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제철 토박이말]11-눈과 아랑곳한 토박이말 [제철 토박이말]눈/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살눈,자국눈,발등눈,잣눈,길눈 지난7일은 큰 눈이 내린다는‘대설’이었습니다.제가 사는 곳에는 오지 않았지만 눈이 온 곳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오늘은‘눈’과 아랑곳한 철마디(절기)를 보내고 앞으로 눈이 오면 쓸 수 있는 토박이말 몇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눈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이 많아서 한꺼번에 다 알려 드리기는 어렵습니다.그래서 눈이 얼마만큼 왔는지를 나타내는 토박이말을 알려드릴 테니 알아두셨다가 쓰시기 바랍니다. 눈이 얼마만큼 왔는지를 나타내는 토박이말 가운데‘살눈’이 있습니다. ‘조금 내려서 바닥을 다 덮지 못하고 살짝 덮을 만큼 얇게 내린 눈’을‘살눈’이라고 합니다.얇게 살짝 언 얼음을‘살얼음’이라고 하는 것을 떠올리시면 더 쉬울 것입니다. ‘겨우 발자국이 날 만큼 적게 내린 눈’을‘자국눈’이라고 합니다. ‘발자국’에서‘자국’과‘눈’을 더한 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살눈’보다는 좀 더 많이 온 눈이지 싶습니다. 눈이‘자국눈’보다 많이 내려서 발등까지 빠질 만큼 많이 내린 눈은‘발등눈’이라고 합니다.사람마다 조금씩 다르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삼각산 도당굿 제차 삼각산 도당굿을 하기 위해서는 전날 오후 도당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다리에서 거리제를 먼저 지낸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다시 다리에서 황토 물림을 한 후에 당굿을 시작한다. 삼각산 도당굿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거리제 - 거리의 홍액을 막고 도당으로 들어가는 길을 튼다. 2) 황토물림 - 도당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황토를 뿌려서 좋지 못한 해로운 액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3) 주당물림 - 쇳소리 가죽소리를 내어 굿의 시작을 알리고 도당을 정화한다. 4) 앉은청배 - 만신이 장구를 치면서 모든 신을 불러들인다. 5) 산신거리 - 삼각산 산신 및 모든 산신을 모셔 놀린다. 6) 도당모셔오기 - 도당할아버지와 도당할머니를 굿당으로 모셔 온다. 7) 만신말명거리 - 당주만신ㆍ삼각산 도당과 관련된 말명신을 놀린다. 8) 불사거리 – 불사신을 모시고 놀린 후, 신장, 대감, 창부 등을 놀린다. 9) 대감거리 - 대감시루의 팥시루떡을 반쯤 꺼내어 흰 보자기에 싸서 짊어지고 흥겹게 대감신을 놀린다. 10) 작두장군거리 - 쌍작두를 타고 공수를 내린다. 11) 사냥거리 - 사냥을 나가 노루, 닭 등을 잡아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울력다짐/(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울력다짐 [뜻]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어떤 일을 빠르게 해치우는 기세 [보기월]여러 가지 생각을 한 끝에 앞으로‘울력다짐’을‘운힘다짐’또는‘운꾼다짐’으로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밝날 아침부터 뒷머리가 무엇이 누르는 듯이 기분 나쁘게 아팠습니다.어제 낮에도 머리 아픈 것이 가시지 않아서 제 몸이 돌림고뿔(독감)과 싸우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둘레 분 가운데 여러 날 동안 머리가 아프다고 했는데 병원에 가니 돌림고뿔을 앓고 지나간 것 같다고 한 말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더 아픈 곳 없이 이렇게 지나가 주면 참 좋겠습니다. 우리 모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엠오유(MOU)라고 하고‘업무협약’이라고도 하는 것을‘울력다짐’으로 다듬어 쓰고 있습니다.이 말은 듣거나 보신 분들 가운데‘울력다짐’이 무슨 뜻인지 묻기도 하였지요.그러면‘울력’이‘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일함.또는 그런 힘’이라는 뜻이고‘울력다짐’은‘울력하기로 다짐함’의 뜻이라고 풀이를 해 드리곤 했습니다. 사전에는 그런 뜻이 없더라는 말까지 하신 분도 계셨습니다.참일 표준국어대사전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울멍지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울멍지다 [뜻]크고 뚜렷한 것들이 두드러지다 [보기월]가지고 간 그릇에 담아 쌓아 놓고 보니 저희 게 더울멍지게보였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부터 갑작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물이 얼어서 터진 곳이 많다는 기별도 있고 추위 때문에 힘들다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저도 지난 엿날(토요일)밖에 나가면서 옷을 잘 챙겨 입고 가지 않아서 좀 떨었습니다.