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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노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초원의 노래 - 타마노 세이조의 조각 ‘초원의 시’를 보며 - 이윤옥 해 질 녘 나지막한 언덕 위 먼 길 돌아온 구름 한 자락이 아이의 작은 어깨에 가만히 내려앉아 동무가 됩니다. 옻칠을 입히고 삼베를 짜듯이 차곡차곡 쌓아 올린 시간의 결은 먼 옛날, 어느 화가가 바위에 새겨 넣은 투박하고도 선한 이웃의 얼굴을 닮았습니다. 악보도 없는 바람의 노래를 아이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짚어보고 초원은 그 숨소리에 맞춰 푸른 물결을 흔들어 화답합니다. 화려한 빛깔 하나 없어도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그 모습이 고단한 하루를 보낸 우리에게 "괜찮다, 참으로 애썼다"며 등을 토닥이는 따스한 손길이 됩니다. 기교 없는 진심이 빚어낸 평화 아이가 응시하는 먼 지평선 끝에는 잊고 살았던 우리의 가장 순수한 계절이 꽃처럼 피어나고 있습니다. -------------------------------------- 草原の歌 — 玉野勢三の彫刻 『草原の詩』に寄せて 詩:李潤玉(イ・ユノク) 日の暮れゆく なだらかな丘の上遠き道を渡ってきた ひとひらの雲が幼子の小さき肩に そっと舞い降り心を通わす友となります。 漆を塗り 麻布を編むように幾重にも積み上げられた 時の重なりは遠い昔 ある画家が岩に刻み込んだ素朴で心優しき 隣人の面影に似ています。 楽譜もなき 風の調べを幼子は細き指先で 手探りし草原はその息づかいに合わせ青き波を揺らして 答えます。 華やかな彩りは なくともただ黙然と そこに佇むその姿が一日の疲れを背負った 私たちに「大丈夫、よく頑張ったね」と背中を撫でる 温かな手となります。 技巧なき真心の 紡ぎだした平和幼子が見つめる 遥かな地平の先には忘れかけていた 私たちの最も純粋な季節が花のように 咲き誇っています。 일본의 조각가 타마노 세이조 (玉野勢三, 71)의 전시회가 지난 2월 4일부터 9일까지 오사카 중심 다카시마야백화점 6층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7년 만의 개인전으로 건칠(乾漆), 청동(靑銅), 채색도판(彩色陶板) 릴리프의 신작, 구(舊)작품을 합해서 약 50점을 선보였다. 기자가 타마노 세이조를 만난 것은 지난해(2025) 11월 3일, 안산의 ‘갤러리SUN’에서였다. 이날은 제23회 한일미술교류전 개막식이 있는 날로 한국과 일본 작가의 작품 76점이 선보였는데 타마노 세이조 작가도 참석했었다. 그의 작품에 대해 " 작품 전반에 흐르는 정적이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통해 관람객에게 철학적인 사유의 시간과 심리적 평온함을 선사한다"는 작가평 처럼 기자 역시 그런 느낌을 받았다. 타마노 세이조 작가는 2017년 제주도에서 "타마노 세이조 건칠조각가 개인전 "을 열었는데 이때 선보인 작품에 대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이나 평화로운 풍경을 담아내어 한국 관람객들에게도 서정적인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평을 받는 등 , 그의 작품에 흐르는 순수성, 서정성, 평화를 향한 갈망과 열정은 그의 작품을 대하는 사람들이 한결 같이 이야기 하는 주목받는 점이라 할 수 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 전쟁이 상존하는 세상에서 군더더기 없는 그의 순수와 평화의 메시지가 온 누리에 전해지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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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물러난 자리에 가장 먼저 닿는 손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포근한 햇살이 건네는 기별, 마음의 기지개를 켜는 ‘갓밝이’ 오늘은 겨울 겉옷이 조금은 무겁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 기온도 여느때보다 높고, 낮에는 영상 10도 안팎까지 오르며 봄기운이 슬쩍 담장을 넘어오겠다고 하네요. 얼어붙었던 길들이 녹아 촉촉해지고, 공기 속에 묻어나는 흙내음이 정겨운 날이 될것입니다. 이렇게 포근한 기운이 세상을 깨울 때, 우리 마음까지 밝혀줄 토박이말 하나 떠올려 봅니다. 