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연갑 아리랑학교 교장] 문화재청은 2011년 초 근대음악유물 등록문화재 3편을 공고했다. ‘등록문화재’ 제도는 50년 이상이 지난 것 중 역사, 문화, 예술, 사회 등 각 분야에서 기념이 되거나 상징적 가치가 있는 근대문화유산을 급격한 멸실, 훼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2001년도에는 건축물 및 시설물, 2005년도에는 동산문화재 분야에 도입한 제도이다. 이에 따라 근대기의 역사적ㆍ예술적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을 적극 발굴해 문화재로 등록함으로써 보존ㆍ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광복군가집 제1집」(1943년 한국광복군 제2지대 선전위원회 펴냄), 「애국창가 악보집」(1916년 하와이 편찬 등사본), 「안익태 대한국애국가 자필악보」(1949년 필사) 세 가지를 등록했다. 이상의 3가지 음악자료는 애국가의 수록을 주목한 자료이다. 처음으로 근대 음악인 애국가의 자료를 국가가 관리하게 된 것으로 바람직한 결과이다. 이 세 가지 자료에는 현 애국가의 해외동포사회 확산과 광복군 수용 사실, 그리고 안익태가 작곡했음을 입증하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자료만으로는 현 애국가의 역사를 알려주는 자료로는 부족하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
[우리문화신문=김슬옹 교수] 서울시 종로구 내수동, 세종문화회관 뒤쪽에 있는 주시경 마당에서 가까운 곳에 주시경 선생과 그 제자들이 세운 조선어학회 곧지금의 한글학회(회장 권재일, 이사장 김종택)가 있다. 조선어학회는 원래 3호선 안국역 근처에 있었는데 광복 뒤 이곳으로 이사 왔다. 원래는 허름한 집이었지만 조선어학회 33인 가운데 한 분이신 애산 이인 선생이 많은 돈을 기증하고 국민 모금과 정부 후원으로 1977년에 지금 건물을 지은 것이다. 학회 앞에는 주시경 선생의 가슴상과 이 학회의 정신을 잘 드러내는 얼말글 새김돌이 학회의 뿌리와 정신을 보여 주고 있다. 바로 한글학회는 어렵고 힘든 시기에 한글을 지키고 가꿔온 사람들이 세운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학회이기도 하다. 1908년 8월 31일 주시경 선생과 그 제자들이 지금의 연세대 옆 안산에 자리 잡고 있는 봉원사에 모여 우리 말글 연구를 통해 우리 말글을 지키고 가꾸자고 ‘국어연구학회(회장, 김정진)’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한글학회의 뿌리다. 무려 100년이 넘은 가장 오래된 학회로 봉원사에 가면 그것을 기념하는 새김돌을 세워놓았다. 안타깝게도 주시경 선생은 1914년 39세의 젊은 나이로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78.2”와 “173”이 네가 아니냐? “1,2,3,4,5,6,7,8,9,10” 이 차례로 나와서 “너는 수자다”라고 한다 나는 “아니다”라고 했다 “22401580704***”이 네가 아니냐”라고 한다 “0433-256-2191”이 네가 아니냐”라고 한다 “78.2와 173이 네가 아니냐”라고 한다 계속 아니라고 한다면 “78.2”에서 한 “10”쯤 덜어 내겠다고 한다 그래도 괜찮다고 한다면 “173’에서 한 “10”쯤 낮추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문제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허참 “10,9,8,7,6,5,4,3,2,1”이 거꾸로 나와서 ‘너는 수자다”라고 한다 이제는 “아니다”라고 못 하겠다 그러면 영영 지워버리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0.0…” < 해 설 > 시인이 문명에 대한 회의와 비판은 기술문명의 발전에 따라 인간이 점점 왜소해지고 소외되어 설자리를 잃기 때문이다. 인간의 소외는 현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공동이 앓고 있는 치유되기 어려운 병이다. 인간의 소외는 여러 가지 양상을 띠지만 시인은 “협박(1996. 11. 10) ―작품39”에서 나름대로 숫자에 의한 인간의 소외를 심각하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배움말미(방학)가 끝나는 날, 들가을달 마지막 날.아는 아우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궂은 기별을 받았습니다. 제가 살림을 옮긴 뒤로는 자주 못 만나서 몸이 안 좋으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해서 더 놀랐습니다. 