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자 작가] (이 연재는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체로 되어있다) 1915년 음력2월 초봄을 맞는 따스한 날이었단다. 조선 함경도의 갑산골안 자그마한 오두막에서 감실감실한 머리에 까만 눈을 가진 오동통한 계집애가 이 세상에 고고성을 울리였단다. 집 앞에 늘 분꽃이 곱게 피어 가난하던 이 집에도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던 고운 분꽃을 떠올리면서 그 애 아버지는 갓난애 이름을 분녀라 했다는구나! 분녀는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갑산골에서 감자를 주식으로 하고 산나물 먹고 아버지가 꿀벌을 길러 만들어낸 꿀물을 마시면서 시름없이 건강하게 자라났단다. 분녀가 6살 되던 해란다. 흉년이 들어 먹을 것도 없는데다가 왜놈의 침략에 나라 잃고 땅 잃은 분녀의 아빠 엄마는 마을사람들과 함께 부득불 살길을 찾아 고향을 등지고 타국으로 떠났다는구나! 분녀 엄마는 어린 동생을 업고 보따리를 이고, 아버지는 지게를 지고 분녀와 12살 나는 분녀 오빠의 손을 잡고 길을 떠났단다. 가도 가도 끝없이 산을 넘고 고개를 지나 밤낮으로 걷기만 하더란다. 지금처럼 버스나 기차를 본적도 없는 분녀는 기진맥진해도 걸어야만 했단다. 걷고 또 걷고…… 걷다보니 앞에 큰 강이 있더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우리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우리다 [뜻] 1)더운 볕이 들다 [보기월] 자리에 앉으니 자리에우린햇볕 때문에 엉덩이가 뜨끈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도 배곳에 나가 일을 했습니다.새로 배곳에 들어와야 할 새내기 아이들이 다른 곳에 다니기 때문에 못 오게 되어 아랑곳한 바람종이(신청서)를 쓰러 오신 분들을 만났습니다. 아이들을 남달리 잘 가르쳐 보고 싶은 어버이 마음을 누가 뭐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다른 나라에 보내기도 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 다니는 배곳에 넣기도 하니 말이지요.다른 고장은 어떤지 잘 모르는데 제가 사는 곳에 그런 곳이 생겼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고 그곳에 다니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에 더 놀랐습니다. 엿날(토요일)은 좀 느지막하게 일어나 늦은 아침을 먹고 전주에 다녀왔습니다.다른 사람 앞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때 좀 더 보기 좋게 눈에 띄게 하고 싶은 마음은 같을 것입니다.그걸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저처럼 못 하는 사람도 있지요.제 이야기를 좀 돋보이게 할 수(방법)를 배우고 왔습니다. 박용태 기술사님께서 귀에 쏙쏙 들어오게 잘 가르쳐 주셔서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카라코룸에서 울란바토르로 돌아가는 날이다. 이 단장이 탁본 뜰 곳에 데려다 달라하였지만 일정상 갈 수 없어서 다음 답사 때 탁본을 할 것을 권하였다. 끝없는 평원을 달리며 사방이 탁 트인 초원과 사막의 멋진 풍광이 차창을 스쳤다. 풍광이 좋은 장소에서 적당히 쉬면서 가야 한다. 대평원을 달리다 보니 지형의 변화가 없어 졸음운전이 걱정되지만 수도권 주변의 차량 정체가 심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가야 한다. 5시 이전에 울란바토르에 도착 하였다. 시내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보야지 호텔에 들어와 거울을 보니 수염도 깍지 못하고 입술이 터지고 목이 쉬어 몰골이 엉망이었다. 긴 여정을 마치고 울란바토르에 돌아오니 긴장이 풀려 침대에 눕자마자 쓰러져 잤다. 귀국 날 아침 일찍 울란바토르 시내 관광을 하기 위하여 수흐바타르 광장으로 갔다. 정부청사 건물 가운데는 세계를 정복하였던 칭기즈칸의 동상이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맑고 청명한 하늘과 많은 사람이 광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덥지만 상쾌하였다. 정부청사 지하에 있는 화랑에 들어가 구경하고 국립역사박물관, 복드칸 왕궁, 간등사, 이태준기념관에서 참배하고 바쁘게 시내 관광을 하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석화시인이 만난 연변의 배달겨레> 이어싣기(연재)를 시작합니다. 