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영조 편집국장] 오늘은 제567돌 한글날이다. 올 한글날이 더욱 특별한 것은 법정공휴일로 승격이 된 데 있다. 그러나 겉으로는 한글날을 기쁘게 맞는 듯 보이지만 사실 진정한 한글사랑이 우리에게 있는지 반성해보아야 할 일이다. 여전히 거리의 간판은 영문자가 대세이고, 신문마저도 한글에 한자를 섞어 쓰는 데들이 있다. 그런데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정부 문화관광부가 내놓은 ‘한글아 놀자’를 주제로 한 ‘한글문화 큰 잔치’ 안내 설명이 쉬운 토박이말은 찾아보기 어렵고 버릇대로 여전히 한자말 투성이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한글날 행사 이야기를 그것도 한글날을 행사를 아우르는 문화관광부의 솜씨니 더욱 기가 막힐 뿐이다. ▲ 문화관광부와 국립국어원 주최 한글날 큰잔치 문화관광부의 글의 낱말들 가운데 ‘다양한’은 ‘여러 가지’로, ‘의의’는 ‘뜻’으로, ‘국외’는 ‘나라밖’으로, ‘대표’는 ‘으뜸’으로, ‘야외’는 ‘바깥’으로, ‘개관하는’은 ‘여는’으로, ‘해외’는 나라밖, ‘제창하고’는 ‘함께하고’ 또는 ‘함께 부르고’로, ‘휘호경진’은 ‘붓글씨잔치’로 하면 더욱 맛깔스럽고 아름다운 한글 글월(문장)이 되지 않을까? 말글은 소통이다. 듣고 읽는
[그린경제=김영조 편집국장] 어제는 단기 4346년 개천절(開天節), 하늘이 열린 날이었다. 개천절은 환웅(桓雄)천왕이 홍익인간제세이화 정신으로 기원 전 3897년 백두산 신단수 아래 신시를 연 날이자, 기원 전 2333년 단군왕검이 홍익인간 정신을 이어 아사달을 서울로 하고 나라 이름을 조선으로 한 것을 기리는 날이다. 국조 단군을 모시는 민족종교인 종교가 1909년 단군조선의 개국을 기리는 경축일을 음력 10월 3일을 정한데서 비롯된 개천절은 1919년 상해의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정부차원의 경축행사를 연 것을 시작으로 나라의 경축일이 되었다. 그 뒤 1945년 광복과 함께 개천절은 온 겨레의 잔칫날이 됐고, 1949년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양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정하고 기리게 되었다. 그러나 개천절과 단군왕검은 일제 강점기 신화로 내몰렸다. 일제와 식민사학자들의 합작품으로 말이다. 이제 서서히 개천절과 단군왕검의 본뜻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어서 개천절은 소중할 수밖에 없다. 어제 역시 온 나라 곳곳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정부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식 기념식을 가졌다. ▲ 개천절 정부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는 정홍원 국무총리 ⓒ李白 기자 그런데 전
▲ 일본의 조선문화재 약탈을 소상히 밝힌 고려박물관 책 표지 [그린경제=김영조 편집국장] 최근 문화재 중요 기사로 부석사 불상 파문이 한일 양국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라는 기사가 올랐다. 지난 27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일정 중 한일 양자회담 직후 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문부과학상은 자국 기자들에게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금동관음보살좌상'(부석사 불상) 일본 반환 협력을 언급했다고 밝혀 파장이 확산된 것이다. 이에 국민은 분노하기에 이르고 문화관광부는 서둘러 진화하기에 바빴다. 이 문제가 이리 커진 것은일제강점기를 통해우리 겨레에게 커다란 아픔을 안겨준 일본이기에 더욱 그렇다. 일본 도쿄 한인타운 중심가인 신오쿠보에는 고려박물관이 있다. 고려박물관은 회원들 대부분이 일본인이다. 이 박물관이 펴낸 《식민지 하에서의 조선 문화재 약탈, 유출, 반환, 공개》라는 책을 보면 일본에는 많은 약탈 조선문화재가 소장 되어있으며 일본은 조선 약탈문화재의 박물관이다라는 말이 쓰여 있다. 이 책은 조선인들이 쓴 것도 아니고 일본인들이 반성하는 마음으로 자신들이 직접 경비를 내어 큐슈까지 답사해가며 만든 귀중한 보고서이다. ▲ 조선인들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편집국장] 며칠 전 오마이뉴스에는 현재 국내 역사학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교수, 강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역사연구학회 회장 하일식 연세대 교수의 대담 기사가 있었다. 하 교수는 문제가 된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친일미화와 독재찬양이 그 바탕에 너무 진하게 깔려있었다. 그것을 위한 사실의 선택, 그리고 그로 인해서 버려지는 많은 사실. 예컨대 이승만은 거의 위인전처럼 묘사되어 있고, 안창호는 본문에 한 군데도 언급되어 있지 않고,(자료와 기타 내용에만 언급) 단재 신채호는 이승만과 트러블을 많이 일으켰으니까 이 사람의 주장이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냐며 혐오감을 조장하더라. 