슬픔을 나누러 가서 오랫동안 못 봤던 사람들을 만나 반갑기도 했습니다. 절을 올리며 부디 좋은 곳에서 아픔 없이 잘 지내시길 비손하였습니다. 궂은 기별을 듣고 보니 토박이말 살리는 일에 힘을 보태 달라는 말씀을 드리러간 자리에서들은 가슴 아픈 말이 생각나 더 서글펐습니다.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고 그렇게 여러 해 동안 그렇게 애를 써 왔는데 왜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지 않는가? 많은 사람들이 하지 않으려고한다면 그만 둬야 하는 게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말씀은저를 아주 슬프게 했습니다.많은 사람들이하자는 것이 다 옳은것도 아니고 적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 다 그른 것도 아닙니다. 셈을 해서 많은 쪽이 아니라 어느 쪽이 옳고바람직한 것인지를 따져보고 옳고 바람직한 쪽으로 가자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겨레 삶이 고스란히깃들어 있는토박이말을 오랫동안 챙기지 못하는 바람에 낯설고 어렵게 느낍니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소갈머리’는 국어사전에 어엿하게 올라 있는 낱말이다. 국어사전들이 뜻을 뭐라고 풀이해 놓았는지 알아보자. 1) ① ‘마음속’의 낮은말. ② ‘마음보’의 낮은말. 2) ‘마음이나 속생각’을 얕잡아 이르는 말. 3) ① 마음이나 속생각을 낮잡아 이르는 말. ② ‘마음보’를 낮잡아 이르는 말. 세 국어사전이 한결같이 ‘소갈머리’를 ‘마음, 마음속, 마음보, 속생각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 풀이해 놓았다. 그런데 이들 풀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음, 마음속, 마음보, 속생각’과 ‘낮잡아 이르는 말’의 두 덩이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또 ‘소갈머리’가 ‘소갈’과 ‘머리’라는 두 낱말로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그래서 드디어는 ‘소갈’이 곧 ‘마음, 마음속, 마음보, 속생각’이며 ‘머리’가 곧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것도 드러난다. 그러면 ‘소갈’이 어떻게 ‘마음, 마음속, 마음보, 속생각’인가? 이 물음은 연재 글을 처음부터 읽어 왔으면 벌써 풀리고도 남았을 것이다. 앞에서 이미 ‘소갈’은 곧 ‘속알’이며, ‘속알’은 또 ‘마음의 알’이고, ‘마음의 알’은 곧 ‘생각과 뜻’이라고 밝혀 놓았기 때문이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얼없다/이창수(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얼없다 [뜻]조금도 틀림이 없다 [보기월]다른 사람들한테 얼없다는 말을 듣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새벽에 서늘해서 잠을 깬 뒤에 저도 모르게 이불을 끌어다 덮었습니다.배곳에 가서도 찬바람틀은 켤 생각을 하지 않았고 바람틀도 돌리다 끌만큼 서늘했습니다.한낮에도 뜨겁다는 느낌은 없었으니 몸이 놀라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바쁘게 지내느라 챙기지 못했던 일도 마무리하고 만나 인사를 드려야 할 분들도 만났습니다.한나절에 한 사람을 만나기에도 모자라다는 것을 온몸으로 배웠습니다.그리고 만남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도 새삼 느낄 수 있었지요. 무엇이든 때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마움을 제때 드러내지 못하다가 뒤늦은 느낌이 있었지만 어제서야 하고나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누군가에게 얼없다는 말을 해 본 적이 있거나 들어 본 적이 있으신지요?다른 사람들한테 얼없다는 말을 듣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빈 곳을 찾기 어려운 사람,조금도 틀림이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니 말입니다.