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7-내 마음이...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어제는 그야말로 쪽빛 하늘이었는데 너희들도 하늘을 볼 겨를이 있었는지 궁금하구나. 구름 하나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먼지도 하나 없어 보이는 맑디 맑은 하늘을 보며 내 눈과 내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단다. 나무 겪배움(목재 체험)과 함께 여러 가지 놀이로 실컷 놀고 돌아오는 길, 아이들 입에서 즐거웠다는 말을 듣고 애를 쓴 보람도 느꼈지.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몸을 짓고 바라는 일을 한다면 일과 놀이의 가름은 사라진다."야. 이 말씀은 사람들의 솜씨나 얼을 깨우쳐 여는 글을 많이 써 널리 알려진 '삭티 거웨인(Shakti Gawain) 님이 하신 거라고 해. 늘, 날마다 내 마음에 드는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값진 좋은 일이자 '기쁨'이라고 할 수 있을 거야.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아침에 눈을 뜨는 것도 가벼울 것이고 일어나서 얼른 일을 하러 가고 싶을 거야. 그리고 일을 하는 동안에도 힘이 들다 느끼지 않을 것이고 때새는 그야말로 눈깜짝할 새 지나가곤 할 거야. 우리가 즐겁게 놀 때처럼 말이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대단하다 차지다 거죽 더워지다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71쪽부터 7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71쪽 둘째 줄에서 셋째 줄에 걸쳐서 “얼음이 녹은 물에 소금을 뿌리면, 그 물에 소금이 또 녹는다.”는 월이 나옵니다. 이 월은 토박이말이 아닌 말이 없어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나오는 ‘얼음’이라는 말의 짜임을 생각해 봅니다. ‘얼음’은 ‘얼다’라는 움직씨의 줄기 ‘얼’에 이름씨 만드는 뒷가지 ‘음’을 더해 만든 말입니다. ‘얼음’ 다음에 이어서 나오는 ‘녹다’의 이름씨꼴(명사형)은 줄기 ‘녹’에 뒷가지 ‘음’을 더하면 ‘녹음’이 된다는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녹음’은 ‘고체가 액체로 되는 것’을 가리키는 ‘융해’라는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 된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이렇게 낱말의 짜임을 알면 비슷한 짜임의 말밑도 어림할 수 있고, 새로운 말을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되어 좋습니다. 넷째 줄부터 다섯째 줄에 걸쳐 ‘고체가 녹을 때는 반드시 열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여기서 ‘필요’라는 말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81 뜬돈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뜬돈'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어쩌다가 우연히 생긴 돈'이라고 풀이를 하고 "뜬돈을 헛되이 낭비하다."는 월을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생각지도 않은 때에 우연히 생긴 돈'이라고 풀이를 하고 "은숙이는 뜬돈이 생겼다며 좋아했다."를 보기월로 들었습니다. 풀이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두 가지 풀이에 같이 나오는 '우연히'가 '어떤 일이 뜻하지 아니하게 저절로 이루어져 공교롭게'라는 뜻이라는 것을 생각해서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뜬돈: 생각지도 않은 때 어쩌다가 뜻하지 않게 생긴 돈 우리가 흔히 '뜻밖에 재물을 얻음. 또는 그 재물'을 '횡재(橫財)라고 하는데 이 '횡재'를 갈음해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거저 얻거나 생긴 돈'을 '공돈(空돈)'이라고 하는데 '공돈'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써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횡재' 또는 '공돈'이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뜬돈'이라는 말을 떠올려 쓰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며 둘레 사람들에게 나눠 주시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80 뚝심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뚝심'입니다. 오늘 토박이말은 다들 잘 아시는 말이라서 반가워 하실 분들이 많지 싶습니다. 하지만 잘 아시는 것과 다른 뜻도 있으니 그것까지 알고 쓰시면 좋겠다 싶어 알려드립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뜻을 두 가지로 나누어 풀이하고 있습니다. 