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하는 24절기 일곱 번째로 음력은 4월에 들고, 양력은 5월 5~6일경이며, 곡우와 소만 사이에 있다. 해의 황경(黃經)이 45도 때인데 입하는 '여름(夏)에 든다(入)'는 뜻인데 초여름 날씨를 보인다. 절기로 보면 여름은 입하(立夏)에서부터 시작하여 입추(立秋) 전까지이다. 옛사람들은 입하 때 중 초후(初候)에는 청개구리가 울고, 중후(中候)에는 지렁이가 땅에서 나오며, 말후(末候)에는 쥐참외(王瓜)가 나온다고 하였다. 이맘때면 곡우 때 마련한 못자리도 자리를 잡아 농사일이 좀 더 바빠진다. 푸르름이 온통 산과 강을 뒤덮어 여름이 다가온 것을 알리는 절기이다. 서울 송파지역에서는 세시풍습의 하나로 쑥무리를 절식(節食)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녹차는 곡우 전에 딴 우전차, 세작을 최상품으로 치지만, 차의 성인 초의(艸衣)선사는 '우리의 차(茶)는 곡우 전후보다는 입하(立夏) 전후가 가장 좋다'고 하였다. 우전차는 신선하고 향이 맑기는 하지만 우리에겐 완숙하면서 깊은 여름차가 더 잘 맞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 전통차는 덖음차로서 된장찌개와 숭늉의 깊고, 구수하며, 담백한 맛을 닮은 차를 만드는데 여름차가 더욱 가깝다는 뜻일 것이다. 우전차를 우대하는
24절기의 여섯째. 봄의 마지막 절기로, 음력으로는 삼월에 들었으며, 양력으로 4월 20, 21일, 해의 황도(黃道)가 30도일 때이다. 청명과 입하(立夏) 사이에 들며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 하여 붙여진 말이다. 그래서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는 말이 있다. 옛날에는 곡우 무렵에 못자리할 준비로 볍씨를 담그는데 볍씨를 담은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둔다. 밖에 나가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잡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볼 수 없게 하였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믿음이 있었다. 곡우 무렵엔 나무에 물이 많이 오른다. 곡우 물은 주로 산 다래, 자작나무, 박달나무 등에 상처 내서 흘러내리는 수액이다. 몸에 좋다고 해서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등에서는 깊은 산 속으로 곡우물을 마시러 가는 풍속이 있다. 경칩의 고로쇠 물은 여자 물이라 해서 남자에게 좋고, 곡우물은 남자 물이어서 여자들에게 더 좋다고 한다. 자작나무 수액인 거자수는 특히 지리산 밑 구례 등지에서 많이 나며 그곳에서는 곡우 때 약수제까지 지낸
청명(淸明)은 24절기의 다섯째이고, 음력 3월 절기이며, 양력 4월 5, 6일경이 되는데 춘분과 곡우 사이에 있다. 또 해의 황도(黃道)가 15도에 있을 때이며 한식의 하루 전날이거나 같은 날일 수도 있다.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생긴 것은 청명과 한식(寒食)은 겹치거나 하루 차이이기 때문이다.옛 사람은 청명 보름 동안 중 초후는 오동나무의 꽃이 피기 시작하고, 중후는 들쥐 대신 종달새가 나타나며, 말후는 무지개가 처음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이날 省墓(성묘)를 간다. 옛날에는 한 해에 네 번, 그러니까 봄에는 淸明(청명), 여름에는 中元(중원(음 7월 15일), 가을에는 한가위, 겨울에는 동지에 성묘를 했다. 봄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논 밭둑을 손질하는 가래질을 품앗이로 한다. ≪동국세시기≫의 기록에 의하면 청명(淸明)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친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준다. 이를 사화(賜火)라 했다. 수령들은 한식(寒食)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
춘분은 봄절기의 가운데로 해의 중심이 춘분점 위에 왔을 때이며, 음력 2월, 양력 3월 21일 전후이다. 해는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고 지구 위에서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 이 날은 밤낮의 길이가 같지만, 실제로는 태양이 진 후에도 얼마간은 빛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낮이 좀 더 길게 느껴진다. 경칩과 청명의 보름 중간이 바로 춘분이다. 춘분점은 해가 남쪽에서 북쪽을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이다. 춘분을 즈음하여 농가에서는 농사준비에 바쁘다. 