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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한글 현판이 어렵다면 한글ㆍ한자 현판으로
[우리문화신문=김슬옹 교수] 정부가 경복궁 광화문에 훈민정음체 한글 현판을 달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1월 20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광화문 훈민정음체 한글 현판 설치 추진 계획을 보고했고, 국가유산청장이 이에 적극 동의했다는 것이다. 한글 단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를 "역사적 결단"이라며 크게 환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현판 교체를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중대한 사건이다. 이상적인 1안: 한글 현판으로만 한글 단체와 많은 국민이 가장 많이 염원하는 바는 단연코 '1안'이다. 곧, 현재의 한자 현판을 내리고 훈민정음체 한글 현판만 거는 것이다. 광화문은 단순한 고궁의 정문이 아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이자, 한국 문화의 발신지로서 세계에 대한민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이곳에 한글이 태어난 조선 정궁(正宮)의 정문으로서 훈민정음체 한글 현판이 걸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자가 대한민국의 얼굴인 광화문에 오롯이 걸릴 때, 비로소 우리의 정체성이 온전히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 난관과 2안의 값어치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도 무시할 수 없다. 문화재 복원 원칙에 따라 고종 중건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임태영이 쓴 한자 현판을 유지해야 한다는 문화재계의 입장과 한글 현판을 요구하는 목소리 사이에서 오랜 갈등이 있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태도보다는 지혜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만약 1안인 한글만으로 쓴 현판 설치가 당장 어렵다면, 차선책인 '2안'으로라도 가야 한다. 2안은 기존의 한자 현판을 유지하면서 그 아래에 한글 현판을 더해 설치하는 방안이다. 이는 서로 다른 값어치를 절충하는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추진 모임의 이대로 회장 역시 "한글 현판만으로 바꾸는 것이 이상이기는 하지만, 한자ㆍ한글 현판으로 가는 절충안도 우리가 해온 운동 성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추진 결정만으로도 온 국민이 기뻐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결코 후퇴가 아니며, 역사적인 진전이다. 2안의 교육적, 문화적 의의 2안, 곧 한자와 한글의현판을 함께 거는 것은 그 자체로 강력한 교육적 효과와 상징성을 가진다. 강병인 서예가는 "한자와 한글이 나란히 걸리게 되면 우리 문화의 정체성에 한글이 들어감으로써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일이 된다"라고 평했다. 세종대왕께서 한자가 어려워 백성을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하셨다는 창제 정신을 시각적으로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구도가 될 수 있다. 위아래로 배치된 두 현판을 보며, 관람객들과 후손들은 한자 문화권에서 독자적인 문자를 만들어낸 우리 민족의 자주성과 창의성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는 문화가 높은 나라를 완성하는 토대가 된다. 굴곡진 광화문 현판의 역사와 새로운 미래 광화문 현판의 역사는 우리 근현대사의 굴곡만큼이나 어려움도 많았다. 1426년 세종 때 처음 걸린 이래, 임진왜란 때 불에 탔고 고종 때 임태영의 글씨로 다시 써 걸었다. 이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훼손과 복원을 거듭했다. 1968년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한글 현판이 걸리기도 했으나, 2010년 고증을 거쳐 다시 한자 현판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2023년 월대 복원과 함께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과거의 복원에만 머물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값어치를 담아내야 한다. 2026년은 한글 반포 580돌이자, 가갸날(한글날) 제정 100돌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이 시점에 맞춰 광화문에 훈민정음체 한글 현판이 추가로 설치된다면, 이는 단순한 현판 교체를 넘어 국민 통합과 문화적 자부심을 고취하는 거대한 상징이 될 것이다. 