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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같고도 다른 한일 농민의 한해살이

국립민속박물관, ‘경직도로 본 한일 농경생활 문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일본국립역사민속박물관과 함께 ‘경직도(耕織圖)로 본 한일 농경생활 문화’를 주제로 11월 7일(목) 국립민속박물관 대강당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이번 학술대회는 두 박물관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제4차 한일학술교류 사업의 하나로, 그동안의 학술교류 성과를 공유하고 한일 국교 정상화 60돌을 기리기 위해 마련되었다.

 

 

□ 제4차 한일학술교류: 해양민속에 이어 농경문화 비교 연구

국립민속박물관과 일본국립역사민속박물관은 제3차 학술교류사업에서 두 나라의 ‘해양민속’을 견준 데 이어, 이번에는 ‘농경문화’를 비교하기 위해 ‘경직도(耕織圖)’를 연구 대상으로 선택했다. 경직도는 백성들이 농사짓고 누에 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남송대 누숙(樓璹, 1090~1162)이 송 고종에게 바친 누숙경직도(樓璹耕織圖)를 기원으로 하는 이 그림은 한국과 일본으로 전래하면서 각국의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그림으로 발전했다. 두 박물관은 경직도가 양국에서 공통으로 유행한 그림이면서도 각 나라의 풍속과 현실을 서로 다르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를 바탕으로 한일 농경생활 문화를 비교ㆍ연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농경ㆍ복식ㆍ여성ㆍ건축 등 다양한 관점으로 본 경직도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제4차 학술교류사업에 참여한 한일 연구진 10명이 2024년부터 진행해 온 공동조사의 1차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공동조사에는 경직도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미술사, 역사, 농경 민속, 복식, 건축, 여성 민속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2024년에 한국 경직도 23점, 일본 경직도 19점 등 모두 42점의 그림을 조사했고, 2025년에 한국의 홍천 겨리농경문화, 일본의 다자이후 텐만궁 전통 모내기 의례 등 그림 속 농경 장면의 실제 현장을 조사했다.

 

학술발표는 ‘한일 경직도의 수용과 전개’를 다룬 4편과 ‘경직도 속 한일 농경생활문화’를 다룬 6편, 모두 10편으로 구성된다. 먼저 ‘한일 경직도의 수용과 전개’ 마당(세션)에서는 김윤정과 마쓰다 무츠히코가 한국과 일본의 경직도 연구 동향을 분석하고, 민속ㆍ역사 자료로서 경직도의 의미를 고찰한다. 쿠도 코헤이와 와시츠 카츠라는 일본의 사회·경제적 배경 속에서 경직도가 어떻게 수용되고 정착되었는지를 탐구한다.

 

‘경직도 속 한일 농경생활문화’ 마당에서는 정연학과 다케이 코이치가 한일 경직도에 나타난 농기구와 생활상 표현을 실제 현실과 비교 고찰한다. 조수현은 한국 경직도에 나타난 초가 이엉 교체 장면을 한일 민가 지붕의 재료적 특성과 연관지어 분석이고, 이수현은 경직도에 표현된 한일 양국의 복식과 직기(織機)를 비교한다. 염희재와 세키자와 마유미는 경직도 속 여성 노동 장면을 중심으로 한일 농촌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해 비교·분석한다.

 

□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초청강연

2025년 한일 국교정상화 60돌을 기념하여, 한국과 일본의 민속을 비교 연구하고, 국제 학술교류의 의의와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두 개의 초청강연도 진행된다. 먼저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장 니시타니 마사루는 2003년 국립민속박물관과의 학술교류 협약 체결 이후 20여 년간 이어온 양국의 협력 성과를 돌아보고, 그 의의와 앞으로의 과제를 제시한다. 이어 한일 비교민속 연구의 권위자인 중앙대학교 임장혁 명예교수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와 1980년대 나라 밖 여행 자유화 속에서 펼쳐진 한일 비교민속 연구 흐름과 성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학술대회는 현장에서 접수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발표문이 담긴 자료집은 11월 3일부터 박물관 누리집(www.nfm.go.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제4차 한일학술교류 사업은 2026년 최종 결과 보고서를 펴낼 예정이며, 2027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동 전시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