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처절한 살신성인 ‘퓨즈론’ – 연변 6 냉장고든 전자레인지든 TV 또는 오디오든 괜찮은 물건들에는 다 있다 사람의 그것처럼 은근히 부끄럼 타는 그것은 물건들의 뒷부분 엉덩이 쪽에 숨어있다 구석진 곳에 코 박혀 숨이 칵칵 막혀도 빛 한줄기 못보고 먼지만 쌓여가도 처절한 “살신성인” 단 한순간의 사명을 위하여 인내하는 전류든 전압이든 과부하가 걸릴 때 제가 먼저 새카맣게 타서 끊어져 버리는 퓨즈는 가전제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냉장고가 다시 찬바람 내고 TV가 다시 꿈같은 오색의 세계 펼쳐주고 제 몫을 다한 그것이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때 예민한 센스 때문에 제 몸 먼저 태우는 퓨즈가 물건에만 있는 것이 아닌 줄 안다. 해설 석화 시인은 기술문명의 중심부에 서서 인간관계의 병리현상을 통해 사람과 자연 간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진단한다. 사람의 인격과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이 석화 시인의 문학적 기반이라는 것은 그의 시 “퓨즈론 –연변 ․6”에서 확인되고 있다. “제 몫을 다한” 냉장고, 전자레인지, TV, 오디오 등의 물건이 폐기물 처리장으로 실려 가듯이 오늘날 시장경제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스러지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스러지다 [뜻] 4)살이(생물)들이 죽거나 시들다 [보기월]겨울이 되면 스러질 배추로 김치를 담그는 슬기를 물려주신 한아비(조상)께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밤까지 남아서 일을 도와 준 두 사람이 있어서 든든했고 짜장 고마웠습니다.한 사람은 배곳 안 사람이고 한 사람은 배곳 밖 사람이라 더 뜻이 깊었습니다.저마다 가진 솜씨로 도움을 주니 일이 하나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엿날(토요일)은 마침배곳(대학원)배움 마지막 날이라 배움닫기 잔치를 했습니다.나름대로 배움을 도우려고 애를 썼는데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나서 나눈 이야기들이 앞으로 하게 될 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밝날(일요일)은 가시집에 모여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갔습니다.다섯 집에서 먹을 것을 담그다 보니 만만하지 않았습니다.양념을 바르는 일만 했는데도 다리,허리가 아파 힘이 들었습니다.그렇게 제 손을 보태서 일을 끝내고 새로 담근 김치와 돼지고기를 곁들인 낮밥은 꿀맛이었습니다.겨울이 되면 스러질 배추로 김치를 담그는 슬기를 물려주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늙어도 고운 호박 집 안엔 노란호박 이쁘기도 하느나 보면은 안고 싶고 아파지면 먹고싶고 그러리 늙은호박은 아니 낡은 삶이라네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진대’는 마을이나 일 또는 집 등의 공동체, 노동, 삶을 일구는 특정 구역 지킴이의 뜻 ‘지기’와 이를 상징하는 물체로써 하늘로 기다랗게 솟구친 막대기의 ‘대’와 합성된 용어이다. 터를 지키는 깃대가 하늘을 향해 신당 앞에 세우는 것은 곧 영적 존재가 군림하는 천상과 연결됨을 뜻한다. 하늘은 우주를 주재하는 초자연적 존재가 다스리는 무한대의 영적 공간이기에 땅이 하늘과 소통하려는 것은 이러한 천상의 영적 기운을 인간 삶에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상대적으로, 하늘 또한 무한한 기운을 받아 생동감을 갖는 땅의 존립으로부터 존재 가치를 갖는다. 이러한 원리를 기반으로 땅과 하늘은 병립적 관계 하에 서로 협력 협조 협심 협동하며 인류 삶의 구심점과 원동력으로 역할하게 된다. 이와 같은 진대는 지역에 따라 짐대, 수살, 수살막이, 수살잇대, 수살목, 액맥잇대, 장승, 벅수, 솟대, 조간(鳥竿) 등으로 불린다. 