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사흘 이어서 비가 내리다 그치더니 갑자기 날씨가 서늘해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어제 아침에 짧은 옷을 입고 나왔다가 해가 질 무렵 집으로 가는 길은 바람까지 더해 춥다는 말이 나올만큼 서늘했습니다. 아침에도 어제 저녁 못지 않게 서늘합니다. 낮에 더울 거라고 해서 짧은 옷만 입고 나왔는데 긴 옷을 하나 걸치고 나올 걸 그랬다 싶었지요. 때이른 더위가 찾아와 땀을 흘리다가 서늘하니 춥니 하는 말이 나오게 더위와 추위가 갈마드는 여느 때와 다른 날씨가 낯설지만 저는 참 좋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땀과 가까이하지 않아도 되니 말입니다. 어제 무지개꽃배곳(초등학교)에 다녀왔습니다. 경남교육청 토박이말 교육 이끎학교로 토박이말 갈배움과 놀배움 수를 찾는 데 앞장을 서고 있는 곳입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슬기를 모은다는 게 이렇게 좋은 것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무슨 일이든 사람이 많아야 좋은데 배곳(학교) 일을 두고 머리를 맞대는 것을 보니 부럽기도 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날이 얼른 오도록 더욱 힘을 써야겠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높배곳(고등학교)을 함께 마친 동무들과 함께 스승님을 뵙고 왔습니다. 서른 해라는 때새(시간)가 흐른 만큼 스승님과 동무들 얼굴에 그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하얀 머리카락과 주름은 흘러간 나날의 길이를 말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일들을 떠올리며 웃을 수 있었던 반가운 자리였습니다. 밝날(일요일)에는 들말마을배곳 이레끝 놀배움터가 새로나꽃배곳 어울마당(신진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있었습니다. 놀이마을학교 깜냥깜냥에서 마련한 놀이마당에 곁들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놀이마당을 찾아온 많은 아이들, 놀이를 돕겠다고 온 이바지 배움(봉사활동 학생)들, 아이들을 데리고 온 어버이들까지 한 데 어우러져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온몸을 써서 움직이며 노는 놀이마당에 토박이말 딱지놀이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저렇게 좋아하는 놀이와 토박이말을 어떻게 이을까 생각을 하느라 흰머리가 몇 가닥 더 늘었지 싶습니다. 놀이냐 배움이냐 하는 갈림길이 아닌 놀이와 배움이 어우러진 제대로 된 토박이말 놀배움 수를 찾으려면 더 많은 분들들의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사맛은 잘 듣고 묻는 일에서 출발한다 세종의 사맛[소통] 정신은 어떤 일에 대하서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세종은 의문을 가지고 잘 듣는[以聞] 임금이었다. ‘이문(以聞)’은 《조선왕조실록》 원문 전체 4,211건 가운데 세종 862건이다. 조선의 임금이 27명이니 세종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세종은 신하와 백성으로부터 듣고 또 들었다. 충녕이 세자가 될 때 태종은 신하들의 의견을 묻고 신하는 태종의 마음에 달렸다 하고, 태종은 충녕[세종]이 현명하다고 의견을 제시한다. 듣기 위해 묻고 의논하는 절차가 원만하다. “태종이 말하기를, ‘그러면 경들이 마땅히 어진 이를 가리어 아뢰라.’ 하니, 여러 신하들이 함께 아뢰기를, ‘아들이나 신하를 알기는 아버지나 임금과 같은 이가 없사오니, 가리는 것이 성심(聖心)에 달렸사옵니다.’ 하였다. 태종이 말하기를, ‘충녕 대군이 천성이 총민하고 학문을 게을리 하지 않아, 비록 몹시 춥고 더운 날씨라도 밤을 새워 글을 읽고, 또 정치에 대한 대체(大體)를 알아, 매양 국가에 큰 일이 생겼을 제는 의견을 내되, 모두 범상한 소견이 의외로 뛰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이태원 부군당의 당굿은 음력 4월 초하루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 치러진다. 당굿은 이곳 부군당에서 가장 큰 행사이기 때문에 이 행사를 큰 굿이라고 부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당굿, 부군당굿, 부군당제, 묘제, 부군묘제 등으로도 부른다. 당굿이 확정되면 부군당에 지켜야 할 여러 가지가 금기가 시작된다. 