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임/(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임 [뜻] 머리 위에 인 몬(물건).또는 머리에 일 만한 만큼의 짐 [보기월]그 걸 보고 머리에 이는 것은임이라 하고 등에 지는 것은 짐이라고 하니 참 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벌써 일거리를 받아 놓고 여러 가지 일을 하느라 미루어 놓았던 일을 마감하는 날보다 일찍 해서 보낸다고 생각하고 보냈더니 되돌아 왔습니다.제가 잘못 알고 해 달라는 대로 안 했던 거였습니다. 많은 일들을 날짜대로 간추려 놓았으니 풀어서 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만만치 않았습니다.어떤 일은 제 머릿속에 있는 것과 같았는데 어떤 일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도 있었습니다.누리그물(인터넷)에 적바림해 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했고 앞서 함께 일했던 분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토박이말 맛보기 글을 쓰면서 그날 있었던 일을 빠짐없이 적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았습니다.좀 더 꼼꼼하게 빠짐없이 적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뒤낮(오후)에 마을 갈배움길(교육과정)을 꾸리는 데 도움을 주실 분께 기별을 드렸습니다.오실 수 있는 날을 여쭙고 배곳(학교)일과 맞춰 바꿔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일쩝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일쩝다 [뜻] (무엇이)일거리가 되어 성가시고 귀찮다 [보기월] 제가 이 일을일쩝게생각했다면 벌써 그만 두었을 것입니다. 지난 닷날(금요일)일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좀 늦게 배곳(학교)을 나섰습니다.다가오는 세 돌 토박이말날 잔치 앞생각(계획)에 따라 하나씩 갖출 것들을 챙겼습니다.다놀더놀 이영선 회장님께서 챙기고 계신 일이 좋은 열매를 거둔다면 그야말로 멋진 잔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들말마을배곳(학교)일을 챙겼습니다.챙겨야 할 게 많았지만 그 가운데 예쁜 토박이말 이름을 가진 가게에 달아줄 보람(패)을 만들어야 하는데 도움을 주실 수 있다는 분이 계서서 만나러 갔습니다. 그분은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동아리 모람으로 남달리 앞장을 서 주시는 이정희 모람(회원)의 바깥 분이시면서 멋지음(디자인)과 아랑곳한 일을 하고 계신 황선환 대표님이셨습니다.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얼른 달려가 뵙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하시는 일이 많아 바쁘시지만 좋은 뜻으로 하는 일인 만큼 마음을 써서 도와주시겠다고 말씀해 주셔서 짜장 고마웠습니다.이야기를 나누고 돌
[우리문화신문=김영자 작가] 이불장을 펼치면 아롱다롱한 꽃이불들이 나를 보고 해시시 웃는구나! 그렇지, 지금은 집집마다 이불장이 넘쳐나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철철이 자기 이불이 따로 있고 폭신폭신한 그 꽃이불 속에서 모두들 아름다운 꿈을 꾸고 있지 않니? 그러나 쪼들리게 가난했던 50년대 그 시절 우리집에는 서발장대* 휘둘러도 거칠 것이란 없었단다. 롱짝 위에는 이불 두 채가 휑뎅그레 올라앉아 있었는데 이 허름한 이불 두 채가 우리 온 집안의 큰 재산이었다는구나! 얼굴에 늘 웃음기가 담겨있던 엄마의 복스런 얼굴은 31살의 꽃나이에 너무나 일찍 찬서리를 맞아 두 어깨엔 천만근의 무게를 짊어지셨단다. 아버지가 하늘나라에 가신 몇 해 뒤엔 “밥그릇 하나라도 줄이라”는 삼촌의 뜻에 쫓아 “근민중학교”를 다니는 언니마저 뚝 떼어 시집보내고 철모르는 우리 3남매를 데리고 농촌에서 아글타글* 고된 일을 하시면서 눈물겨운 나날을 보내시었단다. 세월이 흘러 1957년 큰오빠가 연변1중에 입학하였단다. 학비와 숙사비도 마련해야 했지만 이불도 큰 문제였단다. 우리집 형편에서 새 이불을 해 준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단다. 엄마는 말없이 이불 한 채를 뜯어 씻고 끓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온봄달(3월)세 이레 어제는 아침 일찍 나올 일이 있었습니다.학교 폭력 멈춰 널알리기(캠페인)를 이웃 배곳(학교)와 함께하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밤새 비가 그쳐서 참 좋았습니다.