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씨양이질/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씨양이질 [뜻] 한창 바쁠 때에 쓸데없는 일로 남을 귀찮게 하는 짓 [보기월] 혼자 일을 하면씨양이질하는 사람도 없고 좋겠다 싶지만 아마 엄청 외롭고 힘들 것입니다. 그제 저녁에는 배곳에 새로 온 새내기 갈침이(교사)반김풀이(환영식)를 하였습니다.맛있는 고기를 먹으며 반갑게 맞이하는 말과 많이 도와 달라는 바람을 주고받는 즐거운 자리였습니다.첫발을 내딛는 배곳에서 한 반김풀이(환영식)가 잘 잊히지 않는데 기분 좋은 자리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일을 하다보면 마음이 맞지 않아 어려운 일도 있을 수 있습니다.혼자 일을 하면씨양이질하는 사람도 없고 좋겠다 싶지만 아마 엄청 외롭고 힘들 것입니다.혼자가 아니라 좋음을,더불어 함께하는 것의 값짐과 고마움을 느끼며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제는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동아리 모임이 있었습니다.새배때(새학기)첫 만남이라 할 이야기가 많았습니다.여름말미(여름방학)를 어떻게 보냈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다가오는 여주 늘푸른 자연학교에서 열릴‘너나들이 큰잔치’와 진주교육지원청에서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4-죽엄,돋다,둘레,해,눈섭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3해(1950년)만든‘과학공부4-2’의112, 11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12쪽 첫째 줄에‘죽엄’이 있습니다.요즘 배움책이라면‘죽음’이라고 했지 싶습니다.요즘 말모이(사전)에서‘죽엄’을 찾으면 나오지 않고‘주검’을 찾아야 나옵니다.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이라는 뜻으로 쓰는데 본디꼴이‘죽+엄’이라면 그것을 밝혀 적는 것이 뜻을 알아차리기는 쉽다고 생각합니다.아이들에게‘무덤’이라는 말도‘묻+엄’을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이라고 알려주니 더 쉽다고 했습니다. 셋째 줄에‘달이 돋는’이라는 말이 나옵니다.요즘에는 달이‘뜬다’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하지만‘해돋이’라는 말을 떠올려 보면‘돋는’이라는 말이 그렇게 낯선 말도 아닐 것입니다. ‘돋다’를 말모이(사전)에서 찾아보면‘해나 달 따위가 하늘에 솟아오르다’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돋다’는 말을 자주 쓰다보면 낯설지 않게 될 것입니다. 여덟째 줄에‘둘레’가 있습니다.요즘 배움책에서는‘주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옴살/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옴살 [뜻] 마치 하나의 몸같이 가까운 사이 [보기월] 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옴살이 되기 어려운 만큼옴살을 갖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8월은 가을로 들어선다고'들가을'이라고 했는데 이 달은 가을로 들어서서 온이(전부)가을로 가득한'온가을달'입니다.새로운 달을 비롯한지 사흘째이지만 배곳(학교)는 새로운 이레(주)를 여는 날이자 여는 때라면 새배때(새학기)를 여는 날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배곳(학교)을 떠나신 분들의 자리에 새로운 갈침이(교사)두 분이 새로 오시고 몸이 좋지 않아 쉬는 자리에 또 한 분이 오셨습니다.새로운 만남과 알음알이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처음이라는 설렘과 떨림이 자리느낌(분위기)을 바꾸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서로 바라보는 쪽도 비슷하고 뜻이 맞다면 아주 잘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옴살이 되기 어려운 만큼 옴살을 갖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그저 새로운 만남이 서로에게 선물과 같은 것이 되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될 것입니다. 어제 앞낮(오전)에는 그래도 그렇게 많은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낮밥을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김유신장군당제에서는 하주(굿에 참여할 마을 원로)들이 선임되면 의례 공간 주변에 황토를 뿌리고 관련 건축물에 인줄을 매어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금하기 시작하는데 이를 ‘황토물림’ 및 ‘인줄매기’라 한다. 