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이어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 방문을 마쳤다. 한국 방문 중에 "(위안부는)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This was a terrible and egregious violation of human rights)"라는 표현을 썼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침이다. 이러한 발언을 놓고 국내 언론 일부에서는 일제의 과거사 왜곡 논란으로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한·일 관계와 관련한 적절한 지적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국정부의 입장과는 약간이 ‘온도차’가 있다고 하는 쪽도 있다.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순방을 마치고 한국으로 건너와 곧바로 위안부 문제를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 침해”라고 한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여론이 뒷받침 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럴만한 정황을 알리는 글이 있어 소개한다.
▲ 한국에 온 미국 오바마 대통령
일본부인단체연합회(日本婦人団体連合会, 1953년 설립)에서 매달 나오는 <부인통신, 통권 666호>이란 잡지가 있는데 이 잡지 5월호에는 '해외에서 본 아베 정권' 주제로 3편의 글이 실려있다. 그 가운데 한편이 ‘미국에서 바라다 본 아베정권’이라는 글로 다케우치 마야(竹内マヤ) 뉴욕 주재 자유기고가(프리라이터)의 글이다. 다케우치 씨가 소개하는 미국 내에서의 아베정권에 대한 분위기는 자못 싸늘하다. 2회에 걸쳐 다케우치 씨의 글을 소개한다. 원문은 일본어이며 번역은 글쓴이가 맡았다.
“최근 1년간 일본이라는 나라의 이미지 추락이 멈추질 않고 있다. 역사 수정주의, 개헌, 특정비밀보호법, (후쿠시마)원전사고 대응 문제, 교과서 문제, 야스쿠니 신사참배, 위안부 문제, 남경대학살 부정 등 끊이지 않는 구설수까지 포함하여 일본은 정치문제에서 세계의 비판을 받고 있으며 요주의 상태다.
걱정되는 점은 이러한 이상기류에 대해 일본 국민이 얼마만큼 인식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2013년 12월 26일 아베 수상의 야스쿠니 참배 당일 날 미국은 피침략국가와 함께 ‘실망스러움’을 전했다. 동맹국 특히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해온 자민당 정권에 대한 표현으로서는 사뭇 강한 어조였으며 대사관성명으로 그런 의견을 내놓았다. 주요 미디어들도 강한 어조의 비판이 이어졌다.
<도발 행위, 워싱턴포스트지. 2013.12.28. 논평>, <위험한 국수주의, 뉴욕타임즈, 2013.12.26. 사설>, <평화주의와 결별, 뉴욕타임즈 2013. 12. 26>, <위험한 수정주의, 아베 씨는 미일관계 위협, 뉴욕타임즈 2014. 3. 2> 등.
더 저팬 타임즈(공동)는 “수상의 야스쿠니 참배는 미 정부 관계자의 경고를 무시하는 형태로 방일 중인 반디 부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예고 없이 결행되어 아시아의 긴장완화에 노력하는 오바마 정권을 실망시켰다” (2014. 2. 13)고 보도했다.
▲ ‘해외에서 본 아베 정권이란 주제’를 특집으로 한 <부인통신> 2014년 5월호 표지
미국이 추구하는 경제적 측면에서의 아시아 재균형을 위한 노력을 무시하고 아베정권은 일본의 군비를 우선하겠다는 충동적인 언동으로 치닫고 있어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아베정권의 체질에 관해서는 각료들 참배 시에 이미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 보스톤을 근거로 하는 국제적인 온라인 신문, 2013. 4. 25)도 '일본의 아베신조 마침내 국수주의자의 진면목을 보이다’라는 제목으로 북조선 대응에 단결해야 할 때 이웃나라인 한국이 환영하지 않는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에 각료들의 대거 참배는 전쟁사 재해석을 확대하여 중·한 관계마저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이어서 정권복귀 직후는 그 국수주의적 본능을 억제하고 경제 부흥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다가 이제 한사람의 아베신조가 급속히 모습을 드러내 이웃나라의 분노를 부채질하여 지역의 새로운 긴장 가능성을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그 뒤 일본정부당국의 외교 침체화에 대한 일련의 담화에 대해서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아베 씨가 전쟁 자학사관에서 벗어나 개헌에 의한 군대 제약 해제와 집단적 자위권을 기획하고 있다’고 하면서 아베 씨의 진의와 정부당국의 변명과의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지적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지는 또 이러한 사실이야말로 본래 아베 씨의 태도이며 그는 주변 관료들의 제지가 없으면 단순한 생각마저도 그냥 발언해 버려 그것이 어떻게 일본에 불이익을 가져오는지를 자각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로버트 듀 저릭 템플대학 현대아시아 연구소장의 말을 빌려 소개하고 있다.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 문제는 2회에서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