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능력에 따른 차별은 공정한 것일까? 이 책의 저자인 미국 예일 법대 교수 대니얼 마코비츠에 따르면 엘리트 사립학교의 학생 한 명당 교육에 드는 비용은 전국 공립학교 평균 지출의 6배 이상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러한 상급 학교의 엄청난 투자는 성공적인 결실을 맺는다. 일류 학교를 나와 일류 직장에 취업한 엘리트들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게으름을 죄악으로 여기며, 일에 파묻혀 사는 것을 성공의 덕목이라고 여기며 살고 있다. 부의 세습에 있어 태생만이 중요했던 과거 귀족 엘리트들과 달리 현대의 엘리트는 높은 강도의 교육을 통해 자신의 인적 자본을 수단으로 부를 되물림하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을 포함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능력주의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을 공정성의 대원칙으로 받아들였던 기존의 시각에 반기를 든다. 개인의 능력과 기량에 맞는 보상이라는 능력주의의 합리적 사고 이면에는 엘리트들의 열띤 성과주의 속에 야기된 중산층의 붕괴와 성공을 위해 밤낮으로 노동하며 과로에 시달리는 소외된 엘리트가 존재한다. 이 책을 통해 능력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자. <자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1876년부터 2020년까지 145년간 한식은 다양한 세계의 문화를 만나며 변화했다. 개화기 황실에서는 푸아그라를 포함한 프랑스 정찬 코스요리가 차려졌고, 일부 양반들은 소반 위에 위스키 병을 놓고 위스키를 마시기도 했다. 식민지시대에는 일본식 두부, 빙수가 유행하고, 미원의 원조인 아지노모토가 한국 식탁에 스며든다. 태평양 전쟁 때 우리 국민에게 대용식이 강요되면서 메뚜기, 번데기를 조리하여 먹기 시작했으며, 한국전쟁 직후에는 식량부족 해결과 원조로 받은 미국산 밀의 소비를 위해 분식이 장려되었다. 이후 경제성장과 세계화의 과정에서 인스턴트식품과 외식업이 급성장하였고, 최근에는 한류를 타고 K-푸드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음식을 세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저자는 근현대 역사를 따라 음식의 기원과 변화 모습을 살펴보는 것은 미래를 헤아려보고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하며, 앞으로 100년을 위해 한국의 낮은 식량 자급률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농업방식으로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한다. 정치·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음식의 역사가 흥미롭고 재미있다. 현재 우리의 음식문화와 우리 음식의 미래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낡고 오래된 한옥골목이 있는 익선동은 최근 복고풍 유행과 더불어 색다른 분위기의 한옥 카페, 호텔, 식당 등이 생겨나며 소위 ‘핫플레이스’로 불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순히 전통 형태의 한옥이라고 여기는 익선동의 한옥은 사실 1930년대 경성 인구가 급증하며 턱없이 부족한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량생산된 ‘도시형 한옥’이다. 저자는 근대 건축물이 생겨난 배경과 건축물의 구조, 이곳을 터전으로 삼는 사람들을 근대소설 속 인물과 줄거리에 접목했다. 해가 들지 않는 도시형 한옥의 행랑채에 사는 『운수 좋은 날』의 김 첨지, 『복덕방』 속 안 초시의 딸 안경화의 무용 공연회가 열린 부민관, 『레디메이드 인생』 속 취업난에 허덕이는 박준구가 일자리를 부탁하고자 찾아간 <동아일보> 사옥 등 실존하는 건축물을 허구 속 인물의 상황에 연결하여 이야기가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단순히 근대 건축물에 대한 지식만을 나열했다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을 쉽고 재밌게 풀어낸 이 책을 통해 100여 년이 흘렀지만, 취업난, 주거문제 등 현재의 우리와 다르면서도 비슷한 경성의 모습을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고 향 - 장 만 영 그대 고향에 다녀왔다니 묻노네만 내 살던 창가에 옛 피던 매화는 피었던가 아직은 이르던가. “서양 시인들은 녀자와 장미 (薔薇)를 노코는 시를 못 지으리만큼 녀자와 장미를 노래하엿다 하면 동양의 시인들은 술과 매화가 업고는 시를 지을 수가 업스리만큼 술과 매화를 을펏슴니다. 