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에르진잔에서는 하루만 자고 우리는 오늘 저녁 4시에 기차를 타고 카이세리까지 가야 한다. 시간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아침 식사를 끝낸 뒤에 식당 입구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며 대화를 나누었다. 로자 씨는 에르주룸에서 우리와 합류하기 전 1주일 동안 터키를 여행하였는데 터키 사람들은 도무지 이슬람 사람 같지가 않다는 것이다. 도시에 처음 들어가면 곳곳에 모스크가 보이고 히잡을 쓴 여성도 보이고 때때로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아잔이 울려 퍼지므로 이슬람 국가인 것은 맞는데,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이슬람의 냄새가 없다는 것이다. 터키 사람들은 음식점에서 술도 마시고 길거리에서 담배도 피우고, 심지어는 히잡 쓴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성 교제도 자유스러운 것 같고 남녀 간에 애정 표현도 유럽 국가 못지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엄숙한 이슬람교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얘기다. 에르진잔은 인구 10만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인데도 모스크의 첨탑이 곳곳에 보인다. 터키에는 등록된 모스크가 75,000여 곳에 달하고, 이스탄불에는 3,000여 곳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여느 때처럼 새벽에 일어나 인터넷을 검색하여 케말 파샤 아타튀르크에 대해서 더욱 자세히 알아보았다. 아타튀르크는 1923년에 대통령에 취임한 뒤 본격적으로 정교(政敎)분리를 기본으로 한 개혁정책을 시행했다. 오랫동안 터키에서는 정치 지도자인 술탄이 종교 지도자인 칼리프를 겸하는 정교일치 국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그는 술탄제를 폐지하고 칼리프는 오직 이슬람 종교만을 관장하게 하였다. 이슬람 종교도 개혁의 대상이었다. 그는 터키 공화국의 기본 정신인 세속주의를 법으로 제정했다. 이슬람 율법에 기초한 모든 수도원과 교단을 폐쇄했다. 그는 “과학은 삶의 가장 믿음직한 안내자다”라고 말했는데, 종교적인 교육 체제를 폐지하고 현대식의 탈 종교적인 학교들을 설립했다. 오스만의 모든 법체계가 현대화되었으며 새로운 민법과 형법이 채택되었다. 그의 개혁정책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변화시켰다. 여성의 교육권을 보장하여 남녀평등 교육을 시행하였으며 민법을 개정하여 일부다처제를 금지하고 일부일처제를 확립하였다. “여성도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히잡 금지령을 도입하였다. 오랜 전통인 히잡을 강제로 금지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되었다. 그는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오늘은 에르주룸에서 기차를 타고 서쪽으로 이동하여 188km 떨어진 에르진잔에 가는 날이다. 우리는 호텔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기차역으로 걸어갔다. 너무 일찍 도착하여 시간이 많이 남았다. 기차표는 이미 예매해 두었다. 에너지가 넘치는 병산은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근처에 있는 케말 파샤 기념관으로 걸어가서 구경하고 오겠다고 한다. 나는 이틀 전인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계속 이동하여 조금 피곤함을 느꼈다. 나는 병산에게 역에서 쉬겠다고 말했다. 아래 사진 두 장은 병산이 찍어온 것이다. 에르주룸 기차역에서 의자에 앉아 손말틀(휴대폰)로 무스타파 케말에 대해서 검색해 보았다. 다음과 같은 정보가 나온다. 무스타파는 1881년에 마케도니아 지방의 큰 도시 테살로니카에서 세관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이슬람 학교가 아닌 일반 사립학교에 보냈다. 어렸을 때 그의 이름은 터키의 관습대로 하나의 이름만을 사용하여 그냥 무스타파였다. 그런데 수학교사가 수학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그에게 완벽하다는 뜻의 ‘케말’을 별명으로 붙여주었다. 무스타파도 그 별명이 마음에 들어서 그의 이름은 무스타파 케말이 되었다. 그는 오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면서 한국말을 하는 외국인에게 어떻게 해서 한국말을 배웠느냐고 물어보면 그 대답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중년 여성들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말을 배웠다는 것이다. 나는 드라마를 거의 안 보지만 우리나라 중년 여성들이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한국 드라마는 아시아 중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요소가 있는가 보다. 