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얘들아 아주 작은 변화와 노력도 우리 삶에 커다란 의미가 될 수 있는 거야. 선생님이 밥을 하려고 쌀을 씻는데 항상 씻다 보면 쌀알이 몇 개씩 물에 쓸려나가서 이게 참 번거로웠는데, 얼마 전에 볼 가장자리에 아주 작은 구멍이 있어서 쌀은 건져지고 물만 빠져나가는 쌀 씻는 전용볼을 발견했어! 그게 아주 편하더라~ 사용할 때마다 작은 아이디어인데 참 좋다 느끼면서 쓰고 있어. 뭔가 대단한 걸 하려고 하지 말고 오늘 할 수 있는 것, 작은 것부터 한 번 더 생각하고 조금씩 변화를 주는 거지. 너희도 수능, 입시 이렇게 무거운 주제로 생각하지 말고 오늘 할 수 있는 만큼, 어제보다 조금 더 열심히 그렇게 공부하면 되는 거야.” 이는 광주광역시 대광여고에서 37년 동안 프랑스어 교사로 재직하다 정년퇴임한 양수경 선생이 제자들과 함께 엮어낸 사랑의 편지 《봉주르, 마담 양!》 내용의 한 부분으로 양 선생의 제자 강영아 씨가 쓴 “대학에 와서도 나는 선생님의 제자”에 나온 얘기다. 이 책에는 이렇게 제자들이 스승을 그리워하는 내용과 더불어 스승의 제자 사랑이 가득한 찐 사랑의 편지들이 빼꼭히 담겨있다. 여기 김의연 제자가 쓴 ‘이 똥강아지야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물러갈 것이냐 나아갈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조선의 햄릿으로 살다간 김시습의 생애를 한 마디로 보여주는 문장이다. 한평생 출처(出處), 곧 선비의 나아감과 물러남을 고민한 그는 고뇌하는 지식인이었다. 선비가 세상에 나아가는 것을 ‘출(出)’, 재야에 묻혀 자신을 갈고닦는 것을 ‘처(處)’라고 한다면, 김시습은 초야에 묻혀 세월을 보내던 처사(處士)에 가까웠다. 그러나 한평생 그를 괴롭힌 것은 출사(出仕)에 대한 욕망이었다. 불의한 세조 정권에 맞서 절의를 지키려 처사가 되었건만, 타고난 재능으로 조정에 출사하여 천하를 경륜하고자 했던 젊은 날의 꿈은 한평생 그를 괴롭혔다. 강숙인이 쓴 이 책, 《나는 김시습이다》는 이처럼 절의와 세속적 성공 사이에서 갈등한 김시습의 내면을 1인칭 시점으로 세밀하게 그려냈다. 지은이는 세조 정권에 저항하며 장렬히 목숨을 버린 ‘사육신’의 그늘에 가려진 ‘생육신’이 겪었을 ‘살아남은 자의 슬픔, 그 가늘고 여린 슬픔’에 대해 쓰고자 했다고 밝힌다. 사육신 곧 1456년 단종 복위를 도모하다 목숨을 잃은 성삼문ㆍ박팽년ㆍ하위지ㆍ이개ㆍ유성원ㆍ유응부 등 6명은 조선 중기 이후 충절의 상징으로 칭송되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이건 모나리자와 맞먹는다. (Іt is the equivalenr of the Mona Lisa).’ 2003년 <고려 왕조: 한국의 계몽시대>라는 주제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에 전시된 불화 한 점을 두고 ‘뉴욕타임스’가 한 표현이다. 이 고려불화는 고려 후기 충선왕 때 김우문 등이 그린 <수월관음도>로 세로 길이 4m가 넘는 대형불화다.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고려불화의 예술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국내의 관심도 높아졌다. 고려불화는 700년 전에도 ‘섬세하고 화려하다.’라는 중국 측의 찬사를 받았으며 일본 사찰에서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위는 조한경 외 9명의 전국역사교사모임 집필진들이 해냄에듀를 통해 내놓은 《사진으로 시대를 읽는다, 한 컷 한국사》의 내용 가운데 일부다. 지난 200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에 전시된 불화 곧 ‘수월관음도’를 보고 뉴욕타임스는 ‘이건 모나리자와 맞먹는다.’라고 극찬을 했다. ‘모나리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품‘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값어치 있는 미술품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프랑스 정부는 경매의 대상이 아닌 이 그림의 경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공부의 신’. 흔히 수능 만점자나 고시 합격자가 나오면 세인들은 그들을 ‘공부의 신’, 약칭 ‘공신’이라 칭하며 앞다투어 공부 비결을 묻는다. 그러면 대개 “교과서 위주로 정독했다”라거나 “참고서 여러 권을 한꺼번에 읽으며 폭넓게 공부했다”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이런 공부법은 너무 평범한 듯해서 오히려 ‘그냥 하는 말이려니’하고 지나치기 쉽지만, 뜻밖에 평범한 공부법 속에 진리가 숨어있을 수도 있다. 이 책, 《공부도사-한국사 인물 10인의 공부 비법》에 소개된 우리 역사 속 공부 천재 10인의 공부 비결을 들여다보면 오늘날 ‘공신’들의 공부법과 크게 다를 바가 없으니 말이다. 지은이는 우리 역사상 공부로 이름을 날린 10명을 가려 뽑아 이들의 핵심 공부법을 짚어낸다. 