그는 지나(중국) 시인이 그랫고 일본 시인이 그랫고, 우리 조선의 시인들이 또한 그랫슴니다. 그리고 정다운 고향을 떠나 천리 객장에 몸을 붓친 외로운 손도 고향의 친구를 만나 고향 소식을 무를 때에는 가정의 안부보다도 뜰 압헤 심어잇는 매화의 피고 안 핀 것을 먼저 뭇고 과년한 처녀가 그리운 님을 기다릴 때에도 매화 열매의 일곱 남고 셋 남고 필경은 다 떠러지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생각이 더욱 간절 하얏답니다.” 이는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 제5호(1927년 03월 01일)에 실린 “매화(梅花)와 수선(水仙) 이약이”에 나오는 구절이다. 왜 그렇게 우리 겨레는 매화를 좋아했을까? 조선 중기 문인 신흠의 상촌집에는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이라는 구절이 있다. 매화는 한평생 추운 한파에 꽃을 피워도 향기를 팔지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이 책은 수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물론,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저자는 수학이라는 과목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는 다르게 얼마나 광범위하고 다양한지를 놀이나 게임 등을 통해 설명한다. 20가지 퀴즈 형식의 구성으로 우리가 평소에 궁금했을 법한 내용들, 즉 ‘전화기 줄은 왜 항상 엉켜 있을까?’, ‘동전 던지기의 확률은 공정하게 나올까?’, ‘질투 없는 케이크 분배’ 등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소재로 내용을 꾸렸다. 전화기 줄이 항상 엉켜 있는 이유는 실제 고무 밴드나 코일이 엉키는 메커니즘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이렇게 줄이 꼬여 엉키는 것을 ‘슈퍼코일링(supercoiling)’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내용은 수학 분야 중 위상수학에서 다루는데, 이 책에서는 위상수학자들이 납작한 띠로 고리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함으로써 전화기 줄이 항상 엉켜 있는 이유를 알기 쉽게 말해준다. 수학이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는지를 흥미롭게 소개한 책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책과 음악을 좋아하며 철학과 사색을 소중하게 여기는 최대환 신부가 들려주는 ‘철학자의 음악서재’에는 저자의 삶과 함께한 책과 음악에 관한 사색이 담겨 있다. 저자는 힘든 시기일수록 철학은 혼란한 현실을 바라보는 힘을 준다고 말한다. 릴케는 변화를 통해 삶의 본질에 다가서는 ‘용기’를, 카뮈 《페스트》는 ‘공동체적 가치’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오해의 아이콘 니체는 인생에서 ‘철학함’의 중요성을, 아리스토렐레스의 ‘현명함’은 ‘때’를, 음악은 고단한 삶과 지친 영혼을 위로한다. 베르길리우스가 단테를 인도하듯 책과 음악, 사색은 내면의 아름다움과 덕을 가꾸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혼돈의 시대 속에서 책과 음악은 우리의 삶을 위로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변화할 용기를 주는, ‘오늘의 삶을 위한’ 안내서라고 이야기한다. <철학자의 음악서재, C#<. 최대환 지음, 책밥상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얼음새꽃 - 곽효환 아직 잔설 그득한 겨울 골짜기 다시금 삭풍 불고 나무들 울다 꽁꽁 얼었던 샛강도 누군가 그리워 바닥부터 조금씩 물길을 열어 흐르고 눈과 얼음의 틈새를 뚫고 가장 먼저 밀어 올리는 생명의 경이 차디찬 계절의 끝을 온몸으로 지탱하는 가녀린 새순 마침내 노오란 꽃망울 머금어 터뜨리는 겨울 샛강, 절벽, 골짜기 바위틈의 들꽃, 들꽃들 저만치서 홀로 환하게 빛나는 그게 너였으면 좋겠다 아니 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입춘(立春, 2월 3일)을 열흘 앞둔 지난 1월 23일 홍릉시험림 안에 얼음새꽃이 황금빛 꽃잎을 피웠다고 알렸다. 