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고모역(顧母驛)*에서 이별의 여운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오래된 고모역에 나그네 발길 멈춰 기차는 지나쳐가고 찬바람만 휘돌아. 비오는 고모령엔 추억의 유행가만 산마루 넘어오던 그 마음 저려오네 서러운 '망향초 신세' 가슴으로 들어라. 폐허의 잔해처럼 슬픔도 파편되어 지나간 모든 일은 빛바랜 사진일 뿐 아무도 내리지 않는 적막 속의 고모역. * 고모역 : 현인의 "비 내리는 고모령"의 고모역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있는 무정차역
[우리문화신문=김슬옹 교수]의정부에 있는 ‘신숙주 선생묘’에 가면 1971년에 한글학회에서 세운 ‘문충공고령신숙주선생한글창제사적비’가 있다. 보한재 선생이 나신 554돌을 맞이하여 당시 한글학회 허웅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앞장서서 세운 사적비다. 신숙주는 훈민정음 반포와 보급에 가장 많은 업적을 남긴 학자요 관리였다. 《훈민정음 해례본》을 비롯, 《운회 번역》, 《용비어천가》, 《동국정운》, 《홍무정운역훈》, 《직해동자습》 등 훈민정음 보급에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한 모든 책에 그의 이름만이 빠짐없이 올라간 것만 보아도 그 업적을 가늠해 볼 수 있다(표1 참조). 그렇다면 한글 혜택을 누리는 후손으로서 세종의 뜻을 이어 남긴 그의 큰 한글 업적을 기려야 할 책무가 있다. 사실 한글창제사적비는 한글학회가 아니라 한글을 쓰는 남북한 온 겨레가 세워야 할 사적비였다. 그런데도 우리 후손들은 그의 업적을 제대로 모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가 세조 편에 섰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폄하하고 있다. 사육신, 생육신의 삶은 고결하고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것은 분명하지만 그가 사육신이나 생육신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비난할 수는 없다. 그가 세조 편에 선 것을 단순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비가 온 뒤에 더 서늘해졌습니다.아침에는 소매가 긴 옷을 입고 나올 걸 그랬나 싶었는데 낮에는 안 입고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해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선물과 토박이말 배움터를 마련해 주신 엘지베스트샵 진주성점 장홍점 점장님이 참 고맙다는 글을 올렸더니 위에서 진주성점 일꾼들 모두가 먹을 수 있는 먹거리 선물을 보내 주었다는 기별을 받았습니다.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알려드렸을 뿐인데 선물을 받게 되었다며 저한테 고맙다는 말씀을 해 주셔서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엘지에서 다른 좋은 일들을 많이 하고 있지만 토박이말 살리는 일을 도와 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하며 혼자 웃었습니다.^^ 이 이레(이번 주)부터는 토박이말 되새김을 한 뒤 다 맞히신 분들이 할 놀잇감을 하나 보탭니다.찾기 놀이를 하시면서 토박이말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토박이말 되새김]9-1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43450해 온가을달 여드레 닷날(2017년9월8일)ㅂㄷㅁㅈㄱ. <다시 보기> 1)ㅅㄹㅁㄷhttp://www.baedalmal.kr/wizbbs/b_view.html?i_code=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수발/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수발 [뜻]사람 곁에서 여러 가지 시중을 들며 보살핌 [보기월]마치 온 나라 사람들이 함께 수발을 들어 주어도 모자랄 만큼 아픈 사람과 같다고 할까요? 2배때(학기)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동아리 모임을 하는 날이었습니다.새로 오신 교장 선생님께서 해 주신 북돋움 말씀에 기운을 얻어 더 즐겁지 않았나 싶습니다.토박이말 놀배움 가운데 토박이말 찾기 놀이를 했는데 재미있게 즐기는 것을 넘어 더 나은 수까지 말씀들을 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이렇게 조금씩 더 나은 놀배움감들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을 봐 주시거나 둘레 분들과 나누는 분들이 많지 않은 것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는 말씀을 해 주시는 분도 계셨습니다.처음이라 낯설고 어려운 것이 마땅한데 그것을 핑계로 자꾸 멀리하면 끝내 토박이말은 살아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서른 해 앞만 해도 둘레(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것에 마음을 쓰고 산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둘레(환경)를 되살려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 우리 삶에 얼마나 종요로운 것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우리한글박물관 관장 김상석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은4283해(1950년)만든‘과학공부4-2’의4, 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 몸에 있는 여러 가지 뼈 이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먼저“우리가 언제나 몸씨를 바로 하고 있지 않으면...”이라는 월에서‘몸씨’가 보입니다. ‘자세’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말입니다.사람을 크게 마음과 몸으로 나누기도 합니다.마음을 쓰는 씀씀이를 나타내는‘마음씨’라는 말이 있습니다.몸을 쓰는 씀씀이(움직이거나 가누는 모양)은‘몸씨’라고 하면이 서로 짝이 맞는 말이 됩니다.그런데 말모이(사전)에는 이런 뜻풀이를 가진‘몸씨’는 없습니다.왜 제가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 우리말에 없어서 안 쓰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못 쓰는 것이라고 하는지를 똑똑히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아래“우리의 뼈대는 한200개의 뼈로...”