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 외세의 침략이 전혀 없었던 나라도 세월의 힘을 견디기 쉽지 않은데, 하물며 우리나라처럼 갖은 침입에 식민지 시절까지 겪었던 경우라면 옛 유산을 잘 보전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실제로 많은 유산이 무관심 속에 잃어버리고, 도둑맞고, 팔려나갔다. 이렇게 우리가 잃어버린 유산들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다. 물론 문화유산의 나라 밖 반출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적법한 경로로 판매된 것이라면 엄연한 소유권 이전으로 그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그 값어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이 너무나 많은 유산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때로는 난폭한 방식으로 없어져 버린 것이다. 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안민영이 쓴 이 책, 《문화재를 지킨 사람들》은 이렇게 우리가 잃은 문화유산을 되찾아 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 그리고 멋진 용기를 발휘해 돌려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빼앗긴 입장에서야 당연히 돌려주는 게 맞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반출 경로가 어찌 되었든 돌려주기로 하는 것은 큰 용기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실에서는 한번 잃어버린 문화유산은 좀처럼 되찾기 어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민속기록학회장] 춤꾼의 궁극적 갈망은 도(道)의 경지에 다다라 열락의 춤 세계로 드는 것이다. 불림의 소리로 놀림의 깨달음을 얻어 울림의 철학으로 미학 세계를 그리는 구현화 그것이 곧 춤을 펼치는 까닭이다. 이를 불교에서는 법열(法悅)이라 부른다. 전통의 법칙을 굳건하게 지키며 이치와 진리를 간파하여 감흥의 날개를 펼치는 춤, 그것이 <법열곡(法悅曲)>이기 때문이다. 민족춤의 무궁 창성에 앞장선 시대 춤 계승자 한성준, 한영숙 그리고 이애주는 당대 사상으로 사유된 민중의 춤을 시대 철학으로 풀어내 예술 창달의 극치로 우리네 감흥을 북돋웠다. 땅속 깊숙이 묻혔던 순수함의 움직임을 세상 밖으로 끌어 올려 진실된 춤 나래를 펴게 한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본 법열곡이다. 춤꾼의 자세와 정신을 가늠케 한 전통춤의 백미, 승무는 그 속에서 태어났고 또한 자리 잡아 우리 춤의 밥그릇을 한층 값지게 한 것이다. 그리고 또한 시대적 계승자와 만나 움직임의 미학을 우아함과 장엄함, 섬세함과 정교함으로 끊임없이 품어내게 되었다. 2024년 5월 25일(토) 저녁 5시 서울남산국악당 밖 마당과 안 무대에서 펼쳐진 <법열곡>은 우리춤 원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 이하 국악원)은 6월 2일(일) 낮 3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인공지능이 이어준 600년 전 우리 음악’ 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는 2023년부터 국악원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방식을 통해 복원한 ‘치화평’과 ‘취풍형’을 시연하고 그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복원 과정에 대한 과학적 설명과 함께 복원된 음악을 확인할 수 있는 시연 공연까지 마련되어 관심을 끈다. 악보로만 남아있던 옛 음악에 생명을 불어넣다 이 사업은 ‘현재 악보로만 전하는 옛 음악이 지금까지 연주되고 있다면 어떤 음악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세종실록》에는 「용비어천가」를 바탕으로 세종대왕이 직접 작곡한 <여민락(與民樂)>ㆍ<치화평(致和平)>ㆍ<취풍형(醉豐亨)>이 악보로 수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여민락>은 다양한 변화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연주되고 있지만 나머지 두 곡은 전승이 단절되었다. 이에 <여민락>이 변화해 온 과정을 인공지능에게 학습시켜 옛 <치화평>과 <취풍형> 악보에 그 방법을 적용해 보기로 하였다. 2023년 초에 기획하여 7월까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6월 7일 저녁 7시 30분 충남 공주시 고마나루길 ‘공주문예회관’에서는 영원한 사랑의 고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창극으로 재탄생된 공연이 열린다. 