인줄에는 ‘피부정’, ‘상문부정’이라는 글귀도 써서 끼워 넣는다. 하주 집에도 물론 인줄을 쳐서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막는다. 선정된 하주들은 이때부터 여타의 잡인들과도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부정한 것을 듣지도 보지도 말아야 하며 초상집이나 출산집을 삼가야 하고 부부합방도 금해야 한다. 물론 누린 것, 비린 것 등의 음식도 삼가야 한다. 당제에 사용할 ‘술 담그기’는 당 앞에 마련되어 있는 당주 집에서 행한다. 술은 당제에 쓰이는 제물이고 또한 당제에 참가하는 마을 사람들이 새해 첫날 아침에 마시는 첫술이기 때문에 가릴 것은 가리고 드릴 것 드려 정성으로 담근다. 그래서 술 담그는 술방 주위에도 금줄을 쳐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막는 것이다. 2000년, 술 담그기는 1월 23일(음력 1999년 12월 17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참여자는 당주 이군자 무녀를 비롯한 명화회 고문 김정해(당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씨식잖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씨식잖다 [뜻] 같잖고 되잖다. [보기월] 몇 해 앞에 한 두 그루를 베어 낼 때는씨식잖게생각했었는데 이제 그게 아니었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뒤낮(오후)에는 마침배곳(대학원)만남이 있었습니다.처음 만나는 날이었지만 자리를 하지 못한 분들이 있어서 짧게 앞생각(계획)을 이야기하고 다음 이레(주)에 만나서 꼼꼼하게 이야기하기로 하였습니다.남들은 쉬거나 놀러 가는 날에 배우려고 나온 분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알찬 만남이 되도록 힘을 써야겠습니다. 만남이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일찍 끝이 나서 할아버지 무덤가에 풀을 베러 갔습니다.대나무와 아까시나무가 많이 자라서 그것들을 베어 내느라 더 오래 걸렸습니다.몇 해 앞에 한 두 그루를 베어 낼 때는씨식잖게생각했었는데 이제 그게 아니었습니다.풀을 베는 것보다 나무를 베어 내는 데 더 많은 때새(시간)을 들인 것 같습니다.두 때새(시간)남짓 땀을 흘리고 깔끔하게 깎인 할아버지 무덤을 보고 땀 흘린 보람을 느꼈습니다. 저녁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공차기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쉽게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제 생각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들가을달 닷이레(8월5주) 큰비를 머금은 구름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비를 뿌리고 있는가 봅니다.어제는 제가 살고 있는 마쪽(남쪽)으로 내려와 많은 비가 내릴 거라고 해서 살짝 걱정을 했는데 비가 많이 오지는 않았습니다.하지만 다른 고장에는 많이 와서 어려움을 주었다고 하더군요. 어제 맛보여 드린 토박이말'옰'을 보시고 몇 분이 글갚음을 해 주셨습니다.왜 이제야 이런 말을 보게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분도 계셨고,몰랐던 새로운 말을 알려 주어서 고맙다는 분도 계셨습니다.하지만 낯선 말을 보시고 어렵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잘못에 따르는'대가'또는'벌'을 받는다는 말만 보고'옰'이라는 말은 처음 보니 안 그럴 수가 있어야지요. 이런 토박이말이 우리 삶 속에서 자주 쓰여서 어렵다는 느낌이 없을 때 쉬운 배움책을 만드는 바탕이 얼른 마련될 것입니다.야 할 것입니다.그래서 이렇게 토박이말을 맛보여 드리려고 제 나름대로 터울거리고 있답니다.토박이말을 바탕으로 한 쉬운 배움책 만들기에 뜻을 같이 하시는 여러분께서 둘레 사람들께 이런 토박이말을 많이많이 나눠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제 뒤낮(오후)제가 사는 고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미로 같은 인생길을 걷는 듯 나는 요즘 골목길에 푹 빠졌다 길을 걷다 좁은 골목길이 나타나면 또 그 길을 들어선다. 간혹은 길이 막혀 되돌아 나오기도 하지만 꼬불꼬불 맴돌아가는 미로 같은 길! 한 구비 돌면 또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궁금하다 좁고 오래된 골목길이지만 멀리 떨어지지 않아 더 가까운 이웃들 방문을 열면 바로 길이기도 하지만 화분 하나쯤은 내어놓았다 길을 걷다보면 낡고 오래된 건물사이 골목 어디쯤에 멋진 시 한편이 길을 가던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자신의 집 대문 앞 흑판에다 정겨운 시 한편을 내 걸었다 분필로 적어놓은 시 한편이 길손의 마음도 환하게 밝혀준다. 다음에 또 어떤 시가 내 걸릴지 궁금 하기만 하다. 