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옛것을 좋아하여 이것을 구한다 師也過商也不及過猶不及 사(師, 子張)은 지나치고, 상(商, 子夏)은 미치지 못한다. 子曰吾非生而知者好古敏以求之者也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나면서부터 안 사람이 아니라 옛 것을 좋아하여 이것을 구하는 사람이다. 고 운암(雲庵) 곽영민(郭永敏) 선생은 일본, 미국, 중국 등에서 수십 차례의 전시회를열 었으며, 대한민국 동양미술대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서예계 원로 작가였다. 그뿐만 아니라 2000년 이화문화출판사를 통해서 《갑골문집(甲骨文集)》을 펴낸 바 있는 갑골문(甲骨文)의 대가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온봄달(3월)두 이레 어제 들말마을배곳(들말마을학교)갈침이(교사)분들과 만나 슬기를 모았습니다.진주시와 진주교육지원청이 함께하는 진주행복교육지구에서 마련하는 마을학교 일을 토박이말바라기에서‘토박이말 놀배움’을 바탕으로 꾸려 가고자 만든 것이랍니다. 앞으로 배움이들을 모아야 하고 아이들과 함께 놀배움 앞생각(계획)을 짜서 놀듯이 배우며 즐길 것입니다.더 나아가 아이들의 솜씨와 바람을 생각해서 꾀를 내고 꿈을 가꾸고 끼를 부릴 수 있는 놀배움을 해 보도록 할 것입니다. 하나씩 챙기고 모자란 것들을 채워 가면서 알찬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서로 돕자고 입다짐을 하는 걸 보며 든든했습니다.저도 더욱 힘껏 도울 것입니다.^^ 둘레 분들의 부추김에 못 이겨서 제가 살아온 날들을 돌아 볼 일이 있었습니다.스무 해가 넘게 한 가지 일에 마음을 두고 살면서 많은 일들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적으려고 하니 잘 떠오르지도 않고 적을 게 많지 않았습니다.또 이렇게 적은 것을 다른 사람들이 본다고 생각하니 부끄럽기도 했는데 그만 둘 수도 없어서 적어 내긴 했습니다. 저녁에는 그 동안 다른 사람을 갈음(대신)해 했던 일 한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친구가 있으세요 그럼 되었습니다 위 제목은 노년(老年)이라는 2줄짜리 제 시(詩)의 내용입니다 너 지금 뭐하니?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다 아시겠지요? 외롭다는 말이며 보고 싶다는 뜻의 또 다른 말입니다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고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날 수 있고 보고 싶으면 친구들은 이렇게 전화하고 만나기도 합니다. 별 볼일이 없어도 외롭고 쓸쓸하면 목소리라도 듣습니다. 이게 친구의 우정이고 사랑이라 해도 맞는 말일 것입니다 우리는 한때 돈과 명예에 줏대 없이 마구 흔들리기도 했었고 실패와 좌절에 술로 위로받으며 비틀거리기도 했었지만 친구들과 밤을 지새우면서 토론을 하고 격론을 벌였던 젊고 싱싱하던 때가 있었지만 그 황금 같은 중요한 시간들은 말 그대로 눈 깜짝 할 새에 지나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종로3가 전철역 주변의 노인들과 탑골공원 담장 옆으로 자리를 잡고 장기판의 구경꾼으로 둘러 선 또 다른 우리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어떻게 살아야 아름다운 노년이 되는지를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친구가 있으세요? 그럼 되었습니다. 박 명 칠 친구들 가운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일렁이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일렁이다 [뜻] 몬(물건)따위가 이리저리 자꾸 크고 가볍게 흔들리다. [보기월] 배곳(학교)앞에 걸린 펼침막이일렁이는걸 보며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알 수 있었지요. 요즘 토박이말 이야기를 여러 곳에 하면서 철에 어울리는‘제철 토박이말’을 알려드리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토박이말바라기에서 만든 달력에는 그 달에 어울리는 낱말 하나를 골라 멋글씨로 쓴 것이 뒤쪽에 예쁘게 자리잡고 있답니다. 그래서 달력 임자는 앞에서 달력 날짜를 보고 임자가 아닌 사람들은 뒤에 있는 멋진 토박이말을 보게 됩니다.온봄달3월 뒤쪽에는‘소소리바람’이 멋글씨로 써져 있습니다.한글문화연대와 함께하는‘우리말 아리아리’에서도 이야기를 했고,티비엔 경남교통방송‘토박이말바라기’꼭지에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비가 온 뒤 갑자기 찾아온 추위를 가리키는‘꽃샘추위’라는 말은 많이 쓰니까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꽃샘추위 때 부는 바람을‘소소리바람’이라고 한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더라구요.