세종의 ‘깊이 읽기’, 이황의 ‘사색’, 이이의 ‘궁리’, 이익의 ‘몰아치기’, 안정복의 ‘메모’, 박지원의 ‘창의력과 진솔함’, 정약용의 ‘질문하기’, 이규경의 ‘분류와 정리’, 안창호의 ‘연설과 토론’, 신채호의 ‘속독’이 그것이다. 옛 선현들의 공부법은 오늘날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훨씬 더 집요한 데가 있었다. 오늘날처럼 다양한 책과 온라인 강의, 학습 보조자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시선사에서 한국 대표 서정시 100인선을 내며 61번째로 박수중 시인의 시집 《규격론(規格論)》을 펴냈습니다. 시선사에서는 기획 의도를 이렇게 말합니다. “한국의 현대시는 독자와의 소통에서 벗어나는 모험을 감행하면서 발전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러서는 시인만 남아 있고 독자는 멀어져간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는 좋은 작품을 향유하고 감상해야 할 문학의 기능적 측면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시선사는 이를 바로잡고 시인과 독자와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한국 대표 서정시 100인선을 기획하였다.” 공감합니다. 저는 10여 년 전에 월간중앙에 글을 연재한 인연으로, 그 후 월간중앙을 구독하고 있는데, 월간중앙에서는 잡지의 처음에 매번 시 한 편을 싣습니다. 그런데 제가 워낙 시심(詩心)이 메말라서인지, 공감되는 시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시는 왜 이리 어렵지?’ 하며 툴툴댄 적이 있었는데, 시선사에서 저 같은 독자들을 생각하여 이런 기획을 하였군요. 박수증 시인은 제 고교, 대학 선배입니다. 광복 전 해인 1944년에 황해도 연안에서 태어나셨으니까, 저보다 한참 선배이시지요. 서울법대를 나왔다는 것은 처음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대통령. 우리가 5년마다 선출하는 행정부 최고 수반이자, 한 나라를 이끄는 국정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의 권한은 실로 막강하다. 막중한 책임이 동반되는 자리인 만큼 대통령을 꿈꾸는 이들은 자의든 타의든 오랜 기간 고된 리더십 훈련을 거친다. 이 기간을 잘 견뎌낸 사람만이 마침내 국민의 마음을 얻고, 능력을 인정받아 ‘대통령’이라는 권력의 정점에 오른다. 이렇듯 나라를 이끄는 최고지도자가 된 이들에겐 어떤 공통점이 있었을까? 이 책, 《대통령의 독서법》의 지은이 최진은 그것이 바로 ‘독서’라고 말한다. 대통령 리더십 전문가인 그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2010년 책 펴냄 당시 재임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 8명의 독서 습관을 자세히 분석하며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책을 열심히 읽는다고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성공한 이들은 모두 책을 열심히 읽었다. 이 명제는 역대 대통령 8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대통령마다 공과는 분명히 있지만, 적어도 독서로 다져진 철학과 처세술, 통찰력이 없었더라면 대통령까지 오르는 일은 요원했을 것이다. 지은이가 소개하는 대통령 독서법 10계명을 길잡이 삼아 각 대통령의 독서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박노해 시인이 12년 만에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를 냈습니다. 박 시인은 저번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낸 이후 써온 시 가운데 301편의 시를 고르고 골라 온통 짙은 파란색의 두툼한 양장 케이스에 담아 세상에 내놓았네요. 표지에서는 푸른색의 남자가 파란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데, 별들 사이로 두 줄기의 별똥별이 파란 궤적을 그리며 내려오고 있군요. 파란색의 디자인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면서도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 저쪽의 그리움으로 나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나눔문화에서 저에게 시집을 보내왔는데, 나눔문화 연구원들이 내가 좋아할 만한 시가 수록된 쪽 3군데에 붙임쪽지(포스트잇)를 붙여서 보내왔습니다. 시집을 받을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시에 붙임쪽지를 붙여 보내는 연구원들의 정성에 이번에도 감동을 먹습니다.^^ 붙임쪽지를 붙인 세 시 가운데 하나는 시집 제목과 같은 ‘너의 하늘을 보아’입니다. 역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에 붙임쪽지를 붙여놓았네요.