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자 작가] 중국 연변동포인 김영자 선생의 “엄마가 들려준 엄마의 이야기” 이어싣기(연재)를 시작합니다. 이 작품은 50~60년대 가족사로 중국 연변 동포들의 슬픔과 기쁨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는 “머저리병”이라는 전염병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해방이 된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1946년 온 마을에는 “머저리병”이 휩쓸었는데 이는 일본이 투항하고 물러나면하면서 세균을 뿌려 무고한 백성들을 죽음에 내몬 것으로 아려졌습니다. 글쓴이 김영자 선생은 중국(연길) 문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연길시 조양천1중학교 퇴직교원을 지냈고, 다수의 작품이 중국중앙인민방송, 한국KBS방송은 물론 신문, 잡지에 발표되었으며, 여러 가지 작품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큰 손뼉 부탁드립니다.(편집자말)중국 연변동포인 김영자 선생의 “엄마가 들려준 엄마의 이야기” 이어싣기(연재)를 시작합니다. 이 작품은 50~60년대 가족사로 중국 연변 동포들의 슬픔과 기쁨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는 “머저리병”이라는 전염병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해방이 된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1946년 온 마을에는 “머저리병”이 휩쓸었는데 이는 일본이 투항하고 물러나면하면서 세균을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어떤 노래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다. "오랜 세월을 같이 하여도 기억 속에 없는 이 있고 잠간 만나고 헤어져도 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 무척이나 공감이 가는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강산이 변해도 서너 번은 변했을 법한 긴 세월에, 정확하게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고작 두 번 밖에 얼굴을 보지 못했던 한 사람이 있는데 지금도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하면서 내 삶의 등대가 되어주니 말이다. 내가 소학교 5학년에 다니던 어느 날이였다. 학교 갔다 집에 와보니 어머니가 맛있는 먹거리를 가득 사 오신 것이었다. 사탕과자는 물론, 명절에나 겨우 먹을 수 있던 고기며 바나나랑 떡이랑, 그리고 난생처음 보는 이름 모를 과일들... 내가 눈이 휘둥그래서 어리둥절해 있었더니 어머니가 하시는 말이 래일 우리집에 작은 할아버지가 오신다는 것이었다. 그 다음날, 예상했던 대로 나는 작은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였는데 그날 우리집은 마을에서 큰 경사라도 치르는 집 같았다. 편벽한 시골 탄광마을에 살던 우리는 그때만 해도 마을에서 자동차라고는 가끔씩 석탄과 모래를 싣고 오가는 해방패(자동차 상표) 외에는 구경하기가 힘들었었다. 그런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웃자라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웃자라다 [뜻] 쓸데없이 많이 자라 여리게 되다. [보기월] 오히려 새끼를 친 꽃동이에 있는 꽃이 너무웃자라는게 아닌가 싶을 만큼 말입니다. 그제 밤에는 몸이 무겁고 얼른 자고 싶은데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여느 날보다 일찍 잠자리에 누웠는데 잠이 들지 않아서 여느 날보다 늦게 잠이 들었습니다.아침에는 일어나야 할 때를 놓쳐서 밥을 바삐 먹어야 했지요. 고뿔이 걸린 것은 맞는데 얼른 낫지를 않으니 마음이 자꾸 쓰였습니다.여러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면 돌림고뿔(독감)은 아닌 것 같은데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프니까 마음이 놓이지를 않았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아서 고뿔 걱정을 하고 있을 수가 없어서 바쁜 일부터 하나씩 해 치웠습니다.낮밥을 먹고 자리에 돌아오니 따뜻한 바람을 틀어 놓았는데도 따뜻한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제 몸이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몰라 둘레 분께 물으니 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밥을 먹고 와서 바로 앉기가 그래서 바깥 구경도 하고 제 자리 뒤에 있는 꽃동이(화분)들을 보았습니다.여러 가지를 바꿔 심어도 잘 되지 않았던 꽃동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세종이 생각하는 임금이었다는 것은 열 번 이야기해도 지나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글을 보는 동안에 ‘생각이 일깨워져서[因以起意]’ 여러 가지로 정사에 시행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세종 20/3/19)” 세종은 생각하는 임금이었다. 