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여기서는 고깔을 삼신신앙과 관련하여 설명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알아보고자 한다. 고깔은 머리에 쓰는 모자이다. 모자이지만 추위 또는 더위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거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것과는 그 쓰임새가 다르다. 고깔을 쓰는 것은 소망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신앙 대상에 대한 예를 갖추는 것이다. 동해안 지역 세존굿에서는 무녀가 종이로 접은 고깔을 머리에 쓰고 제석님에게 인간의 재복, 수명, 자손생산을 기원한다. 경기, 서울과 이북지역에서도 무당이 제석을 모시는 굿거리에서 고깔을 쓴다. 경기, 서울과 이북지역에서도 무당이 제석을 모시는 굿거리에서 고깔을 쓰는데 이는 세삼국유사에 나오는 환인. 환웅. 왕검을 의미하며 재복, 수명, 자손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고깔은 충청도 무속의례의 경우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삼불제석을 상징하는 고깔로써 삼각형으로 접어 신령상에 진설하는 것이며, 다른 형태의 것은 법사가 쓰는데 이를 의관이라고 부른다. 하나는 삼불제석을 상징하는 고깔로써 삼각형으로 접어 신령상에 진설한다. 다른 하나는 법사가 쓰는 고깔인데 이를 의관이라고 부른다. 법사들이 읊는 경문 정심경 서두에 “엄정의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기 도 먼발치 그대에게 미소를 보내노라 화려한 꽃 속에서 내 순정 시들어도 오로지 그대를 향해 한결같이 지으리.
[우리문화신문= 전수희 기자] 눈 속에 핀 매화와 먹물 속의 매화 채색의 예쁨이나 자연의 향기 차이 있지만 진짜다 거짓이다 말하지 마소 모두 봄빛을 가져다 시인에게 준 것을. 소상강 댓바람 섞여 취봉에 자라더니 부채로 다듬어져 번잡한 가슴 씻기네 이 다음 여름날 선탑을 찾으시면 오늘의 이 사랑스런 베품 기억하지요. 이는 풍계대사(楓溪大師,1640~1708)가 속가의 선비들과 주고 받은 노래다. 대사는 고관대작의 자제로 11살에 청평사에서 출가하였다. 그 뒤 13살에 금강산으로 가 풍담대사를 스승으로 10여년 수행하였다. 풍담대사가 입적한 뒤에는 용문산과, 오대산으로 가 청봉대사 밑에서 6년의 정진을 이어가는 등 명산을 두루 찾아 선각들에게 배움을 청했다. 『유람총집』은 이 때 쓴 것이다. 세수 68살, 범랍 57살로 입적하면서 “허망한 바다 뜨락 잠기락 몇 봄을 지내며 명망에 사로잡혀 허수아비 희롱한 사람 되었다”는 게송을 남기고 합장하고 조용히 입적하였다. 젊은 시절 지팡이 신령스런 매체로서 동쪽나라 삼산을 대략 돌았네 꿈속의 산천은 비단처럼 분장하고 눈에 선한 하늘 구름 유리처럼 깨끗하다 신선골에 학의 장수 인정으로 그리는 것이고 양의 창자인양 세상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거듭 끊긴 날(7.27) 큰나라 불장난에 믿나라는 주검메요 밝검님 넓은 뜻 버렸으니 이 끔찍꼴 불생각 길이 잊잖고 울 겨레 하나 되자 * 주검메 : 시체태산(屍體泰山) * 믿나라 : 조국, 모국 * 밝검 : 단군 * 끔찍꼴 : 참상(慘狀) * 불생각 : 아픈 마음, 깊은 생각 * 울 겨레 : 우리 한겨레
[우리문화신문= 전수희 기자] 오래 머문 산사, 돌, 물, 언덕 옛 친구 찾아온 지팡이 하나 향기 뜰 나무도 늙어 가을 빛 이르고 누각의 종소리도 멎어 어둠 재촉하네 진락대 주변엔 봉우리만 일만 겹 침계루 밑에는 시냇물도 천굽이 맑은 등불, 책상 앞, 잠도 없는 해맑음 이별 시름 이야기 끝나 식은 재만 헤집네. 먼 뫼에 가랑비 걷히고 창이 높아 산들바람 끌어온다 책상 앞 잠깐의 새우잠을 몇 마리 새 울음 꿈을 깨운다. 이는 백암대사(栢庵大師, 1631~1700)의 노래로 대사는 13살에 출가하여 금강산의 취미대사(翠微大師, 1590 ~ 1668) 밑에서 9년간 수행하였다. 42살에 영광의 해불암에 주석하였고 46살에는 송광사에서 보조국사의 비와 송광사 사적비를 세웠다. 50살 때인 숙종 7년(1681) 큰 배가 임자도 앞 바다에 표류되었는데 그 속에 불교 서적이 가득했다. 