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100년 전 조선의 신문에 아인슈타인이 등장했다? 당시 과학계의 뜨거운 논쟁 거리인 상대성이론을 열정적으로 소개하고 알리려고 한 구한말의 과학자들. 그들은 상대성이론을 알리는 데 왜 그렇게 열정적이었을까? 이 책은 1895년부터 한국전쟁 직후까지의 근대 과학사를 중요 인물과 사건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1920년 조선에 처음 상대성이론을 소개한 잡지 『공우』, 1922년 아인슈타인을 만난 황진남, 1934년 양자역학을 강의한 최규남, 1935년 <종의 합성>으로 다윈의 이론을 뒤흔든 우장춘, 1949년 세계 수학계를 놀라게 한 이임학, 1955년 국내 첫 노벨상 후보자인 이태규 등 일제강점기 어두웠던 시절에도 빛났던 당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방대한 자료 조사에 근거하여 다양한 사진 자료와 함께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다채롭고 흥미롭다. 시대의 비극과 아픔을 과학으로 극복하려고 했던 100년 전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새로운 시대를 향한 뜨거운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우수 무렵 - 변경서 쑥물 드는 을숙도엔 여백이 남아있다 스스로 몸 낮추며 드러누운 저 강물 나란히 일렬횡대로 명지바람* 불어오고 쓰다듬고 매만지면 상처도 꽃이 된다 떠났다가 때가 되면 다시 드는 밑물 썰물 웃을 일 슬픈 일들이 찰랑찰랑 뒤척인다 돌리면 공든 탑도 모래성 되는 세월 겨울은 정이 들어 떠나기가 어려운지 갈대발 하구를 따라 멈칫멈칫 걷고 있다. 모레 2월 19일은 24절기 둘째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다. ‘우수(雨水)’라는 말은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로 이제 추운 겨울이 가고 이른바 봄을 맞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봄꽃이 피어나기 전 마지막 겨울 추위가 선뜻 물러나지 않겠다는 듯 아직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 이 무렵이다. 하지만, 봄은 이제 코앞에 다가와 있다. 이제 봄이 저 남녘에서 서서히 올라오고 있을 거다. 이때쯤 되면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물이라며 한양 상인들에게 황소 60 마리를 살 수 있는 4천 냥을 받고 대동강을 팔았다는 김선달이 생각난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이 땅을 휩쓸고 지나간 뒤 조선의 위정자들은 민생을 외면했고 백성은 고통 속에서 살아갔다. 이때 사회 현실을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190) 정숙하게 앉는 것은 공부하는데 가장 도움이 된다. 반드시 옷을 깨끗이 입고 자세를 엄숙히 한 다음 눈을 감고 코끝을 내려다보면서 망령스레 움직이지 않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뜻(情)이 움직일 때에는 그 생각이 어떠한가를 살펴서 알맞지 않으면 막아버리고 알맞으면 따라 행하되, 그 도를 이미 다했다면 예전처럼 고요할 것이다. 정숙하게 앉아 글을 읽는 모습. 이것이 옛 선비의 ‘공부하는 모습’으로 가장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모습이다. 위의 글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 유명한 홍대용이 자신을 스스로 깨치는 말을 지어 의관을 정제하고 학문을 익힐 것을 다짐한 글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과거제도 때문인지 우리 문화는 유난히 공부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아무리 훌륭한 가문 출신이어도 ‘공부를 잘해야’ 인정받을 수 있었던 분위기, 출신보다 실력을 중시했던 사회 풍조가 수많은 문제 속에서도 조선 왕조를 약 500년 동안 지탱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역사 저술가인 이수광이 쓴 이 책, 《공부에 미친 16인의 조선 선비들》은 조선 역사에서 공부로 이름을 날린 인물 16인을 골라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그들의 삶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신데렐라의 유리구두가 원래는 털구두였다?이 책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영어 단어들의 어원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이런 말 저런 말」, 「좋은 말 나쁜 말」, 「동물의 세계」, 「무엇이라 부르랴」, 「말도 가지가지」의 5개 주제 아래 택시, 버스, 지프, 소렌토 등 자동차부터, 피자, 도넛, 비스킷 등 먹거리, 데님, 재킷, 카디건 같은 패션까지 우리 주변의 익숙한 사물들에 숨겨진 단어들의 어원을 이야기하고 있다. 각 챕터는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며 영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단어를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단어에 깃든 사연들을 통해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단어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언어 세계여행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예술적 안목을 가진 백만장자 오버트(개)가 있어 예술가들을 지원한다. 예술가는 이 개가 선택한 작품 한 점을 소각하는 데 동의해야 후원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아시아 최초 영국의 대거상(번역추리소설상)을 수상한 윤고은이 신간 『불타는 작품』에서 제시하는 기발한 상황이다. 이야기는 로버트(개)가 ‘캐니언의 프러포즈’라는 사진으로 유명해지고 예술재단 이사장이 된 후 생계를 위해 배달 라이더가 된 예술작가 ‘안이지’를 후원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로스앤젤레스의 산불을 뚫고 도착한 팜스프링스에서 주인공은 이해할 수 없는 일련의 상황들을 마주한다. 로버트와의 만찬, 화제의 예술 작품으로 도시를 재생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들, 로버트의 정체와 로버트 재단의 숨겨진 진실에 대한 혼란 등 블랙코미디 같은 상황을 통해 작가는 예술가가 우리에게 심어주는 빛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에 정신없이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날카로운 성찰도 자리 잡는다. 소설 읽는 재미를 느끼고 싶은 마음이 불타는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 소개> 윤고은 2008년 장편소설 『무중력증후군』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풍수(風水)! 바람과 물의 기운을 살려 사람들에게 이롭게 쓰려는 지혜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왔다. 공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 곧 기운이 깃들어 있고 이 기운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그곳에 사는 사람의 운명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이다. 