실록 속에서 ‘사고(思考)’에 속하는 비슷한 말무리로 ‘중념(重念)’, ‘상념(常念)’ 따위가 있다. 중념은 말 그대로 ‘무겁게 생각하다’이다. 어려운 주제이기에 무거운 것이다. 세종의 양위와 양녕대군에 대한 2건이 있다. 중념(重念) : 거듭 생각하옵건대(重念) 전하께옵서 신을 세워 후사를 삼으실 적에도 오히려 감히 마음대로 하시지 못하고 천자에게 아뢰어 결정하셨거든, 하물며 군국의 막중한 것을 마음대로 신에게 주실 수 있겠습니까.(세종 1권 총서) ‘상념(常念)’은 ‘늘 깊이 생각하다’ 이다. (‘상념’에 대한 원문은 모두 91 건이고 그 가운데 세종 7건이다. 참고로 ‘념(念)’은 깊은 생각이다) 상념(常念) : 지금 지운(志云)이 인덕전의 아들이라고 사칭하였으니 죄가 크다. 그러나 나는 ‘항상 생각하기’[然予常念,]를 사람의 죄가 사형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더라도 만약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5-날,빈 곳,여섯에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2해(1949년)만든‘셈본5-1’의26~2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5쪽 첫째 줄에‘셈’이 있습니다.여기서도 보시는 바와 같이‘계산’이 아니라‘셈’입니다. 열둘째 줄에‘날’이 보입니다.이‘날’은 요즘 말하는‘일’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저는‘일’보다‘날’이 좋습니다.그리고‘7날’은‘칠 날’이 아니라‘일곱 날’로 읽는 게 더 좋습니다. 열셋째 줄에‘빈 곳’이 있습니다.저도‘빈 칸’이라는 말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눈을 닦고 다시 보기도 하였습니다.앞으로는 옛배움책에서 보는 것처럼‘빈 곳’도 많은 분들이 자주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27쪽‘맞히기’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맞추기’와‘맞히기’를 헷갈리는 아이들이 많아서인데 여러분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맞히다’는 견주어 보다는 뜻이고‘맞히다’는‘틀림없이 고르다’는 뜻이므로 저는‘짝’은 맞추어야 하고‘모르는 것’은‘맞혀야 한다’고 알려주곤 합니다. 열셋째 줄에‘긴 종이를 똑같은 길이로 여섯에 접었더니’를 보고 저는 처음에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울뚝밸/(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울뚝밸 [뜻] 갑자기 화를 벌컥 내어 말과 짓을 함부로 거칠게 하는 됨됨(성미)또는 그런 짓 [보기월] 듣고 보니 그 자리에울뚝밸이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싸움이 났을지 모르겠다 싶었습니다. 지난 나흘 동안 경남갈배움한마당잔치(교육박람회)에 오가며 나름 조심을 한다고 하고 챙겨 먹는 것도 챙겨 먹었는데 끝내 고뿔한테 지고 말았습니다. ‘고뿔’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코가 화끈거리더니 콧물에 코맹맹이 소리가 났습니다.그 다음 날에는 기침도 가끔 나더니 몸도 기운이 없었습니다. 바깥일을 하느라 기운을 다 빼고 고뿔까지 걸려서 배곳 일을 못 한다는 말을 들을 수는 없었지요.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가자마자 해야 할 일을 챙기느라 바빴습니다.내야 할 것도 있었고 제가 빠져서는 안 될 일이 있어서 일을 하는 가운데 나올 수도 없었습니다. 이것저것 바쁜 일이 많은데 마음 쓸 일이 더 있었습니다.이웃 배곳 아이들이 장난을 쳐서 어려움이 있다고 기별을 했는데 그쪽에서 우리 쪽에 간수를 잘못해서 그렇다는 듯이 말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듣고 보니 그 자리에울뚝밸이 있는 사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움파리/(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움파리 [뜻] 우묵하게 들어가 물이 괸 곳 [보기월] 수레를 대고 보니움파리위라 내릴 때 뛰어서 내렸습니다. 지난 닷날 경남갈배움한마당잔치(교육박람회)에 가는 길은 좀 늦어서 마음이 바빴습니다.아이들을 태우는 일로 더 늦어져 서둘러야 했습니다.닿아서 수레를 대고 보니움파리위라 내릴 때 뛰어서 내렸습니다.놀배움 자리(체험부스)와 가까워서 짐을 내리기는 쉬웠는데 내리고 타는 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날은 새로나꽃배곳(신진초등학교)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들이 여섯 사람과 갈침이 네 사람이 이끌었습니다.아이들이 앞에서 놀배움감(앱)으로 놀이를 하고 나면 옛배움책에 있던 말과 오늘날 배움책에 있는 낱말 짝을 맞히거나 토박이말 딱지놀이를 하면 선물을 주었습니다.찾아오는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까지 잘 이끌어 가는 걸 보니 대견했습니다. 