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요즘 아이들 사이에 있는 다툼이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무엇이든 거리낌없이 드러내는 아이와 속으로만 생각하고 드러내지 못 하는 아이들이 만나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만나기만 하면 어김없이 울음과 눈물이 따라오곤 합니다. 가장 빠른 풀이는 서로 다름을 알아차리고 헤아리며 지내는 것인데 그게 어디 잘 되어야 말이지요. 어른들도 잘 안 되는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꼭 있어야 할 게 기다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제 바쁘게 마무리한 일에 잘못한 게 있어서 그것을 바로 잡느라 왔다갔다 하고 나니 낮밥을 먹은 게 잘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힘들여 일을 해 놓고도 작은 것들을 꼼꼼하게 못 챙겨서 일을 잘 못한 것처럼 되니 제 스스로도 기운이 빠집니다. 하지만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하나 그르지 않은 말인데 어쩌겠습니까?^^ 오늘은 새로나 꽃배곳 토박이말 알음알이 잔치를 하는 날입니다. 지난해와 다르게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새롭고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믿고 맡긴 만큼 제가 해야 할 일만 챙기려고 합니다. 오늘 잔치의 열매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한여름 땡볕이 쨍쨍 내리쪼이는 삼복더위를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에서는 여러 해 전부터 줄곧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하는 ‘소리’로 온 세상 사람들 들으라고 떠들어 댔다. 이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소리’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 마땅하다. 이럴 때에는 ‘한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하거나 더욱 뜨거우면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해야 올바른 우리말이 된다. 때가 마침 초복ㆍ중복ㆍ말복 사이라면 ‘복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또는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처럼 바짝 마른 땡볕더위를 ‘무더위’라고 떠드는 것은 틀림없이 ‘무더위’라는 낱말의 뜻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싶어서, 가까이 만나는 몇몇 사람들에게 “‘무덥다’라는 낱말의 뜻이 뭡니까?” 하고 물어보았다. 거의가 ‘매우 덥다’, ‘몹시 덥다’, ‘아주 덥다’ 같은 껍데기 뜻풀이 대답뿐이었는데, ‘무’라는 앞가지에 무게를 두어서 ‘무섭게 덥다’ 하는 놀라운 대답도 나왔다. 그러니까 ‘무더위’는 ‘무서운 더위’라는 것이다. 놀랍기는 놀라운 대답인데, 우리말의 신세가 이처럼 버림받았는가 싶어서 놀라웠다. 국어사전들이 뜻풀이를 잘못해서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아침에 뉴스를 보니'아이스크림, 음료수 이어 초콜릿값도 오른다'는 기사가 있네요. 물가가 너무 오르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카카오 열매를 볶고 갈아서 만든 과자를 초콜릿이라고 합니다. 영어로 chocolate인데,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초콜릿'으로 적는 거죠. 우리말에서 음절의 끝소리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 이렇게 7가지입니다. 따라서, 외국어를 우리말로 적을 때 위 7가지 자음만 받침으로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cup을 '컾'으로 적으면 안 되고 '컵'으로 써야 합니다. 좀 헷갈리는 것도 있습니다. 음절의 끝에 [t] 음을 지닌 rocket, chocolate 따위를 적을 때 't'는 'ㄷ' 받침으로 적는 게 아니라 '로켓', '초콜릿'처럼 'ㅅ' 받침으로 적어야 합니다. 2008년 초 그때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orange를 '오륀지'로 적어야 한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게 실제 외국에서 쓰는 발음에 더 가깝기 때문이라는 거였습니다. 그러나, 그건, 외국에서 그렇게 소리 내는 것이고, 우리가 그 외국말을 우리말로 적을 때는 우리의 규칙이 있습니다. 그게 외래어 표기법이고, 그 표기법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쪽쪽이 [뜻] 여러 쪽이 되게[보기월] 모임에 오셨던 분들께서쪽쪽이돌아가셔서 둘레 분들께 토박이말 맛을 자랑해 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어제는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동아리 모임이 있었습니다. 두 이레마다 모임을 하는데 새로 한 분이 오셔서 더 반가웠습니다. 다 으뜸빛님과 두루빛님께서 모임을 잘 꾸리시는 열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모임에서 하는 이야기가 들을만 하다고 느끼시는 것 같아서 제 마음은 더 좋았습니다. 똑들말틀(스마트폰)으로 만든 놀잇감을 가지고 좀 놀았습니다. 아이들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노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새로운 놀잇감들을 더 많이 만들고 싶지만 아직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그렇게 못 하는 것이 안타깝지요. 모임에 오셨던 분들께서쪽쪽이돌아가셔서 둘레 분들께 토박이말 맛을 자랑해 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모임 때는 아이들이 이끄는 토박이말 알음알이 잔치에서 할 일들을 알려 주고 갖출 것들을 챙겼습니다. 지난해에는 푸름이들이 나서지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얼기설기 [뜻] 가는 것이 이리저리 뒤섞여 얽혀 있는 모양[보기월] 이름 가운데 토박이말은 하나도 없고들온말로얼기설기만든 것처럼 보여서 아주 마뜩잖았습니다. 