첫째 뜻은 '굳세게 버티거나 감당하여 내는 힘'이라고 하며 "둑심이 세다.", "뚝심으로 버티어 나가다.", 박경리의 토지에 나오는 "제가끔 제 수하들을 거느리는 만큼 힘들도 좋고 뚝심도 있었다."와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 둘째 뜻은 '좀 미련하게 불쑥 내는 힘'이라고 풀이를 하고 "뚝심을 부리다."와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나오는 "양효석의 주먹도 정작 현오봉의 기운과 맞붙고 보면 어떻게 될지 모를 정도로 그의 뚝심은 대단했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도 뜻을 두 가지로 나누어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첫째 뜻은 '굳세게 버티어 내는 힘'이라고 하며 "둑심이 세다.", "뚝심 있는 사람.", "그는 오직 뚝심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 왔다.", "신참은 뚝심 좋은 이미지로 여사원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를 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요즘 배움책에서 살려 쓸 토박이말]5- 붙이, 살붙이, 피붙이 1학년 국어 교과서 첫째 마당에 ‘아버지’, ‘어머니’ 다음에 나오는 말이 ‘가족’입니다. 이 말과 비슷한말을 떠올려 보라고 하면 ‘식구’라는 말도 생각이 나실 것입니다. 그런데 ‘가족’, ‘식구’ 말고 다른 말을 하나 더 말해 보라고 하면 하실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나날살이에 쓰는 낱말이 많지 않은 것이지요. 가족’이나 ‘식구’를 뜻하는 토박이말은 없는 것일까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말집 사전에 나온 풀이에 따르면 ‘가족’, ‘식구’와 비슷한말에는 ‘식솔’, 가솔, ‘권솔’, ‘육친’, ‘처자’, ‘처자식’과 같은 한자말이 있고 토박이말로는 ‘집’이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말이 ‘주로 부부로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풀이에서 앞에 있는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라는 뜻으로 ‘집’을 쓴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초등학교 1학년 국어책에 나오는 ‘가족’은 뒤에 있는 뜻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꽃(문학) 작품에서나 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열달(10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건들장마가 잦다는 말을 할 만큼 비가 자주 오긴 합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쪽빛 하늘을 자주 볼 수 있는 가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 나들이를 나선 사람들로 길이 많이 막힌다는 기별도 들으셨을 겁니다. 온이 가을로 가득 찬다는 지난 온가을달에도 올된 벼, 감, 밤을 맛보신 분도 계셨을 것입니다. 이제 온갖 열매를 거두어들이는 열매달 ‘열달’입니다. 아람이 벌은 밤송이를 곳곳에서 볼 수 있고 떨어진 알밤을 줍기도 할 것입니다. 힘을 들여 보늬까지 벗긴 밤은 날로 먹어도 맛있고 삶아 먹어도 맛있고 구워 먹으면 짜장 고소합니다. 그래서 남이 까준 밤이 그렇게 더 맛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 가지 열매는 말할 것도 없고 봄부터 여름까지 잘 가꾼 벼, 수수, 콩 따위를 가을걷이를 해서 갈무리하느라 바빠서 일손이 많이 모자라는 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벙인다(덤빈다/뛴다)”는 말도 있나 봅니다. 바심한 햅쌀로 지은 하얀 쌀밥을 안다미로 담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철이기도 합니다. 먹거리가 많아서 맛맛으로 먹으며 먹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살리기]1-79 떠세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떠세'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재물이나 힘 따위를 내세워 젠체하고 억지를 씀. 또는 그런 짓'이라고 풀이를 하고 "떠세를 부리다."와 "명옥이만 하더라도 툭하면 떠세가, 제 남편 덕에 출세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라는 염상섭의 '돌아온 어머니'에 있는 월을 보기를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돈이나 권력 따위를 내세워 잘난 체하며 억지를 씀'이라고 풀이를 하고 "같잖은 양반 떠세로 생 사람을 잡아다가 수령 놀이를 하다니!"를 보기월로 들었습니다. 두 풀이를 알맞게 하면 쉬운 풀이가 되겠다는 생각에 다음과 같이 다듬어 보았습니다. 떠세: 돈이나 힘 따위를 내세워 잘난 체하며 억지를 씀. 