둘째는 젊은 여성들로서 그들은 방탄소년단 공연에 반한 뒤에 한국말을 배웠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요즘 하늘을 찌르고 있다. 셋째는 젊은 남성들로서 그들은 블랙핑크 걸그룹의 공연에 반하여 한국말을 배웠다는 것이다. 사실 블랙핑크라는 이름은 트빌리시에서 병산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블랙핑크 그룹은 방탄소년단에 가려져서 우리나라에서는 잘 모르지만, 외국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2019년 4월에 보도된 다음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블랙핑크, 美 코첼라 페스티벌 점령 '한국어 떼창까지'> 기사 보러가기 나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는데,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무려 9억 뷰를 돌파했다고 한다. 2019년 9월에는 다음과 같은 연예 뉴스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새벽 3시 반에 일어났다. 터키가 이슬람 국가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 나게 하는 것은 새벽 4시에 커다란 확성기 소리가 온 시가지에 울려 퍼진다는 것이다. 창문을 닫은 방안에서도 뚜렷이 들려서 민감한 사람은 잠을 깨게 된다. 이슬람 신도들은 하루에 5번 메카 방향을 향해 기도하는데, 기도 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아잔이라고 한다. 아잔을 알리는 사람이 무아진이다. 옛날에는 목소리 큰 사람이 모스크의 첨탑에 올라가 아잔을 외쳤지만, 요즘에는 확성기로 한다고 한다. 이슬람 수니파의 표준적인 아잔은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 “알라는 위대하다. 알라 외에 어떤 신도 없다고 나는 증언한다. 나는 무하마드가 알라의 예언자라고 증언한다. 기도하러 오라. 구원받으러 오라. 알라는 가장 위대하다. 알라 외에 신은 없다.” 첫 번째 문장은 4번 반복되고 그다음부터는 2번,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1번 외친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이다. 지난 2019년 2월에 다람살라에 갔을 때 인도에 사는 한국인 여자 목사, 로자 씨를 만난 적이 있다. 그동안 병산은 로자 씨와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하는데, 이번 여름에 로자 씨는 딸과 함께 세계 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오늘은 국경을 통과하여 터키로 건너가는 날이다. 아침 이른 시각에 숙소를 출발하여 시내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이동하였다.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조지아까지 세 나라를 지나는 데 2주가 걸렸다. 남은 2주 동안은 터키를 동쪽의 에르주룸에서부터 시작하여 서쪽의 이스탄불까지 횡단할 예정이다. 바투미에서 국경까지는 시외버스를 타지만 국경을 넘은 이후의 교통편은 아직 미정이다. 병산에게 물어보니 국경에서 가까운 호파(Hopa)까지는 버스로 가고, 호파에서 에르주룸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5시간 정도 타면 오후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교통편과 일정은 병산이 알아서 결정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하므로 나는 병산을 놓치지 않고 따라다니기만 하면 된다. 국경을 통과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커다란 건물에 들어가서 X레이로 짐을 검사하고, 여권을 제출하고, 얼굴 사진을 찍고, 입국비자 도장을 받고 등등 국경을 통과하는 데 10분 정도 시간이 걸렸다. 국경 통과를 여러 번 경험한 병산 말에 의하면 다른 곳보다 훨씬 간편하고 시간이 덜 걸렸다고 한다. 한국 여권은 세계적으로 공신력이 높아서 국경 통과하기에는 매우 편리하다고 한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아침 일찍 일어나 손말틀(휴대폰)로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위키 백과사전에서는 조지아의 바투미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을 하고 있다. 바투미(조지아어: ბათუმი, Batumi)는 흑해에 면한 항구 도시로, 아자리아 자치 공화국의 수도다. 2015년 기준으로 인구는 약 15만 4000명이다. 바투미는 터키와의 국경으로부터 약 20km 지점에 있다. 아열대 기후로 레몬이나 오렌지, 차를 재배한다. 조선, 식품가공, 경공업 등의 산업이 발달하였으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은 관광이다. 옛날에는 그리스의 식민 도시였다. 17세기 이후부터 오스만 제국의 지배하에 놓였고, 주민의 이슬람화가 진행되었다. 