나는 이 내용을 읽으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교학사 교과서 관련자들의 후안무치에 기가 막혔다. 이승만이 누구던가?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을 제대로 했느니 마느니 하는 얘기는 하지 않겠다. 단 한 가지 이승만을 위인으로 묘사했다는 그들에게 묻겠다. 그렇게 국부라 할 정도로 위인이라면 왜 국민에 의해 이 나라에서 쫓겨나 하와이로 망명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고국이 아닌 타국 하와이에서 죽을 수밖에 없었나? 그런 위인을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
[그린경제/한국문화신문 얼레빗=김영조편집국장] 지난 8월 11일 나는 편집국에서 일본 국보 1호 미륵상 일본인 얼굴로 성형수술라는 칼럼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 칼럼의 내용 가운데는 우리나라에도 내로라하는 미술사학자가 많지만 아직 이에 대해 분명히 말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다. 아니 한 술 더 떠서 이미 성형 되어버린 광륭사 미륵상과 우리나라 국보 제83호의 미륵상이 꼭 닮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라는 대목이 있다. 그런데 어제 아침 경향신문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바로 그 유명한 미술사학자가 일본 교토 답사를 하는 중 했다는 말 광륭사(고류지) 목조반가사유상과 한국 국보 제83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이 꼭 닮았다.를 읽었던 것이다. 이는《나의 유산 답사기》 시리즈로 일약 대스타가 되었고, 문화재청장까지 지낸 유홍준 교수가 한 말이다. 나는 눈을 부비고 다시 한 번 읽어 보았다. 하지만 그 말을 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 아닌가? 《나의 유산 답사기》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나는 이 책을 참 좋아 했고, 책을 통해 많은 공부를 했으며, 동시에 유 교수를 존경하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그 책에 나온 영주 부석사를 방문했을 때 한국 최고의 가람배치라
[그린경제=김영조 편집국장] 최근 뉴스에는 김치에 나트륨 함량 등급표시제 도입해야, 시판 포기김치 너무 짜다나트륨 등급 표시해야, 짬뽕보다 포장김치'가 더 짜다하루 권장량 20% 넘어 등 시판 김치에 비판적인 기사가 넘친다. 한국소비자원 발신 뉴스이다. 이런 지적은 종편 방송들의 토크쇼에서 이미 예감을 한 바 있다. 얼마 전 한 종편 토크쇼에서 전공과목별로 십여 명의 의사가 출연하여 김치가 건강에 좋으니 안 좋으니 하며 갑론을박 한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과연 저런 갑론을박이 우리 사회에 정말 필요한가 하는 걱정을 했었다. 우리 겨레가 수백 년 먹어온, 그것도 세계 5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꼽히는 김치를 저렇게 시비를 건다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특히 최근 종편 방송들의 경향을 보면 서양의학이나 약학 또는 영양학을 전공한 이들이 나와 우리 전통음식을 놓고 쉽게 비판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서양 사람들의 처지에서 고민한 내용들을 마구 우리 전통식품에 적용해도 되는지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즐겨 먹는 찌개 등도 나트륨 함량이 많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우리 음식에 담긴 나트륨 함량을 걱정하기 이전에 나는 이들이 소금의 종류
[그린경제=김영조 편집국장] 제68돌 광복절인 어제 이종걸 의원 등 민주당 의원 4명이 일본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하려다가 저지된 사건이 있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우경화 행보에 항의해 15일 오전 8시 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려다 경찰의 제지로 신사에 접근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런데 이 소식을 접하면서 나는 3년 전 한일평화답사단과 야스쿠니 방문 때 겪었던 악몽이 되살아났다. 그때 답사 마지막 코스인 도쿄 야스쿠니신사로 가는 날은 발걸음이 무거웠다. 8월 14일 아침 이날은 야스쿠니만 가는 날이라 전세버스를 예약하지 않은 관계로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한 뒤 커다란 짐가방을 끌고 지하철을 타야 했다. 섭씨 37도를 오르내리는 도쿄의 찜통더위는 가히 살인적이었지만 더 걱정스러운 것은 답사단이 과연 야스쿠니 방문이 제대로 이뤄질까 하는 점이었다. 야스쿠니는 도쿄 한복판 치요다쿠(千代田区)에 있는 이른바 전쟁에서 싸우다 죽은 호국 영령을 모신 신사(神社)이다. 이곳은 아무나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시설이므로 특별히 출입 통제 여부를 놓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답사단
