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토박이말 놀배움 열매 뽐내기는 아이들과 재미있께 잘 마쳤습니다. 배곳 밖에서 온 손님이 없어서 서운해 한 아이들도 있었지만 이게 우리가 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해 보니 알고 보니 좋은 줄도 알고 해야겠다 싶은데 다른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르니 와 보고 싶은 마음도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이 좋은 것을 널리 알리는 일에 더욱 힘을 써야 할 까닭이 여기 있다는 것도 같이 알려주었습니다. 토박이말 갈배움 힘 기르기 닦음도 했습니다. 다음 이레에 있을 '환경의 날'의 앞두고 환경교육 생태교육을 내세우는 만큼 우리 말글살이를 잘 챙겨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비나 개구리를 지켜 주자는 목소리에 뜻을 같이해 주는 분들은 그리 많은데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우는 일에 함께해 주는 분들을 만나기 어려운 까닭을 물으며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바다의 날'이 지났지만 '바다'와 아랑곳한 토박이말 가운데 잘 쓰지 않는 말, 토박이말을 두고 한자말을 쓰는 보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들을 묶어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우리가 이렇게 넉넉한 토박이말을 배울 길조차 만들어 주지 않은 것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쪽잠 [뜻] 짧은 동안 좋지 않게(불편하게) 자는 잠[보기월] 한때 멋모르고 일을 할 때는 밤을 새워 하고 낮에쪽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여느 때와 거의 비슷하게 잠을 자는데도 낮에 자꾸 하품이 나고 몸이 나른함을 느낍니다. 날이 더워져서 그럴 수도 있고 요즘 여러 가지 일로 마음을 써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때 멋모르고 일을 할 때는 밤을 새워 하고 낮에 쪽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을 다 할 수가 없었지요. 요새 같으면 꿈도 꾸지 못할 것입니다. 어제는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동아리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똑들말틀(스마트폰)으로 놀 수 있는 풀그림(프로그램)을 내려 받아서 놀고 토박이말을 둘레 분들께 나눠 보았습니다. 놀이는 참 재미있게 하더군요. 그런데 나누는 일은 그렇지 않은 듯했습니다. 재미있게 나눌 수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몇몇 아이에게 지난 이레 하던 일을 다 했는지를 물으니 바빠서 할 겨를이 없었다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그나마 한 아이가 해 와서 그걸 좀 더 다듬어서 쓰기로 했습니다. 어른들 못지않게 바쁜 아이들이라 집에서 무엇을 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은4284해(1951년)만든‘과학공부6-1’의12쪽과1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2쪽에 보면‘껄껄하다’는 말이 보입니다.이 말은‘느낌이 부드럽지 못하고 꺼칠꺼칠하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껄끄럽다‘는 말은 많이 들어 보셨을 테지만 조금 낯선 말일 것입니다.하지만 옛날에는 이렇게 흔히 쓰는 말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헤엄치다’는 말이 보입니다. ‘수영하다’는 말을 많이 쓰다 보니‘헤엄’이라는 말은 잘 쓰지 않습니다. “너 수영할 줄 아니?”라고 하지“너 헤엄칠 줄 아니?”라고 묻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수영 배운다.”고 하지“헤엄 배운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이렇게 토박이말이 설 자리를 잃어 가는 것을 보여 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미역감다’는 말이 보입니다.말모이(사전)에는‘미역’이‘목욕’에서 나온 말이라고풀이를 하고 있습니다.하지만‘미역’은‘멱’에서 온 것으로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우리가‘멱살을 잡는다’고 할 때‘멱’이 어디인지 잘 알 것입니다.