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봄이 사실상 마감되고 더위가 시작된다고 호들갑 비슷하게 떨던 게 보름 전, 그때 24절기 소만을 지났다고 했는데 다시 보름이 지나니 이젠 소만 다음의 절기인 망종이란다. 망종? 어감상으로는 망둥이 같은 종자... 뭐 이런 뜻이 아닐까 싶은데 그것은 한자로 ‘亡種’이고, 지금 이야기하는 절기상의 망종은 ‘芒種’이다. 앞의 ‘亡’은 망할 망이니 별로 전망도 없는 개망나니 같은 종자라는 뜻이라 생각되는데, 뒤의 ‘芒’은 작물의 수염 부분을 뜻하는 글자이니 곧 벼나 보리의 이삭 부분에 나오는 까칠까칠한 까끄라기(난 까시랭이로 들었지만 이게 표준어인듯)를 말함이렸다. 우리들이 도회지에 살다 보면 벼건 보리건 다 껍질을 벗기는 도정작업을 해서 매끈한 속 알곡만 보는데 우리 어릴 때는 시골에서 크다 보니 까끄라기들을 보는 것은 물론 여름에 보리 타작, 가을에 벼 타작한다고 탈곡기나 도리깨로 털어내는 과정에서 끼끄라기들이 공중으로 날아들어 목덜미가 근질근질한 경험이 다 있는데 우리야 그렇지만 우리 애들, 손주들은 이런 경험도, 이런 말도 모를 것이다. 경험하지 않았으니 모르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쩌면 이 세상 식물의 생장에 관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우리나라에서 산을 좋아한다는 사람치고 ‘오은선’이라는 이름 석 자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예! 세계 여성 처음으로 히말라야 8,000m 고봉 14좌를 전부 오른 분이지요. 그리고 조금 더 아신다는 분이면 국내 여성 처음으로 세계 7대륙의 최고봉을 오른 인물이라는 것도 알 것입니다. 그 오은선 씨가 자신의 등정기를 《오은선의 한 걸음》이라는 책으로 냈습니다. 저는 2011년도에 오은선 씨와 불암산을 함께 산행하면서 나눈 이야기를 월간중앙에 ‘오은선 대장과 불암산을!’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은선 씨가 책을 냈다기에 반가운 마음에 읽어보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14좌를 오르는 오은선 씨의 거친 숨소리가 옆에서 들리는 듯하였습니다. 은선 씨는 너무 힘들어 어떤 때는 그냥 한 걸음만 절벽 쪽으로 내딛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도 있었답니다. 그러면 1,000m 이상을 미끄러지며 그대로 영원한 안식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오죽하면 절벽 쪽으로 한 걸음을 내딛고 싶었을까? 그 극한적인 상황을 떠올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몸이 움찔합니다. 은선 씨가 오른 산 가운데 제일 힘들었던 산은 어떤 산일까요? 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회적 통제에 대한 반항 문화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조선 멋쟁이’라는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6월호를 펴냈다. 패션에는 사회의 취향과 정체성이 반영된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의관 정제로 품격을 완성했고, 일종의 문화로서 조선 사회의 면면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복식과 이와 관련된 패션 소품을 통해 그 의미와 문화에 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두통 유발 망건과 묵직한 패영이 있어야 패션족 <조선의 멋쟁이>에서 이민주 박사는 멋에 담긴 아픈 속내를 보여주었다. 관례를 올린 남성에게서 가장 큰 변화는 상투이다. 상투를 트는 머리 모양과 망건, 갓 등에 들이는 남성들의 노력과 그 결과인 멋에는 상당한 통증이 동반되었다고 한다. 상투를 튼 후에 두르는 망건은 본래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동여매는 용도였으나 멋쟁이들은 망건을 어찌나 단단히 맸는지 망건을 풀고 나면 이마의 위아래가 0.3cm 정도 파여 자국이 남을 뿐 아니라 상처가 나기도 하고, 심지어는 피가 흥건할 정도였다. 이 탓으로 편두통에 시달렸는데, 관자놀이 주변의 빠져나온 머리카락을 망건 속으로 밀어 넣기 위한 용도인 살쩍밀이로 망건 속에 밀어 넣어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서울시 남산골한옥마을(중구 퇴계로 34길 28) 내 전통공예관이 새단장을 마치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개막전으로 <서울시무형문화재 장인전>을 5월 23일(화)부터 10월 1일(일)까지 선보인다. 남산골한옥마을의 전통공예관은 올해 초까지 카페와 기념품숍으로 운영되었으며, 최근에는 기념품숍만 운영되어왔다. 