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란 빛깔에 사나이 가슴 타고 아가씨 맑은 맘에 한 송이 개나리 이윽고 꾀꼬리 울고 온 메가 싱그럽네 * 봄은 여러 빛깔이 나타나 사람들의 새맘을 북돋운다. 노란 개나리는 어째선지 맘을 뛰게 하니 암수 젊은이는 더 재빠르게 느껴 사랑이 저도 모르게 싹튼다. 산에도 꾀꼬리가 사랑을 돋구어 고운 소리 뱉으려고 애써 되 풀이 하면서 목청을 익힌다. 되풀이 하면서 가는 것이 인생이 아니겠는가? * 메 : 산
눈판 뜯어 맨 먼저 봄내음 돋구니 얼었던 가람도 스스로 몸을 풀고 먼 땅서 암수 제비는 갈 차비를 다그치네 * 우리 말과 한글을 줄곧 사랑하고 아끼고 다루는 재일동포들의 맘누리는 늘 겨울이다. 그래도 꽃봉오리가 트고 언 가람이 풀리고 찾아온 제비를 보는 이른 봄철이 갓 들면 한때이기는 하지만 믿고장의 봄을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남땅의 봄이란 그런 것이다. * 봄내음 꽃 : 매화꽃 / 가람 : 강시내 / 암수 : 수컷과 암컷, 맘누리 : 마음속 / 가람 : 강 / 믿고장 : 고향 / 남땅 : 타향
남땅서 귀빠져도 사랑스런 새끼들은 시나브로 맘 깎여 믿고장은 멀어지니 죽어서 무엇이 될꼬 한숨 쉬는 이 몸이니 * 귀빠지다 : 태어나다 * 시나브로 :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 믿고장 : 고향 * 남땅에 30해 이상 머물어 살면 아들딸을 보고 손자소녀도 본다. 뜻있고 밝은 부모는 열심히 우리 말과 한글을 배우도록 하고, 한겨레의 미풍양속을 지니도록 가르치나 일본이란 큰 숲과 바다 속에서는 제대로 배우기는 아주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국사람으로, 한겨레로 사는 것이 가장 사람다운 삶인 것은 틀림없다.
지난주까지 율자보와 공척보, 악기의 소리를 흉내 낸 육보, 거문고나 비파의 악보로 율명(음이름)을 쓰지 않고 여러 개의 글자를 합해 놓은 합자보, 세조시대에 창안한 기보방법으로 5음으로 줄여 쓴다는 의미의 약보, 성악곡의 가락이나 창법을 잊지 않으려고 기호를 써 온 연음표의 이야기를 주로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보법들은 부호 자체가 음높이를 지니고 있지 않고 박자의 표시가 없어서 악곡의 빠르고 느린 박자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단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기존의 불편하거나 불합리한 점을 한꺼번에 해결한 기보방법이 바로 정간보(井間譜))보라는 것이다. 정간보는 조선조 세종임금 때 창안된 기보방법이다. 정간보의 정(井)은 우물을 의미하는 글자이다. 마치 원고지처럼 상하좌우의 네모 간을 만들고 그 안에 12율명의 첫 글자만을 적어 넣는다. 이 악보는 무엇보다도 음의 길이, 즉 음가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조선조 세종시대의 음악이 지금까지 전해올 수 있었던 배경도 정간보 덕분이고 궁중음악 대부분이 정간보로 기록되어 온 점이나, 정리 채보 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국립국악원을 비롯하여 음악기관이나 연주 및 연구단체, 국악전공의 중, 고등학
지난주 속풀이 55에서는 우리음악을 기록해 온 방법으로 율자보를 소개하였다. 대개 각 음의 길이가 일정하거나 또는 빠르기가 일정한 음악에 쓰이고 있는데 현재까지도 성균관 안에 있는 공자의 사당, 문묘에서 연주되고 있는 음악이 율자보에 의해 연주되고 있다. 또한, 율명을 쓰고 읽는 것이 어려워 10개의 아주 쉽고 간단한 글자로 줄여 써 왔던 기보방법도 있고, 악기의 소리를 흉내 내 적어 놓은 구음(口音)의 육보도 소개하였다. 덩, 둥, 당으로 표현되는 현악기 육보가 있고 나, 리, 로 등의 관악기 육보가 오래전부터 쓰여 왔다. 