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맞춤 토박이말]옹골차다,짜장,늘품/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지난12월14일부터17일까지 나흘 동안 이어진 경남갈배움한마당(경남교육박람회)이 끝났습니다. 나름대로 여러 가지 앞생각을 하고 나섰지만 자리를 까는 날부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가지고 간 보임감들을 어떻게 걸고 놓을 것인가를 놓고도 생각이 달라 다른 사람들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오랫동안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고,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분을 만나기도 했습니다.그래서 반갑고 고마운 자리였습니다. 서로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 하고 싶은 일도 하고 해야 할 일을 하기도 한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그래서 서로 닮은 듯 다른 삶을 사는 것이겠지요.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 다르기에 멀다고 느낄 수 있는 일도 가까이에서 보면 달리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보니 달랐습니다.무게와 깊이를 따질 수 없지만 어느 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함께하는 분들의 옹골찬 깊이와 넓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자리에 와 보신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그 자리를 꾸리고 있는 분들이 어떻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말입니다.마지못해 온 사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습습하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습습하다 [뜻](됨됨이가)너그러우며 싱싱하고 힘찬 기운이 넘치는 듯하다 [보기월]제가 좀 더 습습한 사람이었더라면 벌써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이레 이틀 배곳에 못 왔는데 챙기고 해내야 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누가 해 줄 일도 아니고 제가 해야 할 일이기에 하나씩 챙겼습니다.배곳 일을 챙겨 하다보니 어느새 낮밥 먹을 때가 다 되어 있었습니다.사흘을 밥집에서 파는 밥을 먹다가 와서 그런지 배곳 밥이 훨씬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겨우 옮겨다 놓은 짐은 갈무리할 겨를도 없이 다른 일을 챙겼습니다.알림글도 하나 썼고 다음해 쓸 돈을 미리 셈해 올리기도 했습니다.알림글을 쓰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을 해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제가 좀 더 습습한 사람이었다면 벌써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고장 배움책 만드는 일꾼 모임이 있어 갔는데 그곳에서도 돌림고뿔(독감)이야기가 나왔습니다.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까지 옮아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습니다.옮지 않으려면 입마개를 하고 손발을 깨끗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엉두덜거리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엉두덜거리다 [뜻]마음에 들지 않거나 차지 않아 못마땋게게 여기는 것이 있어 남이 알아듣기 어려운 만큼의 낮은 목소리로 자꾸 중얼거리다 [보기월]엄마가 지켜 서 있던 자리에 뒤늦게 온 아이는 까닭을 알 수 없지만 자꾸 엉두들거렸습니다. 경남갈배움한마당(경남교육박람회)이 끝났습니다. 지난 닷날까지 이틀동안 토박이말 놀배움 자리를 이끌어 주신 분들께 그리고 저희가 꾸리는 자리에 와 주신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렸습니다.그런데 그 인사가 부끄러울 만큼 이레끝(주말)에 더 많은 분들께서 자리를 찾아 주시고 빛내 주셨습니다. ^^ 곽상윤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 첫날 오셔서 토박이말 달력과 놀배움을 널리 알려 주겠다고 기운나는 말씀을 해 주신 여러 교장 선생님들 모두 고맙습니다.엿날 앞낮(토요일 오전)에 오셔서 손님을 치느라 낮밥을 그를 뻔 했던 저희가 따뜻한 국물과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해 주신 홍미순 교감 선생님,최성녀 교무 선생님고맙습니다. 무엇보다 겪음자리를 꾸리고 이끌어 주신 하춘란,제시남,윤지나,허진영,노상민 선생님이 가장 애를 많이
