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시가현(滋賀県) 오오츠시(大津市)에 있는 신라선신당(新羅善神堂, 신라젠진도, 일본에서 신라는 ‘시라기’로 발음하지만 신라선신당의 경우는 그대로 ‘신라’로 발음한다)을 찾아 간 날은 지난 12일(금) 낮 1시 무렵이었다. 지난해에 견주어 시가현을 비롯한 일본 남부 지방의 날씨가 쌀쌀하여 예전 같으면 벚꽃이 지고 있을 때지만 이날은 꽃이 한창이었다. 신라선신당이 왜 그곳에?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오오츠에 있는 신라선신당은 1,3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곳이다. 필자는 교토나 오사카 쪽에 볼일이 있어 가는 길에는 잠시 짬을 내어 신라선신당을 들르는 버릇이 있다. 신당(神堂)이란 신사(神社, 진자) 또는 신궁(神宮, 진구)과 같은 뜻으로 우리로 말하자면 사당(祠堂)인 셈이다. 우리네 사당이 조상신을 모시고 있는 것과 같이 일본의 신사(神社)도 조상신을 모신다. 신라선신당은 말 그대로 신라의 신(神)을 모시는 곳이다. 그럼 왜, 일본땅 시가현 오오츠(大津)에 신라선신당이 있는 것일까? 궁금해질 것이다. 천년고도 교토에서 특급열차로 10여분이면 도착하는 오오츠는 고대에는 오우미(近江)로 불리던 곳으로 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그는 미국에서 왔는데 이름을 물어보니 로버트라고 한다. 나이는 50 정도 되어 보이는데 고향은 뉴욕이며, 다람살라에 간다고 대답한다. 그는 달라이 라마 제자로서 다람살라에 산 지가 6년 된다고 했다. 다람살라에 살고 있는 한국 스님인 청전스님이 생각나서 혹시 청전스님을 아느냐고 물어보니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세상이란 넓고도 좁은 곳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는 청전스님을 거치면 바로 로버트와 연결되는 것이다. 조금 있다가 시간이 되어 우리는 프로펠러 비행기에 탔다. 좌석은 한 60석이나 될까? 프로펠러 비행기는 작년 2월에 네팔을 여행할 때도 타 보았는데, 프로펠러 소리가 시끄럽기는 하지만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비행기는 정시에 출발하였다. 다람살라까지 비행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1시간 정도 지나자 창 너머로 멀리 히말라야의 하얀 설산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설산은 띄엄띄엄 보이는 것이 아니고 쭉 이어져 있었다. 참으로 멋진 광경이었다. 계속 이어지는 산들이 모두 흰 모자를 쓴 듯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오전 8시쯤 다람살라 공항에 도착하였다. 다람살라는 인도 북서부 히말라야 산맥 기슭에 있는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이태원 부군당 당집 전각 내부 정면 벽에 모셔진 열두 분의 신도[神靈]는 오른쪽부터 ①걸립님 ②가망님 ③산신님 ④제석님 ⑤별상님 ⑥부군님(부군할머니와 부군할아버지) ⑦대감님 ⑧호구님 ⑨ 장군님 ⑩군웅님 ⑪기마장군님 ⑫창부님이다. 가장자리에 부군할아버지와 부군할머니가 한 족자에 좌우로 함께 그려져 있는데 이는 다른 그것보다 크게 제작되어 있어 부군당에서 가장 중요하게 모셔지는 신령이라는 것을 짐작게 한다. 각 신령님의 형태와 그 역할은 다음과 같다. 1. 부군님(부군할아버지⋅부군할머니) 이태원 부군당에서 모셔지고 있는 부군님은 남ㆍ여 부부 신으로서 부군할아버지와 부군할머니이다. 부군님은 이태원 일대를 지키는 수호신으로서 모든 재액을 물리침과 동시에 해로운 악신을 멀리하게 한다. 부군님은 또한 선신을 불러들여 마을 사람들의 수명장수와 자손 번창 등의 소원을 성취케 그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보살피고 돕기도 하는 역할을 한다. 2. 대감님 홍색으로 된 대감 복색을 입고 입영(笠纓, 갓끈)이 달린 장엄한 갓을 썼다. 인간 세상을 다스릴 때 쓰이는 지휘봉은 영험한 신구이면서 동시에 요술 방망이와 같아 어떠한 것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있이/(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있이 [뜻] 살림살이가(경제적으로)넉넉하게 [보기월] 저도 좀있이사는 분들이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주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지난 이레끝(주말)머리 아픔을 겪고 여러 가지 속다짐을 하였습니다.