특히, 농사의 시작인 논이나 밭을 첫번째 가는 초경(初耕)을 엄숙하게 행하여야만 한 해 동안 걱정 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는다. 또 이때를 전후하여 철 이른 화초는 파종을 한다. 그리고 아울러 화단의 흙을 일구어 며칠 남지 않은 寒食(한식)을 위하여 씨 뿌릴 준비를 한다. 또 음력 2월 중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 “2월 바람에 김치독 깨진다”,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2월 바람은 동짓달 바람처럼 매섭고 차다. 이는 바람의 신인 풍신(風神)이 샘이 나서 꽃을 피우지 못하게 바람을 불게 하기 때문이라 한다. 그래서 ‘꽃샘’이라고 한다. 한편, 이때에는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고 먼 길 가는
경칩은 음력으로는 2월 절기이며, 24절기의 셋째이다. 양력 3월 6일경으로 해의 황경이 345도이고, 우수(雨水)와 춘분 사이에 있다. 봄이 되어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난다고 하여 계칩(啓蟄)이라고도 하는데, 풀과 나무에 물이 오르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 벌레들도 잠에서 깨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뜻에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경칩에는 개구리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 데 좋고 몸에 좋다고 해서 이날 개구리 알 찾기가 혈안이 되기도 한다. 지방에 따라선 도룡뇽 알을 건져 먹기도 한다. 단풍나무나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즙을 마시면 위병이나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약으로 먹는 지방도 있다.흙일(토역:土役)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해서 이날 담벽을 바르거나 담장을 쌓는다. 경칩 때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일부러 흙벽을 바르는 지방도 있다고 한다.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물에 재를 타서 그릇에 담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면 빈대가 없어진다는 속설이 전한다. 경칩날에 보리 싹의 자람을 보아 그해 농사가 풍년이 들 것인지 점치기도 한다.옛날에는 경칩날 젊은 남녀들이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징표로써 은행씨앗을 선물로 주고받으며, 은밀히 은행을 나누어 먹는
환한 봄바람이 분다 하늘은 끝내 응고된 기다림을 풀어 급강하하는 꿈으로 환원하다.이 구절은 자작 시 '봄이 흐르는 비'의 일부이다. 어쩌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은 봄비와 함께 꿈을 가지고 오는지도 모른다. 그 봄비가 겨우내 얼었던 얼음장을 녹이고, 새봄을 단장하는 예술가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봄비를 기다려 본다. 봄가뭄이 우수엔 봄비가 오셨으면 좋겠다. 벌써 저 산모퉁이에는 마파람(남풍:南風)이 향긋한 봄내음을 안고 달려오고 있을까? 동네 아이들은 양지쪽에 앉아 햇볕을 쪼이며, 목을 빼고 봄을 기다린다. 봄의 절기인 우수, 경칩의 의미와 그 세시풍속을 알아보자. 우수는 입춘과 경칩 사이에 있는 두 번째의 절기이다. 해가 황경 330°에 올 때이며, 양력 2월 19일이나 20일에 온다. 옛사람은 우수 15일간을 3후(三候)로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놓고, 중후(中候)에는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말후(末候)에는 풀과 나무에 싹이 튼다고 하였다. 흔히 양력 3월에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예로부터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고 할 만큼 이맘때 날씨가 많이 풀리고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시기로서 새싹이 난다. 봄에 잎과 꽃