[우리문화신문=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1897년 7월 17일 낮 3시, 서대문 독립문 옆 <독립관>에서 조선 개국 505회 경절회(慶節會) 행사가 있었다. 이날은 조선이 개국한 날이라 기념식을 한 것으로, 사상최초의 민관합동 개국 기념식이었다. 강단에는 국기(태극기)를 게양하고 꽃 장식을 하고 하단에는 예복을 갖춰 입은 외국 공관원과 정부 고관들이 자리했고, 객석에는 관인들과 학생들, 그리고 일반인들도 자리했다. 독립협회와 독립신문사가 주최했고 정부 재산을 관리하는 탁지부가 재정지원을 했고, 진행은 배재학당 교사와 학생들이 담당했다. 강연은 서재필(독립신문 발행자/1864~1951), 아펜젤라(배재학당 설립자/1858~1902), 윤치호(전 외부 협판/1865~1945) 순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오늘의 애국가 후렴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을 쓴 <National Flower>가 불렸다. 이 노래는 이후 ‘무궁화노래’ 또는 ‘무궁화가’로 표기되어 전승되었다. 이런 사실은 1897년 8월 17일자 영자신문 <independent>에 기록되었다. 기록자는 Jaishon, P, 곧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제 철이다, 굴이야 눈에는 굴밥이면 막걸리엔 굴무침 누리살이 힘겨워도 제철 맛이 으뜸이네 갈 석달 해가 짧다들 두고서 갈건가 * 갈 석달 : 가을 석달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나와 준호, 란이 우리 셋이 한 마을 소꿉친구들인것처럼 우리들의 아빠, 엄마들도 한 마을친구들이셨다. 며칠 전 란이엄마 칠순잔치소식을 듣고 나는 한달음에 달려갔더니 준호도 와있었다. 란이엄마 칠순잔치는 풍성하게 잘 차려졌다. 한잔 거나해진 하객들이 어르신의 만년장수를 빌며 권커니작커니 하면서 분위기를 한껏 띄워 올렸다. 손자, 손녀들과 함깨 덩실덩실 춤을 추는 란이엄마를 바라보며 나도 응당 기뻐해야겠지만 어쩐지 가슴이 짠해 지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당황한 나는 부랴부랴 가방을 챙겨들고 일어섰다. 그런데 문가에는 준호가 먼저 나와서 담배를 피우고 서있었다. 저 친구의 심정도 나와 마찬가지이리라. 란이엄마는 칠순잔치를 펼치는데 같은 년배였던 준호아빠와 우리 엄마는 벌써 이십년 전에 하늘나라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기쁨이 넘치는 란이엄마의 얼굴에서 우리 엄마의 모습을 떠올린 것과 마찬가지로 준호도 너무 일찍 돌아가신 야속한 아버지가 생각나 더 앉아있지 못했으리라. 준호는 나를 보더니 어색한 웃음을 한번 짓고는 말도 없이 돌아서 가버렸다. 그의 심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나도 가슴을 눅잦히며* 준호가 간 반대방향으로 발걸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경남갈배움한마당(경남교육박람회)첫날이었습니다.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어둠 속에서 일떠날 생각에 아침밥을 챙겨 먹는 제가 놀랍기도 했습니다.한 때 잠과 밥을 맞바꾼 적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같이 가기로 한 사람과 만나기로 한 때를 맞추느라 찬바람을 맞으며 잰걸음으로 갔더니 우는 것처럼 눈물이 줄줄 흘렀습니다.서두른 보람이 있어 거의 때를 맞춰 만날 수 있었습니다.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일에 기꺼이 함께해 주는 게 짜장 고마웠습니다.앞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써야 하겠습니다. 첫날은 갈침이(교사)날로 벼름소(주제)는'옛배움책에서 토박이말 찾기'였습니다.여러 가지 먹거리와 재미있는 만들기감으로 많은 사람들을 끄는 곳과 달리 저희 자리는 북적이지 않았습니다.시큰둥하게 앉았다가 새로운 토박이말을 보고 재미있어 한 아이도 있었고 옛배움책이 요즘 것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꼼꼼하게 되어 있어 좋다는 갈침이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옛배움책에 있는 많은 토박이말을 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배울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 하는 분들이 많았다는 것이 첫날 겪음자리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슴벅이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슴벅이다 [뜻]눈꺼풀이 움직이며 눈이 감겼다 떠졌다 하다.