굿 날이 잡히면 보름 전부터 부군당에 금줄을 치고 출입구에 황토를 뿌려 부정한 인간이나 동물 또는 어떠한 해로운 것들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마을 사람들이나 관련자들은 몸가짐을 깨끗이 하고 매사에 신경을 써서 불결한 일들을 특히 삼간다. 그리고 화주 선정에 들어간다. <이태원부군묘관리위원회(梨泰院洞府君廟管理委員會)> 모임에서 화주가 선정되면 이를 당주에게 알리고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렴을 시작한다. 당주는 당굿을 함께할 만신과 악사를 섭외한다. 굿하기 전날 밤이 되면 장만한 모든 제물을 전각 내부로 옮긴다. 이때에는 남자들로 구성된 화주들이 제물을 직접 상에 차린다. 제물은 부군님 몫으로 시루떡, 두부(소적), 산적(소고기), 탕, 술(청주), 삼색 나물, 밥 두 그릇, 물, 수저 2쌍을 올린다. 다른 신령님들 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날이 좀 덥습니다. 아직 덥다고 하면 안 된다는 분도 있지만 저는 벌써 땀과 엄청 사이 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토박이말 맛보기 틀을 노란빛 바탕에서 하늘빛 바탕으로 바꿨더니 보기에 좋다는 분들이 계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긴 글은 읽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해서 짧게 뜻과 보기월만 넣어 맛보여 드리는 것으로 바꿨는데 보시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는 것은 참일입니다.하지만 아직도 둘레 분께 나눠 주시는 분들은 많지 않아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토박이말 맛에 뭔가를 더해야 할 것 같은데 뭐가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간대로 되는 일이었으면 제가 스무해가 넘도록 이렇게 터울거리고 있지는 않겠지요?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는 분들이 한 분 두 분 늘고 있고, 우리 푸름이들이 잘 자라고 있기 때문에 머지 않아 좋은 수가 나오지 싶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 가운데 좋은 수가 떠오르시는 분은 슬기를 보태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는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제게 가르침과 깨우침을 주셨던 여러 스승님께 고마움의 참마음을 담은 글을 보내드렸습니다. 이제 하늘나라에 계신 두 분께도 잊지 않고 제 마음을 올려드렸습니다. 베풀어 주신 가르침과 깨우침대로 잘 살고 있는지 되물어 봅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고마움의 무게가 더해짐을 느끼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저와 함께했던 아이들이 저를 잊지 않고 찾아 주어서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함께하는 아이들이 이어준 고맙다는 말에 더 잘해야겠다는 속다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들말마을배곳 배움이들과 갈침이들이 함께 만들어 준 글과 그림이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밤 늦게 보내준 토박이말 노래를 부르는 움직그림을 보며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습니다. 배곳(학교) 안팎에서 이루어지는 토박이말 놀배움을 맛보고 즐기며 좋아하는 아이들과 어버이를 보며 보람도 느끼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더 큽니다. 토박이말 놀배움을 온 나라 사람들이 함께 맛보고 즐기는 날을 앞당기려면 더욱 각단이 있게 일을 해야겠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중국이 1950년에 티베트를 합병한 이후 발포ㆍ고문ㆍ아사ㆍ처형ㆍ수용소에서의 강제 노동 등으로 죽은 티베트인은 모두 120만 명으로 추산된다. 자료마다 피해자의 수치가 약간 다른데, 이 수치는 다람살라 사원 안에 있는 티베트박물관 전시물에서 필자가 직접 확인한 숫자다. 티베트인은 모두 6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므로 전체 인구의 1/5 정도가 죽은 것이다. 티베트 사람들이 중국을 싫어하는 까닭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다. 