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온봄달(3월)한 이레 젊은이들과 자리느낌(분위기)을 맞추는 게 쉽지 않은 걸 보면서 나이는 속일 수 없고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지난해에는 하루에 여섯 때새(시간)을 하기도 했는데 어제는 네 때새(시간)을 하는 것도 힘이 들었습니다. 새롭게 맞은 따스한 봄과 어울리지 않게 몸이 무거운 것은 밤이 늦도록 노닌 탓만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몸에 붙은 군살과 더욱 흐릿해진 눈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 많아집니다.모자란 잠을 채우고,셈틀(컴퓨터)를 보는 때새(시간)을 줄여서 몸을 더 많이 움직여야겠습니다. 새로 만난5배해(학년)아이들과 처음 만났습니다.새배해(새학년)을 맞은 만큼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세 가지 바람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거의 다 잘 듣고 받아들여 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다만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할 아이가 눈에 들어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을 보내고 난 뒤에는 더하고 빼는 셈하기를 하느라 힘을 많이 뺐습니다.그리고 내키지 않아 하는 모임을 만들기는 했지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보람도 없는 이런 셈하기에 힘과 때새(시간)을 쓰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익삭이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익삭이다 [뜻] 화가 나거나섭섭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꾹 눌러 참다 [보기월] 살다보면 익삭일 일도 가끔 있을 것입니다. 옆도 돌아보지 않고 하루를 참으로 바쁘게 보내고 있는데 마칠 때쯤에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면 남는 게 없는 날이 많습니다. 어제는 버림치로 쌓아두었던 책상과 걸상을 다 꺼내서 버렸습니다.온 식구들이 나와서 함께 땀을 흘렸습니다.오랜만에 땀을 흘리고 놀리지 않던 몸을 놀려 뻐근하기는 했지만 깔끔해진 자리를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따로 몸을 더 움직이지 않아도 되지 싶었는데 그래도 이어서 공넘기기를 하는 분들을 보니 대단했습니다. 토박이말 달력과 바른 삶 길잡이를 보고 싶다는 분이 계셔서 보내드렸습니다.누리그물(인터넷)에 올려놓은 글을 보시고 부산에서 기별을 주셨더라구요.누리어울림 마당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이야기방에 들어오셔서 보고 싶다는 글을 남기신 분께도 보내드려야겠습니다. 이렇게 밖에서는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주시는 분이 조금씩 늘고 있는데 배곳(학교)안에 있는 식구들 마음을 움직이는 게 쉽지 않음을 해마다 느끼게 됩니다.제 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73-쪼개다 짚뭇 짚가리 곱 짜리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1해(1948년)만든‘셈본3-1’의24쪽, 2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4쪽 첫째 줄에‘쪼개다’가 나옵니다.이 말은 말모이 사전에 찾으면‘둘 이상으로 나누다’는 뜻으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요즘 사람들 가운데“사과를 자르다 손목이 삐었다.”처럼 쓰기도 합니다.이런 것을 볼 때마다 저는 우리가‘쪼개다’와‘자르다’를 가리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두 낱말이 어떻게 다른지 똑똑히 풀이를 해 놓은 것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하지만 제가 겪은 바에 따라 생각해 보면 이렇게 풀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자르다’는 칼,톱,가위 따위를 가지고 가로로 나눌 때 많이 쓰고‘쪼개다’는 칼이나 도끼 따위로 세로로 나눌 때 많이 씁니다.이렇게 생각하면 옛배움책에서‘무를 반씩에 쪼개었다’는 것은 가로로 두 토막 낸 것 가운데 하나를 세로로 자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줄에‘깍두기’가 또 나옵니다.지난 이레(주)에 쓴 글에서‘깍두기’를 왜‘깍두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이징가미/(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이징가미 [뜻] 질그릇의 깨진 조각 [보기월] 질그릇을 모르는 사람이이징가미를 알기는 더 어려울 것입니다. 나름대로 챙긴다고 챙겨서 빠뜨린 것은 없는 것 같았는데 어쩐 일인지 잠이 쉬이 들이 않았습니다.잔칫집에 다녀오느라 늦게 셈틀 앞에 앉는 바람에 날이 바뀌고도 두 때새(시간)가 지나서 잠자리에 누웠는데도 말이지요. 