수살, 수살막이, 수살잇대, 수살목이라고 부르거나 또는 액맥잇대라고 한 것은 이 대가 살을 막아 내거나 액을 막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장승이나 벅수 는 마을이나 공동체 고개 또는 절간 들머리 등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있고 없음을 다투지 않으니 집안의 즐거움이요 金玉非寶德爲寶 금옥(金玉)이 보배가 아니요 덕이 보배가 되며, 國家有光人亦光 나라에 빛이 있으니 사람 또한 빛나도다. 有無不爭家之樂 있고 없음을 다투지 않으니 집안의 즐거움이요, 上下相禮國乃昌 위아래가 서로 예를 지키니 나라가 창성하도다. 고 운암(雲庵) 곽영민(郭永敏) 선생은 일본, 미국 ,중국 등에서 수십 차례의 전시회를 열었으며, 대한민국 동양미술대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서예계의 원로 작가였다. 그뿐만 아니라 2000년 이화문화출판사를 통해서 《갑골문집(甲骨文集)》을 펴낸 바 있는 갑골문(甲骨文)의 대가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요즘은 갈배움 때마다 토박이말을 알려 주는 재미로 삽니다.하루를 빼고 날마다 여섯 때새(시간)를 아이들과 보내지만 힘이 든다는 느낌도 없습니다.아이들도 옛날 배움책을 본 뒤부터는 새로 알게 된 토박이말 익히는 데 더 마음을 쓰는 듯합니다.그래서 아이들 배움과 삶을 가깝게 해 주고 싶은 제 마음도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경남 갈배움 한마당(경남 교육 박람회)갖춤을 하느라 날마다 남아서 하고 있긴 하는데 생각만큼 얼른 일이 되지 않습니다.다른 일에 자꾸 발목이 잡혀서 끝내고자 마음 먹었던 일을 다 하지 못하다 보니 그렇습니다.날마다 남아서 일을 해 주는 사람이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곁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더 든든함을 느끼는 거겠지요.^^ 이 이레(이번주)에 맛본 토박이말을 되새기는 날입니다.예쁜 토박이말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는 글갚음을 해 주신 분이 있었습니다.예쁘지 않더라도 살면서 쓸 수 있는 말을 넉넉하게 많이 알아 두는 것이 나쁠 것은 없을 것입니다.이런 되새김으로 토박이말이 여러분과 한 발 더 가까워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토박이말 되새김]12-1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4350해 섣달 여드레 닷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엉기다/ (사)토박이말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엉기다 [뜻] 1)일을 척척 하지 못하고 굼뜨며 허둥거리다 [보기월]이 일도 저 혼자 했다면 엉기기만 했을지 모릅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든 것은 아이들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배곳(학교)에 늦게 오는 아이들이 많습니다.이불 밖으로 나오기 싫은 것은 마찬가지인 거겠지요?아이들 옷을 보면 날씨를 알 수 있습니다.그만큼 어머니들께서 잘 챙겨 입혀 보내십니다. ^^ 어제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모임을 했습니다.추운 겨울에 알고 쓰면 좋은 토박이말,눈과 아랑곳한 토박이말 맛보기에 이어 첫눈이 들어간 노래와 노랫말을 톺아보았습니다.이어서 토박이말을 넣은 줄글 쓰기를 했답니다.처음에는 글쓰기를 짐스러워 하셨지만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글에 토박이말을 넣어 아주 좋은 글들을 써 주셨지요.그런 자리를 만들어 드리지 않았다면 볼 수 없을 값진 글이었습니다. ^^ 올해 마지막 달이 되고 보니 마무리와 아랑곳한 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토박이말 놀배움도 돌아보면 아쉬운 게 많습니다.하지만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동아리는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이 일도