엿날(토요일)은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동아리에서 이끄는 날이었습니다.어버이 세 분과 가온배곳(중학교)푸름이 둘,갈침이 두 사람이 이끌었습니다.어버이들께서 안에서 딱지놀이와 배움책 낱말 짝 맞히기를 하고 보내면 빛알갓(전등갓)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온겨울달(섣달)두 이레 사람 일이 마음과 같이 잘 된다면 무슨 걱정이 있을까 싶은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어제도 여느 날보다 일찍 일어나 챙겼는데 마음먹었던 때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함께 가기로 한 사람들도 덩달아 늦었지요.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일어나 많이 늦어졌는데 부지런을 떠느라 내린 짐이 꼭 가지고 가야 할 짐이라 챙기러 돌아가는 바람에 더 늦게 되었습니다.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마음은 바쁜데 그렇게 두 벌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놀랍습니다. 서둘러 달려갔지만 많은 아이들이 겪배움을 하러 와서 시끌벅적했습니다.저희 겪배움자리를 다 마련하기 앞서 온 아이들과 토박이말 놀배움을 했습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놀배움을 끝내고 가는 배움이들이 재미있다고 하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절로 좋아졌습니다. 겪배움을 함께해 준 배움이,갈침이,어버이 모두 쉬운 배움책을 마련하는 데 뜻을 같이 해 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그리고 제가 해야 할 말을 저희 겪배움자리 앞에 오셔서 좋은 말씀을 해 주신 박종훈 교육감 님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새해 경남교육청이 토박이말 이끎교육청이 되겠다는 다짐을 거듭 말씀해 주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이번 호에서는 한 번 더 잠시 며칠 전의 세종 행사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금년은 특히 세종이 임금에 오른 지 600돌이어서 여러 행사들이 있었다. 한 해를 정리하는 뜻을 겸하여 ‘세종대왕즉위600주년모두모임’ 주최로 지난 12월 10일 세종 문화회관 세종홀에서는 관련 인사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우리의 과제’라는 강연과 감사장 수여식 그리고 작은 음악회가 있었다. 강연은 이어령교수가 우리말이 갖는 특성에 대한 주제였고 발표문은 따로 없어서 그날 들은 것을 기초로 가)요지를 살피고 나)훈민정음의 뜻을 통해 세종 즉위 600돌을 되새겨보고자 한다. 가) 이어령 교수: 우리말은 단순히 소리를 옮겨 놓은 글이 아니다. 말과 글에서 말이 아들이라면 글은 사생아다. 훈민정음은 말을 표현하수 있게 창안된 것이지 단순히 글을 적은 기호가 아니다.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 - 나라는 망했으나 산과 강은 그대로 있다. 이는 중국 당나라의 시성으로 불리는 두보(杜甫, 712~770)의 ‘춘망(春望)’ 첫 구절로 실정과 내란으로 어지러운 세태를 견주어 그렸다. 많은 경우 “나라는 깨뜨려졌어도(國破) 산하는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해석하지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울이/(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울이 [뜻] 2)울 무렵 [보기월] 다 하려면 모르긴 해도 첫닭울이까지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어제14돌 경남교육박람회 자리를 깔러 갔었습니다.그제까지 밤이 늦도록 남아서 챙겼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하지만 여러 가지 일을 여러 사람들이 힘과 슬기를 모아서 했기 때문에 더욱 뜻이 깊다고 생각합니다. 챙길 것을 챙겨 실어 놓고 보니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아 뭔가를 빠뜨리고 가는 느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하지만 잔치를 벌이는 곳에 가서 내려놓고 보니 너무 많이 가져왔나 싶기도 하였습니다. 지난해 해 봤다고 몇 가지 챙겨 가서 어려움은 없었지만 다른 자리에서 차려 놓은 것을 보니 아직 배울 게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다른 사람들은 집에 갈 무렵 닿아서 이리저리 생각을 하고 했기 때문에 더 늦게 끝이 났습니다. 돌아와서 배곳(학교)가까이 있는 밥집에 가서 밥을 먹고 두 곳에서 온 짐을 찾아 집에 들어오니 거의 날이 바뀔 때가 다 되었더라구요.글을 쓰고 배곳에서 못 다한 일을 헤아려 보니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다 하려면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