그 책 가운데는 명나라 평림엽(平林葉) 거사가 교정한 <화엄경소초>, <금강경간정기>, <기신론필삭> 등 190권이 실려 있었다. 이에 백암대사는 15년간 5천판을 새겨 징광사, 쌍계사에 진장(珍藏)하는 등 평생을 경전 간행과 포교를 필생의 업으로 삼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엄청 더운 날씨가 이어지다 갑자기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부니 가을이 온 것 같다는 사람도 있습니다.하지만 그럴 턱이 있겠습니까?몇 차례 비가 오긴 하겠지만 앞으로 더위는 두 달 가까이 우리를 괴롭힐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도 있으니 두고 봐야 알겠습니다. 거의 한 달 가까이 제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누리닦음(원격연수)글을 좀 거칠게나마 다 썼습니다.보고 나무라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좀 더 나은 닦음(연수)이 되도록 하고 싶은 마음이 지나치게 앞섰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여러 사람이 모여서 함께 보면서 모자라거나 빈 것을 보태고 채우기로 했습니다. 지난 무지개달 스무이레(4월27일)부터 비롯한 토박이말 갈배움 힘기르기 닦음(연수)를 드디어 마쳤습니다.낫날(목요일)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꼬박 석 달 동안 빠짐없이 오셔서 이야기를 듣고 생각들을 나눠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마침보람(이수증)을 드렸습니다. 날마다 다른 이야깃거리를 마련해 가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그런 가운데 저도 제 머릿속에 있던 것들을 갈무리할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그리고 재미도 있었다는 말씀을 들으니 참 기뻤습니다.겨울에도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고향에서 농사일을 하다가 연길로 이사 온 나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다가 어느 날 나는 집식구들과 함께 시장을 돌아보았다. 시장골목에서 사과를 보던 아들이 “엄마! 사과 사줘!”라고 했다. 그때만 해도 농촌에서 가져온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생활을 안배하다보니 돈을 아껴 써야 했다. 아들애가 먹겠다고 하니 사과 한 알을 사서 두 쪼각을 만들어 애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과일을 팔면 어떨까? 애들도 원 없이 먹이고 생계도 유지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굴리면서 다음날 나는 시장에 가서 다른 사람이 과일 파는 걸 한참 지켜보았는데 잘 팔렸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2000원을 투자하여 시장에 매대를 산후 장사를 시작했다. 남들이 장사하는 걸 보고 쉬운 줄만 알았는데 이 일을 어쩐담? 꿈에도 생각 못하던 장사를 시작한 나는 고객이 나보고 말을 건네면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면서 대답을 겨우 했다. 나는 자신에게 “제발 정신 차려! 너는 두 아이의 엄마야!”라고 수없이 타일렀으나 소용없었다. 련속 며칠째 수입은커녕 본전도 못하자 나는 잠자리에 누워서도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루라도 빨리 이 상황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찐덥다/이창수(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찐덥다 [뜻] 1)(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몬을 마주하기가)마음에 들어 흐뭇하다(만족하다). [보기월]처음 본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늘 함께했던 사람과 많이 달라찐덥지않았을 것입니다. 