개막전인 <서울시무형문화재 장인전>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단청 ▴민화 ▴목가구 ▴창호 4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네 명의 장인(단청장 양용호, 민화장 정귀자, 소목장(가구) 김창식, 소목장(창호) 심용식)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첫 전시는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31호 단청장 양용호의 전시다. 5월 23일(화)부터 6월 25일(일)까지 개최된다. 양용호 장인은 2003년 9월 28일 서울시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되었으며, 전국을 무대로 천 여 점의 문화재 단청작업을 해왔다. 단청은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의 다섯가지 색을 기본으로 여러 가지 중간색을 만들어 목조건축의 천정이나 기둥 등에 문양을 그려 넣은 것을 말한다. 목조건축의 장식 외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6월 17일 밤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는 KBS교향악단이 선보이는 실내악 무대 <한여름밤의 꿈>이 펼쳐진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발표한 작품마다 반향을 일으키며 동시대 예술가들과 후대에 끊임없는 영감을 주었다. <한여름밤의 꿈>은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희곡이며, 멘델스존, 브리튼을 비롯한 다양한 작곡가들이 원작을 재해석하여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왔다. 이 공연에서는 KBS교향악단의 연주자들이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음악회의 형태로 풀어내어 원작에 대한 특별한 관점을 선보인다. "한여름 밤의 꿈"에 등장하는 대사와 장면에 영감을 받아 작품의 핵심적 요소를 음악회라는 매개(媒介)로 풀어내기 위하여 다양한 시대, 유형, 그리고 유파(派)의 음악으로 프로그래밍하였다. 다채로운 선곡과 공연의 연출 장치가 만나 원작의 환상적이고 순애보적인 느낌을 음악회의 형태로 되살려낸다. 이 음악회에서 관객은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며 KBS교향악단이 선보이는 '한여름 밤의 꿈'을 기억 속에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공연에서 연주할 곡은 카터의 <네 대의 팀파니를 위한 여덟 개의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오는 10일 자원순환을 실천하는 너나들이 어울림장터를 연다. 환경을 생각하는 행사로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 물품에 디자인과 활용성을 더해 값어치를 높이는 '새활용'을 추구한다. 어울림 장터, 재활용품 교환 행사, 새활용(업사이클링) 체험, 재활용 사업 홍보 등이 낮 11시부터 저녁 5시까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두산타워 앞에서 펼쳐진다. 어울림 장터에서는 주민 30팀이 직접 중고물품을 판다. 우유팩 1㎏, 건전지 10개, 투명페트 20개 등 정해진 품목과 분량의 재활용품을 가지고 오면 종량제 봉투 1매와 교환하는 행사도 열린다. 플라스틱 뚜껑과 우유팩을 활용한 새활용 체험도 마련돼 있다. 통컵(텀블러)을 가져오면 커피도 제공하고 헷갈리기 쉬운 분리배출 방법도 앱을 통해 알려준다. 각 프로그램 참여가 확인되면 자원순환 실천을 강조하는 기념품을 준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나에게는 애물단지 같은 물건이 남에게는 보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라며 "너나들이 어울림장터에서 나만의 보물을 찾으며 자원순환을 실천해 보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성흥산성으로 알려진 부여 가림성(사적)은 성흥산(286m) 정상부에 쌓은 석성으로, 둘레는 약 1500m, 성곽 높이는 3~4m에 이른다. 성안에서 우물 터, 군창으로 추정되는 건물 터, 초석과 남문 터 등이 확인됐다. 현재까지 이어진 꾸준한 발굴 조사를 통해 백제부터 조선 시대까지 다양한 유물을 발견했다. 가림성은 501년(동성왕 23)에 위사좌평 백가(苩加)가 쌓았다고 전한다. 백제 때 성곽 가운데 유일하게 축성 연대를 알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적이다. 가벼운 트레킹으로 성곽을 둘러보면서 백제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떠올리기 좋다. 또한 가림성은 ‘사랑나무’라 불리는 가림성 느티나무(천연기념물)로 유명하다. 사랑나무는 드라마 단골 촬영지이며, SNS 사진 명소이기도 하다. 