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스물네 번 바람 불어 만화방창 봄이 드니 구경 가세 구경 가세 도리화 구경 가세 꽃 가운데 꽃이 피니 그 꽃이 무슨 꽃인가 웃음 웃고 말을 하니 수렴궁의 해어화인가 아리땁고 고을시고 나와 드니 빈방 안에 햇빛 가고 밤이 온다 일점 잔등 밝았는데 (p.144) <도리화가>를 부르는 채선의 목소리는 고왔다. 스승 신재효가 선물해 준 곡이었다. 한때 아이돌 수지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영화, <도리화가>의 제목도 여기서 따 온 것이다. 포스터를 가득 채운 수지의 해사한 얼굴과 그 뒤로 보이는 배우 류승룡의 근엄한 표정이 아직도 쉬이 잊히지 않지만, 영화가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해서인지 신재효과 진채선의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편이다. 이 책, 《귀명창과 사라진 소리꾼》은 ‘우리나라 역사를 수놓은 두 인물의 아름다운 만남’을 주제로 한 토토북의 ‘아름다운 만남’ 시리즈 가운데 두 번째로 펴낸 책이다. 진채선과 신재효, 이 둘의 만남이 어떻게 판소리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는지 풀어낸 청소년 소설로,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그려놓아 재밌게 읽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요즘은 오히려 소리꾼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세상에서 가장 힘든 질병은 무엇일까? 질병마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물이나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질병만큼 고통스러운 것도 없으리라.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것이 물이요, 음식일진대 말이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질병인 ‘삼킴곤란(연하장애)’이라는 병에 걸려 완치까지의 병상일지 《삼킴곤란(연하장애), 나는 이렇게 극복했다》를 쓴 저자 김영조 씨는 이 책의 집필 동기를 “그동안 이와 관련한 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본 책을 베끼거나 의학용어를 남발하는 수준이어서 실제 환자인 나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삼키지 못하는 절망'에서 ’삼키는 기쁨‘의 과정을 적은 이 경험담이 삼킴곤란 환우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뜻에서 이 책을 썼다.”라고 했다. 저자가 책에서 "주치의가 삼킴곤란의 예후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주지 않았다. 그 이유를 추정컨대 환자에게 잘못 말했다가는 추궁을 당할 소지가 있기 때문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환자의 처지에서는 자신이 앓고 있는 병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절실했다. 그래서 저자는 병실에서 하루하루의 기록을 써가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책이 《삼킴곤란(연하장애),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이 《삼킴곤란, 나는 이렇게 극복했다》라는 책을 냈습니다. 우리문화 지킴이인 김 소장님은 인터넷신문인 <우리문화신문> 발행도 하면서, 그동안 《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이야기》 등 우리 문화에 관한 책들을 많이 내셨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낸 책은 제목부터 독특합니다. ‘삼킴곤란’이라니? 《삼킴곤란, 나는 이렇게 극복했다》은 김 소장님이 자신의 투병기를 책으로 낸 것입니다. 김 소장님은 지난해 9월 11일 뇌졸중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었는데, 후유증으로 음식물을 삼키지 못하는 장애 곧 ‘삼킴곤란(연하장애)이 왔습니다. 그리하여 대학병원에서 그해 10월 25일까지 치료를 받다가 재활병원으로 옮겨 같은 해 12월 23일까지 거의 100일 가까이 입원치료를 받았지요. 그리고 올해(2022년) 3월 3일까지 집에서도 열심히 치료를 하여 삼킴곤란을 극복하였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치료받기에 급급한데, 소장님은 그때그때 치료일지를 기록하였다가 이를 책으로 내셨네요. 역시 매일 매일 독자들에게 <얼레빗>이라는 번개글(이메일)을 보내주시는 분이라, 이러한 투병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