아직 꽃샘추위가 오는 봄을 시샘하고 있지만, 얼음새꽃은 봄이 왔다고 그 작고 앙증맞은 몸짓을 살랑살랑 흔들어 주고 있다. 얼음새꽃은 개화 이전 하루평균기온의 합이 일정량 이상 누적될 때 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지난 주 목요일부터 이어진 포근한 날씨에 지난 주말 동안 서울지역 최고기온이 14℃ 가까이 올라가면서 낙엽 아래 숨어 있던 꽃봉오리들이 활짝 핀 것으로 보인다. 매화보다도 더 일찍 눈을 뚫고 꽃소식을 전하는 얼음새꽃은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데 키는 보통 10~30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시인] 송 곳 - 김상아 이 그리움을 글로 못 쓰면 바보 아무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바람이 빠져나가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아내에게는 그냥 지쳤다고만 말했습니다 TV로 공연실황이나 보며 쉬자고 했습니다 이삿짐 정리하다 송곳에 코끝을 찔렸기 때문입니다 이 슬픔을 티 내면 바보 아내에게는 비밀입니다 나보다 더 큰 그리움과 슬픔을 견디며 살아내기 때문입니다 딸아이와 나는 오래전에 헤어졌습니다 지금은 중학생쯤 되었을 겁니다 이태 전에 아내는 딸아이를 가슴에 넣었습니다 나를 무척 따르던 아이였습니다 초저녁이면 쫄병을 거느리고 나타나는 대장별이 그 아이입니다 남은 게 남는 거라는 걸 모르면 바보 두고 온 아이의 사진 몇 장, 낙서 몇 점의 애 마름도 이토록 후비는데 방안 가득한 떠난 아이의 손길은 오죽하겠습니까 아내는 몽당연필 한 자루도 버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재주가 낭추* 같던 딸들아! 심장을 찍는 이 호미질을 너희는 몰라도 된다 재능이 주머니 속에 그냥 있어도 괜찮다 노래 같은 너희 웃음소리로 아침을 열고 반짝이는 눈빛과 밤을 맞을 수만 있다면 바보라도 좋습니다 이 그리움을 글로 못 쓰더라도 * 낭추(囊錐)-낭중지추(囊中之錐)의 준말. 주머니 속
[우리문화신문= 전수희 기자] 한과는 우리의 전통 과자다. 유과, 약과, 정과, 다식 등 종류가 많고 맛도 다양하다. 김규흔 명장은 한과 만들기에 평생을 바친 국가 지정 전통 한과 제조 기능 명인이자, 대한민국 한과명장 1호(약과 분야)다. 유년 시절 먹은 한과의 달콤함을 기억하기에 전통 방식으로 정직하게 한과를 만들고, 한과 대중화에 힘쓴다. 천편일률적이던 한과 모양에 변화를 주어 연꽃 모양, 마름모꼴 등 새로운 약과를 개발했으며, 한과가 세계에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한과문화박물관을 개원했다. 한가원에서는 한과 제작 과정과 제작 도구 전시는 물론, 한과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산정호수는 김일성이 별장을 마련해 경치를 즐긴 곳인 만큼 가을 풍경이 뛰어나다. 둘레길을 걸으며 붉은 단풍이 가득 담긴 호수의 정치를 느낄 수 있다. 허브아일랜드는 달콤한 허브 향이 가득한 낙원이다. 국립수목원 인근 더파크아프리카뮤지엄에서는 아프리카인의 일생과 생활 문화를 관람하고, 하루 두 번 선보이는 아프리카 전통 민속춤도 관람할 수 있다. 문의 : 한가원 031)533-812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사 랑 - 이은재 밤은 자꾸 깊어 가는데 눈보라만 휘날리고 꼭 만나야 할 사람은 보이지 않네. 어둔 밤을 반짝반짝 밝혀 주는 별빛으로 임의 얼굴 그린다면 찾아오실까? 지금까지는 아주 멀리 떨어져서 살았지만 코로나가 떠나가면 꼭 만나야 할 사랑! 북한의 덕흥리 고분에는 ‘견우와 직녀’ 벽화가 있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견우는 염소만 한 크기의 소를 끌고 견우성을 향하여 떠나고, 직녀성이 자미원 밖에서 견우를 배웅하는 고구려시대 천문도를 의인화한 그림이다. 이 견우와 직녀는 애타게도 칠석에만 만날 수 있다. 그래서 그 애타는 날 칠석에 우리 겨레는 시집가는 날 신랑 신부가 같이 입을 댈 표주박을 심고, “짝떡”이라 부르는 반달 모양의 흰 찰떡을 먹으며 마음 맞는 짝과 결혼하게 해달라고 비는 풍습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겨레는 이날을 토종 ‘연인의 날’이라 하는데 여기서 재미나는 것은 칠석만 되면 유달리 내리는 비가 언제 내리냐에 따라 전혀 다른 비가 된단다. 칠석 전날에 비가 내리면 견우와 직녀가 타고 갈 수레를 씻는 '세거우(洗車雨)'라고 하고, 칠석 당일에 내리면 만나서 기뻐 흘린 눈물의 비라고 하며, 다음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