사랑나무 앞에 서면 누구나 드라마 주인공처럼 멋지게 보인다. 여기서 바라보는 조망도 일품이다. 성흥산 남쪽 품에 안긴 대조사는 원통보전 뒤에 자리한 부여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보물)이 명물이다. 높이 10m에 이르는 거구로,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국보)과 쌍벽을 이룬다. 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백제역사유적지구로 등재됐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6월 15일 저녁 7시 30분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안디무지크 필하모니아의 황제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이 무대에 올려진다. 안디무지크 필하모니아는 새로운 시선과 독창적인 프로그램으로 개성적이며 탄탄한 연주력을 선보이는 열정적인 오케스트라다. 창단 이후 비인 고전교향곡의 모범적이고 혁신적인 해석의 <모차르트와 베토벤교향곡 시리즈>, 말러사운드의 새로운 발견 <말러 시리즈>와 신선한 도전의 <쇼스타코비치 실내교향곡시리즈>, 2019년도에 끝마친 낭만적인 프로젝트 <브라암스 교향곡시리즈> 이후에 차이코프스키 교향곡에 시선을 돌려 교향곡 5번과 6번 "비창교향곡”을 지휘자 이운복과 함께 안디무지크다운 섬세하고 격정적인 연주로 성공적으로 열연했으며 마지막 시리즈로 교향곡 제4번을 무대에 올린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과 더불어 꾸준하게 연주하고 있는 <창작초연곡시리즈>로 대전지역 작곡가인 정수화의 창작곡이 청중들에게 현대음악의 신비로움을 전달해 줄 것이며, 탁월한 연주력의 피아니스트 정상욱의 협연으로 기품 있는 베토벤 피아노 협연 “황제“를 들려줄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전북 익산시가 지역의 역사문화 캐릭터인 '서동'을 활용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MZ세대를 사로잡으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익산시는 기존 방식을 탈피한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을 홍보할 방침이다. 5일 익산시는 역사문화 캐릭터 '서동'을 새로운 방식으로 홍보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널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두 번째로 탄생한 버츄얼 유튜버 '서동'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버츄얼 유튜버는 컴퓨터 그래픽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실제 방송인의 행동이나 표정을 영상에 대신 표현하는 가상 캐릭터다. 이를 통해 익산시는 서동부터 무왕의 일대기까지 다양한 역사 이야기를 다루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지역에 숨겨져 있는 설화와 전설, 유적ㆍ관광지뿐 아니라 지역 행사와 축제 등 시정 전반에 대해 재치 있게 홍보하고 있다. 덕분에 영상마다 평균 조회 수가 1만여 회에 육박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까지 모두 5편의 동영상이 제작됐으며 최근 게재된 영상을 빼면 평균 조회 수는 9천925회에 이른다. 제작된 영상은 ▲지자체 처음 될뻔한(?)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4050의 귀촌 이야기. 나이가 들면 누구나 이런저런 질병을 달고 살게 된다. 현대 의학이 인간의 신체능력 저하를 기계의 힘으로 보완하면서 현대인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누구나 사이보그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가족들도 그러하다. 엄마의 귀에는 보청기가 발목에는 철이 박혀있고, 아빠는 틀니가 있고, 딸의 구강에는 임플란트로 인한 나사가 살벌하게 박혀있다. 이러한 사이보그 가족들이 밭농사를 짓는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과 2장에는 가족들이 밭농사를 지으며 겪는 소소하고 다채로운 일상과 가족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가, 3장과 4장에는 저자가 1인 가족으로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4장에서는 고양이 집사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부모님과 오래 함께 하고 싶은 딸의 마음과 혼자 사는 딸의 노후를 준비해 주고 싶은 아버지의 깊은 마음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