준 재산이 “매국의 대가”로 받은 재산인줄 안다면 어찌 해 아래서 고개를 들고 그 재산을 찾겠다고 소송 질을 해댈 수 있느냐는 것이 국민 정서다. 이러한 소송은 아예 성립조차 할 수 없도록 했어야하고 그런 매국의 대가로 받은 땅이 발견되면 그대로 환수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 “정의의 국가”라고 양식 있는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 그새 잊었는가 3 (미국의 만세 시위운동)

 과거 나치에 협력한 프랑스의 반역자와 나치협력자들을 깨끗이 숙청한 드골 대통령은 “국가가 애국적 국민에게는 상을 주고 민족배반자나 범죄자에게는 벌을 주어야만 비로소 국민을 단결시킬 수 있다” 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치에 민족의 혼과 정신을 팔아먹은 민족반역자는 프랑스 말을 할 자격이 없는 외국인이다”라고 할 정도로 “민족배반자”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고수한 정치지도자로 유명하다.

 해방 후 드골 대통령 같은 정치가 한 사람만 있었어도 “조상이 매국질한 재산 찾아달라는 타령”은 신문지상에서 보지 않을 텐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러한 판결문이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을뿐더러 또 어느 매국자의 후손들이 “땅 찾기”소송에 관여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세상을 살고 있다.

   
▲ 그새 잊었는가 4 (일제에 처참한 상처를 입은 동포)

어제는 1919년 2월 8일 적지인 일본 동경에서 유학생들이 모여 “조선의 독립”을 외친 9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리고 얼마 있으면 3.1절이 다가온다. 온 국민이 일제의 총칼 앞에서 당당히 조선의 독립을 부르짖던 그 3.1절 말이다.

바라건대 대한민국의 독립투사 후손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 이 땅에서 친일파 후손들의 “땅찾기” 같은 파렴치한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현재 소송 중인 건도 깨끗이 취하하고 민족과 역사 앞에 부끄러운 조상을 참회한다는 기사를 볼 수 있다면 그것이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올바른 정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