다가오는 닷날 있을 토박이말 알음알이 잔치 때문에 갈배움을 바꿔서 하는 바람에 어제 아침부터 많이 바빴습니다. 아이들과 구실놀이를 하기로 되어 있어서 그나마 제가 갖출 것은 없었습니다. 구실놀이를 시켜보니 아이들이 서로 참 많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냥 맨몸으로 나와서 하고 가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뿌리, 줄기, 잎들을 그린 뒤 빛깔까지 입혀서 들거나 붙이고 하는 아이들도 있었으니까요. 제 이야기를 잘 듣고 제가 바라는 대로 한 모듬이 많지 않아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동안 배운 묻사리, 숨구멍, 김내기 들을 써서 하는 아이들이 많아 뿌듯했습니다. 갈배움이 끝나자마자 생각지도 않은 일로 여러 사람을 만났고, 일을 한 가지 잘못한 바람에 타박을 듣기도 했습니다. 일을 마치기 앞에 조금 일찍 나가서 이를 손보러 갔더니 뽑아야 한다고 해서 뽑았습니다. 그나마 몇 남지 않은 걸 뽑고 나니 아픈 것보다 이를 잃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과학공부6-1(1951), 우리한글박물관/(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은4284해(1951년)만든‘과학공부6-1’의14쪽부터1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4쪽에 보면‘어둠방’이 있습니다.이 말은‘암실’이라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말입니다.빛이 들어오지 않도록 어둡게 만든 방이라는 뜻이 낱말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15쪽에는‘닿은 면’이 보입니다.오늘날 배움책에서는‘경계면’이라고 합니다.그런데 아이들한테 물어보면‘경계면’보다‘닿은 면’이 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하는데 왜 이런 말이 쓰이지 않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16쪽에는 빛의 됨됨(성질)을 갈무리하고 있는데‘곧게 나아간다’, ‘되쏘인다’, ‘꺾인다’라고 쉽게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직진’, ‘반사’, ‘굴절’과 견주어 보시기 바랍니다.어떤 말이 아이들에게 쉬운 말일지 말입니다. 17쪽에는‘꺾인빛살’이 있습니다. ‘굴절광선’이라는 말이 더 익은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여러분들이 배울 때 배움책에 없었던 말이라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라는 것 잘 아실 것입니다.우리 아이들은 이런 쉬운 말로 배우게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솝뜨다 [뜻] 아래에서 위로 솟아 떠오르다[보기월] 조금씩 더 밝아지는 것을 보니 해가 지는 게 아니라 지붕에서솝뜨는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지난 엿날은 토박이말바라기 배움터에서 이바지하러 온 사람들과 뜻 깊은 만남이 있었습니다. 지난 이레 왔던 사람들도 있었고 새로 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지난 이레 했던 이야기를 되풀이하지 않고 놀이도 다른 것을 했습니다. 토박이말을 살려야 하는 까닭 알아보기, 토박이말 놀배움, 토박이말 널알림감 만들기를 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야기를 좀 더 재미있게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좋은 알맹이지만 지루한 이야기는 오래 가지 않는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게 잘 안 된답니다. 똑들말틀을 가지고 노는 놀이 몇 가지를 하고 널알림감을 만들었습니다. 저마다 가진 솜씨를 살려서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참 여러 가지가 나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마다 느낌과 생각을 바탕으로 만든 널알림감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튼튼하지 않아서 자주 손을 보며 쓰고 있는 이가 마뜩잖아서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잇몸도 붓고 아파서 푹 쉬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모 내 기 파릇이 선 모습은 아가씨 마음일까 누리달은 맘 풀어 꿈꾸는 꽃 사나이 가을엔 쌀싸락 나눠 뒷마 함께 춤 추곺네 * 누리달 : 6월 * 뒷마 : 남북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개양귀비꽃 사랑은 첩첩하여 부럽던 몸이지만 행운은 스쳐 가는 아침의 안개여라 영화는 낱낱이 지고 바람결에 날리네.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오늘도 날씨가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 있다 서울에 가야 합니다. 정부서울청사 들렀다가 오후에는 국회에 가야 합니다. 정신없이 바쁠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전주에서 서울 갈 때 저는 늘 고속기차(KTX)를 타고 갑니다. 제가 운전하는 것보다 편하고 또 빨리 갈 수 있으니까요. 기차를 탈 때마다 드는 생각이 '갑질'입니다. 제 기억에 10년도 더 앞서 해고된 KTX 승무원들의 복직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당시 사장님들은 다들 잘 나가는데... 승무원을 아랫사람으로 보고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들을 가끔 봅니다. 승무원과 승객의 관계를 떠나 내 동생일 수도 있고, 내 형일 수도 있는 사람인데... '갑질'... 갑을관계에서의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씁니다. '갑질'은 아직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입니다. 다만,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는 올라 있네요. 갑질(甲질) : 명사,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상대방에게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