결론: 2026년, 한글의 빛으로 광화문을 밝혀야 정부의 이번 결정은 늦었지만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1안이 가장 좋겠지만, 1안이 어렵다면 2안으로라도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 2안 또한 한글의 위상을 높이고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발걸음이기 때문이다. 2026년 한글날, 광화문 광장에서 온 국민이 한글 현판 아래 모여 함께하는 큰잔치를 벌이는 모습을 기대한다. 한글이 없는 광화문은 상상하기 어렵다. 정부와 관련 부처는 이 역사적 과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 기울여야 하며, 우리 국민 또한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광화문에 한글이 빛나는 그날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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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걷힌 오늘, 당신에게 건네는 따뜻한 우리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잔뜩 찌푸렸던 하늘이 갠 뒤, 쏟아지는 겨울 햇살이 유난히 반가운 날입니다. 비록 바람은 차갑지만 이렇게 햇살 좋은 날, 낮밥(점심)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아, 일광욕 좀 하니까 살 것 같다”라고 말씀하셨나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일광욕(日光浴)’이라는 한자말은 어딘가 병원에서 처방받은 치료법 같은 딱딱한 느낌을 줍니다. 이럴 때, 햇살의 따스함과 마음의 여유를 모두 담아 ‘볕바라기’라고 해보는 건 어떨까요? ‘볕바라기’는 말 그대로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볕을 쬐는 일’을 뜻합니다. 그저 햇볕을 쐬는 움직임이 아니라, 볕을 간절히 바라고 즐기는 마음이 담긴 말입니다. 춥고 움츠러드는 겨울, 따뜻한 양지를 찾아 잠시 멈춰 서는 그 순간의 나른한 행복을 이보다 잘 표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비슷한 말로는 우리에게 꽃 이름으로 더 익숙한 ‘해바라기’가 있습니다. 사실 해바라기는 꽃뿐만 아니라 ‘추울 때 양지바른 곳에 나와 햇볕을 쬐는 일’을 뜻하기도 합니다. 소설가 황순원은 그의 작품 <목넘이 마을의 개>에서 이 모습을 이렇게 그렸습니다. “신둥이는 방앗간으로 돌아오자 볕 잘 드는 목에 엎드려 해바라기를 시작했다.” 이 문장에서 ‘일광욕’을 썼다면, 개가 누리는 그 평화롭고 나른한 바람빛(풍경)이 제대로 살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입니다. 바쁜 일상 속이지만, 잠깐 밖으로 나가 겨울 햇볕을 온몸으로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요? 비싼 영양제보다 더 좋은 보약은, 잠시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일 테니까요. 오늘 사무실 창가에 서 있는 동료나 산책 나온 동무에게 이렇게 말을 건네보세요. “오늘 햇살이 참 좋네요. 우리 커피 한 잔 들고 나가서 ‘볕바라기’나 좀 하다 올까요?” 잿빛 먼지를 밀어내고 찾아온 햇볕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 우리말 ‘볕바라기’에 담긴 따스한 위로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 볕바라기 [명사]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볕을 쬐는 일. (보기: 툇마루에 앉아 볕바라기를 하다.) ▶ 해바라기 [명사] 추울 때 양지바른 곳에 나와 햇볕을 쬐는 일. (보기: 그는 양지바른 담 밑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다.) (꽃) 국화과의 한해살이풀. [여러분을 위한 덤] 글을 쓸 때 “그는 벤치에 앉아 일광욕을 즐겼다”라는 메마른 문장 대신 이렇게 써보세요. “그는 공원 벤치에 기대앉아, 게으른 고양이처럼 느긋하게 볕바라기를 즐겼다.” ‘일광욕’이 건강을 위한 행동 같다면, ‘볕바라기’는 마음을 위한 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오늘 찍은 하늘 사진이나 햇살 사진이 있다면, #볕바라기 태그를 달아 올려보세요. '일광욕'이라고 썼을 때보다 훨씬 더 따뜻한 '좋아요'가 달릴지도 모릅니다.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따뜻한구름](http://www.koya-culture.com/data/cache/public/photos/20251043/art_1761007012033_63c132_90x60_c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