중국에는 시짱(西藏),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 광시좡족(廣西壯族), 닝샤후이족(寧夏回族), 네이멍구(內蒙古) 등 5개 자치구가 있고,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등 30개의 자치주가 있다. 중국 정부는 55개 소수 민족에 대해 우대 정책으로 불만을 억누르는 한편, 분리 독립 운동은 철저히 탄압하는 ‘당근과 채찍’ 정책을 써왔다. 우선 소수민족에게는 독자적인 언어와 종교, 문화를 인정하는 자치권을 부여했다. 한족은 엄격한 ‘1가정 1자녀’ 원칙이 적용되었지만 소수 민족은 2명까지, 경우에 따라서는 3~4명의 자녀도 출산할 수 있었다. (1979년에 도입된 1자녀 정책은 36년 동안 시행되다가 2015년에 폐지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83-나란히금,깊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언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셈본4-2’의42쪽, 4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42쪽 첫째 줄에‘셈’, ‘붓셈’, ‘수판셈’이 나옵니다.이 말들은 앞서 보여드린 적이 있는 말이지만 저는 다시 봐도 반갑습니다. ‘셈’이‘세다’의 이름씨꼴(명사형)로‘세+ㅁ’이라는 것은 모르는 분들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그리고‘붓셈’은‘필산’이라는 말을 갈음한 말로‘붓으로 하는 셈’을 는 뜻이고, ‘수판셈’은‘수판으로 하는 셈’을 가리킵니다. 셋째 줄에‘곱셈’이 나옵니다. ‘가산’, ‘감산’, ‘승산’, ‘제산’이라 했던 것을‘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으로 바꾼 까닭은 오래 또는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거라 믿습니다.가르치는 어른의 자리에서 생각하기보다 배우는 아이의 자리에서 생각해 더 쉬운 말을 찾거나 만들어 쓰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바뀔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43쪽 첫째 줄에‘나란히금’이 나옵니다.이 말도 지난 글에서 보신‘나란히 가는 면’을 떠올려 보시면 바로 아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고백-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남들이야 나를 무엇이라 하던 나로서는 내가 이 세상 가장 사람다운 사람인줄 압니다. 남들은 나를 두고 “혼”이 나갔다고 하지요. 뜨는 해와 마주 웃고 흐르는 냇물과 속살거리며 지는 꽃을붙잡고 우는 나를 두고… 허나 그들이야 어찌 해가 품은, 냇물이 실은 꽃이 안은 그 깨끗하고 성스러운 혼을 알 것입니까. 남들은 나를 “넋”이 없다고 하지요. 웃으면 허파가 터져라 미친 듯 웃고, 울면 마구 뒹굴며 마음껏 울고 가슴을 두드리며 하늘도 실컷 욕하는 나를 두고… 허나 웃을 줄도 울 줄도 모르는 그따위 “혼”이나 “넋”이야 천만 개 있은들 어디에 쓰리까. 남들이야 나를 무엇이라고 하든 님이여, 님께서는 나를 이 세상 가장 사람다운 사람이라 할 것입니다. 1979년 6월 3일 -《아리랑》 제22호, 1986년 2월 < 해 설 > 이 시에는 시인의 주체의식이 잘 표현되었다. 이 시에서 석화는 인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어제는 아침부터 서둘러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내새꽃배곳 3배해(하동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과 만나기로 한 날이었지요. 토박이말이 설 자리를 잃고 어려움을 겪고 있어 도와 주어야 한다니 다들 그러겠노라 말해 주어 고마웠습니다. 아이들의 맑고 밝은 마음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토박이말 찾기 놀이, 딱지 놀이, 수수께끼 놀이를 다 하려고 하니 좀 바쁘다 싶었지만 여러 가지 놀이를 맛보여 주는 게 좋겠다 싶어 그렇게 했습니다. 놀이를 다 하고 재미가 있었다는 말을 들으니 땀을 흘리며 놀이를 함께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아이들은 그렇게 토박이말과 놀이를 하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토박이말을 가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이 둘레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토박이말도 맛보여 주시고 토박이말 놀배움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시기를 비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