어두운 골목을 밝히는 것은 환한 전등이지만 외로운 우리들 마음을 위로하고 희망으로 밝혀주는 것은 작은 화분이었고 골목길에 내걸린 시 한편이었다. 명인골목이라 이름 붙은 이 신당동 골목길을 이웃과 어울려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젊고 잘생긴 진홍범씨를 소개 한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옰/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옰 [뜻] 일을 잘못한 것에 따른 갚음 [보기월] 우리가 앞을 내다보지 않고 산옰이라고 하니 그저 부끄럽기만 합니다. 올여름 우리를 엄청나게 힘들게 했던 불볕더위를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100해가 넘도록 이런 적이 없었다는 말은 여러분도 들으셨을 겁니다.그런 더위가 물러가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내린 큰비(폭우)에 사람이 목숨을 잃기도 하고 많은 수레와 집이 물에 잠겼다는 안타까운 기별을 날마다 듣습니다. 이런 더위와 큰비가 땅별 지구가 데워져서 그렇다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우리가 살면서 내놓고 버린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이런 열매를 낳았다는 것입니다.우리가 앞을 내다보지 않고 산옰이라고 하니 그저 부끄럽기만 합니다. 부끄럽게 여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가뭄,추위와 같은 것들이 또 얼마나 더 사람들을 힘들게 할 지 모른다고 하니 걱정스럽습니다.겪어본 다음에 깨닫는 것보다 앞을 내다보고 미루어 헤아려서 갖추고 챙김으로써 아픔을 겪지 않은 것이 더 좋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모두가 다 앞을 내다보는 눈을 가질 수 없다면 그런 눈과 슬기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3-살펴보다,박히다,거죽,불구멍,산것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3해(1950년)만든‘과학공부4-2’의110, 111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10쪽 첫째 줄에 앞서 본 적이 있는‘까닭’이 있습니다. ‘달의 모양이 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하지 않아서 낫지만‘달의 모양이 바뀌는 까닭은 무엇인가’라고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섯째 줄과 일곱째 줄에 걸쳐서‘달은 공같이 둥글게 생겼고’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여느 풀이에서는‘원 모양’이라고 해 놓은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훨씬 쉽고 좋았습니다. 열셋째 줄에‘자세히 살펴보면’이 있습니다.먼저‘자세히 관찰하다’라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하지만‘살펴보다’라는 말을 말모이(사전)에서‘두루두루 자세히 보다’로 풀이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거듭 겹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찰하다’도‘자세히 살펴보다’라고 풀이하고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열여섯째 줄에‘박혀 있다고’라는 말이 보입니다.어떤 나무이건 나무라면 그 자리에 저절로 나서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씨억씨억/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씨억씨억 [뜻] 됨됨(성질)이나 짓이 굳세고 힘차며 시원스럽다. [보기월] 튼튼한 몸과 마음으로 새 배때(학기)배움도씨억씨억잘할 거라 믿습니다. 더위가 물러가서 좋다 싶었는데 비가 많이 와서 또 사람들을 여러 가지로 어렵게 합니다.녀름지이(농사꾼)들이 가뭄 때문에 목이 타는 듯하다고 했는데 이제 거두어 들일 때가 되었는데 비 때문에 애써 키운 것들이 물에 잠겨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무엇이든 알맞게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아이들 여름말미(방학)가 끝나고 새로운 배때(학기)가 비롯되었습니다.까무잡잡한 얼굴에 키가 한 뼘 훌쩍 자라서 온 아이들도 있고 볕도 한 나절 안 쬔 것처럼 뽀얀 얼굴로 온 아이들도 있었습니다.아무 탈 없이 튼튼한 모습으로 와 준 아이들이 고마웠습니다.튼튼한 몸과 마음으로 새 배때(학기)배움도씨억씨억잘할 거라 믿습니다. 어제 진양호에 물이 많아서 물을 내 보낸다는 알림을 들었습니다.물을 내보내면 냇가 낮은 길이 물에 잠기니 다니지 말라고 하더라구요.비가 얼마나 많이 왔으면 그럴까 싶었습니다.오늘도 하늘은 낮습니다.언제 얼만큼 올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