이러한 육보에는 한글로 된 것과 한자로 된 것이 있으며 현재까지 많은 거문고의 악보가 육보로 전해온다는 점, 우리음악의 역사나 변천과정을 연구하는 데 있어 이 육보의 해독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번에는 합자보를 소개한다. 합자보란 거문고나 비파의 악보로 율명(음이름)을 쓰지 않고 여러 개의 글자를 합해 놓은 기보법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음 이름은 표시하지 않고 줄을 어느 손가락으로 집는가 하는 표시와 줄의 이름, 탄법(彈法, 타는 법) 등을 약자로 만들어 이들을 합해 놓은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거문고라
무형문화재 1호인 종묘제례악을 비롯하여 국악 합주곡으로 유명한 영산회상, 또는 수제천과 같은 기악 합주곡을 감상하게 되는 경우, 대부분 감상자는 그 곡의 처음이나 끝이 모두 같은 가락처럼 들려서 시작부분과 끝 부분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실토한다. 당연히 그럴 것이라 짐작이 된다. 그런데 만일 악보를 읽을 줄 아는 감상자가 악보를 통해 선율의 흐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그 곡을 감상한다면 재미있다고 말할 것이다. 왜냐하면, 선율의 진행을 악보로 확인할 수 있기에 어떻게 시작하고 중간에 어떻게 변하며 또한 끝나는 선율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하는 점을 악보 상에서 확인하며 음악을 듣게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악보를 읽어 나가는 능력, 즉 독보능력은 국악과 친숙해지는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민속음악은 악보 없이 구전심수의 방법으로 전해오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또한 재미있기 때문에 특별히 악보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지만, 정악계열의 음악들은 악보로 전해져 오는 것들이 많은 편이어서 악보에 의존도가 높다 하겠다. 과거로부터 전해오는 악보의 기보방법은 여러 형태로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자료들은 음악학 연구를 위해서나 또는 시대에 따른 음악의
일명 담징스님의 맷돌로 일컬어지는 맷돌을 보기위해 후쿠오카 관세음사(福岡 觀世音寺)를 찾은 것은 2012년 2월 중순이었다. 후쿠오카는 좀처럼 눈이 내리지 않는 지역이지만 그날은 오전부터 함박눈이 펑펑 내려 그곳 주민들은 몇십 년 만의 서설이라며 반기고 있었다. 관세음사는 큐슈지방의 대표적인 고찰로 창건 시기는 686년으로 추정되며 나라의 동대사(東大寺), 관동의 약사사(藥師寺)와 더불어 일본의 ‘삼계단(三戒壇, 계를 주는 단)’이 설치되었던 주요 절이다. 또한, 이곳에는 698년에 주조된 교토 묘심사의 동종(銅鐘)보다 앞선 일본 최고(最古)의 동종과 함께 국보급 불상이 많이 전해지고 있다. 그 가운데 담징스님의 맷돌은 단연 돋보이는 유물이다. 절의 주지이자 서남학원대학 문학부교수인 타카쿠라(高倉洋彰) 씨의 《태재부와 관세음(太宰府と觀世音), 1996》에 기록된 내용을 정리하면 “이 맷돌은 610년 고구려에서 온 승려인 담징이 처음 만든 것으로 이것이 그 실물이다. 이 맷돌은 식용의 가루를 가는 용도가 아니라 가람 건립 때 사용되는 적색안료인 ‘주(朱)’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었다.”라고 밝히면서 일본의 맷돌 권위자인 미와(三論茂雄)씨의 ‘다자이부 관세