연변에서 문학활동을 하면서 겨레의 얼을 담아내고 있는 석화시인은 이제 연변 동포들 속에서 배달겨레의 모습을 찾아내는 일에 나섰습니다. 다른 민족들과 섞여 살면서도 배달겨레 얼을 오롯이 삶의 맨 앞에 두고 또 그 얼을 널리 펼치는 모습을 시인의 눈으로 톺아내는 것입니다. 연변에서 활짝 피어나는 배달겨레의 얼을이어싣기에서 확인하면 좋을 일입니다.(편집자말) 지난 2018년 12월 11일 “디아스포라아리랑 제11회 문경새재아리랑제”가 한국 경상북도 문경시에서 펼쳐졌다. 이 행사의 취지에 대하여 고윤환 문경시장은 “문경이 아리랑 도시를 선포하고 수없이 많은 아리랑 사업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우리 민족의 디아스포라에 의한 아픔의 극복이었습니다. 아리랑은 길 위의 노래이자 고개의 소리입니다. 나라밖 동포 1세대가 고개를 넘어 갔습니다. 그리고 오늘 나라밖 동포 3,4세가 문경새재를 넘어 문경으로 오셨습니다. 이제 문경아리랑이 세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라고 피력하였다. 한국의 저명한 음악가들과 함께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나라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고 운암(雲庵) 곽영민(郭永敏) 선생은 일본, 미국 ,중국 등에서 수십 차례의 전시회를열 었으며, 대한민국 동양미술대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서예계의 원로 작가였다. 그뿐만 아니라 2000년 이화문화출판사를 통해서 《갑골문집(甲骨文集)》을 펴낸 바 있는 갑골문(甲骨文)의 대가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한밝달(1월)한 이레 아이들이 없는 배곳(학교)지만 여전히 일거리가 많습니다.아침에 나가 토박이말 맛보기 글을 올리는 게 끝나지 않았는데 함께 일을 하러 오신 분들이 기다리고 계셔서 그만 두어야 했지요. 사람을 뽑는 일이라 마음도 쓰였고 그만큼 때새(시간)도 많이 걸렸습니다.사람을 보는 눈은 비슷하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언제 어디서나 참마음을 잘 드러내는 사람을 누구나 알아본다는 것도 함께 말이지요. 앞낮(오전)일을 마치고 낮밥을 먹으러 밖에 나갔는데 날씨가 많이 풀려 봄 날씨 같았습니다.이러다 꽃도 피겠다 싶었습니다.놀던 아이들도 더운지 겉옷을 벗어 놓고 놀고 있었지요.숨씨(공기)가 맑지 않다고 한 기별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모르지만 그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 듯이 말입니다. 낮에 햇볕을 쬐는 게 좋다고 했는데 겨우 밥집까지 갔다가 와서는 바로 들어가 일을 했습니다.낮이 길어지고 있지만 아직은 그래도 일을 마치고 나가면 곧 어두워지더라구요.그래서 앞으로는 낮밥을 먹은 뒤 짧게라도 해바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뒤낮(오후)에는 다른 분들이 쓴 짜임새 있는 글을 몇 읽었는데 앞서 사시고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연변일보≫, 1997년 11월 8일 - 해 설 시인이 시를 쓴다는 그 자체가 창조적인 복잡하고 간고한 작업으로서 테두리를 벗어났을 때만이 시의 가능성이 이룩된다. 석화시인은 ‘곡선의 이미지’에서 이 테두리를 벗어났음이 확연하다. 제목은 곡선이라는 명사를 들고 나왔지만 해돋이 전야의 산과 강(1연에서)은 해돋이 황홀경을 펼쳤고(3연에서) 쏟아지는 해살 속에 클로즈업된 우리 민족의 여성을 눈부시게 세워놓는다. 곡선과 산, 강, 언덕, 하늘, 무지개, 해, 여인은 의미론적으로 말할 때는 이질성을 띤 사물이지만 관조적으로 말할 때는 동질성이 있는 것이다. 그 동질성이 바로 곡선이다. 이질적인 사물의 공통점을 유추해내여 시작을 진행하는 것은 테두리사유를 벗어나는 하나의 비결이 아닐까? 석화시인은 곡선을 기하학에서 찾은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찾았고 자연에 서있는 “옥색 한복차림의 / 저 여인”한테서 찾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시인의 목적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보다 우리 민족 여성이 더 아름다운 극치를 이룬다는 것을 꾀함으로서 인간애—사랑의 목적에 도달해보려는 시인의 착상이다. 