라는 월에서‘뼈대’라는 말이 보입니다.집을 지을 때‘골조’라는 말을 쓰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우리 몸이나 집이나 다‘뼈대’라고 하면 쉽지 않을까요? 그 다음‘등심대’라는 말이 보입니다. ‘척추’와 같은 말로 쓰였는데 요즘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텔레비전에서 '계란 파동 우려'라는 자막이 나오는 걸 보았습니다. 앵커나 기자도 열심히 '계란'이라고 합니다. "닭이 낳은 알"은 '달걀'입니다. 계란이라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계란'을 찾아보면 '달걀'로 다듬어서 쓰라고 나와 있습니다. 언론부터 달걀을 써야 한다고 봅니다. 달걀이라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한자말인 계란을 쓸 까닭은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이고, 우리는 한자 문화권에서 살았기 때문에 한자를 써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슨 근거로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라고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국어사전에서 '사전'을 찾아보면 모두 22개의 낱말이 나오고 모두 한자입니다. 그러나 그 낱말 가운데는 다음처럼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말이 대부분입니다. 사전(謝電) 감사의 뜻을 나타내는 전보. 사전(賜田) 고려ㆍ조선 시대에, 임금이 내려 준 논밭. 사전(肆廛) 가게 사전(私轉) 자전 사전(事前) 일이 일어나기 전. 또는 일을 시작하기 전. 사전(祀典) 제사를 지내는 예전 사전(沙田/砂田) 모래가 많이 섞인 밭. 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얼찬이/이창수(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얼찬이 [뜻]얼(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 [보기월]우리 아이들은 다들얼찬이라는 말을 들으며 살기를 바랍니다. 저는 몰랐는데 다른 사람들은 새벽에 추워서 잠을 깨서 문을 닫고 잤다고 하더군요.아침에 일어나 보니 서늘한 날씨에 구름에 해까지 가려져 더 서늘했습니다.배곳(학교)에 와서도 문을 열어 놓으니 바람이 차가워서 얼른 닫았습니다.이렇게 여름이 가는구나 싶었습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살면서 무게를 두는 것도 다릅니다.그래서 이 누리(세상)가 굴러가는 거라고 하더군요.갖가지 사람들 가운데 제가 좋아하는 것이나 무게를 두는 것이 참 남다른 것인가 봅니다.말과 글로 수월찮게 떠들고 다녔고 또 그러고 있는데 같이 해 보자는 사람들이 얼른 늘지 않는 걸 보면 말입니다.제 생각에는 온 나라 사람들이 함께해야 할 일인데 말이지요.^^ 갈수록 살기가 어려워진다는 요즘,얼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그런데 우리 둘레를 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우리 아이들은 다들얼찬이라는 말을 들으며 살기를 바랍니다.무엇보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달팽이집 옹졸한 나에게 맞아 턱을 괴고 저녁 나절 이르다 한낮에도 뻐꾹새 우니 이 삶이 깊은 줄 비로소 알겠다 –제초당(題草堂)- 환성당(喚醒堂, 1664-1729) 대사는 이름이 지안(志安)이고 환성(喚醒)은 호다. 춘천에서 태어나 15살에 용문사로 출가하여 설봉대사에게 구족계를 받고 17살에 청허대사의 수제자로 입문하였다. 27살에 직지사에서 화엄법회를 열었는데 대중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이때의 상황을 문인 함월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처음 강당에 오를때에 모습은 위엄을 띄고 법론은 청정 유원하여 일정한 거처가 없이도 이르는 곳마다 명성을 남겼으니 교의를 논하면 만경의 파란이 양양히 넘치는 듯 하였고, 선지를 펴면 천길 벼랑이 외외히 높은 듯하였으니 지금 나라 안에서 선을 실행하고 교의에 통하는 이는 대사의 영향이다.” 을사년(1725)에 금산사에서 화엄대법회를 열었을때도 구름처럼 많은 대중이 몰려들었으나 이날의 법설이 4년뒤 문제가 되어 무고죄로 제주에 유배되어 그곳에서 입적하게 된다. 세수66살이요, 승랍 51살이었다. 벗 삼을 친구도 없는 늙은이 지팡이 끌고 홀로 배회하다가 심심풀이로 산벌 쫓다 길이 멀어 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수리먹다/이창수(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수리먹다 [뜻]밤,도토리 따위의 한 곳이 썩어서 퍼슬퍼슬하게 되다. [보기월]제가 어릴 때는 벌레 먹거나 수리먹은 밤도 버리지 않고 먹었거든요. 엿날(토요일)새로운 배움이 여러분들과 만나 앞생각(계획)을 나눴습니다.저마다 다른 자리와 걸음으로 가 닿아야 할 곳으로 가는 데 마당쇠가 되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지난해와 다른 알맹이와 수(내용과 방법)로 거둘 열매가 소담하다 느낄 수 있도록 해 드려야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어제는 한낮에도 더운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선선했습니다.나들이 가기에 좋은 날씨라고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갔다고 하더군요.저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에 딱 좋았습니다.하고 있는 일도 돌아보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챙겨 보았습니다.만만한 게 없지만 제 꿈을 이루려면 좀 더 다부지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빌린 책을 돌려 줘야 한다고 해서 가는 길에 밤 가게 앞을 지나갔습니다.벌써 햇밤이 나왔더라구요.밤을 골라 담은 자루 옆 쓰레기 주머니에도 밤이 담겨 있었습니다.벌레가 먹었거나 수리먹은 밤인 것 같았는데 아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메 씻 이 봄 새잎이 석달 가니 먼지 얹혀 무거워서 나무 풀도 마음있어 미역감고 싶었으리 좋아라 바람비 내려 온 메를 씻어 주네 * 메씻이 : 첫가을에 나무에 얹힌 먼지 따위를 씻듯 내리는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