한가위 보름달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한가위의 유래와 풍속을 새겨본다 ▲ 고향의 가을 ⓒ2004 뉴스툰 '추석 달' / 김정기 뉴욕에서 보는 추석 달 속에 코스모스 무리지어 핀 고향 철길 있네 장독대 뒤에 꽈리 한 타래 가을볕에 익어 있네 가난이 따뜻하고 아름답던 성묫길 소슬바람 송편 향기 마천루 달 속에서 물씬거리네 함지박에 가득 담긴 머루 다래 수수 차좁쌀 쪽머리에 이시고 흰 옥양목 적삼의 어머니 계시네 울음 때문에 바라볼 수 없는 어머니 모습이네 우리 겨레의 3대 명절 하면 설, 단오, 한가위를 꼽는다. 그 가운데서도 ‘한가위’는 가장 큰 명절이다. ‘열양세시기’에 있는 ‘더도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한가위는 햇곡식과 과일로 풍성한 좋은 절기로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이 실감이 될 정도이다. 한가위의 유래와 어원 한가위는 음력 팔월 보름날(15일)로 추석, 가배절, 중추절, 가위, 가윗날 등으로 불러진다. '한가위'라는 말은 "크다"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라는 말이 합쳐진 것으로 8월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또 '가위'라는 말은 신라 때 길쌈놀이(베짜기)인 '가배'에서 유래한 것인데 다
"장장채승(長長彩繩) 그넷줄 휘느러진 벽도(碧桃)까지 휘휘 칭칭 감어 매고 섬섬옥수(纖纖玉手) 번듯 들어 양 그네줄을 갈라 잡고 선뜻 올라 발굴러 한번을 툭 구르니 앞이 번 듯 높았네 두 번을 구르니 뒤가 점점 멀었다. 머리 위에 푸른 버들은 올을 따라서 흔들 발 밑에 나는 티끌은 바람을 쫓아서 일어나고 해당화 그늘 속의 이리 가고 저리 갈 제" 판소리 춘향가 중에서 춘향이가 그네 타는 장면이다. 단오를 맞아 남성들은 씨름을 했고, 여성들은 그네를 즐겨 탔다. 또 여성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풍습이 있었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설날, 한식, 추석과 함께 4대 명절로 즐겼지만 이제 그 명맥이 끊길 처지에 놓여 있다. 단오의 의미단오는 단오절, 단옷날, 천중절(天中節), 포절(蒲節:창포의 날), 단양(端陽), 중오절(重午節, 重五節)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우리말로는 수릿날이라고 한다. 단오의 '단(端)'자는 첫번째를 뜻하고, '오(午)'는 다섯의 뜻으로 단오는 '초닷새'를 뜻한다.중오는 오(五)의 수가 겹치는 5월 5일을 뜻하는 것으로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고 생각한다. 음양사상(陰陽思想)에 따르면 홀수(기수:奇數)를 '양(陽)의 수' 라 하고, 짝수(우수:隅數
소나무에 나서 소나무에 죽는다 우리 민족은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태어나고, 태어난 아기를 위해 솔가지를 매단 금줄을 쳤으며, 소나무 장작불로 밥을 해 먹었고, 아궁이에 불을 때서 잠을 잤다. 가구를 만들고, 송편을 해 먹었으며, 솔잎주와 송화주(松花酒:송화를 줄기 채로 넣고 빚은 술), 송순주(松筍酒:소나무의 새순을 넣고 빚은 술)를 빚었다. 송홧가루로 다식(茶食:차를 마실 때 먹는 한과)을 만들어 먹고,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복령(茯笭)은 약제로 쓰이며, 송이버섯은 좋은 음식재료이다. 또 소나무 뿌리로 송근유(松根油)라는 기름을 만들어 불을 밝혔고, 소나무를 태운 그을음인 송연(松烟)으로 먹(墨)을 만들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송진이 뭉친 호박으로 마고자 단추를 해 달았고, 흔들리는 소나무의 운치 있는 맑은 소리를 즐겼으며, 소나무 그림 병풍을 펼쳐 두고 즐겼다. 그리고 죽을 때는 소나무로 짠 관에 묻혀 자연으로 돌아감으로써 마지막 순간까지도 소나무에게 신세를 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지명가운데 소나무 송자가 들어가는 곳이 681곳이나 된다는 것도 우리 민족이 소나무와 함께 살아간 반증일 것이다. 우리 민족은 소나무를 장수(長壽), 기개(氣
향문화의 새로운 고찰◀ 백제금동용봉봉래산향로(百濟金銅龍鳳蓬萊山香爐) 1993년 부여 능산리에서 발굴된 동아시아 최고의 향로 향(香)이란 글자는 벼 화(禾)자에 날 일(日)자를 하고 있다. 벼가 익어 가는 냄 새를 향 이라 하는 것이다.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기가 우러나온다. 이 말을 우 리의 삶에 도입 해 보자. 삶이 내면에 향기를 품고 사는지, 아니면 악취를 안고 사는지에 따라 그 사람 의 품격은 결정된다고 하겠다. 내 몸에서도 향기가 날까? 우리 선조들은 선비가 사는 집을 난형지실(蘭馨之室)이라고 하였다. 그것은 '난 향기가 나는 집'이라는 뜻인데 이슬을 먹고 맑은 바람을 마시는 난을 닮아 가며, 스스로를 지켜 가는 삶을 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겠다. 선비들은 예로부터 운치 있는 4가지 일 즉, 4예(四藝)를 들었는데, 향을 피우고, 차를 마시고, 그림을 걸고, 꽃을 꽂는다는 것이 그것이다. 심신수양의 방법으로 거처하는 방안에 향불을 피운다 하여, 분향묵좌(焚香默坐)’라는 말도 있다. 우리의 옛 여인들의 몸에선 항상 은은한 향이 풍겨 나왔고, 향수, 향로제조기술은 어진 부인의 자랑스런 덕목이었다고 한다. 우리네 여인들은 언제부터, 어떻게 향을 사용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