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갑자기 서늘해진 날씨 탓을 하기에도 부끄러운 일이 있었습니다.어제는 바깥 일을 보러 가기로 미리 날이 잡혀 있는 날이었는데 그걸 깜빡 잊었습니다.아침에 다른 분이 보내주신 기별을 받고 난 뒤에야 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만큼 말이지요. 그걸 알고 나서 밖에 나가게 되었음을 알려 드리고 마름(결재)을 받으려고 올린 글이 잘못 되어 다시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바깥 일을 나기기 앞서 챙겼어야 하는 일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때를 잘못 쓴 일도 해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 일부러 한 것은 아니지만 잦은 실수는 믿음을 잃는 지름길이라는 잘 아는 사람으로서 낯 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실수임을 밝히고 풀쳐 주싶사 말씀을 드리긴 했지만 부끄러움을 가실 수는 없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뉘우침 글을 많이 받고 있는데 저도 뉘우침 글을 씁니다.어제와 같은 부끄러운 일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더욱 마음을 다잡아야겠습니다. 어김없이 토박이말을 되새기는 날이 돌아왔습니다.그동안 맛보신 토박이말이 생각나시는지요?생각이 안 나시면 아래에 다시 보기도 보시고 그저 놀이처럼 재미삼아 해 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토박이말 되새김]9-3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가을하늘, 어느 분의 손길이 스쳐갔을까? 어느 분의 손길이 스쳐갔기에 저처럼 말쑥하게 닦여졌을까 한 점 티도 없는 옥색 하늘 가진 것 모두다 비어내고서 푸르청청 높게도 열린 가을 하늘 어느 분의 손길이 스쳐갔을까 해설 시인 석화는 생명 시학에 대한 진지한 추구로부터 인간을 자연속의 생명체로 관찰하였다. 하기에 그는 자연의 모든 생명에서 인간생명의 연속과 참뜻을 확인하였는바 푸르른 하늘과 출렁이는 바다와 강물, 무성한 숲과 한그루의 꽃과 나무, 해와 달과 별과 산과 돌, 나는 새와 바람과 구름 등등 모든 자연의 물상들을 인간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존재로 보았고 그 속에서 인간생명의 의의를 확인하였다. “가을”, “하늘”은 시인에 의하여 창조된 무욕의 이미지로 되어있다. 시 “가을하늘” 등에서는 “버림”의 영원성과 아름다움, “버리지 못함”의 자책과 부끄러움이 표현되어있다. 가을 하늘은 무르익은 만물로 하여 가장 큰 영예의 소유자로 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러나 “가진 것 모두다 비어내고” 있다. 그것은 그대로 무욕의 세계요, 버림의 세계이다. 그러므로 하여 영원한 아름다움이 있기도 하다. 무욕의 세계인 가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숙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숙다 [뜻]1)앞으로나 한쪽으로 굽어 기울어지다 [보기월]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똑바로 서 있는데도 머리가 앞으로숙은아이들이 있습니다. 잠들기 앞에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에 따라 다음 날 개운함이 다른 것을 보면 참 놀랍습니다.밥도 좀 적게 먹은 날이 훨씬 개운하고 푸성귀나 과일을 먹은 날이 더 개운하더라구요.철이 바뀌는 때라서 몸도 그만큼 일이 많기 때문에 잘 먹어야 한다니 잘 챙겨 먹으시기 바랍니다. 배곳(학교)을 오갈 때 걸어다닐 때가 많아서 아이들을 많이 봅니다.걸어 가면서 똑들말틀(스마트폰)을 보는 아이들을 가끔 봅니다.그럴 때마다 말리기는 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똑바로 서 있는데도 머리가 앞으로숙은아이들이 있습니다.흔히 거북목이라고 하는데 아이들이 벌써 그런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배곳 안에서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지 않고 어기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아이들이 있습니다.그렇다 보니 배곳 밖에 나가서도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제철 토박이말]6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꺾이지 않을 것만 같았던 더위가 물러가고 어느새 가을이 우리들 곁으로 성큼 다가왔음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은 온가을달(9월)에 알아두고 쓰면 좋은 제철 토박이말 몇 가지를 알려 드립니다. 올된 것은 가을로 들어서는 들가을인 8월부터 피기도 하지만 요즘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이 있습니다. 흔히들 ‘코스모스’라고 부르지만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는 ‘살살이꽃’이라고 하셨답니다. 바람이 불면 바람 따라 살살 요리조리 왔다갔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붙인 이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맘때 살살이꽃이 건들건들 흔들리게 부는 바람을 ‘건들바람’이라고 한답니다. 막 가을로 들어섰다는 느낌을 주는 서늘하고 부드러운 바람을 이르는 말이지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건들건들’, ‘건들거리다’, ‘건들대다’의 ‘건들’에 ‘바람’을 더한 말이니 그 뜻을 바로 어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무렵에 오는 장마는 ‘건들장마’라고 한답니다. ‘가을부채’라는 말이 있는데 들어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바람틀(선풍기)과 찬바람틀(에어컨)에 밀려 그 쓰임이 덜하기는 하지만 옛날에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엄벙덤벙/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엄벙덤벙 [뜻] 1)뚜렷한 제 생각이나 보는 눈이 없이 어영부영 되는대로 일을 해치우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보기월]저도 쉴 때나 배울 때나 한결같이엄벙덤벙지내는 아이들을 보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먼길을 다녀온 뒤이기도 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그제 앞낮(오전)에는 일을 하나도 못했습니다.