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보기월]여느 때는 눈을 슴벅이고 나면 밝게 보였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제는 경남갈배움한마당(경남교육박람회)겪음자리(체험부스)를 까는 날이었습니다.앞낮에 챙길 게 몇 가지 있어 나름대로 바빴는데 다 챙기지 못하고 낮밥 먹을 때가 다 되어 있었습니다.미처 못 챙긴 것들을 챙겨 주는 살림빛이 있어 빠뜨린 것 없이 챙길 수 있었습니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햇살이 포근한 뒤낮,그동안 도움을 준 분들과 함께 짐을 싣고 길을 나섰는데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가서 보니 챙기지 못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해 본 적이 없으니 그럴 수 있다고 좋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좀 더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제 탓이었습니다.그래도 같이 간 분들이 힘과 슬기를 모아 일을 잘 마무리할 수 있어 참 고마웠습니다. 남들이 저녁을 먹고 치울 무렵 창원에서 나섰는데 진주에 와서 저녁을 못 먹고 헤어진 분들이 있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제가 일부러 그렇게 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일은 일대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제철 토박이말]7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올해도 이제 보름 남짓 남았습니다.날씨는 갈수록 겨울다운 날씨가 되고 있습니다.그래서 오늘은 겨울철에 알아두고 쓰면 좋을 제철 토박이말 몇 가지를 알려드립니다. 겨울이 되면 많이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감기’입니다. ‘감기’를 뜻하는 토박이말이 있지요.제가 어릴 때만 해도 어른들께서‘고뿔’이라는 말을 많이 쓰셨답니다.그리고 요즘 많이 듣는 말‘독감’을 뜻하는 토박이말도 있답니다. ‘독감’이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전염성 있는)감기인데 이런 감기를‘돌림감기’, ‘돌림고뿔’이라고 합니다. 겨울 날씨는 추운 게 겨울다운 날씨입니다.그래서 날씨가 차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차가운 것도 그냥 차가운 게 아니라 아주 맵고 차가울 때는‘맵차다’라고 합니다.날씨가 추운 날 바람까지 세게 불면 더 춥습니다.그렇게 매섭게 부는 바람을‘된바람’이라고 합니다. 겨울이 깊어져 더 추워지면 얼음이 꽁꽁 어는 곳도 있습니다.매우 단단하게 꽁꽁 언 얼음을‘매얼음’이라고 하지요.이런 말을 알고 있으면 쓸 일이 많은 철이 아닌가요?저는 우리 아이들이 이런 말을 잘 알고 쓰고 싶을 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엉기정기/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엉기정기 [뜻]몬(물건)을 여기저기 벌여 놓은 모양을 나타내는 말 [보기월]제 책상 위에는 여러 가지 종이가 엉기정기 놓여 있어서 어지럽습니다. 날씨가 추워진다는 알림을 듣고 따뜻한 옷을 입고 나왔습니다.하지만 아침에는 그렇게 춥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아이들도 따뜻한 바람을 틀어 달라고 하지 않더라구요.옷이 두꺼워 거추장스러울지도 몰라 조금 가벼운 옷을 가져 갔는데 낮에는 그 옷을 입었습니다.참 잘했다 싶었습니다. 할 일이 있어서 남아 일을 했습니다.해야 할 일들과 챙겨야 할 것들을 갈무리한 다음 하나씩 챙겼습니다.토박이말 찾기 놀이 종이를 만들고 토박이말 짝찾기 놀이 딱지 밑감을 만들었습니다.이제 알맹이를 채운 여러 가지 모음에는 이름을 붙여야 하고 놀이 딱지를 만드는 게 남았습니다. 요즘 제 책상 위에는 여러 가지 종이가 엉기정기 놓여 있어서 어지럽습니다.여기저기 적어 놓은 것들도 있고 여러 가지 일을 챙기다 보니 봐야 할 게 많기 때문입니다.그렇지 않아도 갈무리가 잘 안 되어서 깔끔할 때가 많지 않은 것이 참일입니다.경남 갈배움 한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