문태규의 아들 로묘, 그리고 최불립의 딸 주리. 원수 집안의 꽃다운 두 청춘이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끝내 죽음에 이르고 마는 비극적 사랑이야기를 조선시대로 배경을 옮겨 번안ㆍ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의 아름다운 대사를 입에 착 붙고 감칠맛 나는 우리말로 바꿨다. 한국 판소리를 대표하는 안숙선 명창의 작창, 주목받는 작곡가 나실인의 작곡ㆍ편곡, 30여 편의 창극 대본ㆍ연출작을 내놓은 베테랑 박성환의 연출에 국립창극단 단원을 비롯한 실력있는 배우들이 함께한다. 로묘 역에 국립창극단 단원 이광복, 주리 역에 국립창극단 단원 이소연이 출연하며, 그밖에 안미선, 정진성, 이산, 김연섭, 김호준, 김정환, 전수경, 양수원 등과 악사로 타악 조봉국, 해금 최태영, 가야금 이준이 무대에 오른다. 제작진에는 대본ㆍ연출 박성환, 작창 안숙선, 음악감독 나실인, 영상 김장연, 음향 홍진수, 조명 김준호, 의상ㆍ소품ㆍ장신구 유은정, 무대감독 김종팔, 분장 이현숙, 조연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6월 2일(일요일)부터 6월 11일(화요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3전시실에서는 차정숙 개인전 <내 마음의 노래>가 열린다. 차정숙 작가의 ‘내 마음의 노래' 시리즈는 주로 원색을 사용하여 자연의 아름다움과 고향의 따뜻함을 추상적이고 감성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며, 강렬한 색채로 표현했다. 자연의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기반으로 강렬한 색채를 사용한 작품으로 관람객들의 내면에 깊이 가라앉아 있는 감성을 깨우며,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이나 느낌의 자연과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각각의 색상이 갖는 독특한 의미와 감정이 녹아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전시는 단순히 눈으로 보는 미술의 경험을 넘어서, 관람객들이 자기 내면과 연결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자연과 고향이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익숙하지만 때로는 잊히기 쉬운 값어치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고향이 주는 평온함과 위로를 경험하며,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게 될 것이다. 자연, 고향, 강렬한 색채 표현, 수많은 점 등의 집합체로 표현된 특별한 전시로 각각의 작품이 전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19일 SK텔레콤 오픈에서 기적 같은 우승을 일궈낸 최경주 프로와 그의 후원사 SK텔레콤의 '아름다운 동행'이 주목받고 있다. SKT는 2010년부터 당시 한국 남자 골프를 대표하는 최경주 프로를 후원했다. 하지만 평범한 선수-후원사 관계가 아니었다. SKT와 최경주 프로는 단순한 후원을 넘어, 장학사업과 ESG(사회책임투자) 활동을 함께 해내 온 '동반자'에 가까웠다. SKT는 2014년부터 최경주 재단과 '장학꿈나무' 육성 사업을 함께 해오고 있다. 장학꿈나무 육성 사업은 전국의 저소득층 가정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연간 15∼20여 명을 뽑아 장학금을 지원하는 후원사업이다. 사업이 시작된 2014년부터 작년까지 모두 301명의 장학생을 도왔다. 장학꿈나무 5기 출신인 김성욱 씨는 최근 독일 괴테극장(Goethe Theater)에서 모짜르트의 마술피리 오페라 부지휘자로 발탁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SKT와 최경주 프로의 10년 넘는 행복 동행이, 예술과 의료ㆍ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의 산실(産室)을 빚어낸 것이다. 더불어 SKT는 2018년부터 해마다 최경주 재단이 주최하는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전라남도가 중국 우호도시인 충칭시(重慶市) 정부 초청으로 24일까지 쌓일 동안 열린 '충칭 국제우호도시협력대회'에 참가해 전남의 맛과 멋을 선보여 큰 호응을 받았다. 충칭시 국제우호도시협력대회는 충칭시의 나라 밖 우호도시 40여 개국 200여 명의 대표단이 참가해 지구촌 연결망을 회복, 확장하는 행사다. 행사 기간 전남도대표단은 도립국악단 축하공연, 남도음식 만들기 체험행사와 전남 관광홍보 사진전, 전남산 농수산식품 전시ㆍ홍보마당 운영을 통해 행사에 참여한 세계 각 나라 대표단들로부터 남도문화예술과 음식에 대한 뜨거운 호응과 관심을 얻었다. 