이리저리 뒤척이다 어찌 잠이 들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때알이(시계)가 울어서 잠이 깼습니다.아침에 밥을 먹고 씻는 데 걸리는 때새(시간)가 있기 때문에 여느 날보다 일찍 배곳(학교)에 가려면 그만큼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기지개도 켜고 이곳저곳 몸을 깨운답시고 움직이다 나오니 그렇게 이르지도 않아 서둘러 밥을 먹어야 했습니다. 서둔 보람이 있어서 여느 날보다는 이른 때에 배곳에 닿을 수 있었고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챙겨보았습니다.하기로 되어 있던 차례대로 일이 잘 풀려서 모자란 잠에 살짝 무거운 몸도 가벼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들배움풀이(입학식)여는 말을 해 놓고 다음 차례로 넘어가려는 데 챙기지 않은 게 있었습니다.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누나! 우리의 달은 마을 뒤 재 너머 할아버지산소로 가는 휘우듬한 언덕마루에서 고무뽈처럼 튕겨 올랐는데 여기 도시에서는 높은 아파트와 커다란 빌딩 사이를 비집고 간신히 떠오르고 있습니다. 누나! 우리의 달은 조잘거리는 도랑물소리와 벌끝 논두렁위에서 은은하게 울려오는 단소소리에 둥둥 떠있었는데 여기 도시에서는 가로등불빛이 희미한 네거리에서 목메게 흐느끼는 색소폰의 부르스와 비발치듯(빗발치듯) 커피색 창유리를 두드리는 나이트클럽의 디스코에 박자를 맞추지 못한 채 이리저리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누나! 우리의 달은 고래등 같이 덩실한 기와집 추녀 끝에 보름달로 걸터앉아서 토끼와 계수나무의 꿈이 되고 옛 구리거울의 그리움이 되고 은쟁반에 흘러넘치는 서러움이 되고 하였는데 여기 도시에서는 색 바래고 구겨진 광고종이 한 조각처럼 깜박거리는 네온등의 오색불빛에 파리해져버린 밤하늘 저켠에 겨우 붙어있습니다 누나! 도시의 달은 이젠 모든 의미를 잃어버린 채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처럼 멀건 흔적 한 점을 남길까 말까하며 밤하늘과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스스로 조금씩 지워져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꿈과 우리의 그리움과 우리의 서러움도 정말 아무런 흔적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이짜/(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이짜 [뜻] 베풂 또는 도움을 받은 사람으로부터 있을 것으로 바라면서 기다리는 말 또는 몸짓 [보기월] 도움을 주는 사람은이짜를 바라지 않고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닷날(금요일)곳곳에서3.1운동100돌을 기리는 모임을 했다는 기별을 많이 듣고 보았습니다.다들 때를 맞춰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하시고 서로 되돌아보아야 할 것들을 꼬집어 주셔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습니다. 나라를 되찾고자 목숨을 바치신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분들처럼 목숨을 바치지는 못했지만 몬(물건)과 마음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을 이루 다 헤아릴 수도 없을 것입니다.도움을 주는 사람은이짜를 바라지 않고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도움을 받은 사람은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흘리신 피와 땀의 열매로 되찾은 나라에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그 분들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입니다.뭔가 이짜를 바라고 하신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하늘나라에서 고이 잠드시길 빌어 드리는 것과 함께 받은 도움을 갚아 드린다는 마음으로 저마다 할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파릇한 생명들이 맘 까지 활짝 펼치게 하는 3월입니다 온갖 기대와 꿈을 펼쳐보지만 만만치 않는 세상입니다 기대하고 응원했던 인물들이 어느 날 사람이 아닌 듯 하고 똑똑하던 사람이 왜 저토록 바보짓을 했을까 실망도합니다. 예의 있고 단정하던 내 친구들과 이웃이 어느 날 갑자기 염치없는 행동으로 우리를 실망시키고 화나게 합니다. 정치인은 물론이고 가장 가깝다는 내 친구와 이웃들도 하루아침에 저 사람 돌았나할 정도로 못난 짓을 합니다. 본래의 선하고 멋진 모습은 도대체 어디에 숨겼을까요? 자신의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더 귀하고 중요한 일에는 눈을 감고 더럽고 부끄러운 막말과 못난 얼굴이 되었네요. 누가 누구를 탓 할 만큼 우리 모두가 당당치는 못합니다. 그럼에도 나를 위하여 또 멋진 당신을 위하여 부탁합니다.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아름다운 당신이 되길 바랍니다. 