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작품 해설 시인은 작품에서 ‘누나’를 향하여 무슨 말인가 연신 ‘발신(発信)’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일방적인 ‘발신’이다. ‘누나’라고 불리는 ‘대상’에서부터 한번도 ‘답신’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나’는 다만 ‘수신’할 뿐 한 차례도 ‘발신’하지 않는다. ‘누나’는 마지막까지 ‘수신’만 한 것이다. ‘내’가 겨울과수원의 한가운데서 ‘누나’에게 말을 건넨다기보다 ‘누나’에게 일방적인 ‘통신’을 하고 있었으며 ‘누나’는 한 마디 말도 없었으며 마지막까지 듣기만 하였던 것이다. 그것은 응답이 없는 ‘통신’이였다. 하늘을 향하여 ‘통신’을 발송하였지만 무수한 전파는 공중에 분해되고 흩어져버렸을 뿐이다. 거기에는 ‘누나’가 없었다. ‘겨울과수원’의 한 가운데에도 그 밖의 어디에도 ‘누나’는 없었다. 그러나 ‘나’는 확실히 ‘누나’를 향하여 ‘통신’을 진행하고 있다. “누나, 지금 꽃은 피어있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석화시인의 작품에서 보이는 ‘누나’의 이미지는 이와 같이 은근하게 표현되지만 ‘남자’의 상대로서의 ‘여자’가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누나’이며 ‘어머니’와 같고 대자연속의 꽃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울골질/(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울골질 [뜻] 지긋지긋하게 으르며 덤비는 짓 [보기월] 울골질을 하는 것만이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얼른 좀 깨닫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밝날(일요일)밤부터 비가 내렸습니다.아침에 눈을 떴을 때 밖이 환하지 않은 걸 보고 비가 오나보다 생각했습니다.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옷이 젖을 만큼 내리고 있었습니다.좀 일찍 나가야지 생각을 했는데 뜻밖의 일이 일어나는 바람에 더 늦게 가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아침에 먼저 집을 나선 사람에게서 기별이 올 때는 그리 좋은 일이 아닐 때가 많았습니다.어제도 그랬습니다.머리를 감고 다 말리지도 않았는데 들말틀이 울어서 받으니 궂은 기별이었습니다.받혔다고 하는데 사람은 다치지 않았다고 해서 잘됐다 여기며 서둘러 가 보니 걱정을 할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뒷갈망을 해 줄 사람들이 온 것을 보고 배곳으로 오니 많이 늦어서 일을 챙기느라 엄청 바빴습니다.몸소 겪지 않은 저도 이런데 아내는 얼마나 그랬을까 싶어서 마음이 짠했습니다.그런 생각도 더 할 겨를이 없이 해야 할 일들을 했습니다. 궂은 날씨에 아침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운꾼/(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운꾼 [뜻] 한데 어울려 일할 사람 [보기월] 앞으로 토박이말 살리는 일에운꾼들이 많이 늘어날 거라는 믿음도 얻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배곳에는 돌림고뿔(독감)에 걸린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돌림고뿔에 걸린 것이 아닌가 싶은 아이들이 많았습니다.먼저 걸린 아이들과 함께 있었던 아이들에게 옮았다는 것을 알지만 숨어 있다가 드러나니 미리 막기도 쉽지 않습니다. 알고 있는 대로 자주 숨씨(공기)를 바꾸고 입마개(마스크)를 하도록 하고 있는데 걸린 아이들이 한 곳에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니 어려움이 많습니다.걸린 아이들과 함께 있지는 않지만 많은 아이들이 들락거리는 곳에 있었더니 제 몸도 마뜩잖았습니다.뒤낮(오후)에 해가 지니 졸리기도 하고 서늘해서 일찍 와서 따뜻한 물을 먹고 푹 쉬었습니다. 엿날(토요일)에는‘토박이말과 함께하는 행복교육’닦음(연수)이 있었습니다.