그‘멱’을 감는 걸로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어느 쪽이 우리말을 풀이하는 것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얼거리 [뜻] 일의 줄기(뼈대)만을 간추려 잡은 줄거리[보기월] 속속들이는 아니고 일의얼거리만 들었는데 무슨 일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 사이만 생각하자는 제 말이 어버이들 마음에 가 닿았는지 꼬여 있던 일이 하나 풀렸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일과 서로 주고받은 말들 때문에 앙금이 가시지 않은 때인데도 넓은 마음으로 자리를 해 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 아이들도 서먹함을 이기고 서로 손을 잡고 안아 주는 게 어른스러웠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이었는데 제 마음은 시원했습니다. 날은 더워지고 다툼이 잦아지기 쉬운 철이 돌아왔기 때문에 서로가 마음을 써야 합니다. 다른 뜸에서 또 일이 있다고 하는데 잘 풀리면 좋겠습니다. 속속들이는 아니고 일의얼거리만 들었는데 무슨 일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게 다 다르기 때문에 끼어들기가 참 조심스럽습니다. 그리고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것을 스스로 이겨내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렇지 못 해서 일이 커지는 때도 있는 게 참일입니다. 일이 일어난 까닭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서로가 무엇을 바라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솔가리 [뜻] 1)말라서 땅에 떨어져 쌓인 솔잎[보기월] 마른 솔잎이 '갈비'인데 대중말(표준말)로는 '솔가리'라고 합니다. 지난 엿날(토요일)은 토박이말바라기가 또 한 걸음 나아간 날이었습니다. 배움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그런 자리가 없어서 참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이제 토박이말 배움터에 언제 자리를 마련해 놓았으니 오고 싶은 사람은 마음껏 오라고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토박이말바라기가 이바지 받음터(봉사활동 수요처)가 되었기 때문에 모든 배움이는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도 이바지를 하러 올 수 있습니다. 배움터에서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워야 하는 까닭을 듣기도 하고 여러 가지 토박이말 놀배움을 겪기고 할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는 밖으로 나가 여느 사람들에게 그 일에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일까지 하게 될 것입니다. 그날은 꽃배곳, 가온배곳, 높배곳, 한배곳 배움이들이 골고루 와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멀리 전주에서 오신 모람 세 분과 어버이 동아리 으뜸빛, 버금빛 두 분까지 오셔서 더 뜻이 깊었습니다. 그리고 쉬는 날에도 와서 도움을 준 두 갈침이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 조용히 들여다 볼 수 있으므로 / 그래, /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 여럿 속의 삶을 / 더 잘 살아내기 위해 / 고독 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 이 시는 한국의 유명한 시인 이해인 수녀님이 쓴 “고독을 위한 의자”의 몇 행이다. 엄마네 집 벽에 붙어있는 이 시를 나는 이젠 거의 외울 정도이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도 거실 의자에 앉아 이 시를 읊조리며 고독을 달래고 있을 엄마의 모습에 가슴이 메여온다. 당뇨로 고생하시던 아버지를 십여 년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시고 홀로 계신 엄마에게는 고독이라는 무서운 친구가 찾아왔다. 종가집 큰며느리로 시집을 와서 시부모와 증조할머니, 어린 시누이에 자기 자식 삼형제까지 모두 합하여 아홉 식솔이라는 대가정속에서 생활하시던 엄마는 어느 순간에 텅 빈 집에 홀로 남겨지게 되셨다. 