그리고 날씨도 포근해져 우리 일을 돕는구나 싶었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녹색어머니,선생님들이 함께 널알리기(캠페인)를 했는데 자리느낌(분위기)이 여느 해와 달랐습니다.경찰서,교육지원청에서도 오셔서 더욱 그랬지 싶습니다.말도 하고 노래에 맞춰 춤까지 추면서 한마디로 잔치 느낌이 났습니다.이렇게 하면서 아이들이 서로 다투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좋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껴 알게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뒤낮(오후)에는 갈배움길 길잡이(교육과정 설명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아이들 배움을 돕고 손님맞이를 하려니 몸도 마음도 바빴습니다.낮밥(점심)을 먹고 갖춰 놓아야 할 것들을 잘 갖췄는지 챙겨 보니 빠진 것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자리에 함께해 주신 어버이들을 모시고 달리말씀(특강)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말씀을 드렸습니다.저는 무엇보다 진주시와 진주교육지원청이 마련한 진주행복교육지구 풀그림(프로그램)가운데 우리 배곳(학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일집/(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일집 [뜻] 말썽이 나게 되는 바탕이나 까닭(원인) [보기월] 이게 또일집이 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아이들을 불러들이자고 했습니다. 좀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엊그제 잠이 들기 앞에 생각했던 게 무엇이었는지 생각을 하느라 잠이 들지 않았습니다.아무리 되짚어 생각을 해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토박이말을 널리 알릴 좋은 수인 것은 틀림이 없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끝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생각을 했을 때 일어나 적어 놓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좋은 생각이니 바로 떠오를 것이라 믿었던 게 잘못이었습니다.아쉬운 마음에 앞으로는 머리맡에 적발감(메모도구)을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가 올 거라는 미리알림(예보)가 있었는데 어제 아침부터 하늘은 낮았습니다.자잘먼지(미세먼지)가 많아 숨씨(공기)가 나쁘다는 알림도 왔습니다.몸에 좋지 않다는 걸 잘 아는 엄마 걱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쉬는 때새(시간)만 되면 밖으로 뛰어 나가는 아이들을 막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나가지 말고 안에서 놀라고 하는 말을 다 잘 듣고 따른다면 밖에 있을 아이들은 없을 것입니다.그런데 첫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75-접시,들이,언니,켤레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1해(1948년)만든‘셈본3-1’의28쪽, 29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8쪽 첫째 줄에‘접시’가 나옵니다.다들 잘 알고 잘 쓰는 말이라 따로 말할 것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쓰이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회’이야기를 하는 분들 가운데 회 한‘사라’라는 말을 쓰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횟집 이름으로 쓰는 곳도 있더군요. ‘접시’라는 우리 토박이말을 두고 굳이‘사라’라는 일본말을 섞어 쓸 까닭이 뚜렷이 없다면 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8쪽 밑에서 둘째 줄에‘들이’가 있습니다.앞서 본 적이 있는 말인데 한 가지 떠오르는 게 있어서 이야기를 해 봅니다. ‘들이’는 왜‘들이’가 되었을까요?이렇게 묻는 아이한테 뭐라고 말해 주면 좋을까 생각을 해 봤습니다. ‘들다’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안에 담기다’는 뜻이 있기 때문에‘들다’의‘들’에 이름씨(명사)를 만드는 뒷가지(접미사) ‘이’를 더해 만든 말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같은 짜임으로 되어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발음문제 - 작품 25 병아리가 엄마를 찾고 있다 삐아— 삐아— 아무리 고쳐 들어봐도 그 발음이 틀린다 구개음동화 아니 자음탈락이다 그럴 수밖에 찬찬히 볼수록 양계장 부화기에서 나온 것 알루미늄 냄새가 난다 병원의 소독수냄새도 나는 같다 무정란—체외수정—인공배태—실험관아기 엊저녁 TV화면에서 펼쳐지던 새 아침이 로보트의 손가락에 베일처럼 벗겨지고 어마—어마— 자음이 탈락된 발음이 어데선가 들려오는 것 같아 섬뜩 몸서리 쳐진다 —≪도라지≫, 1993년 제2호 < 해 설 > 시인이 문명에 대한 회의와 비판은 발전에 따라 인간이 점점 왜소해지고 소외되어 설자리를 잃기 때문이다. 