또는 그런 짓 한마디로 돈이나 힘을 내세워 제 바라는 바를 이루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요즘 흔히 말하는 '갑질'과 비슷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보기에 따라 좀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옛날이나 요즘이나 돈이 많거나 힘이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좋지 않게 함부로 마주하는 것을 가리켜 '갑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들, 딸에게 들려 주는 좋은 말씀]36-좋지 않은... 한글날을 맞아 여러 가지 기별이 들리던데 너희들은 어떤 기별에 눈과 귀가 쏠렸는지 궁금하구나. 여느 해와 달리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기별이 우리 고장 진주에서 몇 가지 들려 기뻤단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토박이말을 한글로 적는 말글살이가 가장 바람직한 말글살이라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깨닫게 되는 바탕이 조금씩 다져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단다. 오늘 들려 줄 좋은 말씀은 "좋지 않은 날은 없다. 좋지 않은 생각이 있을 뿐이다."야 이 말씀은 '데이비드 어빙'이라는 분이 남기신 말씀인데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하루'를 우리의 '삶'을 굳힌다는 뜻을 담은 말씀이라고 생각해. 나를 먼저 돌아 보렴. 나는 어떤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좋았는지 좋지 않았는지를 생각해 보는거야. 아침에 눈을 떴을 때부터 배곳에 가 있는 낮 동안 있었던 일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했던 일을을 하나씩 돌아보면 내가 어떤 생각으로 하루를 살았는지 알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내 둘레 사람을 보렴. 내 둘레에 좋은 생각으로 좋은 말을 해 주는 사람은 누구이며 나쁜 생각을 많이 하고 나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책에서 길을 찾다]4-뒤잇다 오늘 되새겨 볼 글도 지난 글에 이어서 이극로 님의 '고투사십년' 안에 있는 유열 님의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에 있는 것입니다. 월에서 제 눈에 띄는 말을 가지고 생각해 본 것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 말년에 을사 조약이 맺어지고, 뒤이어 경술 합병이 되자, 스승은 손에 들었던 호미 자루를 던지고 어린 두 주먹을 차돌처럼 불끈 쥐고 멀리 멀리 하늘 저쪽을 노려보며 구슬같은 눈물 방울이 발 등을 적시었다. 그 때부터 그 손에는, 그 가슴에는, 이 겨레의 목숨이 이 民族의 역사가, 이 나라의 希望이 가득 차지하였었다. 그리하여 모든 어려움을 무릅쓰고 고향을 등진 스승은 산길 물길을 두려워 하지 않고 한번 품은 큰 뜻은 더욱 굳어가고 커갈 뿐이었다. [이극로(2014), 고투사십년, 227쪽. 스승님의 걸어오신 길_유열]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뒤이어'입니다. 이 말은 '뒤잇다'가 본디꼴이고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일과 일이 끊어지지 않고 곧바로 이어지다. 또는 그것을 그렇게 이어지도록 하다.'는 뜻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번갯불에 뒤이어 우르르 쾅쾅 하는 우렛 소리가 들렸다,"는 보기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노래에서 길을 찾다]19-그대와의 노래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그대와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4317해(1984년) 엠비씨 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받은 노래입니다. 지관해 님이 노랫말과 가락을 지었으며 '뚜라미'라는 이름으로 함께 나간 '고은희, 이정란' 님이 부른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소리꽃(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좋은 소리꽃(음악)을 찾자고 외치는 알맹이라고 하는데 노랫말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더 반가웠습니다. 그대와 같이 부를 노래를 찾는다면 궂은날 어둠을 슬프게 읊지 않겠다는 말과 거센 바람이 불어와 앞길을 가려도 그 노랫소리는 내 마음에 들려올 거라는 말이 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궂은날 어둠조차 슬프게 느껴지지 않을 노래이고 거센 바람조차도 막을 수 없는 노래라는 말이었으니까요. 그야말로 엄청난 노래의 힘을 나타내는 노랫말에 더한 아름다운 목소리가 어우러져 제 귀를 맑혀 주었습니다. 저뿐만 아리라 많은 분들이 이런 좋은 노래를 들으며 귀도 마음도 같이 맑히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랫말도 마치 가락글과 같아 더 아름답게 들립니다. 제가 무슨 말로 어떻게 풀이를 해도 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