어떤 이는 이러한 노력이 별로 효과를 보기도 어렵고, 또 근거도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공간에 영향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환경이 사람을 바꾸는 것처럼, 자신을 둘러싼 공간을 어떻게 조성하느냐는 운명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저명한 풍수 전문가 정동근이 쓴 이 책, 《생기가 샘솟는 집》은 기의 흐름과 오행의 기운을 살펴 실내공간을 꾸미고 공간에 머무는 사람을 이롭게 할 방법을 제안한다. 책을 읽다 보면 사무실이나 안방 등 거주 공간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이디어를 여럿 얻게 된다. (p.17) 풍수의 원리는, 기의 유입과 유출을 조절하여 각자의 기운과 분위기에 맞는 조화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풍수에서는 조화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균형을 강조한다. …(줄임)… 만약 사무실이나 주택에서 뭔지 모를 불안한 분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서애연구》 8권이 나왔습니다. 《서애연구》는 서애학회에서 1년에 두 번 내는 학술지인데, 창간호를 받은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8권째가 나왔네요. 저는 처음에 서애 류성룡 선생에 관해 연구하는 서애학회가 창립되면서 학술지도 낸다기에, 주로 역사학자가 참여하고 여기에 약간의 정치학자도 참여하는 학술지일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서애연구》를 8권까지 보면서 뜻밖에도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서애 선생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애 선생이라면 임진왜란이라는 미증유의 국난을 극복한 지도자임이 먼저 떠오르지 않습니까? 그러니 리더십 연구자들도 서애 리더십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더군요. 8권까지에는 철학자 논문도 많습니다. 서애가 관직에 나가 있고 또 임진왜란 때는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불철주야를 했기에 유학에 대해 전문적으로 쓴 글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퇴계의 제자로 기본적으로는 유학자였기에 철학자들도 서애를 연구합니다. 이번 호에는 영남대 철학과 최재목 교수의 <서애 류성룡의 양명학 이해에서 보이는 중층성 해명>이란 논문이 실렸습니다. 서애가 양명학에 양면성을 보이기에 그 중층성(重層性)을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은 2월 1일(목) 2024년 첫 번째 사서추천도서 8권을 발표했다. 이번 사서추천도서는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도서로 선정하였다. 인문예술 분야에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영어 단어들의 어원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수상한 단어들의 지도」와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이야기들과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는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가 선정되었다. 또한 자연과학 분야에는 효율적이고 품질 높은 수면을 즐기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조언을 제시하는 「최고의 수면법」과 시대의 비극과 아픔을 과학으로 극복하려고 노력했던 과학자들을 소개하는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이 선정되었다. 이 밖에 문학 분야에서는 「불타는 작품」, 「88번 버스의 기적」이, 사회과학 분야에는 「시대예감」과 「2024 AI 트렌드」가 선정되었다.선정된 도서정보와 사서 추천글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nl.go.kr<자료검색<사서추천도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신용식 지식정보서비스과장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사서추천도서와 함께 잠시나마 휴식 시간을 가지며, 다가오는 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오방색!’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단어다. 사실 우리의 전통색인 ‘오방색’의 정확한 이름은 ‘오방정색’이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하얀색, 검은색. 각각 불ㆍ나무ㆍ흙ㆍ쇠ㆍ물을 나타내는 이 다섯 가지 색은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한 우리 문화와 참 잘 어울린다. 임어진이 쓴 책, 《오방색이 뭐예요?》는 아직은 오방색이 생소할 어린이들에게 오방색이 무엇인지, 색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지, 이 색을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활용했는지 친절히 짚어준다. 오방색을 들어는 봤지만 잘 알지 못했던 어른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우리 전통혼례만 보아도 음양의 조화를 나타내는 파란색과 빨간색이 조화롭게 쓰였다. 청사초롱의 빨강은 양의 기운을, 파랑은 음의 기운을 뜻한다. 신부는 전체적으로 빨간색을, 신랑은 전체적으로 파란색을 입었다. 청실과 홍실로 연결된 표주박에 술을 담아 서로 나누어 마시는 의식도 음과 양의 기운을 더해 서로 하나가 된다는 뜻이 담겼다. 혼인할 신부의 집에 보내는 함에 같이 넣어 보내던 다섯 가지 곡식 주머니인 ‘오방낭자’도 있었다. 팥은 잡귀를 쫓는 의미를, 콩은 귀한 신분을, 찹쌀은 인내를, 향나무는 절개와 순결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삶에는 또 다른 진리가 숨어 있다. 바로 사람들의 웃음거리나 골칫거리가 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꿀 만큼 중요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것 말이다. 그럴 수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고난이 부족할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럴 일은 없다. 옛말에 “네가 어디로 가든, 그곳에 네가 있다”라고 했다. 고난과 실패도 그렇다. 당신이 어디로 가든, 그곳에 200kg짜리 ‘똥 덩어리’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괜찮다. 중요한 건 똥 덩어리에서 도망치는 게 아니다. 당신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똥 덩어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 -37쪽 ‘무엇을 위해 투쟁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당신이라는 존재를 규정한다. 체육관에서의 투쟁을 즐기는 사람은 철인 3종 경기를 뛰고, 탄탄한 복근을 가지고, 집채만 한 바벨도 들어 올릴 수 있다. 야근과 사내정치를 즐기는 워커홀릭은 초고속 승진을 한다. 배고픈 예술가 생활에 따라오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즐기는 사람은 결국 예술가로 성공할 확률이 높다. (중략) 성공을 결정하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즐기고 싶은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이다. 행복으로 가는 길에는 똥 덩어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