그래서 뒤낮부터 슬기틀에 앉아서 할 일을 하나씩 챙겼습니다.너나들이 큰잔치에 다녀온 글도 쓰고 이레마다 싣는 글도 챙겼습니다.그렇게 할 일을 끝내고 보니 날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누리그물(인터넷)을 둘러보다가 어떤 이름난 사람이 길에서 많은 사람들한테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우리가 스스로를 쓸모없다며 지나치게 얕보며 살고 있고,서로에게 힘이 되는 말도 잘 못하며 사는데 제발 그러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태어나 뒤집는 몸짓 하나만으로도 기쁨을 주고 추어올림을 받았던 우리인데 하는 말 한마디 몸짓 하나도 좋게만 보면 다 추어올릴 것임을 잊지 말자고 했습니다. 저도 쉴 때나 배울 때나 한결같이엄벙덤벙지내는 아이들을 보며 많이 안타까워 했습니다.아이들이 하는 말과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요즘 언론에서 '땡깡'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땡깡'은 일본말입니다. 그냥 억지나 생떼 쓰는 게 아니라 간질병으로 발작하는 것을 땡깡이라고 합니다. 야후 일본어 사전에서 てんかん[癲]을 찾아보면 “反復性のてんかん作(けいれんや意識障害)を主とする慢性の障害で、作はの神細胞の過な射による突性性律動異常paroxysmal cerebral dysrhythmiaの結果おこるものである。最近の際分類によると、てんか ...” 《日本大百科全書(ニッポニカ)》 라고 나옵니다. 어쭙잖게 두쳐보면, “반복성의 간질 발작(경련, 의식 장애)를 주징으로 한다. 만성 뇌 장애로 발작은 뇌의 신경 세포의 과잉인 발사로 인한 돌발성 뇌성 율동 이상 paroxysmal cerebral dysrhythmia의 결과 일어나는 것이다. 최근 국제 분류에 따르면 천하... 《일본 대백과 전서(닛포니카)》 입니다. 하늘이 내린 벌이라는 간질. 그 간질에 따른 발작. 땡깡은 내 자식이건 남의 자식이건 생떼 쓰는 애들에게 절대로 써서는 안 될 말입니다.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무 희 천안흥타령 우리소리 우리춤 화선무 화려하고 태평무 날렵하네 주름이 무슨 소용 무희는 나이 없어 어울려 아름다우니 이만하면 볼만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수수러지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수수러지다 [뜻]돛 따위가 바람에 부풀어 올라 둥글게 되다. [보기월]그리고 바람까지 불어서 놀배움마당 앞에 있는 세움막은수수러지다가쓰러지고를 되풀이했습니다. 지난 엿날 새벽 일찍 일어나 먼길을 나섰습니다.누가 깨우지 않았지만 눈이 절로 떠졌습니다.함께하는 열 사람에 더해 조카가 우리 나들이를 찍어 주러 와서 참 든든했습니다.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 때를 맞춰 와서 마음 먹었던 때에 떠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옷을 입고 나간 저를 보고 걱정을 하시는 분이 있을 만큼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날씨가 서늘했습니다.짐을 옮겨 싣고 하면 땀으로 옷이 다 젖을 거라 생각했거든요.여주에 닿으니 바람도 거의 불지 않고 구름이 해를 가려 잔치를 하기에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토박이말 놀배움 마당을 다 펼치지도 않았는데 놀배움을 하러 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함께 간 사람들이 많아서 사람들이 몰려와도 거뜬히 해 낼 수 있었습니다.여섯 아이들이 어른 몫을 해 주어서 더욱 더 잘할 수 있었습니다.앞낮에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는데 뒤낮에는 좀 덜했습니다.그리고 바람까지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되돌아가는 제비 이제는 새끼 함께 먼길을 떠날 때 밝검 땅 고운 맘 지녀서 돌아가네 닿이면 지낸 봄여름 얘기 꽃 피우겠지 * 밝검 땅 : 한국, 단군 나라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신랑 없는 집은 휑뎅그렝한 게 텅 빈집 같다. 왜서인지 애들도 아빠만 없으면 완전 군대기율로 얌전해진다. 찰칵찰칵 시계소리가 고요한 집안의 적막을 깨뜨리고 가슴을 허비며 또렷이 들려온다. 집에 있을 때는 별로 못 느끼던 신랑의 빈구석이 그가 밖에만 나가면 이렇게 너무나도 크게 안겨온다. 나는 애들이 잠든 깊은 밤에 초조히 창가에 서서 애들 아빠가 또 어디선가 과음하지나 않는지 괜한 근심만 하고 있다. 세월이 참 빠르다. 어느덧 신랑이랑 같이 살아온 지도 거의 20년 세월이 된다. 신랑은 나한테 참으로 고맙고 귀인 같은 사람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그 사람이 옆에 있어야만 반짝반짝 빛을 뿌릴 수 있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지금도 눈앞에 선히 떠오른다. 20년 전의 그 그림이,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중 2학년에서 자퇴한 나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던 어느 날 마음씨 좋은 이웃의 소개로 지금 시댁에서 하는 쇼핑가게에서 일하게 되었다. 여직 내가 살던 세상이랑 너무 다른 환경에서 나는 이 세상에서 돈을 이렇게 많이 벌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별로 큰 장사가 아니었지만 당시 돈 없어 대학시험도 못 치고 중학교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