아무리 좋은 일도,또 아무리 바쁜 일도 제 몸이 튼튼하지 못하면 하나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이 핑계 저 핑계로 미루다가 이렇게 된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무들 보고는 몸 챙기며 일 하라는 말을 자주 했는데 저는 잘 챙기지 못한 게 참일입니다.그저 고뿔 때문이겠지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라면 큰일이다 싶더라구요.날마다 모자란 잠에 일을 한다고 앉아 있는 때새(시간)가 많고 움직이는 때새는 적으니 먹은 게 몸에 쌓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죠. 어제 아침에 일어나 일을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배곳(학교)에 나갔습니다.그런데 가서 보니 할 일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글을 보내달라는 기별도 오고 보내야 할 글이 두 가지나 더 있다는 것을 나간 뒤에 알았습니다.아버지께서 하라고 하신 일까지 하고 나니 마칠 때가 다 되었더군요. 지난 두 돌 토박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입치레/(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입치레 [뜻] 1)끼니를 때우는 일 [보기월] 머리가 아프니입치레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뒤낮(오후)들말마을배곳을 보러 손님들이 오신다는 기별을 듣고 여러 가지로 마음이 쓰였습니다.배곳(학교)에서도 미리 잡혀있던 일이 있어서 손님들 맞이를 하러 갈 수가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배곳(학교)일을 마치니 손님들이 오기로 한 때가 훨씬 지났고 서둘러 나가니 마을배곳 아이들이 활개마당(운동장)에서 놀고 있었습니다.손님들은 잘 다녀가셨다고 했고 아이들은 하고 싶은 놀이를 신나게 하고 있었습니다. 한 가지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나니 다음 할 일이 생각났습니다.하루 앞으로 다가온 두 돌 토박이말날 기림풀이(기념식)때 쓸 것들을 다 챙겨 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토박이말노래,기별종이(소식지),널알림감(홍보물)을 챙겨 놓았는데 종이주머니(봉투)가 없었습니다. 종이주머니(봉투)가 있는 곳 열쇠를 갖고 와서 혼자 했으면 엄청 오래 걸렸을 텐데 마을배곳 갈침이님들의 도움으로 얼른 끝낼 수 있었습니다. 엿날(토요일)아침이 밝았습니다.자리가 남아도 걱정이고,자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기적소리 바람소리 – 연변ㆍ2 기차도 여기 와서는 조선말로 “붕”--- 한족말로 “우(鳴)”--- 기적 울고 지나가는 바람도 한족바람은 “퍼~엉(風)” 불고 조선족바람은 말 그대로 바람 바람 바람 바람 분다 그런데 여기서는 하늘을 나는 새새끼들조차 중국노래 한국노래 다 같이 잘 부르고 납골당에 밤이 깊으면 조선족귀신 한족귀신들이 우리들이 못 알아듣는 말로 저들끼리만 가만가만 속삭인다 그리고 여기서는 유월의 거리에 넘쳐나는 붉고 푸른 옷자락처럼 온갖 빛깔이 한데 어울려 파도를 치며 앞으로 흘러간다. 《장백산》, 2004년 4호 < 해 설 > 이 작품은 아무래도 경계의 공간과 숙명적인 공존의 주제를 시적으로 형상화한 석화시인의 대표작의 하나라 하겠다. 주지하다시피 디아스포라는 지역적 공간이나 정신적 공간에 있어서 아주 미묘한 중간상태에 처해 있고 경계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보다 넓은 영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인도 사람들은 영화를 많이 본다고 한다. 인도 전역에는 1만 2천 개의 영화관이 있으며 입장료가 싸서 영화 보러 가는 것은 가장 대중적인 문화 활동이라고 한다. 인도 영화 제작의 중심지는 인도 서쪽의 항구도시 봄베이(Bombay)인데, 미국 영화의 중심인 헐리우드를 빗대어 볼리우드(Bolllywood)라고 부르기도 한다. 식민지 이전의 도시 이름을 되찾자는 운동이 일어나 1995년에 봄베이가 뭄바이로 개칭되었다. 이때에 인도 동쪽의 항구도시 캘커타 (Calcutta)는 콜카타로 바뀌었다. 인도는 해마다 영화를 헐리우드의 10배가 넘는 1,000편 이상을 만드는데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세계에서 영화를 가장 많이 만드는 나라다. 인도에서 2016년 기준 자국 영화 점유율은 85%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아서 미국의 헐리우드 영화가 힘을 쓰지 못한다. 인도 사람들이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도 독립의 주역 마하트마 간디는 1906년에 '스와데시 운동'을 시작하였다. 