그제 비가 내린 뒤 밤부터 바람이 달라졌습니다.찬바람을 틀지 않아도 될 만큼 선선한 바람이 불어 들어왔습니다.새벽에는 열어 두었던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이런 날만 가끔씩 있어도 견딜만 하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침마다 빈 자리를 채워 듯이 들어가던 뜸(반)을 사흘동안 맡게 되었습니다.맡고 계시던 분이 닦음(연수)를 받으러 가셨기 때문입니다.많은 이야기를 할 겨를이 없어서 몇 가지 마음을 써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것으로 인사를 갈음했습니다.처음 본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늘 함께했던 사람과 많이 달라찐덥지않았을 것입니다. 첫째 때새부터 저마다 어떤 사람인지를 똑똑히 알려 주려는 듯이 눈에 띄는 움직임과 말을 하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다른 아이들은 늘 봐 와서 그런지 아무렇지 않게 여겼지만 저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무엇보다 다른 아이들의 배움에 헤살을 부리는 것이라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제철 토박이말]3 /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우리나라가 큰 나라가 아닌데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다른 것을 보면 작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어느 고장에는 아직도 가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다른 고장에는 작달비가 내려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오늘은 이런 기별을 할 때 듣는 말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비가 많이 왔다는 기별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이‘홍수’, ‘범람’, ‘침수’입니다. ‘홍수’는‘비가 많이 와서 크게 불은 물’을 뜻하는 말로 이 말과 같은 뜻을 가진 토박이말은‘큰물’, ‘한물’이 있습니다. ‘크게 불은 물’이니‘큰물’이라고 하면 알아듣기도 쉽습니다. ‘대전’이‘한밭’이라는 걸 아신다면 왜‘한물’이 같은 뜻인지도 바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큰물이 나면 내에 물이 가득 차거나 넘치게 됩니다.냇물이 넘치면 어려움을 겪게 되니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그래서 그걸 지켜보고 있다가 사람들에게 미리 알려 주기도 해야 합니다.그런데 그걸 알리는 사람들은‘범람’이라는 말을 씁니다. ‘넘쳤다’고 하면 쉬운데‘범람했다’고 합니다. 큰물이 넘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홀로 깨어나 홀로 깨어나 이 깊은 밤 지새게 하심도 당신의 뜻이거니 먼 곳에, 두만강 윗목에 얼음장 갈라 터지는 소리 듣게 하심이리라 별빛도 창유리에 지워지고 죽은 듯이 죽은 듯이 고요로운 이 적막에 가슴 뛰는 소리조차 두려운 이 밤 이 밤 홀로 깨어나 긴 시간 지새게 하심은 이제 열릴 별일 없는 하루가 죄 더 짖지 않는 하루가 되게 하시여 정말 별일 없는 하루로 보내게 하심이리다. 해설 이시는 요란스런제 스처가 없으며 그저 시적대상이 포근한 그리움과 경건한 우러름에 싸여있을 뿐이다. 시적분위기는 매우 아늑하다. 그러나 그러한 고요로부터 드넓은 삶이 흘러나오며 그 흐름 위에 사색의무 늬가 조용히 수놓아진다는데 서시는 주목을 끌게된다. 시인은 “당신”에 대한 무한한 그리움과 경모 속에서 영원한 신적세계를 세우고 있다. 시에 나오는 “당신”은 육체를 낳은 인간으로서의 어머님이면서 또 인간을 깨우치고 이끄는 전지전능하고 지고무상한 영적인 존재이기도하다. 천리혜안을 갖고 있는 “당신”은 “별일 없는 하루” 속에 “별일”이 있으리라는 것을 예언한다. 그리하여 우리들은 지난날 우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