꽃샘추위에 부는 바람이니까‘꽃샘바람’이라고도 한다는 것까지 알면 여러 곳에서 알맞게 쓰는 데 도움이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세종은 생각하며 정치를 한 임금이었다. 세종의 정치는 제도를 고치고 새로운 사업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자연스레 신하들의 희생도 따르게 된다. 이는 바로 업정신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세종은 때로 업정신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다. 신하들은 일이 힘들어 좀 쉬고자 청하나 세종의 대답은 ‘불윤(不允)’이다. 한 예로 황희는 75살 되는 때인 세종 13년에 전에 이어 사직서를 내지만 역시 허락받지 못한다.(세종 13/5/17) 여기에서 관리에게는 국가적으로 ㉮효보다 의(義)가 중요하고 ㉯재상의 임무는 서민보다 크고 ㉰ 대부는 효보다 충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효이지만 정승의 효는 국가에 대한 충과 그 비중이 같다. 효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일이다. 이것이 군신으로 확대되면 나라 일이 바로 효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백성과 사대부의 업 백성과 사대부의 다른 점을 생활 속에서 살펴보면 백성은 고통스러운 ‘이곳’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사대부는 이곳을 벗어나 더 편한 조건의 임지를 찾아보고 싶어 한다. 두 신분이 추구하는 바는 같다. 그러나 백성은 자의적으로 이동할 수 없다. 관리 사대부도 조건은 마찬가지이지만 관리는 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74-밀짚 곶감 꼬치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1해(1948년)만든‘셈본3-1’의26쪽, 2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6쪽 둘째 줄에‘밀짚’이 나옵니다.아시다시피‘짚’은‘벼,보리,밀,조 따위의 이삭을 떨어낸 줄기와 잎’을 가리키는 말입니다.그러니까‘밀짚’은‘밀알을 떨어낸 밀의 줄기’입니다.요즘 밀짚을 배움감(학습자료)으로 쓰지는 않지만‘밀짚모자’는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짚’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덤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우리 둘레에서 볼 수 있는‘짚불구이’는‘짚불에 고기 따위를 구워 바로 먹는 일 또는 그런 먹거리’를 뜻합니다.여기에 쓰이는‘짚’은 거의 다‘볏짚’이라는 것도 알아 두시면 좋을 것입니다. 넷째 줄에‘곶감’과‘꼬치’가 나옵니다. ‘곶감’이 왜‘곶감’이냐고‘말밑(어원)’을 묻는 사람들한테 풀이를 해 놓은 것들이 많습니다.그 가운데 가장 그럴듯한 풀이는 요즘말로‘꽂다’는 뜻의‘옛말’ ‘곶다’의‘곶’에‘감’을 더한 말이라는 것입니다. ‘꼬치’를 말모이(사전)에서 찾아보면‘꼬챙이에 꿴 먹거리’를 가리킨다고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한배를 타고(渡江) 물위엔 제갈공명 같은 안개가 낮고 안개 너머 대안에선 조승상 같은 뱃고동소리 길다 대륙을 가로지르는 긴 강, 장강 이 강을 건너기 위해 우리는 관광버스 안에 허리 곧게 펴고 앉아있다 저기 한창 시공 중인 대교가 반공중에 신기루처럼 떠 있고 문뜩 나타나서 입을 벌린 뚜룬(渡輪)* 십여 대의 관광버스를 차례차례 삼킨다 북방사람은 돌아가는 길 강남사람은 떠나가는 길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버스는 배를 타고 이제 모두 저쪽 기슭으로 건너가려고 한다 이게 무슨 인연일가 시간 전 만해도 동서남북 각지에서 그들은 저 각각의 방언으로 나는 또 조선말로 자기 삶을 사느라 떠들었거니 지금 모두 입 다물고 앉아있다 앞뒤 그리고 옆의 좌석에서 차례차례 적벽지전 나가는 삼국군사들 얼굴을 하고 있다 안개는 사방에 짙게 깔리고 강물은 철석철석 뱃전을 두드리고 그리고 우리는 모두 한배를 타고. 2004. 04. 15. * 뚜룬(渡輪) : 버스 등 큰 차량을 싣고 다니는 배 < 해설 > 석화시인의 시에서 중국의 고전에서 인용한 전고들이 적지 않다. 당시(唐詩), 송사(宋詞)나 《삼국연의》 같은 중국 고전에서부터 모택동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일고동/(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일고동 [뜻] 일이 잘되고 못됨이 갈리는 매우 종요로운 대목 [보기월] 마치 하루하루를일고동으로 여기며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밝날(일요일)저녁 가시집(처가)에 밥을 먹으러 갔었습니다.