저는 빈 곳이 많고 자주 틀려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6-앞날,일군,힘껏,생김새,하는 일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도움/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은4283해(1950년)만든‘과학공부4-2’의2, 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 몸과 아랑곳한 것을 배우는 배움마당(단원)인데 요즘도 쓰면 좋을 말들이 많이 있습니다. 먼저“우리는 앞날의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나아갈 일군이다.”라는 월에서‘앞날’이 보입니다. ‘미래’라는 말을 갈음해서 쓰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요즘 배움책에서는 보기 어려운 말입니다. 그 다음 눈에 들어온 말은‘일군’입니다.오늘날 말모이(사전)에는‘일꾼’을 대중말(표준말)로 올려놓았기 때문에 낯선 말입니다.얼마 앞에 나랏일터에서 작은 일터를 이끌 분이‘근로자’가 아닌‘노동자’로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는 기별을 듣고‘일꾼’이란 좋은 토박이말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힘껏 해 보자.”라는 월에서‘힘껏’이 보입니다.요즘 많이 쓰는‘열심히’와 비슷한 말인데‘힘껏’이 더 알맞은 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 몸이 어떻게 일하는가를 잘 알아서...”, “우리 몸의 생김새는 어떻게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몸 낮추어 더 존경받는 사람들 요즘 우리들을 화나게 하고 맘을 무겁게 하고 힘들게 하는 힘 있는 자들의 갑(甲)질이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장군의(육군대장) 명예는 물론 계급장의 별이 힘없이 뚝뚝 떨어졌고 이름만 대면 다 알 수 있는 많은 기업의 회장들이 부끄럽게 물러났다 가진 힘을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고 잘난 척 꼴값을 떨다가 무너졌다. 화가 나서 욕을 하다가도 어찌 이들만 탓하고 나무랄 수 있겠는가싶다 유명 영화감독, 유명작가와 교수의 성추행, 유명 가수의 가짜그림 사건 우리 문단과 문화 예술계는 과연 당당하고 부끄러움이 없겠는가? 소위 말하는 문화예술계의 권력으로 스스로 부끄럽지는 않았는가? 관중 앞자리에 다리를 꼬고 앉은 자신의 모습은 품격이 있었는가? 새까만 후배나 제자들에게도 겸손하고 다정다감한 선생 선배였는가? 혹독하게 나무라면서도 이끌어주고 충고하는 선생이었고 선배였는가? 원로의 이름, 교수 선배라는 이름으로 뽐내고 잘난 갑질은 없었는가? 존경하고 아껴 이끌어주며 아름다움을 만들어가는 문화예술계! 작품보다 더 빛나는 무리의 이름! 낮추어서 더 존경받는 갑의 품위! 이러한 바람은 과연 나만이 꿈꾸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돌 하 르 방 부릅뜬 안광으로 세상을 꽤 뚜 시나 지그시 감으시고 우주를 오가시나 내 마음 그러하다니 속웃음을 지으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수런거리다/이창수(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수런거리다 [뜻]여러 사람이 한데 모여 어지럽게 자꾸 떠들어 대다=수런대다 [보기월]한 동안 조용히 살다가 보니 아이들이수런거리는소리가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좀 서늘하다 싶어 잠이 깼는데 다시 잠이 들지 않아 일어났습니다.저 말고 다 말미가 끝이 나서 배곳(학교)으로 가는 날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아침을 먹고 다들 나가고 제가 맨 뒤에 나왔는데도 여느 날보다 좀 이른 때였습니다. 배곳에 들어가니 아이들 여럿이 모여 있기도 하고 저쪽에서 오는 아이들도 보였습니다.아마 어디로 가는 것 같았습니다.한 동안 조용히 살다가 보니 아이들이 수런거리는 소리가 반갑게 느껴졌습니다.오래 가지 않을 느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앞낮(오전)에 할려고 마음 먹었던 일을 다 못 하고 오랜만에 동무와 낮밥을 먹었습니다.짧은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뒤낮(오후)에는 푸름이(청소년)들이 만드는 기별종이(신문) '필통'을 이끌고 계시는 이혁 님을 뵙고 왔습니다. 푸름이들을 생각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거의 스무해 가까이 일을 해 오셨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