[우리문화신문=진용옥 교수]1882년 조ㆍ미수호통상조약(朝美修好通商條約: Treaty of Peace, Amity, Commerce and Navigation, United States–Korea Treaty of 1882)이 체결되었다. 이 조약은 조선이 구미 국가와 맺은 최초의 수호 통상 조약이다. 이 조약에 따라 그 이듬해 음력 4월 7일(양력 5월 13일) 초대 미국 전권공사(全權公使) 푸트(H. Foote)가 인천에 도착하여 13일 조약에 비준(批准)하였다. 1883년 음력 6월에 조선에서도 미국에 보빙사[報聘使]를 파견하였다 이는 답방사를 뜻한다. 이들은 9월 2일 이른 아침에 미국 샌프란시스코항에 도착했다. 제물포항을 떠난 지 한달 반 만이었다. 9월 18일 오전 11시쯤, 민영익 등 사절단은 뉴욕 5번가 호텔의 대귀빈실에서 아서 백리세천덕[대통령 곧 프레지던트의 음역]를 만나 알현례을 거행했다. 일행은 민영익의 신호에 따라 마룻바닥에 엎드렸다. 백리세천덕 [대군주] 알현례[謁見禮] “이런 예[禮]는 임금이나 다른 나라 국가원수를 알현할 때에만 한다. 그 외엔 결코 하지 않는다.”(‘뉴욕헤럴드’ 1883년 9월19일). 대군주에 올리는 고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슬기주머니/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슬기주머니 [뜻]남다른 솜씨(재능)을 가진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 [보기월]그곳이 타고난 슬기주머니인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토박이말 놀이터가 되면 좋겠습니다. 날이 추워진 것도 추워진 것이지만 낮이 짧고 밤이 긴 것도 기운이 없는 까닭이 되지 않은가 싶습니다.그래서 그런지 고뿔에 걸려 배곳에 나오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하니 걱정이 됩니다.무엇보다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몸을 따뜻하게 하고 손발을 깨끗이 씻도록 잘 챙겨야겠습니다. 하려고 마음을 먹고 짜 놓은 일들을 해 나가는데 새로운 일이 자꾸 생깁니다.그래서 각단이 나지 않은 일도 있고 깜빡하고 잊는 일도 있습니다.옆에서 챙겨 주는 사람이 있어서 하긴 했지만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남아 일을 해 주는 분들이 있어서 경남 갈배움 한마당(경남 교육 박람회)은 하나씩 하나씩 잘 갖춰가고 있습니다.그 분들께 드는 고마운 마음은 헤아리기 어렵습니다.그 분들의 발걸음도 토박이말을 살려 일으키고 북돋운 발자국으로 오래오래 남을 것입니다. '토박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될 수 있는 대로=가능한 한,둘레=주변,가지가지=각종,나날이=매일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은4283해(1950년)만든‘과학공부4-2’의34, 3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먼저34쪽 둘째 줄과 셋째 줄에 걸쳐‘고무대롱’이 보입니다.요즘 배움책에는‘고무호스’로 나오니까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께‘고무대롱’은 낯선 말일 것입니다. 셋째 줄과 넷째 줄에 걸쳐‘들이마신’이 있습니다.요즘에는‘흡입’이라는 말을 많이 쓰니까 이것도 낯선 말이긴 마찬가지일 것입니다.그 아래‘내쉬는’이 보이는데‘들이쉬고’ ‘내쉬고’라고 썼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5쪽 둘째 줄에‘허파’가 보이고 여섯째 줄에‘될 수 있는 대로’가 보입니다. ‘가능한 한’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많아서 저한테는 참 반가운 말입니다.열둘째 줄에‘둘레’가 보입니다. ‘주변’이라는 말보다 많이 쓰지 않는 말이긴 합니다.하지만‘둘레’라는 말을 많이 쓰면 좋겠습니다. 열넷째 줄에 나오는‘가지가지’와 열일곱째 줄에 있는‘나날이’가 짜장 반갑습니다. ‘각종’, ‘매일’이라고 쓸 수 있습니다.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