그 옛날 모진 가난으로 째지게 어려웠던 시절에도 항상 씩씩하시던 엄마가 고독 앞에서는 그만 아기가 되어버렸다. 눈물도, 서러움도 많아지셨다. 이제는 우리 자식들이 늙으신 엄마 곁을 지켜드려야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누 에 이제는 돌기름이 누에를 내쫓았고 뽕밭도 간데 없어 하늘만 이고 있네 띠때라 못 우기건만 누에가 그립구나 * 돌기름 : 석유 * 띠때 : 시대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연변은 간다 연변이 연길에 있다는 사람도 있고 구로공단이나 수원 쪽에 있다는 사람도 있다 그건 모르는 사람들 말이고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연변은 원래 쪽바가지에 담겨 황소등짝에 실려 왔는데 문화혁명 때 주아바이*랑 한번 덜컥 했다 후에 서시장바닥에서 달래랑 풋 배추처럼 파릇파릇 다시 살아났다가 장춘역전 앞골목에서 무우짠지랑 같이 약간 소문났다 다음에는 북경이고 상해고 랭면발처럼 쫙쫙 뻗어나갔는데 전국적으로 대도시에 없는 곳이 없는 게 연변이였다 요즘은 배타고 비행기타고 한국 가서 식당이나 공사판에서 기별이 조금 들리지만 그야 소규모이고 동쪽으로 동경, 북쪽으로 하바롭쓰끼 그리고 사이판, 샌프란시스코에 파리 런던까지 이 지구상 어느 구석인들 연변이 없을쏘냐. 그런데 근래 아폴로인지 신주(神舟)*인지 뜬다는 소문에 가짜 려권*이든 위장결혼이든 가릴 것 없이 보따리 싸 안고 떠날 준비만 단단히 하고 있으니 이젠 달나라나 별나라에 가서 찾을 수밖에 연변이 연길인지 연길이 연변인지 헷갈리지만 연길공항 가는 택시료금이 10원에서 15원으로 올랐다는 말만은 확실하다. * 주아바이 : 연변조선족자치주 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들여름달 네이레(5월 4주) 어제는 아침부터 갈배움 갖춤을 하려고 조금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여느날보다 일찍 토박이말을 맛보여 드리고 갖춤을 할 생각에 마음이 바빴습니다. 마음이 바쁘면 꼭 놓치는 게 있더라구요. 어제도 글을 다 올려 놓고 보니 보기월이 달랐지만 하나하나 고칠 겨를이 없어 그냥 넘어갔습니다. 아이들이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올리고 '오늘 토박이말'을 쉬었더니 토박이말을 왜 안 올렸냐며 따지듯이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 게 아주 귀여웠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써 주는 아이들이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고맙다 애들아~"^^ 어제 저녁 토박이말 갈배움 닦음(연수)에 자리를 꽉 채워 주신 분들도 참 고마웠습니다. 좋은 말씀을 해 주시는 김수업 선생님이 계시기 때문이란 것을 잘 압니다. 저는 그 분들이 아이들과 함께 어두운 말글살이를 토박이말로 환하게 밝히는 길잡이가 되어 주실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또 이제껏 맛본 토박이말을 되새기는 날입니다. 다 보거나 들은 적이 있어서 낯이 익는 말이라서 쉽게 맞히실 수 있을 것입니다. 토박이말 되새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쪽빛 [뜻] 짙은 파랑[보기월] 쪽물을 들여 본 사람들이쪽빛을 가장 잘 알 것입니다. 어제는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동아리 모임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새로 오신 세 분까지 열한 분이 오셔서 자리가 꽉 찼습니다. 먼저 이바지 받음터(봉사활동 수요처)가 된 것을 알려드리고 더 많은 분들께 널리 알려 주십사 말씀을 드렸습니다. 토박이말을 챙겨 일으키고 북돋우어야 하는 까닭을 되새겨 보고 말씀 드리지 않은 나머지를 알려드렸습니다.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를 들어 보고 노랫말에 나온 토박이말을 알아보고 노래 이름에 나온 '해'와 아랑곳한 토박이말 몇 가지를 알아보았습니다. '햇볕'과 '햇살'은 무엇이 다르며 '햇살'과 '햇발'은 또 어떻게 다른지 풀어 드리고 햇귀, 돋을볕, 해무리, 해돋이, 해넘이, 해맞이의 뜻도 가려 보았습니다. 이어서 토박이말 딱지놀이를 했는데 아이들처럼 아주 즐거워하셨습니다. 놀면서 토박이말을 하나씩 알아가는 게 재미있다고 하시며 모임이 끝나자마자 하나씩 사야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가져가시는 토박이말 씨앗이 집집마다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려 튼튼한 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더욱 힘껏 도와