맛있는 걸 만들어 놓으셨다는 기별을 받고 바쁜 일을 제쳐 두고 갔습니다.아이 밥을 챙겨 주고 가느라 좀 늦었는데 저희가 갈 때까지 기다리고 계셔서 더 미안했습니다. 밥을 먹는데 멀봄틀(텔레비전)에 아주 널리 이름난 사람이 나와 나날살이(일상생활)를 보여 주었습니다.나라 안뿐만 아니라 나라 밖에도 널리 이름이 알려졌다는 것은 알았지만 사는 것도 참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냥 뭇사람처럼 살아서 그 자리에 간 게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 주는 것 같았습니다.무엇보다 하루하루를 짜임새 있게 알뜰하게 살고 있었습니다.마치 하루하루를일고동으로 여기며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안친 일을 하느라 다른 것들은 챙기지 않고 사는 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날마다 더욱 나아지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식구,일,몸을 함께 챙기는 걸 보니 참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인/(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인 [뜻] 여러 차례 거듭되어(되풀이하여)몸에 깊이 밴 버릇 [보기월] 저는 그게 아이들한테인이 박인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지난해 배움을 도왔던 아이들과 다시 만났습니다.거의 스무날 만에 만났는데 딱 부러지게 뭐라고 꼬집을 수는 없지만 달라져 있었습니다.뜸(반)이 갈리고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삶이 비롯한 지 닷새 만이었으니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달라짐이 좋은 쪽이 아니라서 다시 만난 반가움을 뒤로 하고 쓴소리를 좀 했습니다.지난해 이 무렵 처음 만나서 했던 물음을 다시 던진 다음 그 때와 무엇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스스로 견주어 보자고 했습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몸도 더 자랐는데 배곳살이(학교생활)는 얼마나 자랐는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지요.참일 많은 아이들이 한 해 사이에 몸만 훌쩍 자란 것이 아니라 반듯하고 의젓해졌습니다.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있습니다. 저는 그게 아이들한테 인이 박인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아주 바탕이 되는 몸씨(자세)를 다시 알려 주어도 바꾸고자 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부군당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신성하면서도 또한 무섭고 위엄 있는 곳으로 인식되어져 부군당 내부는 물론 주위 가까이도 쉽게 얼씬거리지도 못했던 곳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해마다 행해지는 정기적 의례가 행해지거나 특별하게 부군님을 찾아뵙고자 하는 날 이외에는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평상시에도 사람들은 부군당 앞을 지나가게 되면 부군님을 향해 두 손을 합장하여 경배하여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부군님이 화를 내신다고 믿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영험한 이곳을 늘 성스럽게 생각하게 되면서 나름대로의 부군당에 대한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금기들을 지키게 된 것이다. 이태원 부군당과 관련된 금기들은 부군당의 영험력을 과시하거나 주민들이 이곳을 더욱 신성시하고 경외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내용들이다. 그뿐만 아니라 금기 중에는 자연친화적인 내용들도 있어 자연경관을 더럽히거나 훼손하는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태원 부군당에서 거행해 온 오래된 의례 전통을 이어가고 이를 전승하고자 하는 지역 사람들의 깊은 신앙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곳의 금기 내용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부군당 할아버지와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