많이 움직일 거라고 생각하고 좀 가볍게 입고 갔는데 바람이 불어서 더 춥게 느껴졌습니다.추울 때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옷의 고마움과 따뜻한 집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밝날(일요일)은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갔습니다.많이 하는 집에 견주면 적다고 할 수 있지만 안 하던 일을 하니 힘은 들었습니다.팔도 아프고 다리도 아파서 이리저리 몸씨(자세)를 바꿔 가며 양념을 발랐습니다.세 때새(시간)남짓 쉬지 않고 해서 끝을 내고 맛있는 돼지고기와 함께 갓 담근 김치를 먹으니 참 꿀맛이었습니다. 가지고 간 그릇에 담아 쌓아 놓고 보니 저희 게 더울멍지게보였습니다.아무래도 제 손길이 닿은 것이기 때문에 그랬지 싶습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너 왼손잡이야?" "얘 왜 왼손 쓰지? 바보야?" "바른손을 쓰지 못할까?" 남들과 다르다는 사회의 소수자라는 특수성분 때문에 어릴 적에는 다양한 핀잔과 눈총을 받아 왼손잡이에 대한 콤플렉스가 상당했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왼손으로 밥 먹으면 혼나고 글씨도 반드시 오른손으로 써야 했다. 내가 직립보행을 하고 수저 들고 밥을 먹기 시작해서부터 부모님은 왼손부터 뻗는 나의 "못된"버릇을 고쳐주려고 왼손에 양말을 씌우고 붕대로 감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부모님의 극성스러운 "훈육"에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어서 전혀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어린 나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아서 나중에는 포기를 했단다. 그런데 문제는 소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였다. 요즘은 그래도 우뇌의 지배를 받는 왼손을 개발하자는 호성도 높아가고 있지만 내가 소학교 다니던 그 당시만 해도 왼손으로 글을 쓰는 것은 틀리고 잘못된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반주임의 "특별관심대상"이 되었고 팔자에도 없는 나머지 공부를 하면서 자존심도 상하고 억울하고 분해서 어린마음에 몇 번이나 훌쩍거렸는지 모른다. 그때 억지로 교정이 돼서 지금 글은 오른손으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며칠째 이어지는 비포장 길과 건조한 날씨 척박한 환경에 모두 피곤해 하였다. 필자도 목이 쉬고 입술이 터져 엉망이지만 오늘도 만만치 않은 길을 나섰다. 울리아스타이시는 훈족 우현왕의 옛도읍으로, 첩첩산중 사막에 위치하여 접근조차 하기 어려운 곳이다. 숙소 앞에 있는 시립박물관에서 이 지역에 살았던 유목민의 삶과 역사를 배우고, 어텅겅텡게르산(4,021m Otgontenger uul) 가는 길에 있는 다얀산(2,750m) 천제단을 찾아서 출발하였다. 만년설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의 수량이 많아, 하천 주변으로 게르와 양 떼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천제단의 위치는 산상 호수 2개의 가운데 산 꼭대기에 있는데 이정표가 없어 위쪽 호수까지 가서 주민에게 물어보니, 아래쪽 호수 뒤쪽으로 진입하여야 한다고 알려줬다. 다양산 꼭대기로 오르는 길 아래에 차를 세우고 바라보니 제주도 오름처럼 식생 한계선으로 가까이 보이지만 2시간 정도 산행을 하여야 오를 수 있는 큰 산이다. 발아래는 솜다리 꽃(에델바이스)과 이름 모를 꽃이 만발하였다. 가까워 보이는 산이지만 천천히 올라야 했다. 여러 곳에 성혈(선사시대 유적에서 확인되는 바위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온겨울달(섣달)한 이레 날씨가 하루 이틀에 이렇게 달라지나 싶을 만큼 추워졌습니다.아이들이 손에 들고 있는손데우개(손난로)를 보면 얼마나 추운지를 얼추 알 수 있습니다.어제부터 그걸 들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더라구요. 똑딱이,흔들이 같은 조금 싼 것부터 아침에 채워 오면 하루 동안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것까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데워졌다 식으면 다시 데워지지 않는 것들이 배곳(배곳)곳곳에 굴러다니는 걸 보면 안타깝습니다. “손데우개(손난로)아무데나 버리지 마라.너희는 누군가의 손을 한 번이라도 따뜻하게 해 준 적이 있느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말이지만 아이들한테 해 주고 싶은 말입니다.