두 해 동안 같은 배해(학년)아이들과 함께한 토박이말 놀배움을 알려주신 박민정 선생님,경남교육청에서 꾸리고 있는‘행복교육’을 꼼꼼하게 풀이해 주시고 토박이말 놀배움과 이을 수를 함께 찾아봐 주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고 운암(雲庵) 곽영민(郭永敏) 선생은 일본, 미국 ,중국 등에서 수십 차례의 전시회를열 었으며, 대한민국 동양미술대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서예계의 원로 작가였다. 그뿐만 아니라 2000년 이화문화출판사를 통해서 《갑골문집(甲骨文集)》을 펴낸 바 있는 갑골문(甲骨文)의 대가다. '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들겨울달 네 이레 들겨울달 끝자락에 돌림고뿔(독감)때문에 애를 먹는 배곳(학교)이 적지 않은가 봅니다.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이 걸리는 바람에 또 다른 어려움을 낳아 힘이 든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돌림고뿔이 걸린 걸 알면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가 하면 돌림고뿔이 걸린 것 같아 병원에 가 보라고 해도 가지 않다가 다른 사람들한테 옮겨 놓고 안 나오는 얄미운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을 겪고 난 뒤 마련해 놓은 길잡이가 있는데 그대로 따르지 않아서 더 큰 아픔을 겪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숨씨(공기)로 옮는다고 하니 자주 숨씨(공기)를 바꿔 넣고,손을 자주 깨끗이 씻어야 하며,반드시 입마개(마스크)를 하는 것이 미리 막는 좋은 수라는 것을 잊지 말고 그대로 해야겠습니다. 나흘째 밤에 남아서 일을 하였습니다.어제는 그위종이(공문)에 쓰는 말을 쉽게 바꾸는 일을 챙겼습니다.여러 해 앞부터 어려우니 쓰지 말라고 했던 말이 그대로 쓰이는 것도 안타까웠지만 어려운 말을 다듬어 준 말이 쉽다는 느낌이 들지 않거나 우리말답지 않아 더 안타까웠습니다. 앞으로(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울레줄레/(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울레줄레 [뜻] 크고 작은 사람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뒤따르거나 늘어선 모양 [보기월] 울레줄레배곳(학교)으로 오는 아이들이 가장 많은 때 아이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이틀 달아서 잠이 모자라 그랬는지 어제 아침에는 일어나기가 더 힘이 들었습니다.일어날 때를 알리는 노래를 듣고 다시 잠이 들었다 나오니 여느 때보다 늦었더군요.밖에 일을 보러 갈 일이 있어서 옷을 챙기느라 좀 더 늦게 배곳(학교)에 닿았습니다.울레줄레배곳(학교)으로 오는 아이들이 가장 많은 때 아이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왔습니다.하지만 미리 일을 해 놓았기 때문에 그렇게 서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티비엔 경남교통방송‘토박이말바라기’꼭지 이야기를 하고 내려와 배곳 일을 챙겼습니다.얼른 알려주어야 할 것도 있고 내보낼 것도 있었는데 몇 가지를 챙기고 나니 앞낮(오전)이 다 갔더라구요. 맛있게 낮밥(점심)을 먹고 길을 나섰습니다.어제는 다볕(함양)안의초등학교 선생님들과 만나 토박이말 놀배움 이야기를 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가벼운 마음으로 천천히 구경을 하면서 가려던 마음과 달리 졸음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세종은 매사에 생각, 다시 생각했다 세종은 생각하는 임금이었다.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은 어떻게 기록되고 있을까? ‘생각한다’는 한자로 ‘사(思), 념(念), 유(惟, 생각할 유)’ 등으로 나타난다. 《조선왕조실록》 속의 ‘생각’은 국역으로는 모두 45,702건인데 세종은 2,920건이 된다. 세종의 비중이 많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이것으로만 ‘생각하는 임금’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신하들이 상소를 올릴 때는 ‘그윽히 생각하다’[절유(竊惟)] 라는 표현을 쓴다. 더불어 ‘반복사지(反復思之)’를 쓰기도 한다. ‘절유’는 《조선왕조실록》 748건 가운데 세종 131건으로 많다. ‘절유’는 변계량의 ‘찬락천정기(撰樂天亭記)’ (세종 1/9/4)에서 쓰고 있다. ‘반복사지’는 《조선왕조실록》 모두 129건 가운데 세종조에 51건이다. 