교토의 3대 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 아오이마츠리, 7월17일 기온마츠리, 10월 2일 지다이마츠리를 꼽는다. 일본열도가 마츠리의 나라라고는 하지만 교토는 특히 유명한 3대마츠리와 더불어 청수사, 금각사 등 이름난 절과 유적지가 많은 곳이라 사시사철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거기다가 인접한 오사카와 나라 지방까지 아울러 셋트로 여행상품을 끼워 팔다 보니 관광사업은 날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천년고도답게 볼거리가 풍부한데다가 반듯하게 정비된 도시는 고전과 현대를 조화시킨 느낌이 들어서인지 전 세계인에게 일본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도시를 꼽으라면 도쿄도 아니고 오사카도 아닌 교토가 첫 번째이다. 그만큼 도시 구성원들이 천년고도에 대한 “경(京)의식”이 강하다. 대표적인 “경과자(京菓子)”라든가 “경요리(京料理)”도 교토만의 독특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葵祭)는 고대 한반도와 관련이 있는 하타씨 일족과 관계가 깊은 가모씨(賀茂氏)와 조정(朝廷)의 행사로 당시 이를 보러 오는 사람들의 주류는 귀족들이라 귀족 마츠리라고도 불렸으며 한편으로는 가모신사의 마츠리라해서 가모마츠리(賀茂祭)로도 불렸다. 아오이마츠리 유래는 ≪가모신사유래기≫에 따
푸르른 오월 하늘에 색색으로 펄럭이는 모형잉어(비닐 따위로 만든 잉어를 딱히 부를 말이 마땅치 않아 모형잉어라고 부름)들이 눈부시다. 5월이 되면 슬슬 일본의 하늘을 장식할 잉어들이 선보이고, 5월 5일은 그 고이노보리(잉어날리기) 절정의 날이다. 이때쯤 일본을 찾는 사람들은 아파트 베란다나 시골집 마당 장대에 매달린 잉어를 보게 될 것이다. 지방에 따라서는 아예 모형 잉어 축제를 하는 곳도 있다. 일본 가호쿠신보(河北新報) 4월 30일 자 보도에 따르면 미야자키 시로이시(宮城 白石市)에서는 무려 500마리의 잉어를 내달았다고 한다. 이렇게 대규모의 잉어날리기는 올해 7회째로 지난 2년간은 동북지방의 대지진으로 중지했다가 2년 만에 재개한 것이다. 주민들은 지진복구를 기원하는 뜻에서 전국으로부터 모형잉어를 기증 받았는데 개인과 단체로부터 약 600마리의 모형잉어를 받아서 이날 500개를 80미터 철삿줄 8열에 장식했다고 한다. 말이 500마리지 바람에 펄럭이는 잉어들의 모습은 다시 볼 수 없는 일대 장관이며 이를 보도하려고 전국에서 기자들이 몰려들고 관광객들도 앞다투어 몰려들어 지역경제 살리기에도 한 몫을 톡톡히 한다고 전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하고
인터넷에서 “너무”를 검색해보니 “만나서 너무 좋아요”, “뮤직뱅크 첫 1위 너무 감사드려요", "화초가 너무 이뻐요"처럼 잘못 쓰이고 있는 "너무"의 예문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사전에서 "너무"의 풀이를 보면 "너무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위 문장들은 “만나서 지나치게 좋아요” "지나치게 감사드려요", "화초가 지나치게 좋아요"라는 뜻이 되므로 잘못된 표현이며 "너무" 대신에 “정말” “아주”“매우” 같은 말들로 고쳐 써야 합니다. 요컨대 너무는 "너무 어렵다" "너무 비싸다. "같은 부정적인 말에 쓰는 것이고, "좋다. 예쁘다."같은 말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입니다. 또 텔레비전 방송을 보다 보면 “바라겠습니다.”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겠”은 의지나 예측할 때 쓰는 것으로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바라겠습니다.”라고 쓰면 안 됩니다. 그냥 “바랍니다”라고 써야 하지요. 마찬가지로 “알겠습니다”는 “알았습니다”로 써야 바릅니다. “소득 2만 불(弗)”에서 불은 $ 표시와 비슷한 한자를 가져다 쓴 것으로 달러라고 해야 바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