[그린경제=김영조 편집국장] 한참동안 말이 많았던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드디어 나라밖 나들이를 할 모양이다. 오는 10월 29일부터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황금의 나라, 신라(Silla, Korea’s Golden Kingdom)”에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출품이 결정되었다는 소식이다. 이번 특별전의 경우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임을 감안하여 대승적인 차원에서 국외반출을 허가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국외반출 여부와는 또 다른 생각이 계속 내 뇌리를 어지럽혔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일본 교토 광륭사(고류지)에 있는 일본 국보 1호 목조미륵보살반가상(이하 미륵상) 에 관련된 문제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광륭사 반가상과 이번에 나들이가 결정된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의 국보 제83호 미륵상이 꼭 닮았다고 해왔다. 나 역시 광륭사 미륵상을 직접 보기 전까지만 해도 그에 대한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 일본 교토 광륭사의 미륵상(완쪽),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의 국보 제83호 미륵상. 분명히 두 미륵상의 얼굴은 닮지 않았다. 그런데 처음 광륭사 미륵상과
[그린경제=김영조 편집국장] 최근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이윤옥 소장은 인물과사상사를 통해서 ≪오염된 국어사전≫이란 책을 내놨다. 이 책은 2010년 역시 인물과사상사에서 나온 ≪사쿠라 훈민정음≫의 후속편이다. 우리말 속에 숨어있는 일본말 찌꺼기를 찾아내 확인한 ≪사쿠라 훈민정음≫에서 진일보한 ≪오염된 국어사전≫은 ≪표준국어대사전≫을 오염시킨 일본어를, 특히 민족자존심을 해치는 말들을 찾아 그 까닭을 설명하고, ≪표준국어대사전≫을 대수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 예를 들어보자. 먼저 우리는 김연아가 세계를 제패했을 때 “국위선양”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은 원래 명치정부 곧 일본을 세계에 알릴 때 쓰는 말이다. 어디 김연아가 일본을 세계만방에 떨친 것이냐고 지은이는 힐난한다. 그런가하면 “국민의례”는 모든 공식행사를 하기에 앞서 꼭 하는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등을 일컫는다. 그러나 이 말도 역시 일본 기독교단에서 제국주의에 충성하고자 만든 의식이었음을 고발한다. 그런데도 ≪표준국어대사전≫은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고 있다. 그러니 일반 국민이 그 말들을 무심코 쓰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
[그린경제=김영조 편집국장] 새로운 국악음반이 나오면 음반사나 연주자들로부터 평을 써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그런데 잘 아는 분의 부탁이어도 몇 번 거절한 적이 있었다. 그것은 음반에서 된장 냄새가 아니라 버터 냄새만 진동하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퓨전 연주를 한다 해도 어디까지나 국악기의 연주인데 마치 서양악기로 연주할 때의 맛이 난다면 그건 아니지 않을까? 그렇다고 거짓으로 칭찬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내내 혹평만 해댈 수 없음이다. 그런데 음반은 그 음악을 들을 때만 시간을 쓰면 되지만 공연은 공연장에 다녀오는 시간과 미리 가서 기다려야 하기에 최소한 4시간여 투자를 해야만 한다. 그래서 공연의 경우 그런 느낌이 난다면 더욱 낭패이다. 최근 그런 경험을 했다. 제법 알려진 국악그룹이라고 했다. 그 국악그룹이 서양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한단다. 사실 국악의 발전을 위한다면 그런 시도는 사실 바람직한 일이 아니던가? 공연은 한 오케스트라가 성악가의 독창과 이중창, 마린바 연주자와의 협연을 했으며, 국악그룹과도 협연을 했다. 그리곤 팝송 연주도 한 다양한 연주 형태였다. 물론 나는 서양음악도 제법 좋아하기에 공연 내내 흥겨움에 휩싸여 있었다. 그러나 나의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