인간의 소외는 현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공동으로 앓고 있는 치유되기 어려운 병이다. 문명에 대한 회의와 비판은 시집 ≪세월의 귀≫의 주요한 주제 가운데의 하나이며 “작품 25 – 발음문제”와 같은 시에서 선명하게 나타난다. 양계장 부화기에서 나온 병아리에게서는 알루미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일머리/(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일머리 [뜻] 어떤 일의 알맹이,수,차례(내용,방법,절차)따위의 줄거리 [보기월] 무슨 일이든지일머리를 제대로 알면 잘 되기 마련입니다. 쉬이 잠이 들지 않아 뒤척여서 그런지 때알이(시계)소리를 듣고 일어나니 몸이 개운하지 않았습니다.끄고 다시 누울까 생각을 했는데 아침모임도 있고 챙길 게 많아서 얼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맞춰 놓은 때 일어난 보람으로 여느 날보다 일찍 배곳(학교)에 나갔습니다.아이들이 가는 길을 지켜 주시는 분들이 일찍 나와 계셔서 인사를 드리고 들어갔습니다.바람은 불지 않았지만 아침 숨씨(공기)는 많이 서늘했습니다.아마도 옷이 얇아져서 더 그렇지 싶었습니다. 새배해(새학년)가 되어 꽃등 하는 아침모임이라 아이들도 그렇고 저도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따로 익히지 않았지만 처음 하는 것치고는 잘했습니다.무슨 일이든지일머리를 제대로 알면 잘 되기 마련입니다.밝날(일요일)나와서 미리 챙겨 놓은 것도 도움이 되었지만 아이들에게 일머리를 알려 준 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되풀이되고 겹치는 일도 줄이고 종이도 아끼는 뜻에서 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일매지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일매지다 [뜻]모두(죄)다 고르고 가지런하다 [보기월]울타리를 따라 서 있는 개나리가일매지긴했지만 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다섯 뜸(반)아이들 배움을 돕고 바로 이어서 맞봄꼲기(면접심사)를 하고 오니 저를 찾는 기별이 왔습니다.진주교육지원청 마을배곳(학교)일을 맡으신 두 분께서 도움 말씀을 해 주러 오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가기로 했었는데 다른 마을배곳에 갔다 오시는 길에 들렀다 가려고 여러 찰(차례)기별을 하셨는데 제가 받지를 않았다고 하시더군요.아침부터 말틀(전화기)볼 겨를이 없었다는 참일(사실)을 말씀드렸지만 오래 기다리셨다는 말씀을 들으니 많이 미안했습니다. 앞생각(계획)만 보고 들말마을배곳이 어떻게 꾸려지는지 잘 알 수 없었는데 제 말씀을 듣고 알아차리셨다고 하셨습니다.쓸 돈을 깎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하셔서 기뻤습니다.생각한 대로 잘 꾸릴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엿날(토요일)마침배곳(대학원)배움을 돕고 큰아이가 다니는 배곳에서 열린 가르침길 길잡이(교육과정 설명회)에
[우리문화신문=김영자 작가] 누구나 다 자기의 소원이 있을 것이다. 나의 아버지도 해마다 봄이 와 어김없이 피어나는 울타리안의 살구꽃을 보면 버릇처럼 엄마손 잡고 “또 살구꽃이 피였소. 얼마나 곱소? 내 고향에두 감나무 잘 자라고 있겠지?” 하곤 “난 정말 고향에 가보고 싶소. 해방된 내 나라 충주에서 우리 족보를 펼치고 떳떳이 충주김씨 가문회의를 열어야겠는데…… 언제면 이 소원 이룰지? 우리애들 잘 키워 학문으로 대를 잇게 하기요……” 먼 옛날 아버지는 남쪽의 감나무 우거진 충주에, 엄마는 또 멀리 북쪽의 갑산골에 태를 묻었다고 한다. 얼마 세월이 흘렀는지 지금도 북과 남은 그 “작은 금” 하나 그어놓고 동강난 땅덩어리 위에서 친인을 서로 그리며 목메어 설음에 흐느끼고 있지 않니? 일제 강점시기 나라 잃고 땅 잃고 살길을 찾아 정처 없이 떠돌아 다녔다는 수많은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지금도 메아리쳐 들려오는구나! 여섯 살에 아버지의 쪽지게에 앉아 사품치는* 두만강을 건넜다는 엄마의 서러운 이야기…… 애를 업고 물함지이고 남편 따라 두만강에 들어섰다는 외할머니의 구슬픈 이야기…… 열서너살에 동생들 손을 잡고 자기 아버지 따라 넘실거리는 압록강을 허둥지둥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