영국에서 수입한 옷을 사 입지 말고 물레를 돌려 옷을 짜서 입어야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간디는 스스로 물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무지개달(4월)두 이레 배곳 돌날(개교기념일)에 나와 일을 했는데도 어제 아침에 가자마자 생각지도 않았던 일까지 하느라 많이 바쁘게 보냈습니다.제 마음과 비슷한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안친 일들을 하나씩 챙겼습니다. 그나마 저를 기운 나게 하는 것은 아이들입니다.저를 반겨 줄 뿐만 아니라 제 말을 귀담아 잘 들어주고 저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놀배움을 잘 따라 주기 때문입니다.기운 빠지게 하는 일들이 있지만 그런 아이들이 고마워서라도 힘을 내야겠습니다. 입만 열면 나라와 나라사람을 생각해서 몸과 마음을 바친다는 사람들도 그렇고 우리 아이들 앞날을 생각하며 새로운 갈배움(교육)을 이루겠다는 사람들까지 하나같이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주는 분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 자리느낌(분위기)과 달리 제가 살고 있는 경남은 참 많이 달라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경상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조영제 부위원장님과 경상남도교육청 박종훈 교육감님께서 토박이말 갈배움(교육)을 챙겨 주시기 때문입니다. 어제 앞낮(오전)은 아이들 배움을 돕느라 보냈고,낮밥을 빠르게 먹은 뒤 배곳(학교)일 두 가지를 서둘
[우리문화신문=석화 중국지사장] 4월 초순, 이른 봄의 북방 대지에는 아직 한기가 남아있고 산기슭 응달에는 지난 겨울의 눈이 채 녹지 않았지만 연길은 화사한 봄소식으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그것은 연변미술관에서 “조선미술소장전”이 펼쳐진다는 기별이었다. 연길의 많은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던 이번 전시는 드디어 12일 아침 10시, 대망의 개막식을 열었다. 개막식에는 중국과 조선(북조선)의 미술관계자들, 이름난 화가들과 미술대학 학생들 그리고 많은 미술애호자들과 시민들이 참여하였다. 개막식에서 연변미술관 서화 관장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번 전시는 중국과 조선의 국교건립 70주년을 기념하여 펼치게 되었다. 우리 연변미술관에서 주관하고 연변장백산서화원과 길림성황미술관에서 협조한 이번 전시에는 조선의 이름난 화가들이 창작한 조선화, 유화, 판화, 민속화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이는 조선 당대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연길시민들에게 큰 예술의 향연이 될 것이다.” 이어 전시작품을 제공한 장백산서화원 김철남 원장은 이번 “조선미술작품소장전”과 조선의 미술작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이번 소장전은 우리 연변장백산서화원에서 20년 가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입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입쌀 [뜻] 멥쌀을 보리쌀 따위의 잡곡이나 찹쌀에 마주하여(상대하여)이르는 말 [보기월] 얼른 되라고입쌀로만 해서 그야말로 하얀 빛깔 밥을 먹었습니다. 그야말로 마음 푹 놓고 잠을 잘 수도 있었는데 여느 날처럼 일어나 밥을 먹었습니다.밥솥을 여니 밥이 가득했습니다.그제 저녁에 밥이 없는 줄도 모르고 앉아 있다가 제가 서둘러 한 밥이었습니다.얼른 되라고입쌀로만 해서 그야말로 하얀 빛깔 밥을 먹었습니다.밥 위에 떨어진 김칫국물이 유난히 빨갛게 보일 만큼 말입니다. 그렇게 마음을 놓고 일어날 수 있었던 건 제가 몸을 담고 있는 배곳이 돌날(개교기념일)을 맞았기 때문입니다.다들 하루 쉬는 날이지만 저는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가야했습니다.여느 때처럼 맞춰 나가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아이들을 다 태워주었습니다.제가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아침부터 좀 뛰기는 했지만 아빠 노릇을 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배곳에 가니 저 말고도 다른 몇 분이 나와 있었습니다.배곳을 지키러 오신 분도 있었고 맡은 일을 하러 오신 분도 있었습니다.저도 다른 건 마음을 쓰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