험한 막말과 무서운 표정은 이제 제발 그만 둡시다. 품격 있는 언어와 빙그레 웃으시는 멋진 모습일 때 우리는 또 다시 환호하며 당신을 응원 할 것입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들봄달(2월)네 이레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하는데 일은 끊이지를 않습니다.숨김이 없이 말하자면 챙기지 못한 일들이 자꾸 나온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그제 저녁에도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고 나왔습니다. 어제는 아침에 일찍 나가서 일을 해야 다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앞낮(오전)에 오라는 곳이 있어서 밖으로 나가는 바람에 그러지 못했습니다.마을 갈배움길(교육과정)을 꾸리기로 한 배곳 맡음이(담당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하고 있던 것을 깊이와 넓이를 더해서 하겠다는 곳도 있었고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싶을 만큼 남다른 앞생각(계획)을 짠 곳도 있었습니다.저렇게 머리가 좋은 분들이 토박이말 놀배움 수를 찾아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했습니다.해를 거듭할수록 제 머리가 짧다는 느낌이 더 자주 느끼곤 하거든요.슬기로운 분들의 쌈박한 생각이 더해지면 참 좋은 놀배움 수가 나올 거라 믿습니다. 맛있는 낮밥을 먹고 진주교육지원청 심현호 교육지원과장님과 토박이말 놀배움터 마련을 이야깃거리고 삼아 마주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토박이말 놀배움터가 있어야 된다는 데 생각을 같이해 주셔서 참 고마웠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이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이춤 [뜻] 옷을 두껍게 입거나 물건을 몸에 지녀 가려운 데를 긁지 못하고 몸을 일기죽거리며 어깨를 으쓱거리는 짓. [보기월] 손이 닿지도 않는 곳이라 긁을 수가 없어 혼자이춤을 췄습니다. 지난 두날(화요일)충남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에서 열린‘학교 일제 잔재 청산을 통한 새로운 학교문화운동 토론회’에 다녀왔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올해는3 .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100돌이 되는 해입니다.이런 뜻깊은 해를 맞아 학교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일제 잔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따져보고 새로운 학교문화를 만들어가자는 뜻으로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나라를 잃었다가 되찾은 지 일흔 네 해가 되는 올해 좀 늦은 느낌이 없지 않지만 이런 일을 터놓고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누구보다 먼저 마련하신 충남교육청 김지철 교육감님이 참 고마웠습니다. 앞에서 말씀을 하신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우리가 알면서도 모른 척 하고 지내는 것도 있었고 몰랐던 새로운 것들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다만 그 자리 이름은 한글로 적혀 있었지만 말을 가지고 따지니 토박이말이 하나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지난 2월 20일부터 8일 동안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에 한국 ‘문화미디어포럼’ 회원들과 우즈벡 국립저널리즘대 공동주관의 미디어 문화 세미나를 위해 타슈켄트와 유네스코 유적 도시인 사마르칸트를 다녀왔다. 느닷없이 세종과 우즈베키스탄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의문이 들 것이다. 먼저 요약하면 나의 발표는 세종이 옛 사람이 아니라 세종이 행한 과학적 변역(變易) 정신이 오늘날 4차산업 시대에도 통하는 정신임을 예증했다.(이에 대한 글은 후에 소개) 이 발표 이외에 얻은 소득으로는 우즈벡 역사에서 세종과 비슷한 시기에 세종처럼 우즈벡 역사의 획을 긋는 인물이 어문학 그리고 천문학에서 있었던 것을 확인한 일이었다. 어문학의 알리셔 나보이(Alisher Navoiy)와 천문의 미르조 울르그벡(Mirzo Ulugbek)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중심지인 우즈벡은 현재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마르칸트 아프로시압 궁전 터에서는 고구려 사람이 조우관(깃털모자)을 쓴 벽화가 발견된 바도 있어 예부터 한반도와 거래가 있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세종과 우즈벡의 역사적 인물을 비교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