특히 '충칭 국제우호도시 음식문화의거리 프로젝트' 개장식에서 나라 밖 우호도시 대표자로 나선 신현곤 전남도 국제협력관은 "충칭 국제우호도시 음식문화거리 조성 프로젝트는 전 세계의 문화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체험하는 현대인의 수요에 잘 부합한다"라며 '키친 오브 코리아-전라남도'의 친환경 농수산물에 관한 관심을 유도했다. 이어 "2024∼2026년 전남도가 추진하는 '세계관광문화대전' 프로젝트에 많은 나라 밖 대표단이 전라남도를 방문해 전남의 멋과 맛을 즐기길 희망한다"라고 제안했다. 올해로 교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체부)는 ‘2024년 지역대표 예술단체 육성 지원사업’을 공모하고, 예술단체 총 22개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문체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선정된 예술단체에 올해 총 106억 원을 지원*한다. * 국비·지방비 합계, 공연장·연습실 등 지방자치단체의 현물 지원 별도 문체부는 ‘문화가 이끄는 지방시대, 문화가 이끄는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에서 활동할 예술단체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사업을 올해 새롭게 추진한다. 이번에 선정된 예술단체 22개는 분야별로는 클래식 2개, 연극 11개, 무용 2개, 전통예술 7개이고, 지역별로는 경기·인천권 3개, 강원권 3개, 충청권 8개, 경상권 6개, 전라·제주권 2개이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단체가 전국 각지에서 지역 고유 콘텐츠를 바탕으로 예술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예술단체 4개 신설, 수도권 소재 극단 유치로 지역에 활력, 지역 콘텐츠 기반 예술단체 지원 등 특히 이번 공모사업을 바탕으로 지역 예술단체 4개가 새롭게 만들어진다. 부산광역시는 발레단을 신설해 ‘부산 오페라하우스’를 실질적인 오페라·발레 제작극장으로 만들기 위한 토대를 구축한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보다 선진적인 물재생 기술 도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서울물재생시설공단(이사장 권완택, 이하 ‘공단’)은 물재생 분야 혁신 기술을 개발·보급하기 위해 환경부 주관 ‘환경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단은 기후위기와 이로 인한 미래 물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22년부터 이 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올해에는 총 4개 과제의 기술개발에 직접 참여 또는 기술개발을 위한 실증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공단은 ▲ 하수처리시설 공정 자율제어 기능의 통합가상물리시스템 개발, ▲ 융복합 기반 에너지 절감형 MBR 기술개발, ▲ 저에너지 고압 필터프레스형 유기성 탈수장치 개발, ▲ 난분해성물질 특성을 고려한 오존마이크로버블 기반의 가변형 세라믹 막여과 복합 공정 개발의 4개 과제에 참여·지원한다. 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첫째, 실제 하수처리시설과 같은 가상공간에서 실제 설비와 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통합가상물리시스템(CPS, Cyber Physical System)’을 개발하여 하수처리 무인 운전 기술개발을 확보할 수 있다. ※ 통합가상물리시스템(C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원컨대 이 향과 꽃이 법계에 두루 하여 미묘한 광명의 토대가 되게 함으로써 모든 하늘의 음악과 하늘의 보배 향 모든 하늘의 좋은 음식과 하늘의 보배로운 옷 헤아릴 수 없는 묘한 법의 티끌이 되어 하나하나의 티끌에서 일체의 부처가 나오고 하나하나의 티끌에서 일체의 가르침(법)이 나오니 걸림 없이 돌면서 보기 좋게 장엄되어 두루 일체의 불국토 가운데 이르고 시방법계의 삼보님 앞에 이르러 그곳에 이 몸이 있어 공양을 올리게 하옵소서 무대에서는 나비춤을 추고 ‘향화게(香花偈)’를 게송한다. 불자가 아니어도 나비춤과 게송에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간다. 민속학자 임동권은 이애주춤 법열곡에 대해 “좋은 춤이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춤이 아니라 스스로 내면의 감춰진 세계를 밖으로 내뿜는 춤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나. 바로 어제(5월 25일) 저녁 5시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열린 <법열곡(法悅曲)> 공연은 바로 그러했다. 이 공연은 고 이애주 선생의 <법열곡>이 세상에 선보인 지 30년이 지난 2024년, 그의 제자들이 마음을 모아 스승이 남기고 간 춤의 원리를 탐색하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