1878년 러시아-투르크 전쟁 이후에 체결된 산스테파노 조약에 의해서 러시아 제국에 병합되었다. 러시아 혁명 전인 1901년에는 공산주의자 스탈린이 바투미에서 파업을 일으켰다. 러시아 혁명 뒤에는 터키군에 의해 일시적으로 점령되었다가 1921년에 소비에트 연방에 편입되었다. 조지아 정교회와 가톨릭, 이슬람교, 유대교, 아르메니아 정교회 등 많은 종교가 혼재하는 도시이며 각 종교의 사원과 교회를 볼 수 있다. 내가 한국에서 가져온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오늘은 조지아 제2의 도시 바투미로 이동하는 날이다. 우리는 트빌리시에 도착했을 때 바투미로 가는 기차표를 예약해 두었다. 기차는 트빌리시역에서 아침 10시 30분에 출발하는데 거리는 381km, 5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숙소에서 나와 가방을 끌고서 버스 타는 곳까지 걸어갔다. 버스를 타고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이동한 뒤에 지하철을 타고 트빌리시역으로 갔다. 보통의 여행객이라면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직접 역으로 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순례자이고 사람들을 만나 생명탈핵을 전파해야 하므로 대개는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버스 안이나 지하철 안에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유인물을 나눠 준다. 기차는 정시에 출발하였다. 기차에는 2층 칸이 있었고 시설이 깨끗하고 쾌적했다. 나는 안사리의 책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을 꺼내어 십자군에 관해서 읽었다. 궁금한 사항은 손말틀(휴대폰)로 인터넷을 검색하여 확인하였다. 안사리는 십자군 전쟁에 대해서 내가 세계사 교과서를 통하여 배운 것과는 다르게 설명을 하였다. 예루살렘은 기독교인의 성지이면서 동시에 이슬람의 성지이다. 예루살렘이 무슬림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함마드가 이 도시에서 자신이 하늘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삼위일체 대성당을 구경하고 사람들에게 생명탈핵 유인물을 나눠주면서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지하도를 건너는데 벽에 그림이 잔뜩 그려져 있다. 그림 아래에서는 거리의 악사가 음악을 연주하고. 다리를 다시 건너와서 트빌리시 구시가지의 골목길을 지나왔다. 카페와 식당, 그리고 기념품 가게가 많았고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도 많았다. 오래된 종루에서 시간에 맞춰 종을 치는 행사를 하는데,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다. 나는 사진을 찍는 관광객을 사진 찍었다. 저녁 식사는 숙소 바로 앞의 식당에서 현지 음식을 주문하여 먹었는데, 천막을 치고 야외에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병산이나 나나 여행 체질이어서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식사를 끝낸 후에 테이블에 앉아서 행인들을 바라보며 차를 마셨다. 조금 있으니 식당 앞마당에서 공연한다. 남자 무희와 여자 무희가 나와서 음악에 맞춰 전통춤을 춘다. 춤은 한 10분 정도 짧게 추는데, 손님을 끌기 위한 무료 공연이다. 30분에 한 번씩 나와 춤을 춘다고 한다. 테이블 앞자리에 중년의 외국인이 앉더니 맥주를 주문하여 마신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되어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 스위스에서 온 여행객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아침 식사를 간단히 마친 후에 나는 병산이 정교회의 총대주교에게 보내는 편지를 영어로 번역하였다. 병산은 총대주교 사무국과 여러 번 전자우편을 주고받았는데, 총대주교를 8월 8일 오후에 친견하기로 일정이 잡혀 있었다. 친견 시에 터키어를 한국어로 통역할 통역사까지 선정되었다. 우리는 숙소를 나와 조지아에서 제일 큰 삼위일체 성당까지 걸어갔다. 성당은 대통령궁 바로 옆에 있었는데, 작은 언덕 위에 있어서 경사길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삼위일체 성당은 조지아 정교회 수장이 있는 곳으로 신학교와 수도원도 딸려 있다. 성당 내부는 엄숙하였고 화려한 성화들이 그려져 있었다. 성당은 관광객에게 개방되어 있었지만 기도하는 신도들도 눈에 띄었다. 조지아는 기독교와 인연이 깊은 나라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처형되었을 때에 조지아 사람이 로마의 집행관으로부터 예수가 입고 있던 옷을 사서 귀국했다고 한다. 조지아 사람의 누이는 예수의 옷을 붙들고 비탄에 잠겨 슬퍼하다가 죽었는데 옷을 너무 단단히 쥐고 있던 까닭에 그녀와 함께 옷을 묻었다고 한다. 그 후 무덤에서 삼나무가 자라났고 임금은 그 나무로 7개의 기둥을 만들어 새 교회의 토대로 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