바로 ‘갓밝이’입니다. '여명'의 깊이와 '갓밝이'의 살가움 우리는 날이 밝아올 때 흔히 ‘여명(黎明)’이라는 말을 씁니다.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빛의 장엄함을 담고 있는 참 깊이 있는 낱말이지요. 하지만 때로는 조금 더 가깝고 살가운 느낌으로 이 순간을 부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 곁에는 ‘갓밝이’라는 예쁜 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막, 이제 겨우’를 뜻하는 ‘갓’과 ‘밝음’이 만난 이 말은,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저 멀리 산등성이 너머로 빛이 막 고개를 내밀어 세상이 어슴푸레하게 밝아오는 그 찰나를 그립니다. 여명의 빛이 우리를 짓누르는 느낌이라면, 갓밝이의 빛은 마치 아이의 발걸음처럼 조심스럽고도 힘차게 우리 곁으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상황에 따라 옷을 골라 입듯, 마음의 바람빛에 따라 ‘여명’ 대신 ‘갓밝이’를 꺼내 써 본다면 우리 삶의 말과 글은 훨씬 더 남다른 맛과 멋을 내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햇살처럼, 나만의 '갓밝이'를 반기기 오늘 날씨가 포근하다고 해서 겨울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오늘의 이 따뜻한 공기는 우리에게 뚜렷한 신호를 보냅니다. "이제 곧 눈부신 봄이 비롯될 거야"라고 말이죠. 우리 삶도 이와 꼭 닮았습니다. 오늘의 내 삶이 깜깜한 밤처럼 느껴져 답답한 분들이 계신가요? 그렇다면 내일의 포근한 날씨를 닮은 ‘갓밝이’라는 말을 가슴에 품어보세요. 완전히 밝지는 않아도, 이미 빛은 ‘갓’ 시작되었습니다. 떠들썩하게 소리치며 오는 빛이 아니라, 조용히 세상을 어루만지며 오는 그 빛을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 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따스한 기온처럼, 여러분의 마음에도 기분 좋은 느낌이 조금씩 차오르고 있을 테니까요. 오늘 여러분의 마음엔 어떤 빛이 비롯되고 있나요? ‘갓밝이’는 희망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밤새 고민하던 문제의 실마리가 아주 조금 보이기 시작할 때, 미워하던 사람을 용서해 볼까 하는 마음이 아주 살짝 고개를 들 때, 포기하고 싶던 일에 다시 한번 손을 뻗어볼 용기가 생길 때. 우리 마음속엔 이미 저마다의 ‘갓밝이’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커다란 빛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저 내 안의 작은 빛이 막 비롯되었음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넉넉합니다. 우리에게 찾아올 포근한 봄기운을 반갑게 맞이하듯, 오늘 하루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차분하고 맑은 갓밝이가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위한 덤] 당신의 삶에서 '갓밝이' 같았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우리는 모두 어둠을 뚫고 빛으로 나아가는 길손입니다. 오랫동안 준비하던 일을 처음 세상에 내보였던 날의 떨림 아이가 처음으로 혼자 걸음마를 떼던 그 기적 같은 순간 힘든 일을 겪고 난 뒤, 다시 웃으며 밥 한술을 뜰 수 있게 된 평범한 아침 여러분의 삶에서 "아, 이제 시작이구나"라고 느꼈던 그 따뜻한 '갓밝이'의 기억을 들려주세요. "나에게 [ ]은/는 삶의 갓밝이였다"라고 적어보세요. 여러분이 나누어 주신 따스함 어린 글들이 모여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빛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 갓밝이[이름씨(명사)] 날이 막 밝을 무렵. 보기 : 어둠이 짙게 깔린 바다 너머로 갓밝이가 되자 어부들은 그물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한 줄 생각] 가장 어두운 때가 지나면 반드시 빛은 옵니다. 갓 피어난 빛은 여리지만, 이미 어둠을 이겼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