그밖에 성종 조 19건을 빼면 몇 임금에서 한 두 건일 뿐이다. 신하들도 세종의 ‘여경사지’를 닮아 몇 번이나 생각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신하들의 ‘반복사지(反復思之)’에 대해 세종도 때로는 같은 말로 시작하지만 그보다는 ‘신중한 생각’ 혹은 ‘깊은 생각’을 뜻하는 ‘나는 다시 생각하건대’는 ‘여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사람이 귀하지 않을 수가 있으려만 주변에 사람들이 귀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친구들도 귀하고 형제들도 귀하다 내 어릴 때만 해도 대부분 칠형제 삼형제를 가진 대가족이었다. 요즘은 사촌 육촌 팔촌이라는 촌수를 잘 모르는 아이들! 그러니 이종사존 고종사촌 외사촌 등 아주 가까운 친척도 모른다. 이러다 형님 누나 아우 오빠 언니도 모를까봐 걱정이다 저 출산 고령화 사회가 우리의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 최근 5년간 노인들의 고독사가 30만 명을 넘어선 우리나라 친구가 귀하고, 형제도 귀하고, 이웃도 귀한 나 홀로 사는 사람들 여기에 무슨 희망이 있고 기쁨과 행복이 있을까? 아동복지 수당 지급은 저 출산문제 해결의 핵심이 아니다 도봉구 방학3동 동사무소 앞에는 임산부 조형물을 세워 출산은 인류에게 주어진 가장 성스러운 선물이라 설명했다 자식을 갖고 싶어도 가지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자식은 그냥 내게 우연하게 오는 생명의 선물이 아니라 간절한 바람과 기쁜 맘으로 맞이해야 하는 축복의 선물이다 인류의 미래 아이들과 그 생명의 위대한 어머니를 사랑하자! 임산부를 잘 보호하고 받드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3-그림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2해(1949년)만든‘셈본5-1’의22~2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2쪽 첫째 줄에‘그림꼴’이 있습니다. ‘도형’이라는 말이 익은 분들에게 많이 낯선 말이지만 옛배움책에서는 이렇게 썼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이 말이 나온 김에‘그림꼴’과 아랑곳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요즘 배움책에도1학년에서는 그림꼴 이름으로‘세모’, ‘네모’, ‘동그라미’를 씁니다.그런데2학년 올라가면 바로‘도형’이라는 말이 나오고‘삼각형’, ‘사각형’, ‘원’이 나옵니다. 1학년 때 배운‘세모’, ‘네모’, ‘동그라미’가 왜‘삼각형’, ‘사각형’, ‘원’이 되는지 까닭도 말해주지 않고 그냥‘약속하기’라는 말과 함께 바로 알려줍니다.그러니 아이들은 그림꼴 이름을 외울 수밖에 없습니다. 옛배움책처럼‘그림꼴’이라는 말로 비롯하여 그림꼴 이름을 토박이말로 가르치고 배우면 따로 외우지 않아도 쉽게 익힐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학년 아이들도 잘 아는‘세모’, ‘네모’는 우리가 살면서 자주 쓰는‘모서리’, ‘모퉁이’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아침에 일어나니 햇살이 강렬하게 비춰 상쾌한 아침이었다. 일부 답사단이 새벽에 등산을 하였고 나머지 대원은 여유 있게 출발 채비를 하였다. 알타이산이 거대하게 펼쳐진 하삭트하르항 산이 아름답게 펼쳐진 한 폭의 그림 같은 언덕 게르에서 야크를 키우며 살아가는 집을 찾았다. 4년 전에 방문하였는데 살던 할아버지는 앞에 보이는 게르에서 살고, 아들 내외가 살고 있었다. 게르에 방문하니 아기 둘과 아주머니가 있다. 아주머니는 어름(야크 젖 치즈)과 빵을 대접하면서 수태차를 끓이는 작고 협소한 게르에 2~30여 명이 들어가 풍성한 대접을 받았다. 연속 3일째 이어지는 비포장길로 어려움이 예상되었다. 타이시르까지 가는 길은 지도상에 나타나지 않아 걱정하였는데, 막상 진입하니 길이 희미하고 험하지만 통과하기에는 무난하였다. 가는 길에 자우항강 줄기가 가늘게 나타났다. 이 강은 한가이산 서부에서 발원하여 울리아스타이를 거처 몽골 서부 저지대 하이어가스 호수(둘레 240km)로 흘러든다. 강의 유로 연장 540km나 되는 큰 강인데, 가뭄으로 가는 물줄기를 형성하면서 흐렸다. 쉴루스테로 가는 길은 타이시르에서 65km로 고비사막을 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