짧은 동안이라도 내 손을 따뜻하게 해 준 것에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버릴 곳에 고이 버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 더 춥네요.그러고 보니 오늘은 눈이 와도 큰 눈이 온다는‘대설’이네요.이런 갑작추위도 철마디(절기)와 비슷하게 맞춰 오는가 봅니다.다들 따뜻하게 챙겨 입으시고 나오셨길 바라고 토박이말을 되새기며 추위를 잊으실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토박이말 되새김]4351_12-1/(사)토박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운두/(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운두 [뜻] 그릇이나 신 따위의 둘레나 둘레의 높이 [보기월] 어제 신었던 신보다운두는 높았지만 앞이 뚫려 있어 바람이 숭숭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제 비가 그치고 나니 날씨가 확 달라졌습니다.비가 올 때까지만 해도 포근한 느낌이 들었는데 날이 어두워질 무렵 바람이 불면서 차가워졌습니다.아침에 옷을 얇게 입고 온 사람들이 갑자기 바뀐 날씨에 춥다며 팔짱을 끼기도 하였습니다. 저녁을 먹고 다시 배곳으로 들어가 일을 하였습니다.한 번도 일어나지 않고 일을 했는데 집에 가려고 나올 때 보니 눈에 띄는 게 해 놓은 게 없는 것 같았습니다.밖은 더 추운 바람이 불고 있었지요. 집에 가서 따뜻한 꿀물을 한 그릇 마시고 날마다 쓰는 글을 썼습니다.돌림고뿔(독감)에 걸리지 않으려면 잠을 좀 푹 자야지 싶었지만 글을 다 쓰고 누울 때는 날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어제 아침은 좀 일찍 눈을 떠서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많이 춥다는 것을 알고 옷도 좀 두터운 것을 입고 신도 바꿔 신고 나갔습니다.밖에 나가니 옷은 잘 챙겨 입었는데 신이 좀 그랬습니다.어제 신었던 신보다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이번 호에서는 잠시 쉬어가는 마당으로 지난 10월 5일부터 12월 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龍)에서 있었던 세종 <뮤지컬 1446>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뮤지컬 1446>은 극본 김선미, 작곡ㆍ연출에 김은영,이며, 여주시가 주최했다. 생각하는 정치인 세종과 뮤지컬 비평은 직접 연관은 없으나 세종의 사상과 뜻을 사회 여러 분야에 다양한 방식으로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며 이번 뮤지컬 감상 소감을 잠시 피력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 뮤지컬은 “세종 28년, 스물여덟 자에 조선을 걸다!”를 부제로 ‘조선의 왕이 될 수 없었던 꼭두각시 왕 이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이 되다.’이다. 주제가 그렇다보니 세종의 업적보다는 태종과 고려가 막을 내리며 발생한 잔여(원한) 세력들과의 갈등 등이 극 진행 상 저변의 축이 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세종 28년 1446년 한글 반포와 그 숨겨진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야기는 뮤지컬 극이어서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있게 진행되어도 극적 허구로 이해하고 보아야 할 것이다. 죽었던 태종이나 멀리 시골에 사는 양녕, 숨어 지내야 할 억울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4-짜리,거스름돈,풀다,묶음표,셈하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2해(1949년)만든‘셈본5-1’의24~2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4쪽 첫째 줄에‘짜리’가 있습니다. ‘그만한 셈이나 만큼(수와 양)을 가진 것’또는‘그만한 값어치를 가진 것’이라는 뜻을 더하는 뒷가지인데 요즘도 많이 쓰는 말이기 때문에 낯설지 않은 말입니다. 셋째 줄에‘거스름돈’이 있습니다.잘 아시다시피‘거스르다’와‘돈’을 더한 말입니다. ‘거스르다’가‘셈할 돈을 빼고 나머지 돈을 도로 주거나 받다’는 뜻이니‘거스름돈’은‘셈할 돈을 빼고 주는 나머지 돈’이 되는 것입니다. 넷째 줄에‘문제를 푸는’이 나옵니다.요즘 배움책에서는‘문제를 해결하는’으로 나오는 때가 많습니다.여기서 보는 것처럼‘문제’라는 것이 풀어야 할 것이라면‘풀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아이들에게‘문제’는 쉽게 말해‘풀거리’라고 하면 얼른 알아차립니다. ‘풀거리를 푼다’는 말을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다섯째 줄에“그 뜻을 생각하여 보아라.”라는 월이 나옵니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