석화시인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유착하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유착하다 [뜻] 몹시 투박하고 크다 [보기월] 그런데 제가 가져온 종이그릇이 책을 담기에는유착하다싶었습니다. 하루를 쉬고 배곳(학교)에 나갔는데 아주 오랜만에 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가만히 생각해 보니 해가 바뀌어서 그런가 싶기도 했습니다. 추위도 많이 누그러져 바람이 불지 않으니 아주 포근하게 느껴졌습니다.하지만 아이들이 하나도 없는 마당은 휑하니 더욱 넓어 보였습니다.저 마당이 좁아 보일 만큼 다 채우던 아이들은 다들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먼저 나와 계신 분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고 셈틀(컴퓨터)을 켰습니다.켜자마자 제가 챙겨야 할 일들이 있음을 알리는 그림과 챙겨 봐야 할 그위종이(공문)가 몇 가지나 되는지를 알리는 셈(수)이 저를 불러들였습니다. 그것들을 먼저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그 다음 티비엔 경남교통방송‘토박이말바라기’꼭지 이야기를 하고 오늘 토박이말 맛보기 글을 올리고 나서야 옆에 있는 분들과 앞으로 할 일을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이야기를 하다 보니 챙길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맛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웁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웁쌀 [뜻] 솥 아래 쪽에 잡곡을 깔고 그 위에 조금 얹어 안치는 쌀 [보기월] 이렇게 입맛이 다를 때는웁쌀을 얹어 밥을 지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느덧 해가 바뀌었습니다.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참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고 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하려고 마음먹었던 일들을 다 이루지는 못 했지만 크고 작은 열매들을 여럿 거둔 보람이 많은 해였습니다. 늘 가까이에 있는 분들이 가장 고맙고 또(사)토박이말바라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는 모든 분들이 늘 고맙기만 합니다.아직 벌여 놓은 일과 견주어 볼 때 일손이 모자라서 아쉬울 때가 있지만 새해에는 그런 아쉬움도 없어질 거라 믿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온 나라 곳곳으로 해맞이 떠나 길이 많이 막힌다는 기별도 들었습니다.어느 해에는 멀리 바다에서 해맞이를 한 적도 있지만 올해는 마을 뒷메에서 식구들과 해맞이를 하였습니다.지난해에는 많이 추웠었는데 올해는 날씨가 많이 풀려서 춥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그래서 그런지 사람들도 더 많이 모인 것 같았습니다. 많은 동네 사람들 틈 사이에 서서 솟아오르는 발간 해를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게르에서 나와 호수를 바라보니 강렬한 햇살이 비춰 하늘과 호수의 색이 코발트 불루로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시간이 있으면 호수 주변 휴양 게르에 며칠간 쉬고 싶은 곳이다. 아쉽지만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섰다. (*테르한차강노르 White lake 호수는 화산 활동에 의하여 생긴 자연호수로, 길이 16km 폭 4~10km로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천상 호수이다.) 호수 주변 관광으로 작은 용암굴(탄생 굴)과 인근 호르고 화산을 찾아 두 시간 정도 트레킹을 하였다. 이 화산은 사화산으로 해발 2,240m, 분화구 지름 200m, 깊이 100m로 화산이 지금이라도 폭발할 것 같아 장관을 이룬다. 타리하트 마을까지 나오는 길에 돌이 많아 몸살이 날 정도로 온몸을 흔들어 댄다. 포장길로 나와 30km 달려 도로변에 있는 촐루트 협곡에 갔다. 대평원에서 강물에 의한 협곡이 생기는 과정이 한눈에 보인다. 지형학 사전을 보는 것 같았다. 일부 회원들이 서둘러 가자고 성화다. 장거리 운행 시 답사 대장은 모두의 안전을 위하여 서두르지 말아야 하며, 운전사들의 충분한 휴식을 위하여 운전사들이 대장의 눈치를 보지 않게 경관이 좋은 곳에서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